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씁니다 - 프랑스에서 온 심리치유 운동법, 소프롤로지 121
플로랑스 비나이 지음, 박태신 옮김 / 가지출판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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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인데 내맘대로 되지 않을 때, 폭식 혹은 폭음을 하는 경우가 많다. 마치 마음에 이어 몸까지 망가뜨려 세상에 자신의 맘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는 상황을 일부러 만들려는 것처러 말이다. 사실 내 마음이 내맘대로 되지 않는 것보다 무서운 것이 '내 몸'이 내맘대로 안될때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 몸을 내맘대로 할 수 있을 때는 상황이 좀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머리가 복잡하거나 다툼중에 잠시 자리를 피해 크게 한 숨을 쉰다거나 기지개를 키거나 미친듯이 달리다보면 어느새 흥분했던 마음이 가라앉거나 길이 보인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이것은 결코 착각이 아님을 책 <몸을 씁니다>의 저자 플로랑스 비나이는 말한다. 뿐만아니라 살이 찌거나 어깨가 결리는 것과 같은 신체적으로 드러나는 나쁜 결과가 스트레스와 같은 정신적인 원인이라는 것도 짐작이 아니라 과학적 진심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저자의 말대로 시간내서 운동을 하거나 돈을 들여 관리를 받으려는 미룸대신에 지금 당장 해보면 어떨까. 위에 언급한것처럼 숨만 제대로 내쉬어도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총 6개의 파트로 나뉘어져 있는데 사실 VIP코스라고 해서 난이도가 너무 어렵거나 그렇다는 의미는 아니다. 집중을 할 수 있다면 책에 나오는 모든 훈련을 다 해볼 수도 있다. 아침에 눈뜨는 순간 부터 명상을 통한 근육이완까지 정말 다양한 방법이 있고 심지어 '하품'조차 훈련방법 중 하나일만큼 재미있기도 하다. 미리 언지를 하자면 책을 읽고 따라하면서 많이 웃을 수 있어 의외로 효과가 좋다라는 사실이다. '마른샤워'를 해본 적 있는가. 타이틀은 마른샤워지만 '마사지'를 해주는 것인데 만약 내가 이 동작의 제목을 내가 붙였다면 '어루만짐'이라고 했을 것 같다. 지치고 힘들었던 내 자신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쓰담쓰담 해주는 듯한 마시지. 이것이 바로 마른샤워다. 이처럼 혼자 있을때만 해야하는 것도 있지만 이와 달리 공개된 장소에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우선 발을 조금 벌려 균형을 잡는다. 턱, 어깨, 엉덩이의 긴장을 풀고 무릎을 약간 구부린다. 숨을 내쉴 때마다 어깨와 엉덩이의 긴장을 조금 더 푼다. 69쪽


한산한 지하철에서는 오히려 민망할 수도 있으니 바쁘고 붐비는 지하철안에서는 무릎을 살짝 구부려 균형잡기에도 적당하니 시도해볼만한 자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직접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안타깝다고 말하긴 좀 그렇지만 내가 출퇴근 하는 시간대에 전철은 좀 한산한 편이라 앉아서 가능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럴때는 저자가 알려주는 명상법이 도움이 된다. 머릿속으로 기분좋은 일들을 계속 떠올려보는 것이다. 마음을 이완시키는 방법으로 좋아하는 캐릭터나 연예인들을 떠올리다보면 어느새 기분이 좋아지고 사람이 많든 적든 전혀 신경쓸필요가 없는 방법이기도하다. 이렇게 보면 이런 내용들이 과연 책으로 나올만한 내용인가 반문할 수도 있을것 같다. 그래서 좀 더 전문적인 내용들이 바로 뒤쪽부분에 실려있다. 책의 마스코트이자 요가를 배울 때 빠지지 않는 고양이 기지개 자세등이 이에 속한다. 허리가 좋지 않은 사람들도 이 자세는 천천히 따라하면 효과가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혼자'할 수 있고 '돈'이 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마사지를 받으러 가려면 사실 그 비용도 물론이거니와 이것저것 신경써야 할 부분들이 있다. 하지만 내가 내몸을 마사지한다고 하면 그런 사전준비가 필요치 않고 언제든지 할 수 있다. 만약 지금 이 리뷰를 읽고 있는 장소가 공개된 장소라면 하품을 하거나 크게 3번 호흡을 시도하면 되고, 휴대폰을 닫고 눈을 감으며 좋은 것들을 떠올려보기만 해도 '마음'이 풀린다. 소프롤로지라고 하면 어렵고 이상한 신비체험서처럼 느껴질까봐 용어언급을 자제했지만 이 책 한권을 읽어가며 따라해보기만 해도 몸과 마음이 책을 읽기전과 달라져있음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읽었을 뿐인데 마음과 몸이 유연하게 되는 '신비'를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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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행복해지는 연습 - 부러움, 초조, 불안으로부터 홀가분해지는 72가지 가르침
나토리 호겐 지음, 박선형 옮김 / 가나출판사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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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움, 초조, 불안으로부터 홀가분해지는 72가지 가르침

나토리 호겐 지음


나토리호겐의 전작 <신경쓰지 않는 연습>, <모으지 않는 연습>을 읽은 사람이라면 이 책 <지금 행복해지는 연습>을 아마 반드시 읽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총4부로 나뉘는데 부제에 입각해 부러움, 초조, 불안을 다룬 1,2,3부 파트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가슴에 와닿았던 이야기들을 꺼내볼까 한다. 사실 앞에 두 권을 읽을때는 알지못하거나 깨닫지 못하는 부분을 저자 나토리 호겐 스님께서 깨우쳐주는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반면 <지금 행복해지는 연습>은 깨달음보다는 '깨우침', 반성에 더 가깝다고 말할 수 있다. 독자마다 저마다 다른 느낌을 받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참 부끄러웠다고 할까. 사실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직장동료의 성격은 '성격이 급한'유형이다. 성격이 급한 사람들은 결과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아 과정중에 일어나는 사소한 삐걱거림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혹시나 그 탓이 자신에게 돌아올까 두려워 미리부터 상대에게 책임과 과실을 전적으로 떠넘긴다. '아닌데'해도 상관없다. 왜냐면 지금 이 얘기는 내 얘기이기 때문이다.


우선 1부 부러움에 관련된 부분을 이야기하기 전 '부러우면 지는거야!'라는 말을 꺼내고 싶다. 물론 나는 이말에 결코 동조하지 않는다. 부럽다는 것은 하나의 감정이고 부러움 때문에 괴롭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이유를 1부 '부러움에서 벗어나는 연습'을 읽으면서 알 수 있었다. 저자가 일러준 연습내용들은 타인을 먼저 인정해줄 것, 비방하지 않을 것, 세상은 불공평할 수는 있어도 그렇다고 해서 불행할 필요는 없다라던가 하는 내용들이 나와 딱 부합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부러움이라는 것이 그저 꽃을 볼 때 '아름답다'하고 느끼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었고 부러움에서 벗어나야 하는 연습은 그다지 필요하지 않았던 것이다. 반면 2부는 달랐다. 2부 초조함에 휘둘리지 않는 연습 내용중 '상대가 못하는건 당신 때문일 수 있다'편을 보면 부하직원 혹은 누군가를 가르쳐주려 할 때의 상황을 예로 들어 설명해준다. 물론 저자의 경험이 녹여져있다.


너무 높은 이상을 추구하는 것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상대가 못하는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무엇보다 가르치는 방법이 서툴러서겠지요. 지도법이 틀렸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99쪽


새로운 분야에 일을 시작하면서 일을 하나하나 배우는 요즘 과거에 내가 얼마나 잘못되어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저자가 그랬던 것처럼 상대만 탓하며 내 교수법이 틀릴 수 있다는 가정은 전혀 하지 못했던 것이다. 가르치는 것이 직업인 사람들중 소위말해 성공했다고 하는 이들은 하나같이 타인을 가르치면서 오히려 자신이 더 많이 배운다고 겸손하게 말하는데 그것이 결코 겸손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부분이기도 했다. 더불어 나의 급한 성격이 그런 결과를 낳았겠구나 하는 깨달음도 얻은 것이다.


마지막 3부의 내용은 '불안한 마음을 잠재우는 연습'편이다. 내게 연습이 가장 필요한 부분이며 앞서 읽었던 <신경쓰지 않는 연습>과 <모으지 않는 연습>을 읽을 때에도 관련 내용들이 가슴에 여전히 남아있다. 타인이 나를 싫어하지는 않을까하는 불안함, 지금 이것을 모으지 않으면 차후에 불행하거나 뒤쳐지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함등 이모든 것이 다 '불안'에서 오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3부의 내용은 앞서 읽었던 책들과 그 내용이 거의 유사하다. 마치 복습하는 기분이었고, 그새 그 내용들을 가슴에만 남겨두고 행동으로 실천하지 못하고 있음을 따끔하게 일깨워주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세상의 모든 자기개발서, 종교서적, 심리치유서 그리고 연애기술서에서까지 공통적으로 반드시 언급하는 내용이 있는데 바로 다음의 내용이다.


중요한 것은 '~라면'이라는 생각을 아무리 해봐도 현재라는 결과가 변하지는 않음을 납득하고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184쪽


과거에 좋지 않은 선택으로 인해 발생된 결과가  현재에 이어 미래에까지 이어질까 하는 불안함에 기인한 ~라면 이라는 가정. 받아들이자. 아무리 노력해도 안되는 것은 받아들여야 하는 법인데 사실 따지고보면 그만큼 내가 '노력'을 하긴 했었나 싶기도 하다. '지금 행복해지는 연습'은 결국 이렇게 불필요한 가정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닐까. 지금의 나를 그대로 받아들이되 달라지길 원한다면 최선으로 노력해보는 것, 그래도 안되면 받아들이는 것. 이 과정을 무수히 반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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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모마일 2017-04-04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갑습니다. 저도 책을 읽으면서 ~라면 으로 자책과 불안에 휩싸이지 말고 현재를 살아가라는 말이 와 닿았습니다.
 
나의 인생계획
혼다 세이로쿠 지음, 전형배 옮김 / 창해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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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생계획

MY LIFE PLAN

혼다 세이로쿠 지음


 

가정과 학교의 보호아래 정해진 대로만 따라가면 '보통'의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던 어린 시절에는 왜그리 '계획'이 많았는지 모르겠다. 10대일때는 스무살만 되면, 대학에만 가면이라는 전제 조건하에 계획을 세웠고, 막상 대학에 입학한 이후에는 그동안 하지 못했던 '방황'을 하느라 이전에 세웠던 계획은 아예 펼쳐보지도 못했던 것 같다. 그렇게 살다보니 계획을 세우고 지키지 않는 내 자신에 대해 실망하게 되고, 아예 계획자체를 거부하게 되는 상황에 이르렀을 때 변명처럼 마음에 새겨둔 말이 '인생은 결코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였다. 그야말로 비겁한 변명이었던 것이다.


진정한 계획은 분명 진정한 자유와 통하며, 이들은 결코 대립적이지 않다. 자유가 인간의 본능에 속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계획 또한 인간성과 합치되기 때문이다. 24쪽


계획은 몸과마음을 절제하고 통제해야만 실현 가능하다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나의 인생계획>의 저자 혼다 세이로쿠는 오히려 자유로운 삶을 위해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한다. 책을 읽다보면 점점 그 이유를 깨닫게 되는데 우선 나그네 혹은 방랑객이 될 생각이 아니라면 정해진 거처가 있어야한다. 그 거처를 부모님께서 마련해주는 경우도 있고, 자신의 배우자 덕분에 마련하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보통의 경우 자력으로 마련해야 하는데 이것은 결코 운이 나쁘거나 복이 없어서가 아니다. 마련하려고 부단히 노력을 하고 계획을 실천했음에도 불구하고 안정된 거처를 마련할 수 없는 때가 되었을 때 '운'을 논해도 늦지 않기 때문이다. 혼다 세이쿠로는 자신의 계획을 독일 유학중에 세우게 되었는데 그 첫번째로 경제적인 안정을 가장 최우선으로 확보하는 것이었다. '돈'에 노예가 되려는 것이 아니라 노예가 되지 않기 위한 가장 현명한 방법인 셈이다. 경제적 안정이 확보된 이후에는 자신의 뜻을 펼치는 것이다. 꽤 광범위하게 말한 것 같지만 맡고 있는 업무 혹은 연구등에 성과를 내는 것이다. 여기서부터 보통사람들과 저자와 같은 사람들과 삶이 나뉘게 되는 것 같다. 내경우를 보자면 돈과 꿈사이에서 갈등을 해왔다. 그랬기때문에 이도저도 아니게 양쪽모두가 흔들리는 경험을 했고 무엇을 선택해도 만족할 수가 없었다. 물론 저자의 경우 젊은 시절에 이미 교수가 되었기 때문에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현재의 청년들에게는 다소 맞지 않는 롤모델이라고 할수도 있다. 그치만 그의 인생계획 부분중 우리가 반드시 참고해야 할 사항이 있는데 바로 노년기의 계획과 실천사항이다. 흔히 젊은시절 이미 성공한 사람들의 노년을 보면 사회환원이라는 부분과는 거리가 멀어보였다. 반면 혼다 세이로쿠는 이미 계획안에 나이가 들면 사회를 위해 봉사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고, 실제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회봉사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곳을 여행하고, <나의 인생계획>과 같은 책을 집필하는 것 역시 오래전 부터 준비해왔던 계획 중 하나였다. 그때 그때 남들 눈치봐가며, 혹은 자신의 부와 명예를 자랑하려는 것이 아닌 '공유'와 '나눔'의 의지가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책소개만 보면 엄청난 부자에다가 자신의 계획대로 모든 것을 성취해가는 저자의 모습에 위화감을 가지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계획을 성취하고 했던 것이 '자유'를 위한 것이었고, 또 그렇게해서 얻은 자유를 함께 나누려는 자세를 제대로 바라볼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그저 살 수 있을 만큼 살되, 날로 새로워지려는 노력을 즐기며, 이 세상의 누군가를 위해 열심히 일하고, 오랜 세월이 지나도 기억될 업적을 모비에 남기고 싶은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17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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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명의 집: Beams At Home 2 - 훔치고 싶은 감각, 엿보고 싶은 스타일
빔스 지음, 김현영 옮김 / 라의눈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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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명의 집

BEAMS at HOME2

훔치고 싶은 감각, 엿보고 싶은 스타일



빔스는 일본의 유명 편집숍이다. 숍이라고 하면 규모가 그다지 큰 것처럼 느껴지지 않겠지만 의류부터 라이프스타일 및 예술과 관련된 자회사가 있을정도로 결코 그 규모가 작다고 할 수 없다. 그래서 두번째 <136명의 집> 이 나올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왜냐면 이 책에 실린 사람들이 다름아닌 빔스 매장과 사무실 뿐 아니라 해외매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주의사항이 있다면 단 하나. 빔스에서 너무너무 근무하고 싶어져서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가 '오징어'처럼 느껴질 수 있다라는 사실이다.


몇 가지 공통된 질문으로 인터뷰가 진행되고 그들의 취미생활, 감각을 짐작할 수 있는 옷과 소품들 그리고 그들의 보금자리이자 이 책의 주제인 '집' 인테리어 사진이 실려있다. 질문들 중 개인적으로 빠짐없이 다 읽어본 질문은 다음의 세가지다.


1. 빔스에서 일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2. 센스를 키우는 방법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3.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시간과 그 시간을 보내는 방법은?


위의 질문들의 답은 136명이 제각기 다를 수 밖에 없다. 그치만 첫 번째 질문, 빔스에서 일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을 꼽으라고 했을 때의 답변은 결국 다 같은 대답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정말 좋은 사람들과 일하고 있다라는 사실'이 바로 그 대답이다. 회사를 다니면서 금전적인 부분과 경력을 쌓는다는 점외에 '사람'이 빠짐없이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말하는 그들을 보면서 회사생활 중 가장 힘든게 '인간관계'라고 답변하는 보통의 현실에 비춰볼 때 그저 부럽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다. 두 번째 센스를 키우는 방법에 대해서는 크게 나누어 두가지였다. 책, 취미활동 등 실질적인 경험을 통해 배울 수 있다고 한 사람들과 다소 철학적으로 느껴질 수 있겠지만 자기만의 스타일을 먼저 찾아야하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네 자신을 알아야 한다'고 답하는 사람들이었다. 인생을 잘 살아가기 위해서 뿐 아니라 멋진 스타일을 고수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자신에 대해서 좀더 깊이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세번 째 질문은 내 자신에게도 던져보았던 질문이다. 가족들과의 시간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람도 있었고, 자신의 취미에 몰두했을 때, 혹은 그냥 아무생각없이 쉴 때 등 세번째 질문의 답만큼은 뭐라 한마디로 정의내리기 어려웠다. 그날 그날 바로바로 누릴 수 있는 방법도 있었지만 해외여행처럼 몇 개월을 준비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여기서 또 한가지 놀라운 점은 미래에 대한 철저한 계획과 그 계획을 위해 지금은 우선 참아야만 한다고 자신을 억압하는 분위기가 결코 없었다는 점이다. 가령 여행을 떠나는 것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간인 사람들에게도 그 비용과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현재를 '참는 것'이 결코 아니었다. '투자'혹은 중요한 시간을 더 극대화 하기 위한 '과정'의 하나였다는 것이다.


<136명의 집>을 처음 마주할 때는 그들이 살고 있는 멋진 집에 눈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막상 질문의 답변을 읽어보고 사진을 들여다보면 '물건'이 아닌 '스타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요즘 대세인 미니멀리즘을 한동안 실천하기 위해 정말 많은 짐을 버리고 추억의 물건들도 사진으로만 남기고 정리를 하고나니 사실 후련한 마음은 잠시, 아쉬운 마음이 더 컸다. 짐을 모시고 사는 수준이라면 당연히 정리가 필요하지만 텅빈 공간이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설사 1년에 단 한 번도 꺼내입지 않는 옷이라고 할지라도 우연찮게 마주했을 때 미소를 지을 수 있게 해주는 옷이라면 옷장의 한 부분을 차지해도 크게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남에게 과시하려고, 일시적인 충동으로 물건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추억을 모으는일, 일상의 소소함을 간직할 줄 아는 사람들의 모습을 <136명의 집> 빔스 앳 홈2에서 만끽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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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번역가로 먹고살기 - 미드, 영화를 번역하는 먹고살기 시리즈
최시영 지음 / 바른번역(왓북)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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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에 관심이 있어 오프라인 강의로 출판번역 과정을 수강했던 적이 있다. 영상번역과정이 아닌 출판번역과정을 선택한 까닭은평소에 책을 읽는 것이 습관화 되어있어서라기 보다는 만약 번역이 업이 된다면 특정장르를 초반부터 할 수 없을테고 그럴려면 가장 두려워하는 공포물도 다뤄야 할 지 모른다고 미리부터 걱정했기 때문이다. 뿐만아니라 책<영상번역가로 먹고살기>에서도 여러번 언급되는 것처럼 영상번역은 TC타임코드까지 신경써야하기 때문이다. 실력이 없어 당장 시작하지도 못하면서 이것저것 걱정만 많았던 셈이다. 나처럼 시작도 하기전에 걱정이 앞서서 영상번역이란 직업을 망설이고 있거나 이와 반대로 반드시 영상번역을 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이 책을 도움이 될거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이유를 이 리뷰에 담아볼까 한다.

우선 영상번역에 관련된 책이 별로 없다. 번역이라던가 번역가가 쓴 에세이 혹은 번역본은 그나마 고를 수 있는 후보군이 있지만 실제로 영상번역가가 하는 업무가 번역외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가장 민감하고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금전적인 부분등이 현역이 아니고서야 들려주기 쉽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번역이라고 하면 영어를 한국어로 바꾸는 것이 가장 대표적이지만 요즘 대세는 중국어인데 실제 활동중인 중국어 역자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저자가 서문에서부터 밝히는 것처럼 저자의 생각이 가장 두드러지긴 해도 다른 번역가들의 인터뷰 내용을 통해 객관적인 내용을 담으려고 노력했다는 점도 이 책의 장점이다. 무엇보다 번역가를 희망한다고 말하면 다들 외국어를 잘하냐고만 묻는데 사실 업으로 삼고자 하면 외국어 뿐 아니라 국어실력도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던 것과 최소 3년까지는 경력자라고 말하지 않는다는 것등 영상 번역을 정말 심각하게 고려중이라면 반드시 이 책을 읽어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장에서 활동중인 실무자에게 듣는 팁보다 더 중요한 조언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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