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서울의 골목길 - 밀레니얼과 젠트리피케이션
경신원 지음 / 파람북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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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서울의골목길 #경신원 #밀레니얼 #젠트리피케이션 #파람북

'젠트리피케이션'은 영국의 사회학자 루스 글래스가, 1964년 노동자 계층이 모여 살던 런던 도심지에 중산 계층이 진입하여 나타난 주택시장과 사회 계층의 변화를 설명하기 위해 처음 사용한 용어다. 젠트리피케이션은 'Gentry + ficatin'이 합쳐진 용어로 직역하자면 '신사 계급화되다'란 의미다. '신사 계급'은 귀족 다음가는 계급으로 중산 계층을 의미했다. 16쪽

젠트리피케이션이란 용어를 저자는 2000년대 초반 영국에서 강의를 들을 때 교수를 통해서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지금처럼 대중에게 해당 용어가 잘 알려진 시기는 언제부터였을까. 저자는 언론사 검색을 통해 2015년 전후로 급속도로 번졌다고 말하며 이태원을 중심으로 서울 골목길이 어떻게 밀리니얼 세대에게 어떻게 보여지고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말해준다. 우선 젠트리피케이션의 부정적인 부분이 지금은 많이 보도되고 있지만 애초에 이런 현상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해당지역에 상권이 발달해야 하기 때문에 저자의 교수님의 말처럼 경제활성화를 정부에서 눈감아주거나 나서서 일으키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앞서 읽었던 <도시는 어떻게 삶을 바꾸는가>에서도 언급된 것처럼 젠트리피케이션은 긍정적인 측면이 분명 있음을 무시할 수 없다. 사람들이 모이게 만드는 힘, 특히 책에서 언급된 것처럼 SNS가 생활화된 밀레니얼 세대들이 올리고 퍼나르는 과정은 젠트리피케이션의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저자가 만나본 이태원에서 창업을 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좀 더 들여다보면 같은 현상일지라도 업주가 느끼는 불편과 정부 혹은 공공에게 바라는 바가 각기 달랐다. 공통점은 높은 학벌과 다양한 경험과 이력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들었다는 것이다. 그림을 그리는 부부는 작업실에서 한정된 사람들만 만나다가 화실을 열면서 이전에 만날 수 없었던 사람들을 만나게 되어 이태원이라는 입지적 위치가 좋은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2003년부터 꽃가게를 운영해온 업주의 경우는 교통이나 인접주변 상권과의 교류에 비해 비교적 비싸지 않은 임대료를 언급하며 젠트리피케이션 현상보다는 꽃집을 운영하는 자신이나 개개인의 취미생활로 구매하는 꽃의 원가가 동일하다는 것을 오히려 운영의 어려움을 야기하다고 말한다. 이처럼 이태원의 상권잉 발달하면서 기존에 살고 있던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어 주민등록인구수는 이전보다 감소하게 되며 주민들이 감소하게 되었으며 주택구조역시 단독이었던 낡은 주택을 개조해 1층을 영업시설로 활용하는 식으로 변화가 찾아왔다. 이런식으로 개조되거나 변형된 주택들이 임대료가 상승하면서 기존에 있던 사람들이 버티지 못하고 이주하게 되는 것을 얼마전 TV프로에서도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영국과 미국 등의 서구사회에서 발견되는 젠트리피케이션의 단계로 비춰보자면 위의 단계에서 더 진행되면 대형 개발업자들의 진입으로 슈퍼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태원의 경리단길을 포함한 강북의 뜨는 혹은 떴던 골목상권에서 발견되는 특이한 사항은 새로운 소상공인들이 그들이 창조한 공간의 상승한 가치로 인하여 비자발적 이주가 이루어지지만, 그 이후의 대규모 자본에 의한 슈퍼 젠트리피케이션은 일어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히려 골목길 상권은 상승한 임대료와 함께 한동안 정체되었다가 급격하게 쇠퇴하는 현상을 보였다. 151쪽

비싼 임대료를 지불하지 못해 선구적 젠트리파이어들은 쫓겨나고, 그 자리를 채우지 못한 상태로 유지되는 것은 기존의 주민들을 포함한 비자발적 이주자들 뿐 아니라 이미 형성되었던 상권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도 불편을 야기할 뿐 아니라 쇠퇴하여 제기능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문제를 발생시킨다. 저자는 이미 그런 현상이 삼청동에서 일어났으며 실제적으로 공실률이 17%가 넘는다고 한다. 심지어 공실기간이 1년이 넘어가면서 임차인을 찾는 것 조차 쉽지 않은 현상이 이태원에서도 보여지고 있다. 그리고 비싼 임대료를 받는 건물주를 탓할 일만은 아니라고 저자는 말한다. 누구나 가슴속에 부동산에 대한 열망이 있고 소비 패턴이 이전과 다른 밀레니얼들이 서울의 도시공간을 변화시킨다고 말이다. 처음 젠트리피케이션에 관한 책을 읽었을 때는 외국의 저자가 집필했기 때문에 당연히 우리나라의 망원동 정도를 떠올리며 조금은 제3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며 개발의 일부일 뿐이라고 생각했었다. 반면 이 책속에 등장하는 내용들을 경리단길과 삼청동 길을 비롯 지금 곳곳에서 골목길의 이름을 달리해가며 유사한 분위기로 생겨나고 또 쇠퇴되어 가는 과정을 보고 있자니 이런 책들이 일부의 관심있는 사람들에게서만 머물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이 책의 부제에 적혀있는 밀레니얼의 소비패턴에 대한 부분도 지표를 활용 잘 설명되어 있어 누구라도 읽어보며 시류를 파악할 수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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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어떻게 삶을 바꾸는가 - 불평등과 고립을 넘어서는 연결망의 힘
에릭 클라이넨버그 지음, 서종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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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어떻게 삶을 바꾸는가>의 부제는 '불평등과 고립을 넘어서는 연결망의 힘'으로 도시계획이 실질적으로 불평등을 낳을 수도 있고 반대로 공동체적 삶을 결속시키는데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공간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으로 장소의 역할에 따라 우리는 상대방에게 신뢰를 갖기도 하지만 반대로 불특정 다수를 향한 적대감을 표현하기도 하는데 예를 들어 도서관이나 텃밭과 같은 공간에서 마주치는 이웃과 의견이 대립되는 장소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이 극적으로 나뉜다.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어쩌면 앞으로 몇 년 안에 전 세계는 인프라에 수조 달러를 투자하게 될 것이다. 인구 증가, 소비 증가 및 지구온난화 등으로 인프라에 막중한 스트레스가 가해진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또 전력, 교통, 식량, 식수, 통신, 기후 등에서 현재 의존하고 있는 시스템들이 낙후했음을 감안한다면, 투자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 34쪽


현대는 물론 앞으로도 줄곧 전망있는 사업은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 예전에는 물건을 파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지금은 인프라를 얼마나 잘 조성하는지가 사업성공의 관건인만큼 사회속에서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해진 다는 사실은 당연한 이야기이다. 저자는 인프라 구축을 위한 투자가 당연하지만 이때 우리가 반드시 넘어가야 할 과제가 바로 사회적 인프라로 공공사업으로 꾸려질 수 있는지의 여부라는 것이다. 간혹 SNS를 둘러보다가 좋은 공공사업 현장을 마주할 때 빠짐없이 등장하는 댓글이 '내가 낸 세금으로'라는 내용일 것이다. 이를 두고 저자는 사회적 인프라라는 개념이 아직 친숙하지 않아서라고 하지만 그 언제보다 '혼자'사는 세상이 된 지금 개념보다는 실질적으로 와닿는 혜택이나 효과를 느껴보지 못해서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사회적 인프라는 어떤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가. 바로 이부분이 본문에서 주로 다뤄진 내용이다.


도서관은 사람들이 서로 친구가 될 수 있도록 돕고, 도서관 수업이 아니었더라면 서로 모르고 살았을 이웃들 간에 지지망을 형성하는 데 일조한다. 도서관은 배우고자 하는 부모나 배워야 하는 부모들에게 양육법을 가르쳐준다. 도서관은 밤늦게까지 혹은 주말에도 일하는 부모들, 어린이집에 보낼 돈이 없는 부모들을 위해 어린아이들을 보살핀다. 도서관은 아이들이 제대로 보살핌을 받고 있다는 확신을 가족에게 심어준다. 60쪽


저자를 봐도 알겠지만 위의 내용을 한국 도서관에 그대로 적용, 비교하며 불만을 가질 필요는 없다. 사실 한국의 도서관은 입시위주의 학생들을 위해 늦은 밤까지 열람실을 개방하거나 직장인들을 위한 자료실을 야간운영과 같은 시스템은 잘 되어 있지만(물론 도심에 한해서)상대적으로 육아나 보육을 위한 시스템은 열악한 것이 사실이다. 결국 저자가 말하는 사회적 인프라가 고루 편성되지 않아 발생하는 불균형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저자는 이와 같은 이유등으로 도시를 구성할 때 인간적인 부분보다 '계획적인' 부분이 중요한 이유임을 설명해준다. 또한 긍정적인 예로 든 도서관역시 늘 평화로운 사회적 인프라인 것은 아니다. 저자도, 그리고 나 또한 실제 도서관에서 근무하면서 그렇지 못한 경우를 심심치 않게 목격, 경험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지 위해 엄격한 규범이나 전문가를 배치하는 것이 아닌 자율적인 규칙으로 해결하는 방식이 더 잘 통한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보여준다. 도서관에 이어서 또 이야기 해볼 장소는 최근 국내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는 '공동주택 프로젝트'이다. 도서관과 마찬가지로 자율적인 방식으로 관리를 시도했을 때 거주인원이 많지 않을 때는 가능했지만 서른세동이나 되는 단지일 경우에는 외부인관리부터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사회적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고 개념이 이해되지 않을 경우 다수의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에서는 자율적인 해결이 불가능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즉 범죄와 연결되는 부분으로 이와 함께 상업 시설의 활성화에 따른 문제도 함께 언급되면서 젠트리피케이션과 관련된 내용도 언급된다. 저자는 상업 시설은 경제를 살리고 사람들을 집안에서 밖으로 나오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주기 때문에 상업 시설을 부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범죄를 낮추고 도서관과 같은 긍정적인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범죄자를 가두기 위한 시설을 늘리는 것보다 나은 것이다. 물론 사회적 인프라가 늘 긍정적으로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고 잘못된 방식의 운영 혹은 결과로 오히려 회복하는 데 인력과 비용을 투자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는 사례와 이에 대한 대책을 이어서 설명해준다.


위급한 사회적 문제들과 정치적 양극화에 기인한 교착 상태로 대표되는 이 시대에서는 정부에 대한 모든 희망을 버리고 새로운 해결책을 거의 절박하리만치 찾아다니게 된다. 우리 시대에 등장한 이러한 해결 책들 중 대부분은 테크놀로지를 기반으로 하는 실험적이고 사적인 해결책들이며, 시장이 우리가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들을 가져다 주리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한다. 323쪽


사회적 인프라의 필요성과 함께 과거부터 현재까지 구축된 공간들에서 발생한 문제점들에 대한 부분도 저자는 외면하지 않고 분석해서 설명해주며 무엇을 어떻게 대처해가야 하는지도 이야기해준다. 물론 자연재해와 같은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부분도 있지만 저자는 아직까지 인류에게 희망이 있음을 언급하며 사회적 인프라스트럭처의 역할과 기능이 다른 어느때보다 더욱 활발하게 회자되고 건설되어야한다고 결론짓는다. 도서관을 좋아하고 과거이긴 하지만 실무자였던 경험이 토대가 되어 해당 공간이 자주 언급되어 이해도 쉽고 무엇보다 평등과 범죄와 관련하여 해결책에 방안으로서의 인프라스트럭처를 이야기하는 저자의 의견에 공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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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 사색노트 - 날마다 새로운 하루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최종옥 옮김 / 책이있는마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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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이면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이라 그런지 몸도 마음도 미처 끝내지 못한 것에 대한 미련과 아쉬움에 자는 시간마저 아쉽기 마련이다. 이런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들을 실천하는 과정을 빼곡히 적어 둘 플래너와 만년노트 등을 구입하게 되는데 올해에도 변함없이 자주 가는 커피전문점에서 나눠주는 플래너 한 권과 책을 구매하고 얻은 별도의 다이어리 그리고 만년노트로는 뜻하지 않게 칭찬해주고 싶을 만큼 맘에드는 <톨스토이 사색노트>를 만나게 되었다.

톨스토이 사색노트는 그가 수많은 전집과 작품에서 모아놓은 명언과 글감과 함께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함께 기록할 수 있는 공간을 합친 책이자 노트로 우선 차례만 보더라도 왠만한 자기개발서, 심리치유서, 에세이등에서 봤을 법한 문구가 모여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이자 노트를 활용하는 방법은 우선 톨스토이가 모아놓은 이야기들을 한 번 읽어보는 것이다. 순서대로 읽고 그날의 있었던 일들을 기록하는 것도 좋지만 이 책을 보는 순간 순서와 상관없이 그날 그날 와닿는 표제를 찾아 읽은 뒤 기록하는 것이 훨씬 더 기억에 잘 남을 것 같았다. 가령 아래에 등장하는 '인간은 죽지만 사색의 결과인 진리는 죽지 않는다'편의 경우 위인의 책을 읽었다던가, 평소에 존경하는 유명인사의 인터뷰를 보았던 날, 혹은 도서관이나 강의를 듣고 머리 혹은 마음이 울리는 경험을 하게 된 날 읽고 기록하면 좋을 것 같았다. 누군가의 사색이 현 시대의 내게는 어떤 진리로 생생하게 살아있는지 남겨보는 식으로 말이다. 그런가 하면 구성에 맞게 이야기는 교훈으로 삼고 노트에 쓰여있는 대로 기록을 우선으로 하는 방법도 있다.





어제보다 나은 온르을 위한 다짐 점검하기는 각 장의 말미에 등장한다. 즉 어제가 바로 직전의 날이 될 수도 있지만 해당 챕터를 마무리 한 날이 될 수도 있다. 사진에서는 잘려보이지만 하루, 일주일, 한달 계획을 기록할 수 있도록 나뉘어져 있기 때문에 단기, 중장기 계획을 적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매순간 열심히 사색할 것을 권하면서도 열심히 사는 만큼 휴식의 중요성도 잊지 않고 조언해준다. 게을렀던 한 달이라면 근면해지기 위한 계획을, 지나치게 자신을 몰아붙였던 날들이 많았다면 제대로 잘 쉬어주기 위한 계획을 적어보는 식으로 페이지를 채우면 될 것 같다.




마지막 이미지는 매일 매일 톨스토이가 모아놓은 좋은 글과 짝을 이루는 페이지로 '오늘 발견한 나의 모습'과 함께 '내일을 위한 오늘의 키워드'를 적을 수 있는 공간이다. 사실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씀, 일상을 소중하게, 소소한 것들에 기쁨을 느껴야 한다는 것은 '오늘'을 잘 보내야 하고 잘 기록하라는 의미와 같다고 생각한다. 매일이 똑같다고 느끼지만 사실 똑같은 '매일'이란 있을 수 없다. 날씨가 다르고, 가족 혹은 지인들과 나눈 대화가 다르기도 하고 무엇보다 어제 본 하늘과 오늘의 하늘은 결코 같지 않다. 거울에 비친 똑같은 나도 매일 기록하다보면 조금씩 늙(?)어가는 걸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색노트는 별도의 시간을 내어 책을 읽고, 일기를 쓰는 것이 버거운 이들에게는 구성자체가 적당하고 알맞다고 할 수 있다. 나처럼 하루에 여러권의 책을 읽고 리뷰를 적는 사람들에게는 기억에 남는 단 한 가지의 좋은 문장을 남기고, '오늘'의 내가 무엇을 기억하고 싶었는지, 또 내일의 나를 위해서는 어떤 말들을 더 기억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니 이또한 좋은 구성이라 생각한다. 플래너에는 빼곡하게 계획을 채우더라도 사색노트만큼은 민낯이어도 지금 이순간 있는 그대로의 나를 적어보고 싶다. 그렇게 '내일'을 위해 오늘 얼만큼 사색하며 내일을 맞이하고 있는지 이 노트를 다 채운뒤에 처음부터 읽는다면 톨스토이 옆에 공저로 내 이름을 적어도 부끄럽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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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출판사 수업 - 좋아하는 일 오랫동안 계속하기
최수진 지음 / 세나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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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출판사 #1인출판 #최수진 #세나북스



출판의 좋은 점은 내가 놀 때(?)도 책이 팔린다는 점이다. 사실 마음 편하게 노는 시간은 거의 없지만 말이다. 놀러 가서도 머릿속은 책을 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지만, 내가 놀 때도 잘 때도 책이 팔리는 건 사실이다. 58쪽


1인 출판을 고려할 때 제일 먼저 고민하게 만드는 건 일정한 수입, 즉 먹고 살 수 있을 정도가 되는지일 것이다. 세나북스를 5년간 꾸려온 저자의 친정엄마도 이 부분을 궁금해 하실 만큼 지인들에게 이와 유사한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았다고 말한다. 나 뿐 아니라 이 책을 펼쳐본 사람들도 1인 출판을 어느 정도 자기 실제 사업으로 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사람일테고 수입은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놀고 있을 때도 돈이 벌리는 것. 우리가 건물주와 재택근무를 포함한 프리랜서를 부러워 하는 이유는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것이지 않은가. 이 책의 초반은 이런 장점만 바라보고 안일하게 시작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를 관련 기사를 활요 해 강력하게 말해준다. 하지말라는 것이 아닌 제대로 준비하고 해야 한다는 것 말이다. 이런 내용은 출판사가 아닌 그 어떤 사업을 포함한 실천적 행동에 있어서 기본이기도 하다. 제대로 준비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우선 저자를 토대로 보자면 IT업계에 근무하면서 쌓은 내공을 출판물에도 적용, 전혀 다른 컨텐츠로 준비하기보다는 자신이 잘 아는 것, 혹은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했다는 점이다. 저자가 관심있어 하는 분야도 물론 있겠지만 잘아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자 자체가 인플루언서가 되어야 한다는 부분을 보면서 정말 쉽게 도전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플루언서들을 보면 제 사업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협찬을 통해 엄청난 이익을 얻고 있는걸 볼 수 있다. 만약 자신의 노하우를 책으로 출간한다면 홍보를 별도로 할 필요도 없으니 여러모로 이익이 되는 셈이다. 반면 자신의 컨텐츠만 믿고 출판사에게 자비출판을 부탁하는 경우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인플루언서들의 이야기는 팔릴 만한 컨텐츠라는 것을 예상해볼 수 있지만 자비출판의 경우 해당 출판사가 그동안 출간한 책들고 분위기도 맞아야하고 무엇보다 제대로된 편집이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아무리 자비라고 해도 팔리지 않을 책을 출간하고 싶은 출판사는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비로 출판해놓고 안팔리는 탓을 출판사에게 하는 경우도 있어 저자는 아예 자비출판 자체를 받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인플루언서가 아닌 사람들이 1인 출판를 하려고 할 때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이직을 꿈꾸는 사람 중 대부분은 지금 있는 회사에서 일을 잘 못하고 있거나 인정 못 받는 사람이다. 그러면서 '내가 여기서 이런 취급을 받느니 다른 회사에 간다' 이러고 있는데 큰 착가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신을 절대 과대평가하지 말자. 72-73쪽


평소에 메모하는 습관이 중요한데 저자역시 갑자기 출판사를 차린 것이 아니라 자신도 깨닫지 못한 사이 몇년 전 부터 출판사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메모로 남겼었음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블로그를 꾸준히 하는 것도 컨텐츠를 준비하고 사람들의 동향을 알아보기 좋으며 특히 회사를 당장에 그만두고 출판사를 차리기보다는 재직하면서 준비하는 것을 권하기도 한다. 비단 출판사 뿐 아니라 창업 및 이직과 관련된 책을 읽다보면 공통적으로 보이는 것이 있다. 이 모든 것을 다 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실패하는 경우가 물론 있지만 이런 공통분모없이 성공한 사람들은 없는 것은 확실하다. 1인출판, 당장의 작은 메모부터 블로그 그리고 인플루언서를 목표로 차근차근 준비하는 것이 결국 답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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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어 마음사전 걷는사람 에세이 6
현택훈 지음, 박들 그림 / 걷는사람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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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어마음사전 #현택훈 #걷는사람

제주어는 언제고 다른 지방의 사투리처럼 오래도록 남아있을 줄 알았는데 <제주어 마음사전>을 보니 유네스코가 제주어를 소멸 위기 언어로 지정했다고 한다. 제주에 살아본적도 없는 나도 이런 사실이 아쉽기만한데 제주에서 나고 자란 저자는 어찌 아쉽지 않았을까. 자신이 가진 능력을 제대로 살려 제주어를 오래도록 전해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작가로서의 소명이지 않을까 싶다. 책의 구성은 제주어로 키워드가 소제목처럼 정해지면 그와 관련된 저자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이었다. 제주어와 표준어의 발음이 유사해서 단박에 알아맞추는 단어도 있지만 '고장'과 같은 단어는 짐작도 못했던 '꽃'이라는 의미로 사전이 없다면 제주어로 된 글을 제대로 읽지도 못할 게 뻔했다. 작가가 들려준 이야기 중에 사고로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는 그것이 음식과 관련되어 있어서인지, 아니면 생일상과 관련된 거라 그런건지 이도저도 아니면 어머니의 마음을 어린 마음에 아프게 해서였는지 몰라도 책 한 권을 다 읽고 나서도 오래도록 남아있었다. 이렇게 짠한 이야기도 있지만 청춘소설에서 만날 법한 첫사랑이 친구와 결혼하게 된 사연같은 재미있는 내용도 있다. 저자가 존경하는 작가님을 만났을 때 제대로 이야기하지 못한 아쉬움이 담긴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데 이런 이야기들이 모두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제주어를 주제로 담겨져있다. 그런가하면 제주를 떠올렸을 때 어쩌면 가장 가슴아픈 사건이기도 한 4.3항쟁과 관련된 이야기가 등장할 때면 역사속에서 제주가 지금처럼 관광지로 환영받기는 커녕 완벽하게 소외당했던 시절도 자주 등장한다. 이렇게 산문만 있는게 아니라 저자가 지은 시도 여러 편 실려있다. 중요한 문예지에 실리기 어려운 졸작이라고 겸손하게 말하지만 제주의 귤꽃, 바다내음 등을 주제로 한 작품들은 시 안에서 귤향, 바다내음이 느껴지는 듯 친근하고 생생하다. 제주사람이 지은 작품이니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달나라에서 바라보지 않더라도 서귀포 씨

바람과 나뭇잎이 뜨개질로 연결된 프랑스 수예점

살아 있는 책과 함께 산책하는 산책 논술 교습소 돌아

시간이 턱을 괸 카세트테이프 도는 예음사

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흥얼거리며,

잎속에 넣고 굴러보는 서귀포씨

- 서귀포 씨 오늘은 중에서, 119쪽-

마지막으로 제주에 다녀온지도 벌써 4년이 지났다. 제주는 처음 갔을 때 보다 오히려 갈적마다 더 새로운 기분을 들게 한다. 해외여행보다 경비가 더 많이 든다며 제주여행을 기피하는 분위기도 있지만 제주만이 가지는 그 특별함을 제주가 아닌 다른 곳에서는 찾을 수 없을 것이다. 같은 한국 사람과의 대화인데 낯설은 느낌, 낯설지만 그렇다고 냉소적이지 않은 제주어. 최근에 본 영화<집이야기>속에 등장하는 주인공 엄마의 집에는 곳곳에 감귤이 놓여있는데 그로인해 집안 전체에서 은은하게 감귤향이 난다는 대사가 나온다. 책<제주어 마음사전>을 책장에 두어서일까. 이전보다 훨씬 더 제주가 친근하게 다가오는 기분이 든다. 곁에 두었다가 제주에 방문하게 되면 베지근한 국수를 먹을 때, 아까운 책방을 찾을 때 제주어로 그때그때 소감을 이야기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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