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아침에게
윤성용 지음 / 멜라이트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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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명랑한 세계에서 살아갈 수는 없더라도, 가끔 여행 정도는 다녀올 수 있지 않을까. 잠시만이라도 내 안에서 명랑함을 발견하는 순간이 찾아오지 않을까. 103쪽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그리고 글을 씁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윤성용 작가의 <친애하는 아침에게>를 읽었던 나의어느 날의 아침은 서두에 올린 발췌문 속 ’명랑한 세계 여행‘체험을 안겨주었다. 아침이란 단어만으로도 저마다 다양한 이야기를 꺼내어 들려주거나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책속에도 등장하는 아침에 어울리는 음악, 아침마다 반복적으로 하는 규칙이나 습관들 혹은 누군가와 함께 먹었던 음식 이야기만으로도 그 순간 우리 모두 명랑한 여행자가 된다. 저자의 이야기를 가만가만 듣다가 가장 놀랍고도 부러웠던 것은 서른 해를 살다보니 어느정도 자신에 대해 알게 되었다는 고백이었다. 마흔을 넘긴 나는 아직 저자가 자신을 파악한 만큼도 파악하지 못했다. 그저 ’스스로도 잘 알지 못하는 존재’정도다. 그렇다보니 기분이 상했을 때, 울적하다 어떤 것을 보거나 읽거나 하면서 풀고 다시 살아낼 힘을 얻어야 할 지 자주 방황하게 된다. 이 나이에... 저자의 조언대로 ‘그럼에도 불구하고’조금 다행이다 싶을 정도의 공감은 밤에 쓰는 일기가 아니라 아침에 쓰는 일기를 나도 실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확실히 밤에는 생각의 날개가 여기저기 평소라면 떠올리지도 못했을 지점까지 날아가지만 그만큼 날이 밝으면 실소를 내뿜게 하는 내용이 많다. 반면 아침에는 계획적이고 실천에 입각한 ‘자기개발서’성향의 일기를 쓰게 되는데 삶을 나아가는 데 있어서는 확실히 이쪽편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만약 오십 년을 더 살게 된다면, 앞으로 내게는 쉰 번의 겨울만이 주어진다는 의미다. 그렇게 생각하면 겨울 하나하나가너무나 소중하게 생각된다. 122쪽

내게는 그보다 더 적은 횟수의 겨울이, 눈사람 만들기가 남아 있다. 또 이보다 훨씬 더 적은 횟수의 엄마와의 만남이 남아있을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그런 것을 헤아리기 시작하며 책을 마저 읽다보니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저자가 적어 놓은 ‘최고의 날, 눈, 강릉, 하루키 등의 단어들이 그냥 넘겨지지 않는다. 여기에 다 담을 수 없는 나의 대답들이 끊임없이 쓰이고 쓰여진다. 저자는 위로를 받았다는 독자의 말에 큰 힘을 받았다고 했다. 나는 위로도 받았지만 무엇보다 이 책을 통해 한동안 적지 못했던 ’나의 이야기‘를 끝도 없이 쓰고또 쓰게 되었다. 그러니 이 책을 소중한 이들에게 추천하지 않을 수 없다. ’친애하는‘ 그들의 이야기가 너무 궁금하기 때문이다.

#북스타그램 #친애하는아침에게 #윤성용 #멜라이트 #추천#에세이 #아침 #모닝페이지 #산책 #보사노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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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두려움 -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 훈련
존 비비어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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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두려움 #존비비어
#마음훈련 #경외습관챌린지
#두포터 #나를복음으로살게한문장

존 비비어의 <거룩한 두려움>은 신앙을 가진 사람이라면 비단 기독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각자 자신이 믿고 있는 신을 두고 가져야 할 신자로서 올바른 관계로 회복할 수 있는 점검 리스트이자 40년간의 사역을 토대로 한 교리서라고 미리 밝히고 싶다.

신자라면 주를 향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어 약간의 거리를 둔 경우가 있을 것이다. 혹은 나를 사랑하는 분께 두려움 없이 그저 사랑만으로 아이처럼 투정 부리고 다 용서하실 거라며 안일하게 살아가는 신자도 있을 것이다. 어느 한쪽이 맞고 틀리다기 보다는 제대로 된 거룩함, 즉 저자가 말하는 ’거룩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분명 주님은 우리를 수없이 용서하시고 또 용서하신다. 하지만 용서의 끝이 우리가 생각하는 영원한 생명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다. 죄 대로 벌을 주시는 분은 아니시지만 완벽한 순종이 아닌 종까지 친구로 받아들이신 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거룩한 두려움이란 무엇인가. 저자는 거룩한 두려움을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없고 경건함 정도로 축소시킬 수 없다고 말한다. 다만 주님을 향한 ’경외심‘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주님을 경외하는 것, 그 분에게서 멀어져 이 세상것에만 눈을 돌려서는 결코 생명으로 나아갈 수 없음을 믿는 것, 그 분의 말씀이 아닌 내 뜻만을 좇을 때 주께서 우리를 말도 안되는 방법으로 이끌어 내실 수도 있지만 그런 강요와 억지로만은 주님 뜻에 맞갖게 살 수 없기에 반드시 필요한 자세라고 볼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무조건 순종‘하면 된다고 단순하게 읽었고, 저자가 들려주는 사례를 읽으면서도 나는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30, 31일 차에 접어들면서 저자의 말처럼 ‘정신이 번쩍’들기 시작했다. 예수님께서 아버지의 일을 말씀해주시며 이제 우리를 종이 아닌 친구라고 하셨음에도 여전히 예수님을 잘 알지도 알려고도 하지 않아 ‘불순종한 종’ 상태에 머물러 있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내 스스로 예수님은 결코 나와 친구가 될 수 없고, 나는 그 분께 비밀이 있을 수없지만 그 분도 내게는 비밀 그 자체‘라며 두려워 해야 할 대상이나 상황을 엉뚱한 곳에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아이를 양육하면서 거룩한 두려움으로 주께 나아가지 못하고 불필요한 두려움에 떨며 잘못된 기도를 드리고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은 두플러스 클럽 내에 개설된 두포터 커뮤니티에서 챌린지로 읽기 시작했는데 실제로 참여했던 내용들을 돌아보면초반에는 그저 ’좋은 문장‘을 찾는 수준이었다. 그러다 후반에 접어들면서 진정한 의미의 신앙고백이 나오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의 글을 읽으며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을 깨닫기도 했지만 결국은 처음부터 끝까지 주님과 나, 이렇게 일대일관계로 돌아보게 된 것이다. 그러니 신앙생활에 문제가 전혀 없다고 생각하는 신자들도, 혹은 종교가 꼭 필요한가에 대해회의적인 분들도 삶을 점검하는 마음으로 한 번은 꼭 읽어보면 좋겠다.

우리가 그 죄를 허용하기 시작할 때 악한 삶이 시작된다. 나는 지금 어떤 죄를 허용하고 있는가? p.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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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아이 꿈꾸는돌 36
이희영 지음 / 돌베개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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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영 #소금아이 #돌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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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받은 상처가 가장 아프고, 인간에게서 받은 위로가 가장 따뜻하다. 누군가의 한마디가 칼날이 되는가 하면, 누군가의 손길은 생명이 된다. 소름 끼치는 악행을 저지르는 것도 인간이요, 숭고한 희생을 감당하는 존재도 인간이다. -작가의 말 중에서

솔도. 우솔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섬에 이수와 할머니가 함께 살고 있다. 표제가 ‘소금아이’라서 그런지 글 안에 소금이란 단어가 수차례 등장한다. 어떤때는 단순하게 염장이라는 음식의 보관을 길게 늘이는 물질로, 또 다른 때는 인간의 기억이 마치 소금이 쌓이고 쌓이듯 그렇게 세월이 흘러도 그 본연의 ‘짠 맛’을 가지고 있다는 비유로도 나온다. 고등학교 1학년 이수에게 섬은 짠 맛의 소금과 이제는 자장가처럼 느껴지는 파도와 바닷바람이 아슬아슬 균형을 잡고 있는 현실 그 자체이자 집이기도 하다. 같은 반에 전학 온 ‘세아’는 70대 노인을 폭행하고 소년원을 다녀왔다는 ’사실‘만을 놓고 보면 누구나 피하고 싶은 문제아다. 독자인 내게는 그런 세아에게 어떤 사정이 있겠거니 짐작하며 자꾸 좋은 점을 찾으려 애쓰고 할머니와 섬에 단둘이 사는 이수에게는 어떤 결핍을 은연중에 찾으려 했다. 하지만 이수와 세아를 세상에 내보이고 싶지 않았다던 작가의 의지와 상관없이 세상에 걸어 나왔듯이 내 의지와 상관없이 이수와 세아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어떤 편견이나 선입견 없이 느리지만 결코 의도적인 속임수 없이 들려준다. 그래서인지 내가 해야만 하는 일상의 일들을 하면서도 마저 듣지 못한 아이들의 이야기가 궁금해 책은 곁에 계속 두었다.
이수의 엄마와 할머니의 아들이었던 ’그 남자‘가 죽던 날의 비밀이 전혀 궁금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보다 이수와 세아가 부모의 빈자리를 어떤 방식으로 채워가고 있는지, 주변의 어른들이 어떤 모습으로 조금이라도 그 빈자리를 메우고 있는지에 점점 더 마음이 갔다. 자식을 키우고 있으면서 내 자식만으로도 벅차다는 이유로 주변을 전혀 못보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반성하게 되었다. 한 사람이 여럿을 괴롭히기도 하지만 반대로 한 사람의 선의가 많은 사람을 구하기도 한다는 책 속의 말처럼 후자가 되어야겠다는 늦은 다짐도 해본다.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어른이 해야만 하고 해줘야 할 일들이 참 많다. 청소년들도 부모들도 또 아이를 함께 키워야하는 모든 어른들이 많이 읽어주길 독자이자 부모이자 어른으로 소망한다.

#청소년소설 #추천 #함께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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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뼈, 드러난 뼈 - 뼈의 5억 년 역사에서 최첨단 뼈 수술까지 아름답고 효율적이며 무한한 뼈 이야기
로이 밀스 지음, 양병찬 옮김 / 해나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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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뼈, 드러난 뼈



부제 뼈의 5억 년 역사에서 최첨단 뼈 수술까지 아름답고 효율적이며 무한한 뼈 이야기



책을 읽기 전에는 지식적인 측면으로 접근했지만 서문부터 작가의 위트있는 문체에 정말 재미있게 그리고 어렵지만 술술 읽었다. 크게 1,2부로 나뉘는데 아무래도 실생활과 밀접한 내용이 담긴 1부는 잡지보듯 빠른 속도로 읽었는데 ‘뼈’에 대한 오해를 풀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아들을 키우고 있다보니 딸 보다는 ‘키’의 민감한 편이다. 신경 안쓰는 듯 해도 지인들과 대화해보면 은근 걱정을 하고 있음을 느낀다. 흔히 부모의 키를 토대로 자녀의 키를 예측하는 경우도 많은데 보다 과학적인 내용을 이 책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우선 뼈를 이루는 성분과 구조에 대해 알려준다. 이를 알게되면 동물의 종에 따른 뼈의 역할과 그 위대함을 깨닫게 된다. 뼈의 주요 성분이 콜라겐과 칼슘이기 때문에 중년 여성들일수록 골절이 위함하다는 것도 알게 된다. 아이의 키가 걱정된다면 성장판과 호르몬과 관련된 부분을 읽으면 도움이 된다. 가장 재미있던 부분은 뼈의 개수가 사람마다 또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이었다. 흥미롭고 유익한 1부를 지나 2부오 넘어가면 뼈와 관련된 학자들의 의견과 학술적인 실험등에 대해 확장된 정보를 접하게 된다. 특히 우리가 티켓만 구매하면 이미 사라진 공룡의 뼈를 만날 수 있게된 것이 모두 고생물학자들의 노력(257쪽)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뼈를 생각하면 의학이나 생물학 등 이공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연구를 바탕으로 우리 인류가 어떤 도구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뼈가 어떻게 변형되고 변화되었는지를 인류학적인 측면에서 총체적으로 알게 되었다.

이런 내용외에도 13장 뼈의 비즈니스 부분을 읽다보면 단순하게 옷을 디자인할 때 뼈의 모형으로 인해 빈부격차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진 이유나 그런 영향이 산업과 경제에 미친 영향 등도 흥미롭게 읽었다. 결국 출발점이 어디든 뼈에 대한 호기심만 있다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 연령 무관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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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불안 - 어느 도시 유랑자의 베를린 일기
에이미 립트롯 지음, 성원 옮김 / 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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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책

오랜만이었다. 읽을수록 자꾸만 내 이야기를 꺼내고 싶어지는 책, 쓰지 않고서는 도저히 다음 페이지를 넘어갈 수 없게 만드는, 읽고서도 다시 이전페이지로 돌아가 나의 말을 결코 들을 수 없을 줄 알면서도 내 사정을 구구절절 늘어놓고 싶어지는 책을 만나는 건 행운이었다. 에이미 립트롯의 #온전한불안 은 그렇게 내게 #온전한사유 의 기회를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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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워홀은 자신의 일기에서 자신을 A로, 자신과 함께 있는 사람은 조수든 친구든 누구든 B로 칭한다. 32쪽

나는 이제 철저하게 저자와 나를 번갈아가며 A or B로 칭할 생각이다. 이 책이 궁금해서 서평을 읽는 독자에게는 안타깝게도 조금은 불편함을 줄 지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불쾌했던 유쾌했던 서평을 찾아볼 요량이 생긴 독자라면 어쨌거나 이런 칭함이 반갑지 않을까 싶다. A는 베를린으로 떠난다. 이루어지지 않을 사랑을 하려고 떠나는 그 여행은 이미 온전하게 불안하고 온전하게 고독하기에 완벽하게 자유롭다. 처음에는 적을 두기 위해 사람보다 탐조 행위를 시작한다. 이 부분을 읽을 때는 사랑하는 아버지를 떠내보낸 뒤 탐조행위를 통해 이해하지 못했던 아버지와 자신의 삶을 명징하게 바라보게 된 #메이블이야기 를 떠올리게 했다. 좀 더 본격적인 탐조 활동은 이방인처럼 머무르고자 했던 베를린에서 언어를 익히고 그러기 위해서 루틴을 만들어낸다. 철저하게 디지털노마드족이면서 글을 지속적으로 쓸 수 있게 만드는 기한이 정해진 리츄얼이 아니었을까 싶다. 저자가 새의 이름을 독일어로 부르게 될 즘을 읽을 무렵엔 나도 이미 몇 개의 맘에 드는 독일어 몇 단어를 혼자 읖조린다. 동시에 어쩌면 많은 이들이 불필요한 이메일 확인시간을 줄여야 하면서도 그러지 못하는 것이 저자의 말처럼 -우리는 모두 인생을 바꿔줄 이메일을 기다리고(105쪽)-있기 때문이란 문장을 필사하기도 한다.

베를린이어야 했던 이유를 저자는 말해주지만 B이자동시에 A가될수 있는 내게 베를린은 그가 언급한 많은 것들 중 고지식하면서도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광대역 통신으로 빠르게 접속하면서도 결국 자기 기억과 과거를 큐레이팅하기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모습은 오래전 한 자 한 자 글로 그림으로 기록을 남기던 고지식함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온전한 불안의 출간 소식을 접하고 #아웃런 을 다시 꺼내 읽다가 이번에도 결국 완독하지 못했다. 하지만 아웃런을 알지 못했다면 이 책을 조금 늦게 만났을거란 확신은 든다. 마치 ‘베를린은 항상 조금 늦게 도착했다는 느낌이 드는 곳(41쪽’이어도 상관없었던 것처럼 지금 충분히 좋다. 그리고 아웃런으로 다시 넘어가고 있다. 이 책을 지금 만나서 너무 기쁘다. 분명 지금 이 서평을 읽는 누군가도 조금 늦었지만 인생책이 될 가능성은 충분하니 추천한다.

#에이미립트롯 #노마드 #유랑자 #베를린 #amyliptrot #출판사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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