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는 나의 영육을 어루만져주던 당신의 손길이 다시 그리워져서 20여년 전에 손때 묻은 내 방 북향 미닫이는 썩어가고 있을 것입니다. 그 미닫이를 밀고 닫던 당신의 그 손길이 지금 승당안 내 방 미닫이를 열고 누운 곁에 슬그머니 앉아 주시는 일이 이루어질 가망도 없는 허망한 그 기쁜 광경을 눈물 지으며 그려 보게 됩니다. 당신 턱으로 내 이마를 비비며 꾸욱 껴 안아줄 때 만족에 겹던 그 꿈이 되살아나서 그 품에 다시 안기고 싶은 그 괴로움이 영원의 안도감을 기필하여 먹물 옷 속에 고요히 잠자던 내 심장을 신음소리 속으로 잦아지게 합니다. 성불의 길이 조금은 더디어도 좋아요. 당신이 웃으며 당신의 그 부드러운 손으로 어루만져 주시는 즐거움을 단 한번이라도 맛보여주실까 바라는 애달픈 마음은 성불 다음가는 희망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