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처럼 생각하기 - 나무처럼 자연의 질서 속에서 다시 살아가는 방법에 대하여
자크 타상 지음, 구영옥 옮김 / 더숲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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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처럼 생각하기 / 자크 타상 지음 / 더숲


누군가를 두고 '나무같은 사람'이라고 한다면 아마도 그 사람의 평소 이미지가 늘 같은자리, 한결같은 모습이라 생각할 것이다. 책<나무처럼 생각하기>를 읽다보면 이와 크게 다르진 않지만 그보다는 타인을 이해하고 무엇보다 환경적응력이 뛰어난 사람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될 것이다. 저자가 독자에게 말하고자 하는 바, 나무처럼 생각한다는 것은 이타성을 갖추자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동안 인류는 환경을 자신에게 이로운 모습을 바꾸려고 노력했고, 실제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현재에도 끊임없이 자연을 자기입맛에 맞게 바꾸고 때로는 훼손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무는 어떠한가. 나무는 스스로가 환경에 적응하려고 노력한다. 게다가 저 혼자서만이 아니라 우리가 흔히들 말하는 '관계'맺음도 쉼없이 지속시키며 성장한다. 심지어 나무는 동물이나 다른 생물과는 달리 여러형태로 자라날 뿐 아니라 '살아있는 것이 죽은 것을 품는'형태이기도 하다. 심지어 나무는 마지막 몇 년 동안에도 몇 밀리미터씩 끊임없이 성장한다고 한다. 나무와 관련된 삶의 여러가지 이로운 효과 중 정확한 근거가 없었던 막연했던 부분들도 많이 해소되었는데,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실제 나무가 아닌 나무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안정감을 얻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 행복감을 만들어낸다. 33쪽

나무는 스트레스를 조절해준다. 산책길이 조성된 녹지대에서 운동하면 운동 그 이상의 효과가 나타난다. 36 쪽

원예와 정원 가꾸기로 마음이 치유될 수 있다. -중략- 관찰력을 자극하고 집 안의 오염된 공기를 흡수하며 심지어 땅에서 나온 박테리아오 미생물이 풍부해진다. 53쪽

구리로 만든 악기를 제와하고 대부분의 악기는 오래전부터 나무로 만들어졌다. 연주법은 음향의 질이나 자연의 진동, 즉 소리를 전달하고 증폭시키는 나무의 능력에서 가져왔다. 114쪽


책을 읽다보면 광합성을 하는 나뭇잎의 역할과 함께 땅속깊이 뿌리박고 있는 가지에서부터 나무 꼭대기까지 물을 끌어 올리는 수관의 역할까지 생물학적 용어가 빈번하게 등장한다. 하지만 독서에 결코 방해가 되지 않을만큼 해설이 해당 페이지 하단에 바로 기재되어 있기 때문에 평소에 알지못했던 전문용어도 함께 접할 수 있었다. 비단 생물학적 용어뿐 아니라 나무는 신화에서도, 성경에서도 그리고 여성성과도 상당히 밀접한 관계를 이루고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어원해설도 함께 만날 수 있었다. 나무의 특징 중 하나는 지속적인 성장인데 인류를 포함한 지구가 하나의 유기체로서 바라보는 가이아이론이나, 성서속에 등장하는 예수님과 십자가, 부활하신 예수님을 정원사로 오인했던 마리아, 죽은 아이를 품는 어머니와 같은 나무의 모습등에 관한 다양한 매체 및 분야속에서의 나무의 생각도 만날 수 있다.  저자는 이런 사례들을 통해 우리는  잠시도 나무와 떨어져서 살았던 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무의 생각을 우리는 그동안 외면하고 있었다고  말한다. 왜냐면 서두에 밝힌 것처럼 전혀 이타적이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나무가 성장하는 과정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무는 혼자서도 충분히 성장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오히려 구름을 모아 기후를 변화시키는 등의 인류가 엄청난 노력끝에 성취가능한 일들도 꾸준히 해오고 있다는 것이다. 나무가 인류에게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나무가 자연과 주변환경 및 생물과 어떤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야 하는지 나무로 부터 인류가 배워야 한다는 것을 <나무처럼 생각하기>의 저자는 쉽지만 전문적인 사례와 지식으로 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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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셀프 트래블 - 2019-2020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21
유진선 지음 / 상상출판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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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트래블 북유럽 19~20 최신판 /유진선 지음 / 상상출판


 



북유럽 6개국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에스토니아 그리고 아이슬란드


북유럽을 가려고 하는 이유가 예전에는 마리메꼬나 이케아 혹은 무민 캐릭터 상품등 물품구매를 위해서였다면 마블영화를 비롯 왠만한 블록버스터 급 영화의 배경이 된 아이슬란드의 관심때문에 북유럽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내게있어 북유럽은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에서 보

 

드를 타고 아이슬란드를 누비는 월터의 모습, 그리고 전도연 공유 주연의 영화 <남과 여>의 배경이 된 핀란드에 푹 빠진 후 북유럽 어디가 되었든 꼭 한 번은 가보자 생각이 들었다.



10년 넘게 매년 북유럽을 오가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책을 쓰면서 매번 궁금한 점이 많았지만 귀결되는 답은 단 한 가지, '행복한 여행'이었습니다. 단순한 지식과 경험을 뒤어넘어, 그들의 삶과 생각을 조금 더 이해하고 그 안에서 나를 돌아보며 행복을 찾고 싶었습니다.

-프롤로그 중에서-



앞서 언급했던 디자인상품뿐 아니라 뱅앤올룹슨 역시 북유럽의 대표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그런가하면 브랜드명은 모르지만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북유럽 디자인 아딸리 역시 핀란드 대표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이유야 많겠지만 저자의 말처럼 우리가 바라는 것은 단 하나, '행복한 여행'일 것이다.



행복한 여행을 위해 북유럽 가이드북을 고른다면 셀프트래블 부터 고르면 좋은이유가 직장인을 위한, 디자인 관광을 위한 등 다양한 이유로 떠나려고 하는 이들에게 적절한 일정을 안내하기 때문이다. 우선 기본적으로 북유럽 6개국을 전부 둘러보고 싶다면 대략 21일 정도의 일정을 제시한다. 미리 말하자면 책을 다 읽어보게 된다면 아마도 한 번에 6개국은 도저히 아쉬워서 시도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된다. 그렇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주제를 잡고 출발하는게 좋은데 예를 들어 디자인과 쇼핑에 관심이 많다면 항공 이동 포함하여 8박 10일 소요일정을 제시하는 데 인천을 출발 코펜하겐, 스톨홀름, 헬싱키의 일정을 추천해주었다. 혹 딱 일주일만 가능하다면 코펜하겐에서 단축할 수 있다는 팁도 함께 전달해준다. 도시만 둘러보기에는 북유럽의 대자연을 도저히 포기할 수 없는 여행자들을 위해서역시 도시와 자연을 짧은 시간에 둘러볼 수 있는(7박9일~8박10일)일정도 제시한다. 개인적으로는 이정도의 일정이 가장 덜 아쉬운 일정인듯 싶다.


 



대락 방문할 나라와 일정이 정해졌다면 이제 세부적으로 여행에 관련된 팁과 궁금증을 해결하고 싶을텐데 필자가 친절하게 그동안 북유럽 여행과 관련된 질문을 모아서 핵심만 추려서 책에 안내하고 있다. 교통에 관련한 것부터 동행여부와 관련된 질문까지 혼자떠나는 여행이 아니라면 참고할 만하다. 그런가하면 북유럽은 물가가 상당히 비싼걸로 알려져있다.

그렇기 때문에 여행자입장에서 사먹어야 할 지 대충 만들어먹어야 할 지 애매해진다. 아끼겠다고 무작정 마트에 들어가기 보다는 만들어먹을지 사먹을지 딱 나누어서 알려주는 저자의 팁을 참고하자. 특히 미술관 관람을 희망하는 여행자들이라면 미술관내에 있는 카페테리아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이  책 읽고 가자

<북유럽> 변광수 지음

<안인희의 북유럽 신화> 안인희 역

<스칸디나비아 우리가 몰랐던 또 하나의 유럽> 토니 그리피스 지음

<이것이냐 저것이냐> 쇠렌 키에르케코르 지음


 



<상처 입은 천사>는 핀란드인들 뿐 아니라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애호하는 작품 중 하나이다. 그림이 담고 있는 의미때문인지 심리학, 교육학, 아동학 등의 전문서적에서도 자주 접하는 그림인데 이 작품을 만나고 싶다면 헬싱키의 아테네움 국립박물관을 방문하면 된다. 사실 서유럽의 경우는 박물관 혹은 미술관이 거의 일정에 필수처럼 들어가 있지만 북유럽의 경우는 안데르센, 무민 등을 제외하고는 별도로 방문했다는 이야기를 거의 듣기 힘들었다. 하지만 북유럽 셀프트래블을 보다보면 놓치지 말고 방문해야 하는 곳이 정말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물관 뿐 아니라 신호등까지 완벽하게 활용되는 걸 보면 북유럽, 꼭 가고야말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각 국의 추천장소와 일정, 맛집 및 숙소정보 등 북유럽 셀프트래블 한 권이면 충분할 정도로 구성이 알차다. 추가적으로 지정된 국가의 셀프트래블을 읽어봐도 좋겠지만 이 책 한권이라도 결코 부족하진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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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부의 지각변동 - 미래가 보내온 7가지 시그널! 무너질 것인가, 기회를 만들 것인가
박종훈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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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부의 지각변동>은 2020에 일어날 수 있는 경제위기를 대비하기 위해 다음의 7가지(금리, 부채, 버블, 환율, 중국, 인구, 쏠림) 시그널을 분석하고 예상되는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하는 책이다. 결코 가볍지도 않을 뿐 아니라 국내 경제상황 뿐 아니라 현재 패권다툼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미국과 중국의 각 10년, 40년 경제호황을 분석한 책인만큼 저자의 약력을 유심히 보게 된 책이기도 하다. 우선 1,2부는 2020년에 위기가 올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1부 2020 위기설, 이번엔 진짜일까? 에서는 과거 미국에서 있었던 호황과 불황이 어떻게 교차되어 벌어졌는지를 보여준다. 저자가 언급한 영화 <빅쇼트>는 금융위기를 직접적으로 겪지 않은데다 결과를 알면서도 긴장하며 보았던 영화였다. 그일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내용이지만 이런 위기가 다름아닌 2020년에 올 수도 있다는 것이고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피할 수 없는 미래라는 사실에 더욱 몰입하면서 읽었다. 무엇보다 지금까지는 경제불황이 오더라도 1인가구로 살다보니 회사만 다닐 수 있으면 큰 문제는 아니라고 안일하게 생각해왔기 더욱 그랬다. 저자가 예상하는 세 가지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미국 정부와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으로 지금의 미국 호황이 상당 기간 계속되는 시나리오다.

170쪽


트럼프가 취임하면서 세금을 낮추는 방향으로 경제호황을 누리는 듯한 상황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저자는 이것이 상당히 위험한 상태라는 것이다. 또 어떤 경제정책으로 지금의 상황을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유지한다는 것이 더 큰 위험을 초래한다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첫 번째 시나리오라고는 해도 이 시나리오의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지는 않다. 뿐만아니라 지금 미국의 호황이 유지된다고 하더라도 경쟁중인 중국의 경제는 위기가 찾아올 수 밖에 없고 그렇게 될 경우 중국의 큰 영향을 받고 있는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보다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라는 것이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2020년을 전후해 세계 주요 국가의 경기 둔화가 장기화되면서 일본식 장기불황에 빠져드는 것(171쪽)으로 일본 역시 버블경제이후 커다란 타격을 받아 지금까지 장기불황을 이어오고 있다. 물론 저자는 1989년 일본의 버블 붕괴와 같은 위기는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성장률이 낮아진다는 것은 결국 서민들의 고통이 커진다는 것이다. 마지막 세 번재 시나리오는 일어나서는 안된다고 할 정도로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인 세계 경제 위기다. 미국경제가 침체일 때 금리를 1.3프로 올리는 것만으로도 부채를 가지고 있었던 여러 나라가 파산하거나 이와 비슷한 위기에 빠졌었다. 그렇기 때문에 제대로된 대책없이, 저자가 언급한 7가지 시그널을 대비하지 못하면 안되는 것이다. 물론 저자는 가장 위험한 상황을 시나리오에 넣었지만 그렇다고 불안에 떨면서 부정적으로 미래를 볼 것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책 중간중간 유명인사들의 명언들이 등장하는 데 그때마다 다시 호황이 찾아올 거라는 식의 내용을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 2020년에 반드시 실천해야 할 3가지 사항을 에필로그에서 이야기한다. 해당 내용을 참고하여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닌 시그널을 제대로 파악하고 실천사항을 상기하며 모두의 불황일지라도 거기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길 바란다.


첫째, 내일은 결코 오늘과 같지 않다는 것을 명심한다.

둘째, 세계를 넓고 깊게 바라보며 투자와 사업 전략을 짜야한다.

셋째, 최악의 공포가 시작되면 그 순간 공포를 담아라.


251-2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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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칸트인가 - 인류 정신사를 완전히 뒤바꾼 코페르니쿠스적 전회 서가명강 시리즈 5
김상환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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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도입은 우선 철학은 무엇이며, 철학을 왜 공부해야 하는지부터 알려준다. 철학은 인문학에 속한 학문으로 '우리의 삶과 학문들의 토대에 대한 반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근본학'이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철학의 기본개념과 공부해야 할 이유를 설명한 다음 이어지는 페이지는 이 책을 읽기 전 알아두면 좋을 키워드가 또 정리되어 있었다. 학창시절에 배웠던 익숙한 키워드지만 막상 눈으로 마주하면 명확하지 않았던 실존주의, 합리론, 현상학 등의 키워드가 짤막하게 정리되어 있다. 특히 '독일관념론'은 반드시 읽고 이해하고 넘어가는 것이 좋은데 머리말에도 저자가 언급한것처럼 독일철학 뿐 아니라 현대 프랑스 철학을 이해할 때조차 독일관념론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총 4부로 구성되었고, 칸트의 3대 비판서인 <순수이성비판>, <실천이성비판>, <판단력비판 전>,<판단력비판 후>로 나뉘어져 있다. 판단력비판의 경우는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접했다고 할 만큼 낯선 부분이기도 했다. 이 책을 읽으려고 했던 까닭은 사실 지금 내가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내가 가진 고민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라기보다는 순수하게 칸트의 3대 비판서를 이해하고자 하는 바람이 컸다. 그렇기 때문에 우선 전체적인 깨달음보다는 대략적 정리를 하는 방향으로 리뷰를 적어본다.



칸트 이전의 모든 철학은 칸트라는 큰 호수로 들어오고,

칸트 이후의 모든 철학은 칸트에서 시작된 물줄기다.  16쪽



칸트의 철학은 이전에 밝혀지지 못했던 미지의 영역을 발견했다는 의미에서 '철학의 콜럼보스' 혹은 마치 천문학에서 코페르니쿠스가 가져온 변화에 비유될 만큼 인식론, 윤리학, 미학 그리고 자연관 각각에서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고 말한다. 즉 코페르니쿠스 이전에는 지구를 중심으로 태양이 돈다고 하였지만 실제 태양을 중심으로 지구가 돈다는 관점을 제시한만큼 칸트 이전에는 선을 기준으로 도덕법칙이 정의되었다면 칸트의 실천이성비판으로 인해 도덕법칙을 기준으로 선이 정의된다고 보았다. 이 책은 3대비판서를 코페르니쿠스적 전회를 중심으로 재구성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했다. 덕 윤리와 의무의 윤리로 다시 설명하자면 덕 윤리는 종교에 가깝다면 의무의 윤리의 경우는 내가 무엇을 해야하는가에 초점이 맞춰져 사회가 마련한 제도, 즉 법을 중심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가하면 <순수이성비판>의 경우도 주체와 대상의 관계가 전도된다. <판단력비판>은 전후반부로 나뉘어져 설명되는데 전반부는 심미적 취향(예술철학)을 후반부는 기계론적 자연관이 지배하던 시대에 자연관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저자는 이부분을 '정초한다'라고 표현하였는데 '정초한다'는 말은 '어떤 하나의 사실에 대해 그것이 보편성을 주장할 권리를 입증해준다는 것'(14쪽)을 뜻한다. 이로써 3대 비판서를 통해 이론철학, 실천철학 그리고 예술철학까지 골고루 다루고 있다. 아마도 그런까닭에 여러번 칸트를 접했으면서도 늘 헷갈렸던 것이지도 모른다.


<순수이성비판>은 제1철학과 관련된 철학으로 순서상 가장 먼저 다루는 이유는 칸트 철학전체의 초석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대상중심의 인식론을 주체중심의 인식론으로 바꿔놓았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보면된다. 그런데 왜 '비판'이라는 단어를 넣었을까. 비판이라는 것은 엄연히 따지자면 무조건적인 부정이나 비난이 아니다. 비판의 어원인 그리스어 크리네인의 의미역시 '자르다'라는 의미라고 한다. 즉 칸트는 이전의 철학에서 보았던 시선과 기준에서 잘못된 부분, 혹은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부분을 잘라냈다고 보면 된다. 즉, '수 이성 비판의 진정한 목적은 이성의 사유에 올바른 문제를 제기하는 것, 이성의 사유에 올바른 방향과 좌표를 제시하는 것, 참된 학문의 체계와 믿음의 근거를 구착하는 것'(65쪽)이라고 말한다. 평소에 '사유'라는 단어를 정말 자주 접하고 또 사용하곤 했는데 과연 지금까지 나의 사유는 제대로 된 것이었는가, 제대로 문제를 인식이나 했던 것인지 생각해본다.



<실천이성비판>의 경우는 위에 밝힌 것처럼 선과 법의 관계, 도덕법칙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도덕법칙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자유롭지 못한 것, 제재를 가하거나 받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칸트는 해당 비판서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한다. '인간은 비록 충분히 신성하지는 못하지만, 그러나 그의 인격에서 인간성은 그에게 신성하지 않을 수 없다. -중략- 인간은 곧 그의 자유가 지닌 자율의 힘에 의해 신성한 도덕법칙의 주제다.'(실천이성비판 전집5권 86~87쪽, 107쪽) 해당 비판서에서의 중요한 키워드는 '선험적 종합판단'으로 '선천적 종합 명제'라고도 불리는 이론적 인식으로 보평성과 필연성을 지닌 인식이라고 보면 된다.


마지막 <판단력비판>은 서두에 언급했던 독일관념론의 출발점- 인간 지성과 신적 지성의 구분(261쪽)-에 대한 이론과 관련되어 설명된 부분으로 앞서 두 비판서와는 다른 성격을 가진 '상향적 판단' 혹은 '규칙 창조적 판단'이라 부르는 부분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부분이 가장 재미있었는데 고대인들의 사상, 즉 엄격한 수직적 질서가 수용되었던 배경과 그 이유를 알 수 있었고 자연의 종이 숨낳은 갈래로 나뉘어진 까닭도 알 수 있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17세기 과학혁명과 함께 이전에 가지고 있던 자연관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전개가 포함된 부분으로 '설계와 목적'이라는 의미를 적용했을 때 어떤 차이점을 가지는지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Q&A 부분이 있어서 책을 읽고난 후 질문이 없다는 것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궁금한 점이나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볼 수 있다. 한 번 겨우 읽고서는 사실 여전히 칸트의 3대 비판서를 명료하게 정리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내게는 마지막 <판단력비판>이 그러하듯 재미있는 부분이 저마다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 책의 제목처럼 '왜 칸트인가'에 대한 물음을 저자가 아닌 스스로에게 해보는 사유의 시간도 가져보면 좋을 것 같다.

 



칸트 이전의 모든 철학은 칸트라는 큰 호수로 들어오고,

칸트 이후의 모든 철학은 칸트에서 시작된 물줄기다.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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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스웨덴에서
엘리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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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스웨덴에서



책<나의 스웨덴에서>는 스웨덴의 멋진 풍경과 삶을 간접적으로 만날 수도 있지만 결혼 혹은 독립 후 부모와 떨어져 지낼 때 느끼는 가족에 대한 그리운 마음도 만날 수 있고, 결혼생활을 통해 내가 아닌 상대를 배려하면서 성장하게 되는 서로 다른 두 사람이 하나의 가정을 일궈가는 모습도 만날 수 있었다. 북유럽 특유의 디자인과 작가가 직접 그린 일러스트로 가득해서 마음같아서는 본 페이지에 내지 사진과 일러스트를 잔뜩 올려두고 싶을정도로 텍스트를 읽지 않아도 충분할 정도로 매력적인 책이다. 우선 스웨덴에서 거주하고 있는 저자가 느낀 그들만의 '다른 점'을 이야기하자면 책 전반적으로 저자는 '다름'이 결코 '틀리거나 나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한다. 또한 그 다름이 남들보다 우위에 있지 않다는 것도 설명해준다. 그래서일까. 새모이를 자발적으로 준비해두고, 새가 즐길 수 있는 욕조를 마련하는 그들의 삶은 배려하는 삶에 가깝게 보였다.



미혼인 남자가 열여섯 살 많은 이혼녀와 사랑에 빠지고

마흔이 넘은 트럭 운전사가 학교 선생님이 되기 위해 새로 공부를 시작하고

어떤 연인들은 아이를 낳고 손주가 생길 때까지 결혼도 하지 않고 평생 함께 살고

범인을 쫓는 경찰의 팔과 목에 문신이 가득하고 - 중략-

내 지인 혹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이 사는 모습이다. 193쪽



스웨덴이 아닌 한국에서도 볼 수 있는 모습이기는 하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모습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다르면 호들갑스럽게 이야기를 전하며 걱정하듯 말을 옮기는 것이 아니라 그저 '다름'을 받아들이는 것. 애초에 '다르다'라는 생각조차 갖지 않는 것은 아닐까 싶었다. 어쩌면 햇빛, 누구나 공짜로 만끽할 수 있는 햇빛을 귀하게 여기게 되는 계절의 영향일 수도 있겠다. 햇빛을 과일처럼 잼병에 담을 수 있으면 좋겠다 싶을만큼 빛이 소중하다면, 그리하여 그 빛을 통해 자라나는 사람들의 모습 하나하나도 다 소중하게 여겨지지 않을까. 그런 소중함이 저자 부부의 작은 배려를 통해서도 만날 수 있었는데 그녀의 밤은 다음 날 남편 헨케를 위해 부엌을 정리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남편 헨케는 아내를 위해 혼자 아침을 차려먹고 그녀가 따뜻한 커피를 마실 수 있도록 출근전에 보온병에 커피를 담아둔다. 별거 아닌 사소한 것처럼 느껴지겠지만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았다. 이와 더불어 추운밤이면 초를 잔뜩 켜놓기 때문에 저자 또한 성냥을 다양한 초를 구비하고, 또 성냥갑도 많아졌는데 그 성냥갑에 기념일에 대한 추억을 모아놓는 두는 것도 소소하면서 멋지게 재활용하는 방법으로 보였다. 일부러 비싼 케이스를 사지 않아도 되고, 지나치게 크지 않아 꼭 추억하고 싶은 것만 담아둘 수 있는 성냥갑.



뜻하지 않은 곳에서, 또 티크나무 소재의 그릇에서 한국과 스웨덴의 연결고리를 발견하고 색색의 과일코너에서 엄마가 깎아주는 과일을 먹던 유년시절을 떠올리면서 저자는 열심히 배웠던 일본어가 예상치도 못했던 낯선 언어와 낯선 그곳 스웨덴에서 지금 하루도 적응해가며 살고 있을 것이다. 나또한 태어나 줄곧 살아온 한국일지라도 어릴 때 자라던, 그리고 10여년을 넘게 살던 곳을 떠나, 부모곁을 떠나 낯선 환경에 적응보다는 다른게 나쁘다, 불편하다는 생각으로 살아왔다. 하지만 <나의 스웨덴에서>덕분에 이제는 다른게 나쁜 것이 아님을, 나만 특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나만의 '피카 닥스'를 즐기며 살아야지 하는 의욕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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