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투쟁 시기 동안 결혼의 책임을 질 수 없었다. 이제야 드디어 세속의 경력을 마감하려 하고 있는 만큼 에바를 나의 아내로 맞이하기로 결정했다. " 661쪽
패배가 확정되었을 때 조차 히틀러는 마지막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신뢰하던 힘러까지 그를 배신하고 그에게 남은 것은 죽음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을 때 그는 모두에게 물러가도 좋다고 이야기했다. 그런 그의 곁에 남아있던 에바를 결국 아내로 맞이하는 장면을 읽으면서 한 평생 어머니의 사랑을 그리워 하던 그가 마치 어머니의 변함없는 사랑을 재현하기라도 하듯 에바곁에서 이토록 평안하게 죽어도 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이 드는 내가 잔인하게도 느껴졌지만 전쟁을 원하지 않았다는 거짓말을 유언으로 남긴 그의 마지막 행동을 보며 자신의 잘못된 욕심으로 전쟁터에서 가족과 떨어져 홀로 죽어간 수많은 병사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더군다나 유대인 절멸을 위해 자신이 투쟁하였음을 결코 후회하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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