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흔에 봄을 준비했다 - 무공해 자연의 맛, 소박한 삶의 의미
원숙자 지음 / 유씨북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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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부모님이 고향으로 귀농하신지 횟수로 12년이 지났다. 도시에서 살았던 적이 없었던 사람처럼 느껴질 때도 있지만 여전히 새로운 작물을 재배할 때면 시행착오를 거치시는 귀여운 실수담을 늘 풀어놓우실 만큼 귀농생활이란게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나이들어 귀농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좀 더 기운이 있을 때 귀농해야하는 것은 아닌가 싶을 정도다. [우리는 일흔에 봄을 준비했다]의 저자 원숙자님도 귀농부부시다. 물론 작가분은 주말에도 내려가신다고는 해도 손이 바쁜 철에도 남편을 도와 한참을 농장에서 시간을 보내신다. 잡초가 얼마나 무섭고 귀찮은 존재인지 농사를 지어본 사람들은 다 안다. 잡초는 계절을 가리지 않고 생명력도 정말 강해서 '잡초 같은'이란 표현이 정말 잘 들어맞는구나를 실감할 수 있다. 이 책은 전작 [당신은 저녁해 나는 저녁노을]후속작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그사이 작가분 내외 모두가 두 차례씩 입원도 했었다고 한다. 농사일 때문이라고는 할 수 없다고 하지만 전혀 아니라고도 할 수 없다는 저자이야기에 부모님 생각이 다시금 떠올랐다.


벼가 가슬가슬해서 그런지 벼꽃도 가슬가슬해 보인다. 한 손에 움켜쥐고 훑어내리면 꽃잎이 모두 손 안에 들어있을 것 같다. 매일을 쌀 없이는 살 수 없는데 벼꽃을 이제야 본다는게 괜히 미안했다. 49쪽


부모님이 시골에 내려가시기 전까지 내가 먹는 과일이며 야채 등 재배하는 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아무리 들어도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감사함은 솔직히 없었다. 엄마를 돌아 깻단을 묶고, 고구마를 캐는 등 직접 노동을 한 이후에야 그 가치를, 그 고마움을 알 수 있었다. 귀농을 주제로 한 에세이를 읽을 때도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그저 낭만처럼 보이던 것, 땀의 가치를 표현한 정도로만 다가오던 문장들이 하나하나 손끝에서 마음까지 전해졌다. 그 마음 끝자락에는 저자의 말처럼 '몰라봐주어 미안함' 그것이었다. 농사와 관련된 이야기도 많지만 뒤늦게 그토록 바라던 글을 쓰시기 시작한 만큼 작가가 그동안 읽어왔던 '귀한 책'들 이야기도 자주 등장한다. 읽다말고 메모해두고, 다시 읽다가 한참을 머물며 그렇게 읽어가는 시간들이 정말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일흔에 봄을 준비했다.' 과연 나는 언제즘 봄을 준비할 수 있을까? 준비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 그저 먹먹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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