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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서울의 골목길 - 밀레니얼과 젠트리피케이션
경신원 지음 / 파람북 / 2019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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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트리피케이션'은 영국의 사회학자 루스 글래스가, 1964년 노동자 계층이 모여 살던 런던 도심지에 중산 계층이 진입하여 나타난 주택시장과 사회 계층의 변화를 설명하기 위해 처음 사용한 용어다. 젠트리피케이션은 'Gentry + ficatin'이 합쳐진 용어로 직역하자면 '신사 계급화되다'란 의미다. '신사 계급'은 귀족 다음가는 계급으로 중산 계층을 의미했다. 16쪽
젠트리피케이션이란 용어를 저자는 2000년대 초반 영국에서 강의를 들을 때 교수를 통해서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지금처럼 대중에게 해당 용어가 잘 알려진 시기는 언제부터였을까. 저자는 언론사 검색을 통해 2015년 전후로 급속도로 번졌다고 말하며 이태원을 중심으로 서울 골목길이 어떻게 밀리니얼 세대에게 어떻게 보여지고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말해준다. 우선 젠트리피케이션의 부정적인 부분이 지금은 많이 보도되고 있지만 애초에 이런 현상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해당지역에 상권이 발달해야 하기 때문에 저자의 교수님의 말처럼 경제활성화를 정부에서 눈감아주거나 나서서 일으키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앞서 읽었던 <도시는 어떻게 삶을 바꾸는가>에서도 언급된 것처럼 젠트리피케이션은 긍정적인 측면이 분명 있음을 무시할 수 없다. 사람들이 모이게 만드는 힘, 특히 책에서 언급된 것처럼 SNS가 생활화된 밀레니얼 세대들이 올리고 퍼나르는 과정은 젠트리피케이션의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저자가 만나본 이태원에서 창업을 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좀 더 들여다보면 같은 현상일지라도 업주가 느끼는 불편과 정부 혹은 공공에게 바라는 바가 각기 달랐다. 공통점은 높은 학벌과 다양한 경험과 이력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들었다는 것이다. 그림을 그리는 부부는 작업실에서 한정된 사람들만 만나다가 화실을 열면서 이전에 만날 수 없었던 사람들을 만나게 되어 이태원이라는 입지적 위치가 좋은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2003년부터 꽃가게를 운영해온 업주의 경우는 교통이나 인접주변 상권과의 교류에 비해 비교적 비싸지 않은 임대료를 언급하며 젠트리피케이션 현상보다는 꽃집을 운영하는 자신이나 개개인의 취미생활로 구매하는 꽃의 원가가 동일하다는 것을 오히려 운영의 어려움을 야기하다고 말한다. 이처럼 이태원의 상권잉 발달하면서 기존에 살고 있던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어 주민등록인구수는 이전보다 감소하게 되며 주민들이 감소하게 되었으며 주택구조역시 단독이었던 낡은 주택을 개조해 1층을 영업시설로 활용하는 식으로 변화가 찾아왔다. 이런식으로 개조되거나 변형된 주택들이 임대료가 상승하면서 기존에 있던 사람들이 버티지 못하고 이주하게 되는 것을 얼마전 TV프로에서도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영국과 미국 등의 서구사회에서 발견되는 젠트리피케이션의 단계로 비춰보자면 위의 단계에서 더 진행되면 대형 개발업자들의 진입으로 슈퍼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태원의 경리단길을 포함한 강북의 뜨는 혹은 떴던 골목상권에서 발견되는 특이한 사항은 새로운 소상공인들이 그들이 창조한 공간의 상승한 가치로 인하여 비자발적 이주가 이루어지지만, 그 이후의 대규모 자본에 의한 슈퍼 젠트리피케이션은 일어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히려 골목길 상권은 상승한 임대료와 함께 한동안 정체되었다가 급격하게 쇠퇴하는 현상을 보였다. 151쪽
비싼 임대료를 지불하지 못해 선구적 젠트리파이어들은 쫓겨나고, 그 자리를 채우지 못한 상태로 유지되는 것은 기존의 주민들을 포함한 비자발적 이주자들 뿐 아니라 이미 형성되었던 상권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도 불편을 야기할 뿐 아니라 쇠퇴하여 제기능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문제를 발생시킨다. 저자는 이미 그런 현상이 삼청동에서 일어났으며 실제적으로 공실률이 17%가 넘는다고 한다. 심지어 공실기간이 1년이 넘어가면서 임차인을 찾는 것 조차 쉽지 않은 현상이 이태원에서도 보여지고 있다. 그리고 비싼 임대료를 받는 건물주를 탓할 일만은 아니라고 저자는 말한다. 누구나 가슴속에 부동산에 대한 열망이 있고 소비 패턴이 이전과 다른 밀레니얼들이 서울의 도시공간을 변화시킨다고 말이다. 처음 젠트리피케이션에 관한 책을 읽었을 때는 외국의 저자가 집필했기 때문에 당연히 우리나라의 망원동 정도를 떠올리며 조금은 제3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며 개발의 일부일 뿐이라고 생각했었다. 반면 이 책속에 등장하는 내용들을 경리단길과 삼청동 길을 비롯 지금 곳곳에서 골목길의 이름을 달리해가며 유사한 분위기로 생겨나고 또 쇠퇴되어 가는 과정을 보고 있자니 이런 책들이 일부의 관심있는 사람들에게서만 머물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이 책의 부제에 적혀있는 밀레니얼의 소비패턴에 대한 부분도 지표를 활용 잘 설명되어 있어 누구라도 읽어보며 시류를 파악할 수 있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