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울음소리 그칠 무렵 : 바닷마을 다이어리 1 바닷마을 다이어리 1
요시다 아키미 지음, 조은하 옮김 / 애니북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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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도 말했지만 난 시리즈물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것도 완결되지 않은 시리즈.

언제고 계속계속 후속편이 기다리는 연재물은 기다림을 싫어하는 내게는 그저 먹기좋은 과실에 지나지 않았던거다.

그런 쓸데없는 고집을 연말에 들어 점차 버리고 있는 것 같다.

보기만 하기에는 좋은 작품들, 만화라고 덮어두기에는 너무 아쉬운 작품을 만났기 때문이다.

매미 울음소리 그칠 무렵은 요시다 아키미의 바닷마을 다이어리 시리즈 중 첫권이다.

제 각각의 개성이 너무 강해 과연 이게 일반사람들, 보통사람들의 공감을 얻을까 싶었던 우려와는 달리

읽다보면 나의 모난 모습이 한명 한명의 모습에서 찾을 수 있게 된다.

 

카마쿠라 바닷가 마을(실제 있네요^^ 지도 까지 자세하게!)네 자매의 이야기다.

앞에는 세자매 였다가 네자매라고 달라진 것은 엄마가 아닌 다른 여자와 함께 집을 떠나 살다가

암으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또 다른 딸, 스즈와 함께 동거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환경이 사람의 성격을 만드는 것처럼 쉽지 않은 삶에 스즈는 이제 겨우 중학생인데도 어른과 다름 없는 사고를 한다.

그런 의젓함에 감춰진 어린아이의 슬픔과 고통을 비슷한 또래에 역시나 비슷한 경험을 했던 첫째 사치는

첫눈에 알아보고 그녀를 거둔다. 살면서 느끼는게 첫째는 아무리 철이 없어도 결코 막내의 철없음과 같지 않다는거다.

반대로 막내가 아무리 의젓해도 첫째가 갖는 천성적인 의젓함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둘째와 셋째 요시노와 치카는 동생의 기질이 좀 더 두드러져보이긴 특히 치카의 엉뚱함은 극의 재미를 주는 주요 요소이다.

 

이 작품은 아주 로맨틱한 연애관계라던가 놀라운 천재성을 가진 소년등은 등장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드라마틱한

인생여정을 사는 인물들도 없다. 그저 독특해 보이긴 해도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자매의 이야기다.

벌레를 보며 놀라뒤집히는가 하면 우애좋을 것 같아 보이는 자매에게도 서로 못된것이라면

아웅다웅 다툼을 하는 멀지 않게 딱 언니와 나의 모습이 담겨져 있다. 때문에 작품을 한권 읽고나면

미친듯이 후편이 읽고 싶어진다기 보다는 또 다가올 어느 휴일에 망설임없이 덥석 집어 읽게 만드는 그런 묘한 힘을 가진 책이다.

말은 이렇게 해도 조만간 2~3권을 곧 집에 들이지 않을까, 그리고 언니와 배경이 된 카마쿠라 마을을 여름즘 가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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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알랄라! 1 - Yami 먹고 그리다
얌이 지음 / 애니북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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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를 주제로 얼마나 많은 만화가 있는지 미처 헤아려본 적은 없지만...
요즘 들어 부쩍...먹는 만화에 사로잡혀 있다. 반갑게도 이번에는 국내 웹툰  코알랄라~!

솔직히 처묵처묵을 남발하는 작가를 평소에 좋아하진 않았지만(읽어본 사람들은 안다. 다이어트 완전 방해꾼!)

그래도 단행본이 나왔는데 모른척 할 순 없지않는가~! 당당하게 이번에는 절대 코알랄라 따윈

책으로만 보고 외치면서 먹진 않을테야~라고 했지만...

 


역시나 등장하신 소시지. 정말 강력하다.

한개 먹고 두개 먹고 세개 먹어도 쉽사리 배부르지 않는다.

치즈는 물론이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옥수수맛!은 비싸서 일단 패쑤 하고

가장 저렴한 천하장사 소시지를 기어이 마트가서 구입~ 먹기전에 보고 사와서 당당하게 먹음서 또 보고;;;

지출증대, 체중 증가를 아주 가뿐하게 일궈내는 무서운 저력의 코알랄라;;;;


소시지에 이은 막강 유혹은 바로 딸기~

딸딸딸~딸기야~라는 건모형님위 노래는 나도 자주 생각한다. 딸기를 볼 때마다..어쩜 이리 맛있는걸까.

 

코알랄라의 핵심은 다른게 아니다. 우리가 흔히 먹는 먹거리가 얼마나 맛있는지 제대로 알고 있다는 거다.

비싼 초밥이나 굳이 어느 시장이나 어느 고을등을 힘들게 찾아다닐 필요도 없다. 주변에 마트에만 가면

우리가 평소에 제대로 맛의 평가를 내려주지 않던 '귀한 녀석'들이 우리를 반겨준다.

곁에 있어서 소홀하게 대했던 음식이 작가를 통해 가치를 인정받게 되는 바로 이점이 코알라라의 강점~

그치만 수많은 네티즌들은 오늘도 악플을 단다.

당췌~ 혼자서 처묵처묵 하시지 왜 우리는 끌어들인거냐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렇게 단행본이 나오고 작가와의 먹거리 미팅이벤트라도 생기면 무조건 신청해보는

열혈 팬층이 생겨버린 코알라라~ 앞으로도 익숙하지만 대접 제대로 못받은 우리 먹거리를 알려주소서~

코알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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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시대
장윈 지음, 허유영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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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래 아름다운 것들은 모두 잔인하죠. p.272


길위의 시대는 1980년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시인 망허와 그와 관련된 인물의 이야기이다. 망허와 직접적으로 관계를 맺는 이들이 있기도 하고 따지고 보면 전혀 관계없는 이들의 이야기도 들려준다. 무엇보다 지나친 미사여구를 섞지 않은 담담한 필체가 머릿속에서 무한히 퍼져가는 상상을 독자가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한 듯한 힘있는 작가의 필력에 감탄할 정도다. 그뿐인가. 설마라고 의심조차 하지 않고 나중에서야 이상하게 연도가 맞지 않는다는 의심이 밀려들 즘, 찾아오는 소설의 반전은 왠지 허망해지기 까지한다. 그동안 천샹의 고생과 샤오첸의 이야기에 몰입했던 사람이라면 내가 느꼈던 배신(?)감을 분명 느꼈으리라 확신한다.
작품에서 등장하는 두 여인 예러우와 천샹은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여인은 아니다. 사랑을 위해 목숨을 걸거나 전부를 던지는 사람은 물론 아직도 존재한다. 하지만 그 사랑을 현명하고 강인하게 지켜가는 것과 사랑하는 이에게 의지하거나 사랑이라는 감정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과는 다르다. 천샹과 예러우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사랑에 목숨을 건 여성들이다. 그리고 사랑을 지켜가기 위해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에 자기만의 시대를 펼쳐갈 줄 아는 능력있는 여성이기도 하다. 이 작품이 놀라운 것은 그녀들의 선택이 반드시 일반인들에게 호응을 얻어낼 만한 것은 아니었다는데 있다. 단적인 예로 하룻밤의 관계로 생겨난 아이를 상대가 '시인'이었다는 이유로 낳아 기르겠다고 결심하는 천샹의 모습, 그리고 그 사람이 차후에 누군지도 모르는 나그네란 사실에 아이를 죽이려고 까지 하는 모습에서는 솔직히 친구 밍추이의 입장이었다면 망허를 저주하고 미워하기 보다는 친구인 천샹이 겁나고 무섭게만 느껴질 것 같았다. 
시를 사랑한다라기 보다는 자신의 운명이 시와 연결지어졌는지에 대한 고민으로 길을 떠난 망허의 모습은 '시'라는 화두를 던지고서라도 지금의 우리모습과 참 많이 닮아있다. 예러우와의 인연으로 그에게 목적이 생기긴 했어도 그것은 연인의 대한 사랑이지 그가 처음부터 얻고자 했던 깨달음은 아니었다. 대부분의 소설이 그러하듯 길 위의 시대 역시 작가의 경험이 많이 묻어난다. 예러우가 떠났던 그길은 작가 장윈이 연구를 위해 떠났던 길이기 때문이다. '저우시커우'. 지금 우리는 어디로 이주하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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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체스터 이야기 - 모든 상처가 치유되는 곳
신인철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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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란 무얼까.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것? 악화된 상태를 나아지게 하는 것? 보통의 날을 행복의 날로 바꿔주는 것?

사전적인 의미를 몰라 자문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내게 있어 치유란 무엇이길래 이토록 치유에 관한 서적에 목메는지 자답해야 할 시점이 왔기 때문이다. 모든 상처가 치유되는 곳이란 부제는 그야말로 지나치게 자화자찬이라고 느꼈다. 세상에 그 많은 상처를 어떻게 다 치유시키겠다는 것인지 그야말로 코웃음을 쳤다. 여기서 중요한 것. 세상의 모든 상처를 치유할 순 없을지 몰라도 레이체스터 병원으로 온 이상, 그곳의 환자가 된 누구라도 치유를 받게되는 것은 분명하다는 것이다. 지금 마음의 상처가 있는 사람들이라면 우리 동네에는 왜 레이체스터 병원이 없는가 둘러보며 아쉬워할 필욘 없다. 책을 읽다보면 우리도 그곳에 입원한 환자와 다를바 없이 똑같이 치유되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총 7개의 처방전으로 나뉜다. 처음부터 끝까지 레이체스터, 즉 이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세상의 모든 사람은 다른 사람을 치유할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명제를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면 이 책을 읽을필요가 없다. 하지만 그럴 수 없기에 이 책이 필요한 것이다. 타인이 나의 상처를 치유한다고? 의학박사도 아닌 그저 우리의 이웃일 뿐인그가? 혹은 내가 그토록 벗어나고싶어했던 가난에서 완벽하게 해방되어 있지 않은 그 사람이? 라는 의문을 작가는 레이체스터 병원을 통해 독자에게 깨달음을 전달한다. 흔히 우리는 무언가 완벽한 사람만이 우리에게 충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보잘것없어 보이는 주변인이 충고하면 '너나 잘해!'라고 소리치며 화부터 낸다. 그의 인생이 현재 이뤄놓은 물질적인 지위와 명예로 판단되어 그가 느끼는 행복따위는 안중에도 없기 때문이다.

 

아마 책을 읽으면서 누군가는 받을만한 처방전이 없다거나 전혀 아픈곳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을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역시 특별하게 치유를 받아야 한다라기 보다는 좀 더 나아지기 위한 내 행복을 객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는 어리석은 이유로 책을 읽었으니까. 레이체스터 이야기는 어찌보면 단순한 우화같은 이야기이다. 하지만 지인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그래서 타인의 이야기를 듣는 것과 상대를 평가하려고 하는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사람을 만나려고 하는 '인맥관리'를 하려는 이들에게 꼭 읽어보라고 하고픈 도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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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렁커 - 제2회 중앙장편문학상 수상작
고은규 지음 / 뿔(웅진)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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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원큐에 읽은 책이 거의 없었다. 적어도 중간에 식사를 하거나 대화를 나누거나 뭐 등의 흐름을 끊기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트렁커..
2010년 마지막에 단숨에 읽은 책으로 선정~! 내용은 솔직히 미친듯이 웃기거나 머리 띵하게 눈물나거나 책을 놓을 수 없을 만큼의 흡입력이 있지는 않다. 기껏 단숨에 읽었다고 해놓고 이 무슨 앞뒤 문맥에 어긋나는 평이냐 하겠지만 어쩌겠는가. 그게 사실인걸. 그치만 평점을 준다면 무지하게 후하게 주고 싶다. 재미있게 읽고나서도 놀부심보가 발동, 평점을 별4개를 차마 주기 싫은 작품과 작가가 있다면 트렁커의 고은규씨에게는 기본 별4개는 주고 싶어졌다. 왜냐면 고은규 작가는 너 불쌍하다고 동정표를 남발하는 그런 작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주인공 온두는 참 불쌍한 여자다. 대부분 이여자에게 더 가혹한 형벌을 내리거나 책임감 없는 몹쓸 동정심을 베푸는 등장인물이 있기망정인데 트렁커에 인물중 어느 누구도 대책없고 근거없닌 동정도 형벌도 내리지 않는다. 할아버지가 유서가 아닌 유언으로 이름을 지어주신 덕에 '이룸' 에서 '이름'이 이름이 된 름의 역할 도 온두를 공주로 만들거나 극적인 구출을 시도 하지 않는다. 언제부터 온두의 정체를 알고 있었는지 짐작이 될듯말듯 하지만 애초에 온두가 그 시절 그 여자아이가 아니었어도 름은 그녀를 보듬을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이지 싶다. 그 케잌을 먹은것만 봐도 알듯.
상처를 지닌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보는게 맞겠다. 편안한 매트리스가 깔린 침대에 누워잘 수 없는 사람들 트렁커. 이유야 각각이겠지만 결국 편안하게 두 다리 펴고 잘 수 없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다. 어린시절 옷장에 곧잘 숨었던 나는 그곳이 은둔하기에 적절한 장소였기 때문이지 침대나 이불보다 더 편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런 점에서 온두나 름의 아픔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시선은 아니었다. 아마 곁에 그런 사람들이 있다면 이상한 편견으로 볼거라는 것도 부인할 순 없다. 온두가 성실하지만 친절한 직원이 아닌 것도 손님의 입장에서 보면 어느쪽으로도 이해해줄 수 없는 나이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깨닫는 경우가 많은데 그건 지금 내 삶의 부족함, 놓치고 사는것에 대한 발견이었다면 트렁커를 통해 깨달은 것은 내 사고가 참 단순하면서 한정되어 있다는 거였다. 엄청난 SF장르는 아니지만 일상에서 마주치는 다양한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숨겨져 있는 것인지 끊임없이 추리하게 끔 만드는 제법 괜찮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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