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막내딸처럼 돌봐줘요
심선혜 지음 / 판미동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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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에 걸리고 나서야 깨달았다. 나보다 나를 걱정하는 사람, 나 대신 죽을 수도 있다고 말하는 사람, 그 사람이 엄마라는 걸. 다큰 어른이 되어서도, 누군가의 엄마가 되어서도 엄마가 필요하다는 것을. 59쪽



작년 봄 몸이 많이 아팠다. 돌도 안된 아이를 데리고 친정에 가서 봄과 여름을 지냈다. 감사하게도 돌잔치를 한달 보름 남기고 몸은 빠르게 회복되어 코로나로 인해 축소되긴 했어도 무사히 잔치는 치를 수 있었지만 누워지내던 4개월의 고통과 심경의 변화는 지금껏 이어져온다. <당신을 막내딸처럼 돌봐줘요>책을 읽기전에 이미 암투병 후 자신이 느꼈던 것과 깨달은 내용들이 담긴 에세이를 읽으며 가족들조차 환자만큼의 고통을 느낄수도 그래서도 안됨을 공감했었다. 여기에 한가지 더 심선혜 저자가 말해주는 것은 질병이나 이와 상응하는 시련에 앞서 평소에도 나 자신을 잘 돌봐줘야한다는 내용이었다. 환자라서 신경써주고 이해받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막내딸처럼 돌봐주는 것‘ 말이다.



먼저 육아서 말고 내가 진짜 읽고 싶은 책을 읽었다. 아프고 나서 부쩍 몸과 마음의 치유에 관심이 많아져서 관련된 책을 찾아 읽었다. 더 깊이 공부하고 싶은 마음에 지난해에는 심신치유전공으로 대학원에 입학했다. 그리고불가능하다고만 생각했던 책 쓰기도 시작할 수 있었다.

182쪽

나를 돌본다는 것은 나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었다. 평소에 감정표현이 서툰 남편에게 이해를 구하기보다 내가 나를 이해했듯 내가 먼저 남편의 입장을 헤아려주는 저자처럼 그렇게 나를 위해 상대를 배려해주고 육아에 있어서는 안된다고짜증내는 아이에게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어보고 함께 답을 찾아가면서 화부터 낸 후 찾아오는 자괴감에서 벗어나는 것이었다. 이렇게만 보면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것과 별차이가 없어보이지만 기준이 ‘나를 위해‘라고 정해두는것이 중요하다. 저자의 말처럼 친정엄마라도 때로는 내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속상해질 때가 있는데 지나친 걱정과염려가 오히려 상대방의 의향을 무시해버리는 결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책을 읽다보면 투병중인데 어떻게 이런 내용들을 글로 쓸 수 있었을까 싶다가도 글로 쓸 수 있었기에 오히려 잘 버텨낼 수 있었다는 말에 마음이 울렸다. 누구에게나 시련은 찾아오지만 그 시련을 기록하며 객관적으로 때로는 오롯이 나의 마음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바라볼 수 있는 기회로 삼을지는 자신의 몫일 것이다. 암에 걸린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을 ‘막내딸처럼‘ 돌볼 수 있게 된 저자가 마음만큼은 이전보다 몇 배 더 건강해졌다는 것이 느껴졌다. 이렇게 독자인 내게도 건강한 기운이 전해지니 말이다.


해당 도서는 리딩투데이 선물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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