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플 때 뭐 먹지? - 몸과 맘이 아픈 날에 치유요리
우노 타마고 지음, 이주영 옮김, 마에자와 치즈루 레시피 제공 / 이야기나무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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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플 때 뭐 먹지?

-우노 타마고 지음-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서먹했던 관계도 회복되고 우울했던 감정도 툴툴 털어버릴 수 있게 된다는 마법같은 사실을 종종 마주하게 된다. 그럴 때 주로 찾아먹었던 음식은 캡사이신 성분으로 엔돌핀을 돌게 해줘 기분을 한껏 끌어올려주는 매운 음식이었는데 매운요리를 너무 자주 먹다보면 그건 또 그것대로 위의 무리가 와서 죽이나 간이 약한 음식으로 위를 달래줘야 한다. 그렇다보니 한 달에 2주정도는 내 맘대로 맛있는 음식, 또 나머지 한 주는 텅빈 통잔잔고에 비례해서 강제적 절식이나 단식으로 남은 한 주는 보양식을 먹는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은 과정이 반복되었다. 맛있으면서도 몸에 좋고, 정도에 따라 심한 경우는 당연히 병원이나 약국의 도움을 받아야겠지만 분명 음식으로 충분히 회복할 수 있는 질병의 전초 증상을 해결 할 수 있는 그런 요리, 바로 그런요리를 책[아플 때 뭐 먹지?]에서 다뤄주었다.

 

책의 주인공이자 저자인' 우노 타마고'씨는 20~30대 싱글 여성들의 패턴을 그대로 보여준다. 제멋대로인 식습관에 직업이 프리랜서이다보니 더 식습관이 더 엉망이었다. 식습관이 엉망이라는 것은 집의 청소상태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의미가 된다.  그 때문에 첫 장면부터 쓰레기로 가득찬 방과 더부룩한데다 속쓰림까지 찾아와 괴로워하는 우노 타마고씨의 모습이 한심하지 않고 격하게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더이상 불규칙한 식습관을 벗어내 제대로 요리를 해서 밥으로 질병을 몰아내기로 결심한 저자는 1장 생활질병, 2장 심신 피로에 효과적인 요리, 3장 여성질병을 치유하는 요리 그리고 마지막 4장은 미용에 효과적인 요리로 분류해서 몸과 맘에 좋은 요리를 소개해준다. 장과 장사이에는 별도로 작가가 건강과는 상관없이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도넛과 애용하는 상점이야기, 몸에 좋은 차와 그 효능 등 별도의 팁도 함께 수록되어있다. 이야기의 방식은 주제에 해당하는 사연을 일러스트로 보여주고, 질병에 도움되는 식재료를 간단하게 소개해준 뒤 본격적인 요리를 알려주는 흐름이다.

 

여성 독자라면 생리통이나 생리불순의 경우 요가나 스트레칭도 큰 도움을 주지만 음식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그 무렵이면 평소에 챙겨 먹지 않던 빈혈에 좋은 간, 생선요리는 물론 몸에 열을 나게 해주어 통증을 줄여주는 마늘, 쑥이 들어간 음식이나 식재료 원액을 낸 쥬스까지 떠오르는 데 맛있게 요리로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니 재미있는 만화내용과 함께 상당히 유익하다고 말하고 싶다.  미용편 또한 다른 요리책이나 잡지에서 다룬 내용이긴 해도 일목요연 하게 한 권의 책에서 만날 수 있어 편리했다. 굳이 아쉬운점을 찾자면 요리과정을 전부 글로만 풀어냈다는 점이다. 식재료에 대한 소개분량을 줄이고 요리과정을 좀 더 상세하게 알려주었더라면 요리만화를 넘어 한 권의 요리책으로도 손색없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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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나딘 스테어 지음, 김혜남 옮김, 고가라시 퍼레이드 그림 / 가나출판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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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은 그다지 많은 텍스트가 나오지 않는다. 그저 한 편의 시, '인생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일 뿐이다. 작품처럼 저자 나딘 스테어에 관한 정보도 그리 많지 않다. "경영의 신 피터 드러커가 노녀에 썼다'는 설이 인터넷에 나돌정도라고 한다. 원저자가 85세의 할머니 나딘 스테어든 혹은 피터 드러커든은 중요하지 않다. 인생을 먼저 살다간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었던 혹은 스스로 느꼈던 아쉬움 그자체로도 충분히 우리는 느끼는 바가 생기기 때문이다.


시의 전반적인 내용은 좀 더 즐겁게, 좀 더 철없이 살겠다고 다짐한다. 좀 더 어른스럽지 못했던 것이 후회되는 것이 아니라 더 철없이 굴지 못했던 것이 후회라고 말하는 것은 어찌보면 그만큼 어른스럽게, 깎듯하게 최선의 자세로 삶을 살았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철없이 살지 못했노라고 후회할 수 있는 것은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정말 최선으로 살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특권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대책없이 살던 사람이라면 오히려 시를 읽고 더 제멋대로 살기 보다는 그와 반대로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시와 함께 어우러진 일러스트를 보면 처음에는 주름이 자글자글 한 할머니의 모습에서 어느 순간 젊은 시절 아리따운 아가씨의 모습으로 변화되는 것을 볼 수 있는 데 마치 할머니가 시를 지을 때 상상속에서 혹은 추억속의 과거를 떠올리며 행복하게 미소짓는 듯한 장면을 목격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콩을 덜 먹고 아이스크림을 더 많이 먹을 거야.'라는 구절만 봐도 할머니는 정말 모범적으로, 부모님이 좋다고 하는 것을 위주로 살아오셨구나 하는 것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아이들이 가장 싫어하는 음식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콩'은 기피하고 싶은 대표적인 음식이기도 하다. 물론 가장 훌륭한 단백질 식품으로 엄마가 꼭 먹이고 싶어하는 음식이기도 하고 말이다. 아이스크림은 콩과는 정반대다. 많이 먹으면 감기에 걸린다는 동요가 있을만큼 아주 더운 한여름이나 칭찬받을 만한 어떤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쉽게 먹을 수 있는 식품이 아니기 때문에 이 짧은 문장을 통해서도 할머니의 삶을 옅보는 것이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부모님 혹은 관습에 맞추기 보다는 자기 의지로 살아보겠다 하는 할머니의 마음이 느껴진다.

 

할머니의 삶이 바르고 정리된 책상서랍같았을 거란 내용이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구절도 있다. '나는 매일매일을 순간순간을 바르게 사록자 했던 사람들 중의 하나였지.' 구절 뒤에는 그렇게 살았던 삶안에서도 즐거운 시절이 분명 있었지만 그래도 다시 산다면 좀 더 즐겁게 살겠다고 더욱 강조해서 말한다. 즐겁게 산다는 것이 할머니가 이야기 한 것처럼 회전목마를 더 많이 타는 것, 강에서 수영을 하는 것, 춤을 더 많이 춰보는 것일 수도 있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해보겠다는 아쉬움을 남기지 않는 삶일 것이다. 이 시를 읽는 누군가에게 이렇게 해봐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후회가 없이 현재를, 원하는 것을 충분히 즐겨보라는 할머니의 이토록 짧은 시가 누군가의 수첩에, 지갑속에 넣어져 오랜 시간 간직하고 이어지고 사랑받는 까닭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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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봉 로망
로랑스 코세 지음, 이세진 옮김 / 예담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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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오직 사랑만을 이야기해요.

의지할 곳 없는 사랑, 이름 없고 미래도 없고 증인도 없는 사랑의 이야기죠."


소설 [오 봉 로망]은 타이틀 그대로 '좋은 소설 있는 곳'에 관한 이야기다. 수식어 '좋은'을 판단하기가 쉽지 않지만 단순히 흥미만을 이끌거나 출판업자들의 마케팅으로 한순간을 풍미하고 사라지는 소설이 아니라는 것은 알 수 있다. 하지만 '좋은 소설'의 기준이 딱 정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서점 [오 봉 로망]은 좋은 소설을 찾는 독자들에게는 더할나위 없이 완벽하고 이상적인 서점이라고 볼 수 있다.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서점이 개점된 이후 오 봉 로망의 운영방식이 못마땅한 출판업자, 좋은 소설을 쓰지 못하는 작가군단, 출판흐름을 오 봉 로망이 바꿔놓을까 전전긍긍하는 서점관계자 및 이들이 풀어놓은 미끼를 물고 이유없이 오 봉 로망을 비난하는 사람들에 의해 피해받는 이야기가 그려진다. 마치 스릴러처럼 처음 오 봉 로망을 공격한 사람은 누구인지, 위원회 구성원들에게 직접적인 폭력을 가하는 사람 혹은 조직을 쫓는 에프너 형사의 수사일기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내가 읽은, 그리고 내가 느낀 오 봉 로망의 주된 이야기는 프란체스카가 위원회 중 한 사람인 폴 네앙의 소설을 평가한 맨 첫 문장과 일치한다. [오 봉 로망]은 오직 사랑만을 이야기 하고 있었다.


"다른 어른들은 그렇지 않다고, 문학과 삶은 다르다고, 소설 나부랭이는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는다고 할 테지. 그 사람들이 틀렸단다.

 

문학은 알려주고, 가르쳐주고, 단련시켜준단다."


프란체스카의 할아버지는 현실참여적인 지식인으로 그녀의 부모가 그저 향락만을 쫓으며 돈을 낭비할 때 유일하게 그녀에게 문학의 중요성을 알려준 중요한 인물이다. 할아버지 덕분에 프란체스카는 제대로된 문학교육을 받은 적은 없어도 '좋은 소설'이 무엇인지 어떻게 자신의 삶의 영향을 미치는지 잘 알고 있었다. 동업자인 장 역시 좋은 소설의 가치를 잘 알고 있었는데 우연찮게 책을 판매하게 되면서 어느 곳에 오랜시간 정착하지 못했던 과거의 생활를 버리고 [오 봉 로망]에 정착할 수 있게 된 인물이다. 서로 마음 맞는 사람들이 지난 방황을 이겨내고 뜻을 한 곳에 모았을 때, 두 사람의 성별이 다른데다 매력적이라면 사랑에 빠지게 될 거라는 짐작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 짐작이 소설에서 현실이 될지는 여기서 밝힐 수는 없다.


"주인공들이 사랑에 빠질까, 안 빠질까, 그 물음이 2세기 이상 유럽 소설의 원동력이 되었었지요.

이 책 역시 그 물음이 전체를 떠받치고 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 대답이 마지막 줄에서 나오고요."


서점 [오 봉 로망]이 현실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 우리가 지치고 힘들 때, 심지어 소중한 가족이나 연인을 잃었을 때 조차 찾고 싶은 책을 원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소설에서 언급되는 작가들과 작품이 실재하는지를 찾아보는 등 책을 읽다보면 500여 페이지의 분량이 결코 길게만 느껴지지 않는다. 또한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출판계의 어두운 면, 좋은 소설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등 각자 느끼거나 생각케 하는 바가 다 다를 것이다. 물론 나처럼 이 책을 처음 부터 끝까지 연애 소설이라고 생각하고 읽는 사람도 있을거라 생각한다. 그런 사람을 만나면 마치 [오 봉 로망]에서 원하는 책을 만난 것처럼 정말 기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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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약국
니나 게오르게 지음, 김인순 옮김 / 박하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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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에 걸렸을 때, 두통으로 괴로울 때 똑같은 약을 먹지 않는 것처럼 서점'종이약국'의 주인 페르뒤는 고객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책을 권한다. 고객이 원하는 책이라 할지라도 상처를 덧나게 하거나 치료할 수 없는 책이라면 과감하게 손에서 빼앗아버린다. 어찌보면 제법 낭만적인 서점 주인처럼 느껴지지만 당사자가 되어 자신의 상처, 숨기고 싶은 내면을 들켜버린다면 기분이 마냥 좋기만 하진 않을 것 같다. 아마 나라면 불쾌해서 다시 그 서점을 가진 않을 것 같다. 나의 마음을 꿰뚫어보는 사람이 왠지 두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페르뒤가 거주하는 건물 사람들이나 주변인들은 그가 권해주는 책을 통해 삶의 휴식을 얻게 될 뿐 아니라 노골적으로 데이트 신청을 거는 이웃도 있을정도다. 그런 페르뒤 자신도 20년 전 말없이 떠난 여인 때문에 여전히 괴로워하며 심지어 그녀와 함께 머물렀던 방은 아예 들어가볼 엄두조차 내지 못할만큼 그가 가진 상처는 현재진행형이다. 자신에게 딱 맞는 치유도서를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일상생활이 어느정도 가능해질 만큼 위로를 건네준 책은 있지만 더이상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 있거나 과거를 털털 털어버릴 만큼은 아니었다. 타인에게 책을 통한 치료를 해주면서 페르뒤 스스로도 자신을 위한 치유도서가 나타나길 기다리며 하루하루 버텨내고 살아가고 있던 어느 날, 남편에게 버림받아 당장 사용한 제대로된 가구도 없는 카트린을 위해 식탁을 전해 주었을 때 그가 과거속으로 묻어버렸던 '마농'의 편지를 카트린이 보고만다. 그 어떤 변명도 허락하지 않기 위해 읽지 않으려 마농과 함께 완전하게 봉인했던 편지였다.

 


책의 초반은 마농이 떠난 후 자신의 상처는 치료하지 못하면서 주변사람들의 상처만 돌보는 쉰 살의 페르뒤 일상을 보여준다. 고객이 아닌 고객의 상처를 파악해서 책을 권하는 센 강위에 떠 있는 '서점'주인 이란 설정은 낭만적인데다 키가 크고 나이에 비해 군살도 거의 없는 외모는 로맨틱 소설의 주인공으로 손색이 없다. 마농이 그를 떠날 수 밖에 없는 이유도 금새 밝혀지는 데 진부하긴 하지만 '불치병'으로 인한 죽음이 둘 사이를 가로막은 것이었다. 사랑하니까 떠난 다는 '아름다운 이별'. 사실 마농이 떠난 이유가 죽어가는 자신을 보여주기 싫어서였다는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떠나온것을 후회하며 고향에서 페르뒤가 자신을 찾아주길 바란다는 부분을 읽었을 때는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자신의 잘못된 판단으로 그토록 사랑했던 마농을 기다리게 했다며 서점이었던 배의 엔진을 가동시켜 무작정 떠나는 부분에서 다시금 기대와 희망이 생겼다. 첫 책을 발표한 뒤 무엇을 써야할지 몰라 방황하던 조당도 덩달아 페르뒤의 모험에 가담하고, 마농이 처음 약혼자와 고향을 떠나 장, 페르뒤를 만나게 되는 과거 이야기까지 등장하면서 책을 읽는 속도 또한 빨라졌다. 초반에 페르뒤가 운영하는, 고객의 마음을 꿰뚫는 서점은 별로 가고 싶지 않다고 했지만 유한한 삶속에서 내가 읽고서 치유받을 수 있는 그런 책만 골라주는 서점이라면 잠시의 부끄러움과 불쾌함이 대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종이약국이 센 강 위에 떠있는 배위에 있었던 까닭도, 그가 스무살 되기 전에 운항 자격증을 취득하게 된 것도 당시에는 큰 의미가 없었지만 30여년이 지나서야 이유를 알 수 있게 되는 스토리 역시 눈앞에 결과와 상황만 보고 낙담하는 사람들에게는 큰 위안과 위로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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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신화, 재밌고도 멋진 이야기
H. A. 거버 지음, 김혜연 옮김 / 책읽는귀족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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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반지의 제왕>,<호빗>을 보면서 북유럽 신화에 대해 조금 알게 되었지만 그리스신화와 비교했을 때 거의 무지에 가까웠다는 사실을 [북유럽 신화, 재밌고도 멋진 이야기]를 읽고서야 깨달았다. 게임을 즐겨하면서도 배경이 되는 이야기와 관련 용어는 물론 우리가 매일 같이 달력을 통해 마주하는 요일의 근원도 다름아닌 북유럽 신화와 관련이 있다.


태초에 아무것도 없던 상태에서 하나의 존재가 태어나고 신들의 왕이라 부를 수 있는 '오딘'의 탄생을 시작으로 우리가 영화나 문학작품에서 만나게 되는 토르, 로키, 프레이야 등 아스에서 사는 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서사형식을 갖추긴 했지만 신들이 가지고 있는 별개의 작은 스토리는 별도로 덧붙여지는 형식이다.  오딘의 이야기는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의 모태가 되기도 하고 생각하면 무시무시한 하토 주교 이야기 역시 오딘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쓰여졌다.  생명과 죽음을 관장하는 개별적인 신들이 있기는 하지만 거의 오딘이 모든 역할을 주도 한다. 생명의 신이자 대지의 신이고, 또 유령사냥을 관리하는 어둠과 전쟁의 신이기도 한 오딘은 그 능력만큼이나 여러 아내와 결혼했다. 신화의 특성상 후대 연구자들의 설에 의하면 자신의 딸과도 혼인하였으며 프레이야의 경우 드워프가 만든 목걸이가 탐이나서 부정한 행동을 할 만큼 납득되지 않는 신들만의 이야기도 펼쳐진다. 반지의 제왕 속 드워프는 그렇게 간교하고 어두운 존재들은 아니지만 북유럽 신화속에 등장하는 드워프는 마법을 다루는 존재로 신들이 어떤 주문이나 문제를 해결 할 때 그들의 도움을 받기도 할 만큼 여러가지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드워프와 트롤 그리고 요정과 페어리가 같은 물질에서 탄생했다는 점도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앞서 이야기한것처럼 드워프나 트롤이 사악한 어둠의 기운을 가진 존재라면 요정과 페어리는 순수하고 이로운 작은 생명체로 여겨져 신들에게 호의를 받기도 한다.  북유럽 신화에 등장했던 신들의 이름과 영향력은 잉글랜드의 언어와 문학등 여러분야에 미쳤으며 독일의 경우 북유럽 신화와 관련된 축제와 행사가 여전히 내려오고 있다. 이렇게 가깝게 다가온 북유럽 신화가 그리스 신화에 비해 덜 알려지고 감춰져있었던 까닭은 기독교 문화가 북유럽에 전파되면서 이교도로 내몰리면서 신들도 악마나 마녀로 전락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활절을 상징하는 달걀의 유래도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여신의 축제일을 이어받은 것이다. 그리스 신화와 비교했을 때 색다른 점이 몇 가지 더 있는데 좀 더 인간적인 성향이 많았다고 볼 수 있다. 신들의 제왕인 오딘조차 더 뛰어난 지혜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한 쪽 눈을 희생해야 했고 자신의 아들 역시 신들에게 위협이 될 늑대를 묶어두기 위해 한 쪽 팔을 희생해야 했다. 무언가 중요하고 귀한 것을 얻기 위해서는 신들조차 인간처럼 희생이 필요했던 것이다. 뿐만아니라 신들도 '죽음'을 피할 수는 없었다. 요정 이든의 젊음을 가져다주는 사과를 먹지 않으면 조금씩 나이를 먹기까지 했다.


본문만 500여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이 지루할 것도 같고 읽기에 버겁고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막상읽어보면 결코 그렇지 않다. 운문 형식의 옛 에다와 산문 형식의 새 에다를 적절하게 사용했을 뿐 아니라 실제 에다에서 표현된 내용, 후대 작가들에 의해 탄생된 북유럽 신화에 쓰여진 내용을 교차시켜 배치하는 등 딱딱한 설명문처럼 느껴지지 않는데다 신들의 모습을 담은 작품, 문학작품속 사건 묘사 등이 풍성하게 담겨있어 좀 더 빠른 이해를 돕는다. 영화속 인물들과 비교하며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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