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머릿속에서 나오라 - 생각의 공격, 그리스도인의 해법
제니 앨런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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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묻고 싶다. 당신은 무엇에 집중하고 있는가? 다시 말해, 당신이 아침저녁으로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68쪽

수개월간 사탄의 공격에 시달린 저자는 주님을 믿는 사람이라면 생각의 변화만으로 충분히 매순간 우리를 공격하려는 사탄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살면서 수많은시련이 찾아오는 데 그 순간마다 주님께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거나 어두운 방에 갇혀 부정적인생각에 사로잡힌 상태로는 벗어날 수 없다. 물론 주님을 믿는다고 갑자기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저자의 경우처럼 신실한 지인의 도움을 받거나 전문인 혹은 공동체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데 안타까운 것은 이렇게 주변에게 도움을 구하는 경우보다 혼자 해결해보거나 두려움과 불안함, 이 또한 사탄의 계략으로 주님앞에 나아가는 것을 방해하게 만든다. 사탄이 싫어하는 것이 바로 변화이며 열린 마음이다.


˝내 문제를 뭐하러 굳이 사람들에게 얘기해.˝
˝나 혼자서도 해결할 수 있어.˝
사람들에게 말해 봐야 좋을 게 없어.˝


우리는 주님앞에 모두 작은 존재이며 단1초 앞의 일도 우리의 마음대로 할 수 없다. 만약 그렇지 않다고 반문한다면 이미 자신이 주님처럼 전지전능하다고 착각하고 사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는 사탄이 주님의 능력을 오해하고 곡해하도록 우리를 괴롭혔다는 또 다른 증거와 같다.



˝하느님이 너희 아버지였으면 너희가 나를 사랑하였으리니 이는 내가 하나님께로부터 나와서 왔음이라 나는 스스로 온것이 아니요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이니라 어찌하여 내말을 깨닫지 못하느냐 이는 내 말을 들을 줄 알지 못함이로다 요 8:42, 43


우리는 그때 그때 문제를 해결할 능력은 없지만 주님의 자녀로서 우리의 감정과 방향의 키를 주님께 넘겨드리도록 선택을 할 수 있다 저자가 반복적으로 우리에게 아주 빠르고 간단하게 사탄과의 싸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하는 주된근거도 주님께 맡겨드린다는 선택만큼은 우리가 해야한다고 말한다 그럴 수 있도록 우리는 숨쉬는 것을 포함해 거저주신 주님께 감사하는 마음, 주신 것들에 대해 감탄하는 마음, 이 세상이 아닌 하늘의 것을 바라는 마음이다 이 책을 읽기 전 나를 공격했던 생각들은 다음과 같았다.


질병의 악화, 어둡고 우울한 표정이 지속될 거란 두려움, 아이의 미래에 대한 걱정이었다. 이제는 저자의 말대로 내게는이 모든 것을 떨쳐낼 수 있는 방법, 주님에게 오롯이 맡겨드리겠다고 선택할 수 있음을 안다. 내가 편안한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내게 주신 시련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길 주님께서 원하는지를 차분하게 들으며 인간의 기준이 아닌 주님의 기준으로 하루하루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갈 것이다. 물론 당장 쉽게 변화되진 않겠지만 적어도 지금 내가 사탄의 공격을 받고 있다는 것을 빠르게 깨닫고 이전보다 더 빨리 주님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을거라는 것을 확신한다. 그러니 혹 지금 상황이 너무 답답하다면 우선 이 책을 읽고 현재의 자신이 어떤 모습인지 살펴보며 답을 찾아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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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막내딸처럼 돌봐줘요
심선혜 지음 / 판미동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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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에 걸리고 나서야 깨달았다. 나보다 나를 걱정하는 사람, 나 대신 죽을 수도 있다고 말하는 사람, 그 사람이 엄마라는 걸. 다큰 어른이 되어서도, 누군가의 엄마가 되어서도 엄마가 필요하다는 것을. 59쪽



작년 봄 몸이 많이 아팠다. 돌도 안된 아이를 데리고 친정에 가서 봄과 여름을 지냈다. 감사하게도 돌잔치를 한달 보름 남기고 몸은 빠르게 회복되어 코로나로 인해 축소되긴 했어도 무사히 잔치는 치를 수 있었지만 누워지내던 4개월의 고통과 심경의 변화는 지금껏 이어져온다. <당신을 막내딸처럼 돌봐줘요>책을 읽기전에 이미 암투병 후 자신이 느꼈던 것과 깨달은 내용들이 담긴 에세이를 읽으며 가족들조차 환자만큼의 고통을 느낄수도 그래서도 안됨을 공감했었다. 여기에 한가지 더 심선혜 저자가 말해주는 것은 질병이나 이와 상응하는 시련에 앞서 평소에도 나 자신을 잘 돌봐줘야한다는 내용이었다. 환자라서 신경써주고 이해받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막내딸처럼 돌봐주는 것‘ 말이다.



먼저 육아서 말고 내가 진짜 읽고 싶은 책을 읽었다. 아프고 나서 부쩍 몸과 마음의 치유에 관심이 많아져서 관련된 책을 찾아 읽었다. 더 깊이 공부하고 싶은 마음에 지난해에는 심신치유전공으로 대학원에 입학했다. 그리고불가능하다고만 생각했던 책 쓰기도 시작할 수 있었다.

182쪽

나를 돌본다는 것은 나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었다. 평소에 감정표현이 서툰 남편에게 이해를 구하기보다 내가 나를 이해했듯 내가 먼저 남편의 입장을 헤아려주는 저자처럼 그렇게 나를 위해 상대를 배려해주고 육아에 있어서는 안된다고짜증내는 아이에게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어보고 함께 답을 찾아가면서 화부터 낸 후 찾아오는 자괴감에서 벗어나는 것이었다. 이렇게만 보면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것과 별차이가 없어보이지만 기준이 ‘나를 위해‘라고 정해두는것이 중요하다. 저자의 말처럼 친정엄마라도 때로는 내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속상해질 때가 있는데 지나친 걱정과염려가 오히려 상대방의 의향을 무시해버리는 결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책을 읽다보면 투병중인데 어떻게 이런 내용들을 글로 쓸 수 있었을까 싶다가도 글로 쓸 수 있었기에 오히려 잘 버텨낼 수 있었다는 말에 마음이 울렸다. 누구에게나 시련은 찾아오지만 그 시련을 기록하며 객관적으로 때로는 오롯이 나의 마음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바라볼 수 있는 기회로 삼을지는 자신의 몫일 것이다. 암에 걸린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을 ‘막내딸처럼‘ 돌볼 수 있게 된 저자가 마음만큼은 이전보다 몇 배 더 건강해졌다는 것이 느껴졌다. 이렇게 독자인 내게도 건강한 기운이 전해지니 말이다.


해당 도서는 리딩투데이 선물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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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쓰레기를 그만 버리기로 했다 - 어렵지 않게 하나씩! 처음 시작하는 제로 웨이스트
케이트 아넬 지음, 배지혜 옮김 / 미호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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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웨이스트란 자신에게 맞는 생활 방식을 찾는 과정이고 ‘제로‘라는 단어는 노력의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47쪽

며칠 전 음식물을 포함한 쓰레기봉투를 구매하려다가 자연분해가 가능한 봉투를 구입하며 나름 뿌듯함을 느낀 적이 있었다. 책 <이제 쓰레기를 그만 버리기로 했다>를 읽기 전까지는 환경을 위해 조금씩 실천해가는 과정 중 하나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런데 왠걸. 자연분해 되는 봉투가 그렇지 않은 비닐봉투보다야 낫겠지만 결국 자연분해 봉투도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지며 미세플라스틱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저자는 자연분해 되는 봉투 대신 종이봉투를 이용하고 있다길래 다음에는 나 또한 종이봉투를 구매할 수 있는지 찾아볼 생각이다. 이 책의 활용은 바로 이런 방식이다. 내가 모르고 오해하는 어렵기만한 제로웨이스트 실천을 좀 더 수월하게, 그리고 내가 살아가는 환경과 취향에 맞게 실천할 수 있도록 조언해주고 먼저 실천한 선배로서의 경험을 나누어주고 있었다. 특히 제로웨이스트라고 하면 미니멀리스트처럼 거의 대부분의 물건을 비우고 살아야 한다고 착각하거나 육류를 포기하고 비건으로 살아야하는 것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지 않다고 한다. 얼마전 읽었던 환경관련 책들에서도 알려준 것처럼 육류를 먹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동물을 기르는 데 자연친화적인 방법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문제가 된다.

무엇보다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이라도 꼭 필요한지 깊이 고민해보는 과정을 꼭 거쳐야 한다. 없어도 생활 할때 불편하지 않은 물건이라면 아예 물건을 들이지 않는 것이 환경에 더 도움이 되면서 가장 저렴한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 79쪽

한 때 환경을 위한다며 텀블러와 에코백을 잔뜩 사들인 적이 있었다. 사기도하고 물건을 사고 공짜로 받기도 하다보니 소장하고 있는 에코백과 텀블러 갯수가 수십개에 달했다. 이게 과연 환경을 위한 것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 오히려 플라스틱 사용을 늘이고 공짜 에코백과 텀블러를 받기 위해 꼭 필요하지 않은 소비를 지출했을 뿐이다. 서두에 게재한 발췌문을 보면 알겠지만 생활 습관을 바꾸는 기회와 시작으로 제로 웨이스트를 받아들인다면 시간과 자원을 절약하는 데 도움이 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구체적으로 총 6주 플랜을 제시하는데 1주차에는 버리기와 거절하기 2주차에는 재사용과 대체품 3주차에는 욕실과 위생용품 4주차에는 청소와 청소용품 5주차에는 가지고 있는 물건들을 정리해보고 마지막 6주차에는 가장 고난이도의 썩히기와 대응하기인데 이중에 몇 가지를 좀 더 이야기해보자면 3주차는 나보다 우리 남편이 읽어봐야 하는 내용이었다. 청소에 소질이 있다고 표현하는게 맞는지는모르겠지만 화장실과 주방 그리고 집 구석구석을 깨끗하게 관리하는 것을 자발적으로 해주는 고마운 남편이지만 독한 세정제와 갯수가 지나치게 다양한 제품을 쓰는 것이 늘 아쉬웠다. 책에서는 갯수를 줄이고 환경을 덜 오염시킬 수 있는 세정제를 직접 만들 수 있도록 별도의 페이지를 할애해 전달해준다. 6주차가 가장 고난이도라고 했던 것은 음식물이나 애완동물과 관련해 퇴비를 직접 만드는 것인데 좀 더 찾아봐야겠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도심 아파트와 같은 곳에서 퇴비를 수월하게 만들 수 있는 곳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주의할 점은 고양이의 경우 배설물을결코 변기에 흘려보내거나 땅에 묻어서는 안된다. 분해되지 않을 뿐 더러 수달이 먹을 경우 아주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 혹 애완동물을 기르고 있다면 해당 내용을 좀 더 주의깊게 읽어봐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념일과 여행과 관련해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방법이 유용했는데 코로나시대에 가장 아쉬운 것 중 하나가 바로 기념일 챙기기와 여행일 것이다. 저자가 알아본 바에 따르면 일 년 중 크리스마스 시기에 가장 많은쓰레기가 나온다고(본문 188쪽)할 정도다. 크리스마스 트리와 선물 등 일회용에 그치는 것들이 많은데 저자가 알려준 선물포장 방식 중 굳이 포장을 하지 말고 등 뒤에 숨겼다가 ‘짜잔‘하라는데 웃음이 나면서도 아이에게는 꽤 유용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가하면 신문지 활용도 가능했는데 이때 사용할 면의 헤드라인 기사를 꼭 확인하라고 했다. 왜냐면 저자의 어머니가 포장한 신문지의 기사가 가족보다 보내는 크리스마스보다 돈이 더 좋다라는 내용이 실려있었기 때문이다. 그런가하면 비행기에 탑승시 알게 모르게 일회용품을 많이 사용하게 된다는 경고도 인상깊었다.

소소하게 위트있는 저자의 글이 맘에드는 여러 순간 중 하나였다. 이처럼 어렵지 않게 바로 그리고 함께 실천할 수 있는 제로 웨이스트 생활을 전해주는 이 책을 제로 웨이스트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물론, 지금 내 생활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느끼는 사람, 소비 생활에 변화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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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이 왔어!
조수경 지음 / 올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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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곰이 등장하는 올리의 새 그림책 ‘곰이 왔어‘.

실제로 마을에 곰이 내려와서 농작물을 망치거나 끔찍하게도 사람을 공격했다는 기사를 가끔씩 보게 된다. 어릴 적 동화에서는 마법에 걸린 왕자 혹은 공주가 곰이 되기도 하고 귀여운 곰과 사람이 사이좋게 지냈다는 내용을 접하기도 했는데 요즘은 그런 이야기를 꺼내면 아마 아직 세상을 그리고 야생동물을 잘 모른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진짜 곰과 인간은 상생이 불가능한걸까. 아마 지금처럼 각자의 터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이 최선일지도 모른다.



조수경 작가님은 곰과 인간의 대립처럼 보이는 설정을 통해 서로 양보하고 포용해야 할 관계들이 얼마나 쉽게 또 폭력적으로 바뀔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야기 속 곰들은 사람의 언어와 생활방식을 배우며 공존할 수 있는 존재임을 보여주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런가하면 그림속 인간들처럼 무자비하게 곰들을 멸시하고 못마땅하게 여기며 커다란 벽으로 경계를 만들기도 한다.

책을 처음 받았을 때 과연 이 무거운 이야기를 아이에게 어떻게 들려주어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아이의 시선이 아닌 어른의 시선으로 바라보았기 때문이다. 아이에게는 곰과 사이가 멀어진 이유가 무엇인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생각하며 사이좋게 곰이랑 같이 지낼 수 있는 방법을 궁금해했다. 결국 그림책을 포함해 우리에게 ‘이야기‘란 있을 수 있는일들에 대해 생각해보고 그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즐거운 방식 중 하나인 것 같다. ‘곰이 왔어‘는 책과 함께 ‘가면 쓰고 연극하기‘라는 주제로 상황을 재연하며 인물의 입장이 되어 이야기를 나누는 타블로 독후활동지와 가면을 이용해 이 곰의 심정과 인간의 입장이 되어볼 수 있어 아이가 더 재미있게 만날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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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돌프 히틀러 결정판 2 아돌프 히틀러 결정판 2
존 톨랜드 지음, 민국홍 옮김 / 페이퍼로드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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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돌프 히틀러 결정판 1권에 이어 2권에서는 본격적인 전쟁 진행과정과 그의 최후가 담겨져 있었다. 그렇다보니 1권에서 잠시나마 그의 인간적인 면모에 잊혔던 악행이 반전처럼 다가와 더 크게 흥분하며 읽게되었다. 영국과의 관계를 평화롭게 유지하기 위해 회담을 갖는 등 애써보지만 결국 그는 차례차례 인근 유럽 국가를 시작으로 폭력을 행사해나간다. 그런 과정에서 학살당하는 유대인 뿐 아니라 독일 군인들 또한 잘못된 방향으로 나가는 지도자로 인해 안타깝게 목숨을 잃는 그야말로 전쟁의 참상이 전쟁사가 아닌데도 저자의 의도대로 그대로 드러난다. 이런 그의 투쟁은 그가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 이어지는데 프랑스의 항복을 받아낸 후 파리를 여행하며 건축물에 감탄을 하고 과거 자신의 야망이 미술에 있었다는 등의 이야기를 하는 장면에서는 괴리감이 더 크게 느껴져 멍해지기도 했다.



˝나는 당신만큼 파리를 좋아한다. 파리는 19세기 이래 예술의 중심지였다. 제1차 세계대전 전까지만 해도 나의 야망이 미술분야에 있었기 때문에 운명이 나를 정치 쪽으로 밀어 넣지 않았더라면 이곳에서 공부했을지도 모른다.˝ 202쪽



책에서는 히틀러만큼이나 그의 주변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오는데 특히 힘러와 관련된 부분이 기억에 많이 남았다. 그또한 히틀러 못지 않은 문학가이자 부하들의 기억속에는 다정다감하지만 민족주의적 성향이 강했다고 한다. 그런 그도 매일 같이 진행되는 살인행위, 학살이 가져오는 폭력적인 결과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다만 그런 인식이 의식의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런 양심의 소리마저 명령앞에서, 대의앞에서는 가져서는 안된다는 결연함으로 이어지는 것이 안타까웠다.

힘러는 그가 유대인인지를 물었다. 젊은이는 유대인이었다. 부모 양쪽이 유대인인가? 그러했다.
조상 중에 유대인이 아닌 사람이 있는가? 없었다.
힘러는 발을 굴렀다. ˝그렇다면 내가 더 도와줄 수가 없다.˝
299쪽

그런가하면 히틀러가 마지막을 함께 하기로 약속한 에바와 관련된 이야기도 이전에는 잘 알지 못했던 부분으로 흥미로움과 동시에 다소 답답한 마음이 느껴졌는데 그의 죽음이 내가 알던 분위기와 전혀 다르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패전 후라 간소하긴 했지만 증인과 서약이 있었던 명백한 결혼식을 치뤘다는 점, 아내인 에바와 함께 마지막을 맞이했다는 점과 죽는 순간 남기는 유언을 여러번 고쳐쓰면서도 끝까지 자신의 유대인을 향한 박해와 학살의 행동에 후회가 없었다는 사실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쩌면 나도 조금이나마 절대 그래서는 안되었던 그의 행동을 이해해보려고 했었던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마지막 페이지를 읽으면서 분명하게 깨달은 것은 어떤 폭력도 이해될 수도 용인될 수도 없다는 사실이었다. 히틀러에게 조금의 인정과 예술적 재능, 자신의 이념을 확고히 하려는 리더십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역사에서 결코 잊혀서는 안되는 내용들을 복원하고자 하는 저자의 노력이 잘 담겨져 있는 책이었다.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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