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폴리스 서울의 탄생 - 서울의 삶을 만들어낸 권력, 자본, 제도, 그리고 욕망들
임동근.김종배 지음 / 반비 / 201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메트로폴리스 서울의 탄생]은 2013년 10월부터 12월가지 팟캐스트 '김종배의 사사로운 토크'의 '도시정치학'코너를 수정 및 보완한 내용으로 임동근 지리학박사의 대담을 그대로 옮긴듯한 문답형식으로 쓰여졌다. 방송을 직접 들었으면 참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들었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중간에 여러가지 복합적인 내용이 등장하면서 방송을 들었다면 오히려 더 책을 구매해서 읽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동'이라는 기구가 생겨나는 1920년대의 이야기부터 차근차근 시작했는데 책 내용의 후미는 2013년 박원순 시장이 취임해서 시정활동을 하는데까지 이어지니 얼추 짐작해도 방대한 내용이다. 중간중간 많은 내용이 빠지거나 느닷없이 다른 길로 빠지지는 않을까 싶었는데 지금의 메트로폴리스 서울이 어떻게 이뤄졌는지를 알기에는 부족하지 않았다.

결국은 땅 위에 있는 모든 것이 자원이라고 할 때 이 자원의 발생과 이동, 분배 등을 연구하는 학문이 지리학입니다. 또 정치든 권련이든 인간이 이 자원을 어떻게 만들어내고 변화시키는지 연구하는 학문읠 정치지리학이라고 합니다. -중략- 정치지리학은 정치가 어떤 식으로 자원 배분을 관리하면서 사회를 바꾸어가는가를 보여주는 거죠. 20쪽

종전 후 정부의 주된 정책은 '개발'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는 것이었고 일본과 교역을 활발하게 하기 위해 고속도로를 놓는 등의 토목공사였다. 토목공사를 하는 까닭은 많은 사람들의 일자리 창출 뿐 아니라 보여주기 위한 정책의 핵심이기도 해서 이후에도 정권이 교체될 때 마다 내세우는 공약에 빠짐없이 등장했다. 1960년대 고속도로를 위해 체비지를 팔기 위해 관련 정책을 만들고 그린벨트를 놓았다면 그 이후에는 주택문제를 정부에서 직접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기업의 도움을 받기 위해 아파트 공사를 하게 된 것이다. 이따금 사람들이 농담처럼 '부모님이 잠실에 땅 한평만 가지고 있었더라도......'하는 탄식이 바로 이 때문이다. 하지만 책을 읽어보면서 느낀 것은 그당시 누구도 잠실이 그리고 지금의 강남이 이처럼 큰 소비도시가 될 줄은 몰랐다는 것이다. 인천 연수가 당시 청담보다 훨씬 교통의 요지였으며 부천 소사의 경우 강남보다 공장이나 상권이 발달했었다는 사실도 마찬가지다. 마포만 보더라도 강변에 인접해서 가장 크게 발달해야 하며 교통의 요지였기에 오피스텔과 같은 주상복잡단지가 처음 생겼지만 자본의 흐름에 따라 테헤란로가 훨씬 발달되었다. 정치에 관심은 없지만 도시환경 및 주거환경 등 실생활과 밀접한 정책에는 늘 관심이 많았다. 학부시절 관련 전공을 하면서 도시환경연구소에서 실습을 하면서 부촌 한가운데 빈민촌이 형성되어 있는 것이 의아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피부로 주택문제와 정책의 문제점을 느끼게 된 것은 독립해서 거의 1년 주기로 집을 옮겨다니면서 였었다. 돈을 모아도 옮길 때가 되면 더 나은 수준으로 옮겨지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인 서울 지역 및 역세권은 내가 모은 돈 만큼 혹은 그 보다 더 많이 집세가 올랐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주택 구입이지만 엄청난 대출이자를 갚아야하는 문제뿐 아니라 그만큼 대출을 해주겠다는 금융권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대기업을 운운하는 것은 단순히 허세나 자기만족인 경우보다 주택안정문제를 위해서라도 최소 20여년간 안정적인 급여, 수익이 있어야하는 문제와 연관되는데 이를 뒷받침해주는 이야기가 [메트로폴리스 서울의 탄생]에서도 등장한다.

불안정한 일자리를 제공하는데, 이렇게 안정되고 고정된 집을 사라고 하는 게 어불성설입니다. 그나마 그런 불안정성을 꾹 눌러 고정된 집을 사라고 하는 게 어불성설입니다. 266쪽

 

  "저렇게 많은 집 중에 왜 내 집은 없을까."

서민이 등장하는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아파트 중심가를 걷거나 산중턱에서 내려다보이는 수 많은 집을 바라보며 저런 내용의 대화를 한다.어릴 때 부모님과 함께 살거나 사회초년생 시절에는 위의 대사를 내가 하게 될 날은 오지 않을 줄알았다. 하지만 집을 옮겨다니면서 여전히 내 휴대폰에 '집주인'이라는 항목의 연락처가 갱신되고 전세 혹은 월세입자로 살면서 사무치게 다가오는 말이 되었다. 나처럼 집이 없는 사람들은 주택문제를 중심으로 아파트가 등장하고 다세대 혹은 다가구 주택의 역사에 관심이 증폭될 수도 있다. 또 집문제가 해결되었거나 부모님이 잠실에 땅을 소유했었던 사람들이라면 다분히 흥미롭게 서울의 도시개발역사를 되돌아보았을 것이다. 특히 각 정권별로 시행했던 정책이나 시장들의 시정활동에 대해 알게되어서 좋았다. 무턱대고 잘했다고 두둔하는 것도 문제지만 잘 알지 못한 상태로 비판아닌 비난하는 것도 큰 문제이기 때문이다. 독자가 서울에 거주하든 혹은 했던지와는 상관없이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나 자본을 움직이는 기업 그리고 이 두 대상이 서로 윈윈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들이 일궈놓은 지금의 모습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신자유주의의 중심이 될 수 없어 이리저리 휘둘리는 나 역시 서민이었구나 하며 슬퍼졌지만 노명우 사회학자의 말처럼 지리학이 이렇게 재미있는 학문인지 몰랐고 내가 왜 이런 꼴로 살고 있는지 알게된 것은 분명하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yrus 2015-08-25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주택개발의 변천사가 궁금해서 이 책을 읽었어요. 그런데 생각과 달리 동사무소의 용도와 그린벨트에 관한 내용이 흥미로웠어요.

에디터D 2015-08-26 01:32   좋아요 0 | URL
중반까지는 저도 엄청 흥미로웠는데 점점 아, 난 서민이 맞았구나, 앞으로도 크게 달라지지 않겠구나 싶은 생각에 급 우울했어요. 책 내용 자체는 흥미롭지만요.^^;;
 
이어령의 가위바위보 문명론
이어령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대륙인 중국과 섬나라인 일본 사이에 한반도라는 '가위'가 존재함으로써 비로소 끊임없이 경쟁하면서도 절대 승자 없는 아시아의 다이내믹한 둥근 원이 만들어진다. 10쪽

 

저자 이어령은 한반도라는 가위가 있어 중국과 일본사이의 힘대결이 부딪혀 파괴되지 않고 유연하게 아시아가 유지될 수 있다는 시각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처음부터 딴지를 걸자면 과연 한반도가 가위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있는지를 물고늘어지고 싶은 마음이 크다. 하지만 우선 가위바위보라는 단어가 과연 이 아시아 3국을 표현하는 용어로 적당한지 부터 따져봐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시아와 가장 크게 대립되고 있는 유럽 및 미국의 이미지부터 비교해봐야 한다. 의견이 나뉠 때 서양은 동전던지기, 즉 앞 아니면 뒤 이렇게 극과 극으로 해결을 본다. 하지만 아시아는 이쪽 아니면 저쪽으로 반드시 승부가 나뉘어 승자 패자로 양쪽을 나누지 않아도 된다. 바로 가위 바위 보로 셋 중 누군가가 무엇을 내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뿐만아니라 동전던지기는 동시에 던지지 않고 누가 먼저 던질것인지 부터 승부를 가르기 부터 시작하지만 가위바위보는 반드시 동시에 내야하는 공정성이 있다. 이를 두고 저자는 아시아는 '관계'를 중요시 한다고 언급한다. 이어지는 서양과 아시아의 다른점을 '엘리베이터'라는 단어를 예로 든다. 엘리베이터의 어원을 보자면 라틴어로 '올라간다'라는 의미만 가지고 있다. 엘레베이터는 물건을 들어올리는 기구가 맞긴 하지만 분명 우리가 타고 '내려오는'행위에도 도움을 준다. 이런 생각을 처음으로 가진 곳이 기차역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흔히 승객이 표를 구할 때 '표 사는 곳'을 찾기 마련인데 기차역에는 '표 파는 곳'이라 명하거나 심지어 길을 물을 때도 '파는 곳'이 어디냐고 묻기 십상이다. 그런가 하면 이마저도 아에 현대에는 '티켓'이라는 사물만 존재하고 티켓을 구매하고 판매하는 '존재'는 어디에도 없다. 서양이 이렇다면 아시아는 어떤가. 우선 한국의 경우 엘레베이터를 '승강기'라고 명명하므로써 올라가는 행위와 내려가는 행위 양쪽 모두를 표현한다. 일본이나 중국 또한 양쪽의 의미를 다 표현한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티켓을 판매하고 구입하는 행위는 주체가 기차역이 된다는 점은 같다. 이런 동서양의 의식차이를 가장 먼저 받아들인 쪽은 일본이다. 일본은 서양의 물질적이고 직선적인 가치관을 받아들였을 뿐 아니라 아시아 민족으로서 갖는 '관계'의 중요성도 결코 사라지게 두지 않았다. 동서양의 차이점을 알린 뒤 저자는 '가위바위보'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가위바위보가 가지는 또 하나의 큰 특질은, 그것을 구성하는 세 가지 요소가 서열 없이 서로 평등하다는 점에 있다. 274쪽

 

앞서 언급한 것처럼 서양이 관계를 제외한 양쪽의 주체만 중심에 두었으며 현대에 이르러 점점 더 '사물'만 존재하고 '인간'이 사라지는 세상에서 가위바위보 문명론의 의의는 바로 '관계'이자'평등'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문헌을 살펴보면 일본의 가위바위보 역사에 깊은 뿌리가 느껴지지만 일본 뿐 아니라 한국과 중국에서도 분명 어린시절 부터 자연스럽게 가위바위보를 배우며 자란다. 분명 승자를 가르는 방법 중 하나이긴 하지만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가지고 있다는 점, 동시에 겨룬다는 점 등이 절대적인 권위를 상징하지 않는 다는 점등 책을 통해 깨닫게 된 점이 많았다.

 

<문헌에서 찾은 가위바위보 참고사진 및 일본에서 열린 강연회장 모습을 담은 사진 등이 수록됨>

 

세계 각국의 가위바위보를 모아놓은 일본의 홈페에지를 살펴보면 어느 언어를 사용하든 어느 종교를 믿든 가위바위보만큼 전 세계에 폭넓게 퍼져 있는 문화는 없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61쪽

 

가위바위보가 전 세계에 퍼져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표현하는 의미에 있어서는 조금씩 다르다. 이 책이 번역본이라는 사실은 이미 소개글을 통해 다들 알았을 것이다. 이어령 교수는 분명 한국인이지만 초판을 일본어로 출간했다. 번역의 배신이라는 표현까지 차용하면서까지 직접 한국어로 출간할 수 없는 이유를 책 맨 앞에 알려주어 충분히 납득이 되었다. 가위바위보를 표현하는 말이 중국과 일본과 우리나라의 한자로는 제대로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어로 번역을 한 허숙 역자에게 정말 고마웠다. 일본어로 된 원문을 읽을 능력이 못되어 전문적으로 어느정도로 잘 옮겼는지 판단할 수 없지만 독자의 한 사람으로 읽는 내내 불편하거나 매끄럽지 못한 부분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본어로 먼저 출간된 책이기는 하지만 확실한 사실은 한국, 중국, 일본 모두 가위바위보 문명론을 시작으로 아시아가 갖고 있는 문화의 힘을 긍정적으로 도모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걸 온 더 트레인
폴라 호킨스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지난 5월 런던에 갔을 때 서점마다 베스트셀러 코너에 놓인 소설이 있었다. 한국에 가면 번역서를 찾아봐야지 하고 메모했지만 국내에는 번역서가 없어 원서를 사가지고 올 걸 그랬다며 아쉬워했는데 그 책이 바로 [걸 온 더 트레인]이었다. 영문판과 동일한 표지라서 마치 원서를 읽는 듯한 느낌마저 주는 이 책의 내용은 알콜릭에 걸린 여성과 그녀의 전남편과 관련된 살인사건을 다뤘다. 이야기의 중심은 불임으로 술에 의존하게 된 뒤 이혼당하고 실직한 레이첼, 레이첼의 전남편인 톰의 새 아내인 애나 그리고 레이첼이 매일 아침 유스턴으로 향하는 전철에서 쳐다보게 매건 이렇게 세 여성의 일기 형식으로 진행된다. 알콜릭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단기기억상실이 어떤 증세인지 잘 몰랐는데 책을 읽다보니 별별 사건이 다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흠칫했다. 술을 먹고 가정폭력을 일으키는 남자들이나 거리에서 노상방뇨를 하는 경우는 간혹 신문을 통해 접했지만 사회복지를 전공하며 사례분석을 과제로 수행했을 때도 사람을 잔인하게 살해할 수 있다는 것은 몰랐기 때문이다. 초반에는 매일 같이 술을 마시는 레이첼의 행동이나 눈앞에 닥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거짓말을 하는 레이첼의 행동이 의심스러웠고 애나와 매건의 일기를 통해 나중에 레이첼이 했던 이야기가 전부 거짓말로 드러나는 식인가 싶었다. 흥미를 유발하는 점은 매건이 남편 스콧에게도 차마 말하지 못하는 '과거'가 무엇인지를 추적하는 것도 있었고 매건이 남편 몰래 만나는 '그'가 누구인가, 내가 짐작하는 그사람이 맞느냐를 두고도 긴장감을 더했다. 스릴러를 많이 접한 사람이라면 초반에 이미 매건이 만나온 사람이 누구인지, 그 날 사건이 무엇이었을지 어렴풋하게 추리할 수 있어 다소 아쉽긴 하지만 과연 결말이 어떻게 될 지는 끝까지 읽지 않고서는 알 수 없없다.

이 책이 재미있는 또 다른 이유는 범인이 누구인지, 세 여성의 관계가 어떻게 되어가는지, 레이첼의 말이 사실인지 거짓인지를 추적하게 되는 것도 있지만 '사랑'이라는 허울속에 상대방을 제대로 볼 수 없는 연약한 인물들을 지켜보는 것도 있었다. 영화까지 상영되었던 [화차], [백야행]만 보더라도 지금 내 앞에 놓인 사람을 보며 그 모습이 전부라고 착각하는 연인들이 등장한다. 물론 일반적이고 평범한 이야기는 분명 아니지만 그정도까진 아니더라도 분명 누구나 사랑을 할 때는 그 사람의 일부만 바라보고, 사랑이라는 막에 가려진 내가 보고 싶은 부분만 보는 것이 사실이다. 범인이 누구인지 생각보다 빨리 드러나서 아쉽긴 했지만 그 모든 것을 알게 되어도 마지막 페이지를 읽을 수 밖에 없는 까닭은 아마 이거 말고도 많을 것이다. 결말을 다 드러내놓고 평을 쓴다면 훨씬 더 편하게 이야기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니 해가 바뀐 뒤 다시 리뷰를 써도 좋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 다시 물어야 할 것들 - 500만 리더들과 30년간 이어온 위대한 소통의 기록
존 맥스웰 지음, 김정혜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른 전에는 리더라고 하면 회사와 같은 단체나 그룹에서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자 그룹원들을 이끌어나가는 사람만을 가리킨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1인 기업이나 일반 사원들은 리더십을 공부해야 하는 까닭을 제대로 알지못했다. 생각해보면 종교적인 부분을 제외하고 내 인생의 리더는 오직 나뿐이다. 아무리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구나 연인이라도 내 삶의 리더로 그 사람들을 대체할 순 없다. 때문에 목표를 확실하게 하고 혼란스러운 내 마음이나 주변상황을 제대로 따라주지 않는 그룹원이라고 생각할 때 제대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라도 분명 개개인 모두 리더십을 공부해야 할 필요가 있다.

 

 

질문은 발견과 혁신을 위한 첫 번째 고리이다. 27쪽

 

 

능력만 있다고 리더는 아니다. 오히려 늘 운이 따르고 능력마저 완벽한 사람은 오만해지기 쉽다. 저자 존 맥스웰은 리더가 가져야 할 여러가지 사항 중 겸손을 강조한다. 겸손하라는 것은 결코 자신의 능력은 저평가 하거나 부정하는 일이 아니며 자신의 약점을 솔직하게 드러내놓고 인정할 줄아는 것이라고 말한다. 겸손한 태도를 유지하는것과 함께 '경청', 그리고 '질문'을 주요사항으로 언급했다. 이 책의 타이틀[인생의 중요한 순간에 다시 물어야 할 것들]에 대한 핵심을 저자는 결말에 담지 않고 처음부터 강하게 표현한다. 저자 자신이 살면서 들었던 가장 중요한 열 가지 질문과 함께 타인과 스스로에게 던졌던 질문까지 공개한다. 이 부분을 읽을 때 잠시 책을 덮어두고 독자도 따라서 적어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과연 나는 살면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나를 좌절시킨 최악의 질문들도 떠오를테지만 우선 나를 변화시키고 긍정적으로 이끌어준 질문들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되었다.

 

 

질문이라는 단어는 '묻다','찾다'를 뜻하는 라틴어 '콰이르에레'에서 파생했다. '탐구한다','탐색하다'를 의미하는 '퀘스트'도 질문과 어원이 같다. 28쪽

 

 

질문은 우선 상대방을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 중요하고 위대한 질문을 하기 위해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 부터가 시작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해야 가능하기 때문에 경청과 질문은 함께 따라다닐 수 밖에 없다. 저자도 자신이 몸담았던 교회가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신임 목회자를 채용하면서 던졌던 질문들이 큰 힘이 되었다고 말한다. 초반에 자신이 도움받았던 리더들의 중요한 질문들을 차례로 하나씩 알려주는 데 그동안 다른 자기개발서를 통해 접했던 중요한 핵심 중 빠지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아직 이른 평가일 수도 있겠지만 내가 읽었던 자기개발서 서적 중 실천적인 부분을 제외한다면 단연코 이 책은 자기개발서의 핵심을 다 담았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질문을 잘하기 위해서는 내가 바로서야 하는데 바로 이부분이 우리가 그동안 읽어왔던 자기개발서의 내용을 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많이 듣고, 좋은 대화로 이끌고, 상대방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는 위대한 질문을 이끌어 내는 자질, 바로 이것이 리더가 가져야 할 자세이며 서문에서 언급했든 우리삶의 진정한 주인인 우리 스스로가 가져야 할 항목이었던 것이다.

 

 

 

인상깊은 구절

우리는 자신에게 지속적으로 영감을 주고 끊임없이 성장하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49쪽

모든 두려움의 원인은 딱 두 가지 입니다. 능력이 충분하지 못하거나 충분히 가지지 못했다는 데서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지요. 21쪽

대화의 진정한 가치는 상대방의 의견을 무력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더욱 발전시키는 것이다. 26쪽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세상에서 자신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 확실히 차별화되기 때문이다. 61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족이라는 병 - 가장 가깝지만 가장 이해하기 힘든… 우리 시대의 가족을 다시 생각하다
시모주 아키코 지음, 김난주 옮김 / 살림 / 201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족이 있다고 반드시 행복하다고는 할 수 없다. 반대로 가족이 없어서 불행하냐 하면,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을 것이다. 114쪽

 

 

 

우선 가족은 가족끼리 서로 배신할 수 없다고 믿는다. 어떤 사건을 두고 어떻게 가족끼리 그럴 수 있냐고 감정싸움이 번지기도 한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가족은 우리가 선택할 수 없는 영역인 것은 분명하지만 반드시 그런 이유로 모든 것을 참고 살아야 하는 관계는 아니다. 문제가 발생하면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하지만 부모가 자식에게, 자녀가 부모에게 한쪽만 일방적인 관계를 요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그렇기 때문에 돈이 얽혔을 경우 좀 더 분명하게 그 가족관계를 알 수 있게 된다. 초반 1장을 읽다보면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 거듭 반복된다. 가족간의 지나치게 믿음을 강조한다거나 혹은 부부사이에 모든 것을 다 이해하지 못한다는 내용이 그렇다. 하지만 앞서 누군가를 평가할 때 가정환경을 기반에 두고 설명하는 식의 부조리함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저자의 의견에 공감이 갔다.

집안이 화목하지 않아도, 혹은 형편이 어려워도 인성이 제대로 갖춰진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심지어 잘못된 부모의 교육철학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삶을 세워가는 이들이 오히려 가족의 소중함을 제대로 인식하고 자신이 꾸리는 가정에 충실할 수 있고 그에 대한 부담감이 커서 아에 결혼을 회피하는 경우도 있긴 하다. 결국 가족끼리 서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마치 늘 안고살아야 하는 지병처럼 가족을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치료해야 하는 질병처럼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가족도 마찬가지로 다른 가족과 비교하는 지점에서 벗어나야만 한다.

 

 

 

나는 설령 재난을 당했다 해도 가족 앨범을 가장 먼저 꺼내려 애쓰지는 않으리라. 거기에 찍힌 우리 가족과 나 자신에게 별 미련이 없다. 그것은 과거사에 지나지 않으니 언제까지나 애지중지할 마음이 없다. 125쪽

 

 

 

저자는 가족이라면 반드시 함께 살아야하고 누가봐도 화목한 액자식 가족의 모습이어야 한다는 기존의 가족관에서 벗어나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말한다. 물론 이부분은 찬반이 나뉠수도 있을 것이다. 그동안 가족간의 사이가 원만했거나 화목한 가정에서 태어나 성장한 사람들이라면 가족을 타인처럼 적당한 선을 긋고 지내거나 자기만의 방식대로 가족의 의미를 재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게 보이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가족이 그동안 짐이 되고 부담스러웠다면 더이상 기존의 가족개념에서 벗어나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가족의 모습을 그려보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라 생각한다.

 

"이 집안도 이제 끝이야."

숙모가 살아 계실 때 그렇게 말한 적이 있다. 자연스러운 흐름인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의 가족 구성은 지금도 변화하고 있다. 지적인 가족일수록 그 변화의 경향이 강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159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