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 사색노트 - 날마다 새로운 하루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최종옥 옮김 / 책이있는마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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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이면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이라 그런지 몸도 마음도 미처 끝내지 못한 것에 대한 미련과 아쉬움에 자는 시간마저 아쉽기 마련이다. 이런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들을 실천하는 과정을 빼곡히 적어 둘 플래너와 만년노트 등을 구입하게 되는데 올해에도 변함없이 자주 가는 커피전문점에서 나눠주는 플래너 한 권과 책을 구매하고 얻은 별도의 다이어리 그리고 만년노트로는 뜻하지 않게 칭찬해주고 싶을 만큼 맘에드는 <톨스토이 사색노트>를 만나게 되었다.

톨스토이 사색노트는 그가 수많은 전집과 작품에서 모아놓은 명언과 글감과 함께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함께 기록할 수 있는 공간을 합친 책이자 노트로 우선 차례만 보더라도 왠만한 자기개발서, 심리치유서, 에세이등에서 봤을 법한 문구가 모여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이자 노트를 활용하는 방법은 우선 톨스토이가 모아놓은 이야기들을 한 번 읽어보는 것이다. 순서대로 읽고 그날의 있었던 일들을 기록하는 것도 좋지만 이 책을 보는 순간 순서와 상관없이 그날 그날 와닿는 표제를 찾아 읽은 뒤 기록하는 것이 훨씬 더 기억에 잘 남을 것 같았다. 가령 아래에 등장하는 '인간은 죽지만 사색의 결과인 진리는 죽지 않는다'편의 경우 위인의 책을 읽었다던가, 평소에 존경하는 유명인사의 인터뷰를 보았던 날, 혹은 도서관이나 강의를 듣고 머리 혹은 마음이 울리는 경험을 하게 된 날 읽고 기록하면 좋을 것 같았다. 누군가의 사색이 현 시대의 내게는 어떤 진리로 생생하게 살아있는지 남겨보는 식으로 말이다. 그런가 하면 구성에 맞게 이야기는 교훈으로 삼고 노트에 쓰여있는 대로 기록을 우선으로 하는 방법도 있다.





어제보다 나은 온르을 위한 다짐 점검하기는 각 장의 말미에 등장한다. 즉 어제가 바로 직전의 날이 될 수도 있지만 해당 챕터를 마무리 한 날이 될 수도 있다. 사진에서는 잘려보이지만 하루, 일주일, 한달 계획을 기록할 수 있도록 나뉘어져 있기 때문에 단기, 중장기 계획을 적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매순간 열심히 사색할 것을 권하면서도 열심히 사는 만큼 휴식의 중요성도 잊지 않고 조언해준다. 게을렀던 한 달이라면 근면해지기 위한 계획을, 지나치게 자신을 몰아붙였던 날들이 많았다면 제대로 잘 쉬어주기 위한 계획을 적어보는 식으로 페이지를 채우면 될 것 같다.




마지막 이미지는 매일 매일 톨스토이가 모아놓은 좋은 글과 짝을 이루는 페이지로 '오늘 발견한 나의 모습'과 함께 '내일을 위한 오늘의 키워드'를 적을 수 있는 공간이다. 사실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씀, 일상을 소중하게, 소소한 것들에 기쁨을 느껴야 한다는 것은 '오늘'을 잘 보내야 하고 잘 기록하라는 의미와 같다고 생각한다. 매일이 똑같다고 느끼지만 사실 똑같은 '매일'이란 있을 수 없다. 날씨가 다르고, 가족 혹은 지인들과 나눈 대화가 다르기도 하고 무엇보다 어제 본 하늘과 오늘의 하늘은 결코 같지 않다. 거울에 비친 똑같은 나도 매일 기록하다보면 조금씩 늙(?)어가는 걸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색노트는 별도의 시간을 내어 책을 읽고, 일기를 쓰는 것이 버거운 이들에게는 구성자체가 적당하고 알맞다고 할 수 있다. 나처럼 하루에 여러권의 책을 읽고 리뷰를 적는 사람들에게는 기억에 남는 단 한 가지의 좋은 문장을 남기고, '오늘'의 내가 무엇을 기억하고 싶었는지, 또 내일의 나를 위해서는 어떤 말들을 더 기억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니 이또한 좋은 구성이라 생각한다. 플래너에는 빼곡하게 계획을 채우더라도 사색노트만큼은 민낯이어도 지금 이순간 있는 그대로의 나를 적어보고 싶다. 그렇게 '내일'을 위해 오늘 얼만큼 사색하며 내일을 맞이하고 있는지 이 노트를 다 채운뒤에 처음부터 읽는다면 톨스토이 옆에 공저로 내 이름을 적어도 부끄럽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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