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매트 헤이그 지음, 노진선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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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를 결심하고, 실제 죽음을 옮긴 다음 극적으로 살아난 다음에 해보지 못했던 것을 해봤더니 의외로 죽음밖에 답이 없던 삶이 아니었다더라 하는 식의 책을 10여년 전에 읽었었다. 물론 그 이전에도 또 그 이후로도 이런 내용들의 책은 계속 출간되었지만 생과사의 경계에 #도서관 이 있다는 건 책을 좋아하거나 소설 속 인물에 감정을 제대로 이입해본 경험이 있다면 속는셈치고서라도 읽고 싶어진다. 마치 평생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에게 새로운 다이어트 약, 운동들에 눈길이 가는것처럼.


예전에 밤이 되어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면 노라는 그 이유가 고독해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실은 진정한 고독을 느끼지 못해서였다. 분주한 도시에서는 외로운 마음이 어떻게든 다른 사람과 연결되기를 갈망한다.



작가 매트 헤이그의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는 운좋게도 가제본으로 먼저 만나볼 수 있었고, 지난 주 금요일에 받고서 몇 장 넘겨보다가, ‘이 책이다!‘싶은 순간을 오랜만에 경험할 수 있었다. 꼭 그런건 아니지만 이 책은 육아로 지친이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기도 하다. 이렇게 말하면 이 책의 줄거리가 육아와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나 싶을거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 미혼이거나 딩크족인 분들은 읽기를 포기할 수 있는데 결코 그렇지 않다.

가장 평범해 보이는 게 나중에는 널 승리로 이끄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말이야.
넌 계속 나가야 해.
그날 강에서처럼. 기억하니?


이 책은 삶의 의지를 잃어버리고 죽음을 선택했지만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죽음외에도 충분히 많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갑자기 로또에 당첨되어서 엄청나게 많은 돈이 생겨서? 꿈에서도 만날 수 없던 연인을 만나서도 아니다. 아니면 타임리스를 통해 과거로 돌아가서 그토록 후회되었던 일들을 바꿔놓을 수 있는 신비한 능력이 생겼기 때문만이 아니다. 잃어보질 않으면 그 소중함을 알 수 없다는 것을 굳이 잃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게 해주며 아무도, 아무것도 없는 내 삶이 진짜 내 삶이 아니라는 것도 알려준다.



아름다운 우화, 현대판 <멋진 인생> - 우리 모두가 상상하지 못했던 세상에 갇혀버린 지금 시의적절하다!
- 조디 피콜트 (마이 시스터즈 키퍼) 작가

책에 실린 추천사 중 위의 작가의 추천사가 가장 와닿았다. <마이 시스터지 키퍼>역시 읽었던 책인데 기회가 된다면 두 권을 동시에 혹은 같은 시기에 나눠 읽는 것도 개인적으로는 추천하고 싶다. 결말에 이르는 과정이 과장되지 않고 몇 페이지만 읽어도 도저히 마지막을 읽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소설을 만난건 이 봄날 내게 진짜 큰 행운이었다. 이 행운을 많은 사람들이 나누어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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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일인자 3 - 1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1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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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사의 일인자, 이책을 통해 로마를 제 머릿속에 생생하게 그려넣을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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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일인자 2 - 1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1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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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사의 일인자, 이책을 통해 로마를 제 머릿속에 생생하게 그려넣을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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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일인자 1 - 1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1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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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사의 일인자, 이책을 통해 로마를 제 머릿속에 생생하게 그려넣을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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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 바다로
나카가미 겐지 지음, 김난주 옮김 / 무소의뿔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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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8세, 바다로


18세. 아직 무언가를 하기에는 미숙하지만 스스로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을것만 같은 나이. 책 표지에 '너무도 잔혹한 젊음'을 표현했다고 한 것이 과언이 아닐정도로 처음 등장하는 이야기부터 만만치 않은 내용이었다. 7개의 단편 소설 혹은 시로 구성되었는데 한 사람의 이야기 같기도 하고 혹은 한 사람의 이웃한 이들의 이야기같기도 하지만 전혀 무관한 이들의 이야기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건 자신이 가진 젊음이 긍정적이고 희망적일 수도 있지만 오히려 제약이 많고 그로인해 자유롭지 못하다고 느껴지는 이들의 방황기일 수도 있겠다. 


나는 자신이 느끼는 슬픔을 이해할 수 없었다. 여자처럼, 그것도 사춘기의 낭만적인 감상에 젖은 여자처럼 눈물이 흘렀다. 두 사람이 죽는 걸 아무렇지 않게 여겼다는 건 나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정말 죽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75쪽


가장 기억에 남았던 두 작품, <다카오와 미쓰코>, <사랑 같은>으로 먼저 다카오와 미쓰코는 자살을 돈벌이로 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상황으로 열심히 땀흘려서 일을 하거나 맹렬하게 공부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 다카오와 미쓰코는 재즈와 약에 취해있고 무엇보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청춘에 중독되어 있었다. 그들에게는 죽음이라는 것이 크게 두렵지도 않고 함께 있지만 그렇다고 크게 집착하지도 애지중지 하는 느낌도 없다. 그저 똑같이 젊음에 중독되어 있을 뿐이다. 그들에게 우연찮게 자살의 원인을 누군가에게 전가시켰을 때 위로금에 해당하는 돈을 갖게 될 수 있는 사건이 벌어진다. 그러다 진짜 죽을수도 있을거라는 두려움은 없다. 왜냐면 그들에게 죽음은 아주 가까이에 있으면서도 자신들의 삶속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행동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자살을 꿈꾼다고, 아니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들 한다. 삶이 괴로워서, 무미건조해서 혹은 살아있음을 증명하기 위해서. 


'그 녀석'은 도대체 어떤 동물일까, 하고 생각했다. 지구상의 동물인 건 틀림없을 텐데, 인간의 손목을 닮은 동물이 동물도감에 실려 있지 않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새로운 발견 일지도 모른다, 85~86쪽


<사랑 같은>은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여성의 손모양의 물건을 여자친구를 비롯해 다른이들에게 들킬까 염려한다. 처음에는 그 손의 역할이 위안을 삼는 정도였다면 나중에는 여자친구를 떠올리거나 혹은 대체하는 지경에 이르고 결국에는 그런 사실을 고백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하지만 안타깝게도 자신만의 고민이며 소유라고 여겼던 그 손의 존재가 누구나 돈만 가지면 소유할 수 있는 보통의 물건 중 하나였음을 깨닫게 된다. 젊은 날, 혹은 청춘들은 방황한다. 이 사회를 넘어 이 세상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움직인다는 사실에 괴로워하고 또 반대로는 자신의 움직임과 외침이 균열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에 환호한다. 하지만 결국 그들도 이전에 있었던 그 수많은 소리와 웅얼거림 사이에 하나였음을 깨닫는 순간 타협하거나 도태되고 만다. 그것이 이념을 향한 열정이든 이성에 대한 애정이든 결국 사랑 같은 무언가가 우리의 청춘을 통과해 흔적을 남기는 것이다.


18세, 바다로 속에는 친구의 죽음, 가족의 방황 그리고 방관자로서 무덤덤하게 지켜보는 듯하지만 결국은 그 곁에서 상흔을 입은 수많은 '젊음'들이 등장했다. 이미 그 시기를 한참 전에 지났어도 이 책을 읽는 동안 만큼은 지금의 내가 아니라 그 때의 나는 어땠을까 하며 읽었다. 나는 과연 저자가 말하는, 혹은 작품 속 인물들이 찾아간 바다에 간 적이 있었는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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