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명의 집: Beams At Home 2 - 훔치고 싶은 감각, 엿보고 싶은 스타일
빔스 지음, 김현영 옮김 / 라의눈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136명의 집

BEAMS at HOME2

훔치고 싶은 감각, 엿보고 싶은 스타일



빔스는 일본의 유명 편집숍이다. 숍이라고 하면 규모가 그다지 큰 것처럼 느껴지지 않겠지만 의류부터 라이프스타일 및 예술과 관련된 자회사가 있을정도로 결코 그 규모가 작다고 할 수 없다. 그래서 두번째 <136명의 집> 이 나올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왜냐면 이 책에 실린 사람들이 다름아닌 빔스 매장과 사무실 뿐 아니라 해외매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주의사항이 있다면 단 하나. 빔스에서 너무너무 근무하고 싶어져서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가 '오징어'처럼 느껴질 수 있다라는 사실이다.


몇 가지 공통된 질문으로 인터뷰가 진행되고 그들의 취미생활, 감각을 짐작할 수 있는 옷과 소품들 그리고 그들의 보금자리이자 이 책의 주제인 '집' 인테리어 사진이 실려있다. 질문들 중 개인적으로 빠짐없이 다 읽어본 질문은 다음의 세가지다.


1. 빔스에서 일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2. 센스를 키우는 방법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3.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시간과 그 시간을 보내는 방법은?


위의 질문들의 답은 136명이 제각기 다를 수 밖에 없다. 그치만 첫 번째 질문, 빔스에서 일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을 꼽으라고 했을 때의 답변은 결국 다 같은 대답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정말 좋은 사람들과 일하고 있다라는 사실'이 바로 그 대답이다. 회사를 다니면서 금전적인 부분과 경력을 쌓는다는 점외에 '사람'이 빠짐없이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말하는 그들을 보면서 회사생활 중 가장 힘든게 '인간관계'라고 답변하는 보통의 현실에 비춰볼 때 그저 부럽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다. 두 번째 센스를 키우는 방법에 대해서는 크게 나누어 두가지였다. 책, 취미활동 등 실질적인 경험을 통해 배울 수 있다고 한 사람들과 다소 철학적으로 느껴질 수 있겠지만 자기만의 스타일을 먼저 찾아야하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네 자신을 알아야 한다'고 답하는 사람들이었다. 인생을 잘 살아가기 위해서 뿐 아니라 멋진 스타일을 고수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자신에 대해서 좀더 깊이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세번 째 질문은 내 자신에게도 던져보았던 질문이다. 가족들과의 시간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람도 있었고, 자신의 취미에 몰두했을 때, 혹은 그냥 아무생각없이 쉴 때 등 세번째 질문의 답만큼은 뭐라 한마디로 정의내리기 어려웠다. 그날 그날 바로바로 누릴 수 있는 방법도 있었지만 해외여행처럼 몇 개월을 준비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여기서 또 한가지 놀라운 점은 미래에 대한 철저한 계획과 그 계획을 위해 지금은 우선 참아야만 한다고 자신을 억압하는 분위기가 결코 없었다는 점이다. 가령 여행을 떠나는 것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간인 사람들에게도 그 비용과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현재를 '참는 것'이 결코 아니었다. '투자'혹은 중요한 시간을 더 극대화 하기 위한 '과정'의 하나였다는 것이다.


<136명의 집>을 처음 마주할 때는 그들이 살고 있는 멋진 집에 눈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막상 질문의 답변을 읽어보고 사진을 들여다보면 '물건'이 아닌 '스타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요즘 대세인 미니멀리즘을 한동안 실천하기 위해 정말 많은 짐을 버리고 추억의 물건들도 사진으로만 남기고 정리를 하고나니 사실 후련한 마음은 잠시, 아쉬운 마음이 더 컸다. 짐을 모시고 사는 수준이라면 당연히 정리가 필요하지만 텅빈 공간이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설사 1년에 단 한 번도 꺼내입지 않는 옷이라고 할지라도 우연찮게 마주했을 때 미소를 지을 수 있게 해주는 옷이라면 옷장의 한 부분을 차지해도 크게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남에게 과시하려고, 일시적인 충동으로 물건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추억을 모으는일, 일상의 소소함을 간직할 줄 아는 사람들의 모습을 <136명의 집> 빔스 앳 홈2에서 만끽할 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