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돌프 히틀러 결정판 2 아돌프 히틀러 결정판 2
존 톨랜드 지음, 민국홍 옮김 / 페이퍼로드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아돌프 히틀러 결정판 1권에 이어 2권에서는 본격적인 전쟁 진행과정과 그의 최후가 담겨져 있었다. 그렇다보니 1권에서 잠시나마 그의 인간적인 면모에 잊혔던 악행이 반전처럼 다가와 더 크게 흥분하며 읽게되었다. 영국과의 관계를 평화롭게 유지하기 위해 회담을 갖는 등 애써보지만 결국 그는 차례차례 인근 유럽 국가를 시작으로 폭력을 행사해나간다. 그런 과정에서 학살당하는 유대인 뿐 아니라 독일 군인들 또한 잘못된 방향으로 나가는 지도자로 인해 안타깝게 목숨을 잃는 그야말로 전쟁의 참상이 전쟁사가 아닌데도 저자의 의도대로 그대로 드러난다. 이런 그의 투쟁은 그가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 이어지는데 프랑스의 항복을 받아낸 후 파리를 여행하며 건축물에 감탄을 하고 과거 자신의 야망이 미술에 있었다는 등의 이야기를 하는 장면에서는 괴리감이 더 크게 느껴져 멍해지기도 했다.



˝나는 당신만큼 파리를 좋아한다. 파리는 19세기 이래 예술의 중심지였다. 제1차 세계대전 전까지만 해도 나의 야망이 미술분야에 있었기 때문에 운명이 나를 정치 쪽으로 밀어 넣지 않았더라면 이곳에서 공부했을지도 모른다.˝ 202쪽



책에서는 히틀러만큼이나 그의 주변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오는데 특히 힘러와 관련된 부분이 기억에 많이 남았다. 그또한 히틀러 못지 않은 문학가이자 부하들의 기억속에는 다정다감하지만 민족주의적 성향이 강했다고 한다. 그런 그도 매일 같이 진행되는 살인행위, 학살이 가져오는 폭력적인 결과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다만 그런 인식이 의식의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런 양심의 소리마저 명령앞에서, 대의앞에서는 가져서는 안된다는 결연함으로 이어지는 것이 안타까웠다.

힘러는 그가 유대인인지를 물었다. 젊은이는 유대인이었다. 부모 양쪽이 유대인인가? 그러했다.
조상 중에 유대인이 아닌 사람이 있는가? 없었다.
힘러는 발을 굴렀다. ˝그렇다면 내가 더 도와줄 수가 없다.˝
299쪽

그런가하면 히틀러가 마지막을 함께 하기로 약속한 에바와 관련된 이야기도 이전에는 잘 알지 못했던 부분으로 흥미로움과 동시에 다소 답답한 마음이 느껴졌는데 그의 죽음이 내가 알던 분위기와 전혀 다르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패전 후라 간소하긴 했지만 증인과 서약이 있었던 명백한 결혼식을 치뤘다는 점, 아내인 에바와 함께 마지막을 맞이했다는 점과 죽는 순간 남기는 유언을 여러번 고쳐쓰면서도 끝까지 자신의 유대인을 향한 박해와 학살의 행동에 후회가 없었다는 사실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쩌면 나도 조금이나마 절대 그래서는 안되었던 그의 행동을 이해해보려고 했었던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마지막 페이지를 읽으면서 분명하게 깨달은 것은 어떤 폭력도 이해될 수도 용인될 수도 없다는 사실이었다. 히틀러에게 조금의 인정과 예술적 재능, 자신의 이념을 확고히 하려는 리더십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역사에서 결코 잊혀서는 안되는 내용들을 복원하고자 하는 저자의 노력이 잘 담겨져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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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투쟁 시기 동안 결혼의 책임을 질 수 없었다. 이제야 드디어 세속의 경력을 마감하려 하고 있는 만큼 에바를 나의 아내로 맞이하기로 결정했다. " 661쪽


패배가 확정되었을 때 조차 히틀러는 마지막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신뢰하던 힘러까지 그를 배신하고 그에게 남은 것은 죽음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을 때 그는 모두에게 물러가도 좋다고 이야기했다. 그런 그의 곁에 남아있던 에바를 결국 아내로 맞이하는 장면을 읽으면서 한 평생 어머니의 사랑을 그리워 하던 그가 마치 어머니의 변함없는 사랑을 재현하기라도 하듯 에바곁에서  이토록 평안하게 죽어도 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이 드는 내가 잔인하게도 느껴졌지만 전쟁을 원하지 않았다는 거짓말을 유언으로 남긴 그의 마지막 행동을 보며 자신의 잘못된 욕심으로 전쟁터에서 가족과 떨어져 홀로 죽어간 수많은 병사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더군다나 유대인 절멸을 위해 자신이 투쟁하였음을 결코 후회하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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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그들이 너를 찌르더라도

싸우라, 저항하라, 버텨라

너 자신이 사라진다 해도

깃발을 높이 들어라


456쪽



내가 이전에 생각했던 나치의 모습은 어떠했는가. 5년전에는 인간적 사고가 전혀 불가능한 상태로 폭력과 같은 세뇌로 인해 기계적인 학살을 반복하는 존재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 이후 나치와 관련된 소설과 실제학살에 가담했던 이들이 남긴 문학작품과 에세이를 보면 그들도 유대인과 관련된 문제만 아니라면 부정적인 면모보다 오히려 문학적으로나 예술적으로 풍부한 재능과 사교성도 갖추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위의 시는 힘러의 작품으로 그의 부하들의 평가만 봐도 그는 민주적이고 다정다감한 사람이라고 한다. 그들은 왜 그토록 유대인을 미워할 수 밖에 없었을까. 심지어 '너 자신이 사라진다 해도' 말이다. 책을 읽을수록 그들의 명분이란게 얼마나 이기적이고 극단적인지를 깨닫게 될 뿐이다. 그들의 대의는 결코 합리화 될 수 없다는 것만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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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러는 그가 유대인인지를 물었다. 젊은이는 유대인이었다. 부모 양쪽이 유대인인가? 그러했다. 

조상 중에 유대인이 아닌 사람이 있는가? 없었다. 

힘러는 발을 굴렀다. "그렇다면 내가 더 도와줄 수가 없다.

299쪽




히틀러, 나치가 유대인을 학살하기 위해 끔찍한 짓을 벌였다는 것은 이미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제거해야 할 목록에는 유대인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나와 같은 아시아인종은 물론이거니와 집시와 치료가 어려운 환자들까지도 그 목록에 포함되어 있었다. 물론 유대인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았던 것이 사실이고 일부 그런 무자비한 처형의 곤란함을 느끼는 이들도 있었지만 결국 모든 명령에 복종하기 위해 최소한의 양심적 고통마저 느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언젠가 나치와 관련된 전범재판 과정에서 명령에 복종했을 뿐이라고 항변하던 이가 떠오른다. 사람의 목숨과 자신의 양심보다 명령이 우선이었을까? 그저 나만 살아남으면 된다는 이기심이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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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만큼 파리를 좋아한다. 파리는 19세기 이래 예술의 중심지였다. 제1차 세계대전 전까지만 해도 나의 야망이 미술분야에 있었기 때문에 운명이 나를 정치 쪽으로 밀어 넣지 않았더라면 이곳에서 공부했을지도 모른다."  202쪽


프랑스를 공격한 후 항복을 받아낸 후 히틀러는 회담이후 파리관광에 나섰다. 한때 미술학도 였던 때를 추억하듯 몇몇 장소에서는 넋이 나간듯했지만 결국 그가 부하들에게 지시한 바는 한 가지였다. 독일의 건물들이 파리보다 더 아름답고 훌륭해야 한다는 것. 그러면서 공격지시 때 파리를 제외시킨 것도 미적 측면에서 자신의 계획이었다고도 말했다. 히틀러 뿐 아니라 예술가 혹은 미적 감각이 뛰어난 사람들 중 일부는 가장 아름답고 고귀한 것이 인간의 생명과 평화임을 잊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파리 사람들을 공포에 몰아넣고 아름다움을 논하는 히틀러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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