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아침수업 - 인생을 바꿀 12가지 지혜
KMA리더스모닝포럼 강연자 12인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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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라면 대략 몇 시즘을 말할까? 학창시절 9시 정규 수업 한 시간전에 있었던 보충수업도 7시50분 전후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책 [리더의 아침수업]의 바탕이 된 리더들의 아침수업 시작이 6시30분 이었다고 한다. 같은 시간 반쯤 감긴 눈으로 굿모닝팝스를 듣는 나와 그들의 차이가 확연하게 느껴졌다고나 할까. 리더는 누구나 시도해볼 순 있어도 아무나 되는건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들이 들었던 수업 중 가장 인기 있었다던 12분의 강사들의 강연을 정리 한 책이 바로 [리더의 아침수업]이다. 그 수업에 들어갈 만큼 부지런하지도, 리더도 아닌 내가 책이라는 매개를 통해 접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고맙고 기쁠따름이다. 12분의 강의 모두 좋은 강의지만 그 안에서 또 몇 분의 강의를 골라서 적어본다.


오랜 시간 영화감독을 하면서 느낀 영화에 대한 속성은 다음과 같다. 영화가 인문학과 과학의 집합체라는 것이다. 한 시대를 시나리오에 담아내기 위해서는 문학적, 철학적, 역사적인 토대 없이는 작업이 불가능하다. 73쪽


<왕의남자>로 천만관객 감독 반열에 올라선 이준인 감독의 얘기다.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한 영화를 주로 다룬 이감독의 영화 중 가장 뜻밖의 수작이라고 생각하는 작품은 <사도>다. 영화는 물론 드라마와 소설 등 다양한 매체의 소재로 사용된 사도세자의 이야기였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객들의 호응과 감동을 이끌어 냈기 때문이다. 시나리오와 배우들의 연기 그리고 이 모든것을 아우르는 기술, 즉 인문학과 과학이 제대로 조화를 이룬 작품인 셈이다. 그런가하면 <동주>의 경우 한번도 영화나 드라마로 다뤄진 적이 없었다고 해서 좀 의외였다. 뿐만아니라 그 시절 다른 문인들과는 달리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인정받는 시인이라는 점도 놀라웠다. 역사를 공부하면서 '사실'여부에 집중하기보다 영화인의 시각으로 허구에서 진실을 향해 달려갈 수도 있다는 다른 시각을 깨닫게 되었다.


내 이름은 내가 지은 게 아니다. 태어날 때 부모를 선택하거나 조국을 선택하지도 않았다. 또 타고난 능력을 능력 메뉴판에서 선택한 것도 아니다. 현재 나의 지식과 경험은 다 밖에서 얻은 것이다. 오롯이 내 속에서 만든 나만의 것은 없다. 120쪽


위의 말은 이형우 마이다스아이티 대표가 이기의 삶이 아닌 이타의 삶을 살아야 하는 까닭을 설명한 것이다. 애초에 자기의지로 태어나 능력을 얻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내가 가진 능력을 반대로 갖지 못한 이들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는 말에 해당 기업에 근무하는 사원들이 진심으로 부러워졌다. 사원의 능력을 최대한 뽑아 내어 회사 이윤을 위해 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서로 공유하고 나누면서 성장할 수 있는 인본경영의 핵심을 옅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시간의 중요성을 언급할 때 조차 그 시간을 혼자가 아닌 여럿을 위해 사용할 경우 그 수 만큼 부가가치가 늘어난다고 말하는 것에서도 그의 경영방식을 알 수 있었다.


[리더의 아침수업]의 내용은 여타의 강연정리모음집과는 다른 느낌을 주었다. 우선 내용이 결코 만만치 않다라는 것과, 기존에 알고 있던 사실이나 다뤄진 내용보다는 새로 깨닫게 된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뿐만아니라 지금 내가 속해있는 리더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는지 강연자들을 통해 짐작해보면 내가 앞으로 어떻게 가야하는지도 알 수 있겠구나 하는 미래지향적인 사고를 하고 만들었다는 점이다. 지금은 리더가 아니지만 리더가 되고 싶은 사람들, 혹은 이상적인 리더란 무엇인지 알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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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레시피
테레사 드리스콜 지음, 공경희 옮김 / 무소의뿔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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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세상을 떠난 엄마가 딸에게 남겨준 레시피. 책 안에는 엄마 엘레노어가 친정 엄마와 시어머니, 그리고 책을 통해 배운뒤 여러번 시도한 끝에 찾아낸 요리 비법을 적어두었고, 심지어 나중에 딸 멜리사가 '엄마'가 되었을 때 알아두면 좋을 인생 레시피까지 적어두었다. 그리고 또 하나, 멜리사가 그동안 전혀 상상도 못했을 비밀 이야기도 담겨 있었다. 이렇게만 보면 자신을 위해 엄마가 한 권의 책을 남겨두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딸 멜리사가 뛸듯이 기뻐하거나 감동으로 인해 눈물바다를 만들었을 것 같지만 어째서인지 책을 건네받은 멜리사의 감정은 우리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반응을 보여준다. 아주 오래전 엄마를 잃은 슬픔을 제대로 극복하지 못하고 기억을 닫아버린 까닭에 다시금 엄마를 떠올린다는 사실이 멜리사에게는 기쁨이나 감동이기 전에 고통스런 순간을 다시 떠올리는 괴로운 일이기도 했다. 뿐만아니라 오랜기간 진정으로 사랑해온 샘의 청혼으로 심적 부담도 커진 상태였는데 멜리사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초반에는 도대체 사랑하는 사람이 청혼을 하는 데 왜 받아들이질 못하고 괴로워하는지 답답했다. 하지만 멜리사가 엘레노어의 레시피를 읽어가면서 조금씩 그녀의 성장기와 감정을 공유하는 동안 사랑하는 이의 청혼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심정이 얼마나 괴롭고 힘든일인지 깨닫기 시작했다. 멜리사는 레시피를 읽어가며 엄마가 적어내려간 자신과의 추억을 제대로 기억해내지 못했다. 정말 있었던 일인가 가물가물 해지던 추억들이 어느 순간 서서히 떠오르며 선명하게 기억을 되찾게 되면서 눈물을 보이기 시작한다.


멜리사는 옅은 색 리넨 바지에 떨어진 눈물방울을 내려다보면서 생각했다. 그래. 이건 진짜 큰일이었다. 149쪽

샘을 사랑하면서도 받아들이지 못했던 이유, 엄마가 너무 그립고 보고싶었음에도 불구하고 책을 천천히 읽어갈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이때부터 멜리사의 감정에 격하게 공감하며 엘레노어가 멜리사 뿐 아니라 나의 엄마인 것처럼 빠져들게 되었다. 그 이후 엘레노어가 레시피를 통해 멜리사에게 하고 싶었던 중대한 비밀을 알게 되었을 때 사랑이란 감정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실 이 소설의 구성이 엘레노어, 멜리사 그리고 엘레노어의 남편이자 멜리사의 아빠인 맥스의 시점으로 자신이 처해있는 상황을 각자의 방법으로 해결해가는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책을 다 읽고 났을 때 역시나 가장 다독여주고 싶었던 사람은 엘레노어였다. 혼자서 큰 비밀을 간직했을 그 괴로움, 죽어가면서도 엄마라는 이유로 딸에게 어떻게든 전해주고 싶었을 '인생레시피'를 쓰는 그 정성에 엄마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멜리사가 바로 이 페이지를 훑어보면서 어떤 감정을 느낄지 상상하다 문득 종이를 쓰다듬어야겠다고 느꼈다. 이 페이지에 몇 분이나 손을 대고 있었다. 손을 떼고 싶지가 않았다. 67쪽

엄마, 그리고 지금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읽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준 [인생 레시피]를 엄마와 연인에게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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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조절 - 안전하지 않은 사회에서 나를 지켜 내는 방법
권혜경 지음 / 을유문화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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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조절은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보다 균형 잡힌 삶을 행복하게, 나에게 이로운 결정을 하면서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열쇠다. 11쪽


쉽게 분노하고, 한 번 화가나면 며칠은 물론 해가 바뀌어도 여전히 사건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경우를 경험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 자신과는 달리 좀처럼 화를 내는 법이 없으며 설사 화가 났더라도 금새 회복하는 사람들을 볼때면 부럽다기 보다는 괜시리 위축되어 더 화가날 때도 있다. 만약 이런 증세가 있다면 의심해봐야 한다. 지금 주변이나 환경이 자신으로 하여금 안전한지의 여부를 따져봐야 할 때이다. 감정 조절은 개인의 문제인데 어째서 신변의 안전을 이야기 하는지 의문인 사람도 있을 것이다. 먼저 감정 조절이라는 말 자체에 대한 오해부터 풀어야 하는데 조절을 잘한다는 것은 억지로 참는다거나 우리가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슬픔, 분노 혹은 화를 무조건 느끼면 안되는 상태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조절은 말그대로 느껴지는 감정을 부정하지 않을 뿐 감정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라고 저자는 말한다. 생각해보면 분명 화가나고 슬픈 상황인데 웃고 있거나 아무렇지 않은 척 하고 있으면 오히려 감정이 메말라있거나 타인의 감정에 전혀 공감할 수 없는 소시오패스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우리는 어째서 그동안 무조건 참아야만 한다고 오해하며 살아왔을까. 저자는 정말 터무니 없는 이야기를 가지고 상담을 하러 오더라도 우선은 그 사람이 하는 이야기에 공감해주고 그 사람이 당시에 느끼고 있는 감정의 원인과 현상을 차분하게 들여다 보려고 노력한다고 한다. 무조건 믿거나, 무조건 부정하는 식이 아닌 지금 느끼고 있는 감정부터 조절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당사자는 마음의 평온을 찾을 수 있고 상대방을 위험적인 존재라고 판단하지 않을 수 있어 스스로 감정을 조절하게 되면서 안정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할 경우 불안증세는 객관적인 판단과 사고를 거부하며 자신을 제외한 모든 사람을 적으로 간주하면서 싸우거나, 도망치는 방어기제에 돌입, 상황을 제대로 해결할 수가 없게 된다. 특히 어떤 사고를 경험했을 때 기억을 저장하는 해마와 편도체 중 시공간 개념이 없는 편도체에 기억되었다면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공격적인 성향을 보일 수 있다. 놀라운 사실은 아이가 어릴 때 엄마가 아이의 감정을 동일시 해주면서 아이가 스스로 감정을 조절할 수 있을 때 까지 돌봐줄 경우 호기심이 많고 감정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아이는 감정에 갇힐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물론 자라면서 스스로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충분한 기회가 있으며 안전한 상태에 놓여있을 경우라면 감정조절에 실패하지 않을 수 있다. 저자가 정말 독자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감정 조절이라는 것이 개인의 문제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리는 길을 가다가 이유없이 감정 조절을 제대로 하지 못한 사람에 의해 폭행을 당할 수도 있고, 사회적인 불안으로 인한 불만을 다스리지 못해 우리가 가해자가 될 수 있는 상황에 놓여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위험한 이 사회에서 도망치거나 공격적으로 나가지 않기 위해 어떻게 하면 될 것인가?


내가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남들이 해결 할 수 있고, 남들이 못 해내는 것을 내가 해낼 수도 있다. 나라면 엄두도 못 낼 것들을 남들이 해결하는 것을 보면서 '아, 나는 생각도 못했는데 저런 방법으로도 해결할 수 있구나'라는 새로운 가능성이 펼쳐진다. 250쪽


나를 위험으로 부터 구해줄 수 있는 대상을 떠올리면서 감정을 조절할 수도 있고, 책이나 드라마 혹은 영화등을 통해 나아닌 다른사람들의 해결방법을 배울 수도 있다. 뿐만아니라 우리가 긴장하거나 극도의 불안한 상태에 놓여있을 때 심호흡을 해주고 천천히 신체 곳곳에 집중하며 긴장을 이완시키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물론 이런 방법은 개인이 할 수 있는 방법들이지만 작가의 말처럼 개인이 모여있는 곳이 결국 사회다. 나부터 내 감정을 잘 조절할 수 있게 된다면, 그래서 타인의 감정을 조금씩 이해하고 상대방이 조절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면 우리가 가해자 혹은 피해자가 될 확률을 아주 조금은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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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의 집 헬렌 그레이스 시리즈
M. J. 알리지 지음, 김효정 옮김 / 북플라자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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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몇 년 사이 후속작을 기다리고 있는 몇 편의 시리즈중 가장 기대되는 것은 [인형의 집]의 작가 M.J.알리지의 헬렌 그레이스 시리즈다.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형사중심 스릴러의 대부분의 인물이 그렇듯 완벽해보이지만 상처가 깊어 독자로 하여금 매력에 빠지게 만드는 캐릭터라는 점은 분명 공통점을 갖지만 단순히 불우한 어린 시절이라던가, 사랑하는 연인을 잃은 정도에서 그치지 않는 헬렌은 심각하게 생각해보자면 과연 자신이 처한 현실과 사건을 철저하게 분리시켜 멀쩡한 척 살아가는 것이 가능한 것일까 싶을 정도다. 쉽게 말하자면 헬렌이 쫓는 범인들은 하나같이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 정도를 따질 수 없는 부분이긴 하지만 굳이 따져보자면 만약 불우함이 범죄를 일으키는 원인이라고 말하자면 헬렌도 오히려 수사관이 아니라 '범죄자'의 신분이어도 상관없을 정도다. 온몸의 세포가 다 바짝 세워질 만큼의 고통을 주어야만 겨우 현실을 버텨낼 수 있는 가학적인 위로방법으로 견뎌내는 헬렌이 [인형의 집]에서 맡은 사건은 어린시절 잃은 누이와 닮은 여인들을 감금시키며 고통속에 죽게 만드는 사이코패스가 벌이는 살인 사건이다.

입양되어 온실속에 화초처럼 잘 자라다가, 친모와의 만남으로 가족과의 관계가 어그러진 '루비'가 술에 취해 잠든 다음날 눈뜬곳은 안타깝게도 모든 악과 범죄로부터 자신을 보호해줄거라 믿었던 자신의 방이 아닌 범인이 만들어놓은 '인형의 집'이었다. 루비가 과연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을지 한 시도 긴장을 놓칠 수 없는 와중에 헬렌 주변인물에 대한 이야기도 가볍게 다뤄지지 않고 전작들에서 등장했던 인물들과 사건들이 함께 버무려진다. 전작을 읽지 않아서 이번 작품이 이해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어떤면에서는 스포이기도 하지만 전작들의 이야기가 등장할 때면 짤막하게 해설을 붙여주었다. 솔직히 범인이 누구인지를 아는 것보다 왜, 그런 사건을 벌였는지, 피해자들이 매 순간 얼마나 촉각을 곤두세우는 상황에 빠져들어가는지를 읽어가는 그 순간의 긴장만큼은 결코 감소되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짤막하게 전작에 대한 의문을 해결해주는 듯하면서도 결국은 다시 1편 이니미니부터 읽고 싶다는 유혹을 결코 뿌리칠 수 없다.


루비를 포함한 피해자들을 보면 외모적인 공통점 뿐 아니라 더 큰 공통점이 발견된다. 어쩌면 독자 중에 누구라도 피해자, 그것이 반드시 이런 끔찍한 사건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아니라, 가족과의 불화가 정말 사소한 이유로 크게 번질 수 있다는 가정의 피해자가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부모에게 갖는 불만과 원망은 어쩌면 아주 사소한 바람을 말하지 못해서였을 수도 있다. 그런 심리적인 부분, 지금을 살아가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 약점과 안타까운 현실을 다룬다는 점에서 묘한 공감과 두려움을 갖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소설이며, 루비가 범인을 회유하기도 하고, 애원도 하면서 어떻게든 탈출하려는 과정은 긴 시간 드라마현장에서 활동했던 작가의 역량을 제대로 발휘해주는 부분이기도 했다. 헬렌 그레이스 시리즈의 또 다른 장점이기도 한 생생한 장면 연출은 이번에도 잘 드러나 있다. 재미난 사실은 이번 편에는 저자와의 미니 인터뷰도 실려있다는 점이다. 헬렌과 관련된 이야기도 있고, 저자가 소설을 쓰게 된 계기등에 대한 답변이 실려있다. 이야기가 다 끝났다고 마지막 페이지를 놓치는 일은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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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흔에 봄을 준비했다 - 무공해 자연의 맛, 소박한 삶의 의미
원숙자 지음 / 유씨북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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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고향으로 귀농하신지 횟수로 12년이 지났다. 도시에서 살았던 적이 없었던 사람처럼 느껴질 때도 있지만 여전히 새로운 작물을 재배할 때면 시행착오를 거치시는 귀여운 실수담을 늘 풀어놓우실 만큼 귀농생활이란게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나이들어 귀농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좀 더 기운이 있을 때 귀농해야하는 것은 아닌가 싶을 정도다. [우리는 일흔에 봄을 준비했다]의 저자 원숙자님도 귀농부부시다. 물론 작가분은 주말에도 내려가신다고는 해도 손이 바쁜 철에도 남편을 도와 한참을 농장에서 시간을 보내신다. 잡초가 얼마나 무섭고 귀찮은 존재인지 농사를 지어본 사람들은 다 안다. 잡초는 계절을 가리지 않고 생명력도 정말 강해서 '잡초 같은'이란 표현이 정말 잘 들어맞는구나를 실감할 수 있다. 이 책은 전작 [당신은 저녁해 나는 저녁노을]후속작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그사이 작가분 내외 모두가 두 차례씩 입원도 했었다고 한다. 농사일 때문이라고는 할 수 없다고 하지만 전혀 아니라고도 할 수 없다는 저자이야기에 부모님 생각이 다시금 떠올랐다.


벼가 가슬가슬해서 그런지 벼꽃도 가슬가슬해 보인다. 한 손에 움켜쥐고 훑어내리면 꽃잎이 모두 손 안에 들어있을 것 같다. 매일을 쌀 없이는 살 수 없는데 벼꽃을 이제야 본다는게 괜히 미안했다. 49쪽


부모님이 시골에 내려가시기 전까지 내가 먹는 과일이며 야채 등 재배하는 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아무리 들어도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감사함은 솔직히 없었다. 엄마를 돌아 깻단을 묶고, 고구마를 캐는 등 직접 노동을 한 이후에야 그 가치를, 그 고마움을 알 수 있었다. 귀농을 주제로 한 에세이를 읽을 때도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그저 낭만처럼 보이던 것, 땀의 가치를 표현한 정도로만 다가오던 문장들이 하나하나 손끝에서 마음까지 전해졌다. 그 마음 끝자락에는 저자의 말처럼 '몰라봐주어 미안함' 그것이었다. 농사와 관련된 이야기도 많지만 뒤늦게 그토록 바라던 글을 쓰시기 시작한 만큼 작가가 그동안 읽어왔던 '귀한 책'들 이야기도 자주 등장한다. 읽다말고 메모해두고, 다시 읽다가 한참을 머물며 그렇게 읽어가는 시간들이 정말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일흔에 봄을 준비했다.' 과연 나는 언제즘 봄을 준비할 수 있을까? 준비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 그저 먹먹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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