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신화, 재밌고도 멋진 이야기
H. A. 거버 지음, 김혜연 옮김 / 책읽는귀족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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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반지의 제왕>,<호빗>을 보면서 북유럽 신화에 대해 조금 알게 되었지만 그리스신화와 비교했을 때 거의 무지에 가까웠다는 사실을 [북유럽 신화, 재밌고도 멋진 이야기]를 읽고서야 깨달았다. 게임을 즐겨하면서도 배경이 되는 이야기와 관련 용어는 물론 우리가 매일 같이 달력을 통해 마주하는 요일의 근원도 다름아닌 북유럽 신화와 관련이 있다.


태초에 아무것도 없던 상태에서 하나의 존재가 태어나고 신들의 왕이라 부를 수 있는 '오딘'의 탄생을 시작으로 우리가 영화나 문학작품에서 만나게 되는 토르, 로키, 프레이야 등 아스에서 사는 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서사형식을 갖추긴 했지만 신들이 가지고 있는 별개의 작은 스토리는 별도로 덧붙여지는 형식이다.  오딘의 이야기는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의 모태가 되기도 하고 생각하면 무시무시한 하토 주교 이야기 역시 오딘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쓰여졌다.  생명과 죽음을 관장하는 개별적인 신들이 있기는 하지만 거의 오딘이 모든 역할을 주도 한다. 생명의 신이자 대지의 신이고, 또 유령사냥을 관리하는 어둠과 전쟁의 신이기도 한 오딘은 그 능력만큼이나 여러 아내와 결혼했다. 신화의 특성상 후대 연구자들의 설에 의하면 자신의 딸과도 혼인하였으며 프레이야의 경우 드워프가 만든 목걸이가 탐이나서 부정한 행동을 할 만큼 납득되지 않는 신들만의 이야기도 펼쳐진다. 반지의 제왕 속 드워프는 그렇게 간교하고 어두운 존재들은 아니지만 북유럽 신화속에 등장하는 드워프는 마법을 다루는 존재로 신들이 어떤 주문이나 문제를 해결 할 때 그들의 도움을 받기도 할 만큼 여러가지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드워프와 트롤 그리고 요정과 페어리가 같은 물질에서 탄생했다는 점도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앞서 이야기한것처럼 드워프나 트롤이 사악한 어둠의 기운을 가진 존재라면 요정과 페어리는 순수하고 이로운 작은 생명체로 여겨져 신들에게 호의를 받기도 한다.  북유럽 신화에 등장했던 신들의 이름과 영향력은 잉글랜드의 언어와 문학등 여러분야에 미쳤으며 독일의 경우 북유럽 신화와 관련된 축제와 행사가 여전히 내려오고 있다. 이렇게 가깝게 다가온 북유럽 신화가 그리스 신화에 비해 덜 알려지고 감춰져있었던 까닭은 기독교 문화가 북유럽에 전파되면서 이교도로 내몰리면서 신들도 악마나 마녀로 전락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활절을 상징하는 달걀의 유래도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여신의 축제일을 이어받은 것이다. 그리스 신화와 비교했을 때 색다른 점이 몇 가지 더 있는데 좀 더 인간적인 성향이 많았다고 볼 수 있다. 신들의 제왕인 오딘조차 더 뛰어난 지혜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한 쪽 눈을 희생해야 했고 자신의 아들 역시 신들에게 위협이 될 늑대를 묶어두기 위해 한 쪽 팔을 희생해야 했다. 무언가 중요하고 귀한 것을 얻기 위해서는 신들조차 인간처럼 희생이 필요했던 것이다. 뿐만아니라 신들도 '죽음'을 피할 수는 없었다. 요정 이든의 젊음을 가져다주는 사과를 먹지 않으면 조금씩 나이를 먹기까지 했다.


본문만 500여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이 지루할 것도 같고 읽기에 버겁고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막상읽어보면 결코 그렇지 않다. 운문 형식의 옛 에다와 산문 형식의 새 에다를 적절하게 사용했을 뿐 아니라 실제 에다에서 표현된 내용, 후대 작가들에 의해 탄생된 북유럽 신화에 쓰여진 내용을 교차시켜 배치하는 등 딱딱한 설명문처럼 느껴지지 않는데다 신들의 모습을 담은 작품, 문학작품속 사건 묘사 등이 풍성하게 담겨있어 좀 더 빠른 이해를 돕는다. 영화속 인물들과 비교하며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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