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딘가의 구비에서 우리가 만났듯이 - 채광석 서간집
채광석 지음 / 사무사책방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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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딘가의 구비에서 우리가 만났듯이 중간리뷰

포퍼의 ‘역사주의의 빈곤‘을 독파했습니다. 원서를 이곳에 와서 독파하기는 이것이 첫 번째입니다. 더 쓰고 싶지만, 차례를 기다리는 분들이 많아 여백을 남겨놓은 채 여기서 그치렵니다. 37쪽


위의 발췌문 중 차례를 기다린다는 것에 대해 주석이 달려있는데 그 내용은 교도서에서는 편지를 쓰는 집필실이 따로 있어 순번대로 들어가 쓸 수 있다는 것이었다. 편지라는 것이, 또 요즘처럼 손글씨로 적는다는 것 자체가 꽤나 설레임과 동시에 심적인 수고가 드는 일이다보니 더 애틋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누군가에게 편지를 쓸 때 예쁜 편지지를 고르고 글씨를 정돈하는 것 외에 뒷사람이 기다릴까 염려하고또 그로인해 남겨진 여백을 보며 받는 이가 혹 서운해하거나 변심으로 오해하지 않을까하는 걱정까지... 저자의 그 아련함이 이 무더운 여름날 나쁘지 않은 선선함을 주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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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딜레마 - 국가는 정당한가
홍일립 지음 / 사무사책방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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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딜레마 완독서평

국가의 정의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애초에 기원이 어디에 있는지부터 알아야 할 것이다. 우선 홉스의 경우 발췌문에 언급한 자연상태를 무법천지라고 보았다. 달리 상상하지 않아도 본능에 충실한 양육강식 상태일거라 생각한다. 자유로운것은 좋지만 어느정도의 제재를 두는 것, 그것이 바로 국가라는 인의적인 상태다. 반면 루소는 애초에 자연상태라는 것이 실재하지 않으며 흄도 이에 동의했다. 물론 저자의 말처럼 엄연히 따지자면 전쟁상태나 다름없다고 말한 홉스 또한 애초에 자연상태라는 것이 우리의 상상속에서나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루소는 문명의 발생이 바로 인간에게 소유라는 개념을 가지게 했고 그것이 시민사회 곧 국가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제도와 체제, 시민과 사회라는 중립적인개념들이 결국은 분리와 차별에 기인했다는 사실이 씁쓸하다. 또 군중과 공중의 차이를 정신적 결합으로 본 타르드는 공중의 탄생 15세기로 보고 있다. 당시 인쇄술의 발명으로 성서 및 신문이 다량으로 보급되면서 계급에 의해 차단되거나 제한되었던 정보 및 지식의 전달이 일반 시민들에게도 고루 퍼질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로인해 성장한 시민들은 이성적 사고 및 사유능력이 고취되면서 ‘공중의 시대‘로 발전하게 되었다. 스마트폰의 공급이 우리에게 가져온 변화만큼이나 놀랍지만 지금과 다른 점이 있다면 소수위에 대중의 지배력이 여전하면서도 지극히 사적인 내용도 대중에 의해 활성화되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어느 나라 국민이든 나라가 잘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어떤 국가든 권력을 잡기 위한 정치세력 간의 다툼이 있고, 정치권력과 시민사회 간의 긴장이 있고, 국민 사이에도 이해 충돌이 빈번히 일어난다. 국가는 온갖 형태의 분란이 일상화된 집합체이다.
347쪽



명절에 친척들이 모이거나 하다못해 직장인들 사이의 점심시간에도 나라가 잘살기 위해 혹은 국민이 잘살기 위해 필요한 정책과 제도가 무엇인지 열변을 토하는 사람 혹은 상황이 존재한다. 저마다 자신의 불편을 바탕으로 그 불편만 해결되면 살기 좋은 나라가 될 것처럼 말하지만 각 개인별 욕구와 불편이 다른 상황에서 완벽하게 누구에게나 좋은 국가가 가능할까. 현명하게 모든 이들을 만족시킬만한 정책을펼칠 수 있는 통치자가 나오면 가능할까. 하지만 애초에 그런 통치자가 제대로 정치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지느냐고 묻는다면 안타깝게도 민주주의라서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역설을 품는다. 어제의 정책이 오늘은 부조리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국가가 절대 선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자는 저자의 말에 동의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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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딜레마 - 국가는 정당한가
홍일립 지음 / 사무사책방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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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딜레마 중간리뷰2

그러나 민주주의가 고정된 실체가 아닌 이상 현실에서는 언제든 변용될 수 있다. 자체 내에 근본적인 결함이 있기 때문이다. 이 점을 일찍이 알아차린 이는 플라톤이다. 플라톤은민주주의를 명백히 반대했다. 그가 보기에 민주주의는본질적으로 멍청한 다수가 날뛰는 우중정치에 불과했다.
229쪽


민주주의를 바라보는 플라톤의 견해가 비관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오래전 보았던 한 애니메이션을 통해 느꼈었다. 끊임없는 다수결의 방식은 정의나 선이 아닌 감정과 이기로인해 무너져버리고 그 과정에서 부당하게 느껴진 상황에서조차 스스로 민주주의에 입각한 판결을 받아들이는 모습은 위의 발췌문에 등장하는 ‘멍청한 다수‘와 정확하게 일치했다.

*출판사로부터 해당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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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딜레마 - 국가는 정당한가
홍일립 지음 / 사무사책방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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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딜레마 중간리뷰

히틀러의 기괴한 국가주의는 그만의 작품은 아니다.
근대 독일의 국가주의는 이웃나라들과는 달리 뿌리 깊은 사상적 전통을 갖고 있다. 근대 독일인의 정신생활에서 국가라는 관념은 보편 이성에 다분히 종교적인 요소가 가미된 신비적인 어떤 것이었다. 가령 개인의 희생없이는 강력한 국가가 존재할 수 없다는 고정관념이 그일단이다.
114쪽


지난번에 읽었던 <아돌프 히틀러 결정판>을 통해 알게된 히틀러와 독일 국가주의 모습이 위의 발췌문의 내용과 일치했다. 미술학도를 꿈꾸었던 히틀러는 자신의 운명이 국가를위해 정치를 하지 않을 수 없다했고 그의 측근들 역시 전쟁에 패하여 자살하려는 그를 만류한 까닭도 그의 삶이나 안위가 아닌 추종자들을 그대로 버려두면 안된다고 말하였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전쟁에서 흘리는 전우들의 희생이 안타까운 마음보다 국가를 위한 당연한 희생이며 이를 거부할 경우 사살하는 것 조차 부당한 처사가 아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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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김열규 지음 / 사무사책방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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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생물은 죽지 않는다.

다만 없어지는 것뿐이다. 잘해야 생명이 사라지는 것뿐이다.

그 이상의 것이 못된다.

인간만이 오직 죽음을 죽는다.

8쪽

최근에는 반려동물의 죽음도 장례를 치르기 때문에 위의 발췌문이 납득되지 않을 수도 있겠다. 무지개다리를 건너간 동물들과 사후세계에서 재회한다는 말도 있는데 어째서 인간만이 죽는것일까.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죽음을 기억하라‘라는 말에 시선을 고정하고 다시 보자. 동물들은 사는 동안 어쩌면 인간보다 더 하루하루를 알차게 혹은 후회없이 보내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간은 미래를 걱정하느라 혹은 과거에 붙잡여 현재를 살아가지 못한다. 현재를 살아가지 못하기 때문에 늘 아쉬움이 가득하고 그로인해 죽음은, 모든 것을 끝이나는 순간을 두려워하고 제대로 바라보려는 시도를 하지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잘 죽는 연습‘이 다름아닌 ‘잘 사는 방법‘이라는 것을 염두하고 이 책을 읽기 시작하니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제대로 죽음을 마주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선 우리들 생활의 둘레에서부터 얘기를 시작해보자. 우리들의 장례식은 남달리 음산하다. 그게 엄숙하고 장중한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그 지엄한 격식이 음습한 분위기를 떨쳐내지는 못하고 있다.

105쪽

죽음을 몇 몇 영화에서처럼 반드시 신나고 즐겁게 맞이할 필요는 없겠지만 죽은이의 삶을 애도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면 지금처럼 음산한 분위기보다는 따뜻한 분위기가 더 잘어울리지 않을까. 죽음을 준비할 시간이 있다는 것은 그런점에서 축복이라는 누군가의 말도 공감이 된다. 물론 이런 경우는 억울하거나 급작스러운 죽음이 아닐 경우에 해당될 것이다. 죽은이의 대한 애통함을 담은 <방랑의 마음>,<제망매가> 그리고 <바리데기>를 통해 남겨진 이들의 삶과 한이 어느정도인지 보여준다. 특히 <바리데기>의 경우는 산자가 죽은이들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는 과정을 통해 누군가의 한을 대신 풀어주거나 엄청난 시련을 통해 성장해가는 죽음이 곧 죽음이 아닌 생으로 승화되었음을 보여주었다. 이토록 고귀한 죽음이 최근에는 너무나 가볍게 여겨지는 것을 저자는 탄식한다.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이제 인간만이 죽음을 죽는것도 아닌데라고 반문한이들이라면 더더욱 이부분이 와닿을 것이다. 특정 사고, 사건을 통해 우리는 죽어간 이들의 아픔보다는 어떻게, 왜, 얼마나 죽었는지, 누가 죽였는지 때때로 이유없는 ‘살해‘일 경우는 그 대상이 내가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떨게 된다. 뿐만아니라 인간의 존엄성을 언급하며 뇌사와 안락사에 대한 의견을 낼 때 과연 그들의 존엄은 누구를 향해있는 것인지 의문시 된다.



사무사책방의 <메멘토모리, 죽음을 기억하라>는 우리가 죽음이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단순한 감정이상의 것을 사유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잘 죽을 수 있는 법‘은 결국 현재의 내가 잘사는 것 밖에 없을 것이다. 그것은 나의 죽음 뿐 아니라 우리의 죽음을 진정으로 애도할 때 가능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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