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감옥에서 탈출했습니다 - 죽음의 수용소에서도 내면의 빛을 보는 법에 대하여
에디트 에바 에거 지음, 안진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4월
평점 :
절판


끝으로 치닫는 고통 속에서 살아남은, 눈물 없이 읽을 수 없는 역사의 기록이면서, 진정한 마음의 자유를 찾아가는 심리치료 기록. 용서에 대한 뼈저린 통찰. 치유는 일방적이지 않다. 언어로 풀어내주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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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채경,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나는 정말 삐딱하다. 좋은 구절에 밑줄을 긋는 게 아니고 읭? 싶은 곳에 밑줄을 긋는다.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 데에 어느 정도는 동의한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글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알면서도 아쉬움이 남는다. 처음 글로 만난 심채경이라는 천문학자의 글이 아마도 더 좋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생겼기 때문일 것이다. 단어를 선택하고 문장으로 쓸 때 한번 더 고심해 보았으면. 한국인 최초의 우주인이라는 타이틀 아래에서 힘들었을 이소연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몰랐던 것들이다. 




"돌이켜 생각해보건대, 도중에 그만두지 못했던 것은 떠날 용기가 없어서였다. 그러나 남은 채 버텨내는 데도 역시 대단한 용기가 필요했다. 떠난 이들은 남지 못한 게 아니라 남지 않기를 선택한 것이었고, 남은 이들은 떠나지 못한 게 아니라 떠나지 않기를 선택한 것이었다. 이제는 안다. 어느 쪽을 선택했든 묵묵히 그 길을 걸으면 된다는 것을. 파도에 이겨도 보고 져도 보는 경험이 나를 노련한 뱃사람으로 만들어주리라는 것을. " (14% 지점) 


응응, 그렇지, 좋은 말이다. 하고는 삐딱선을 탄다. 그저 묵묵히 내가 선택한 길을 걸으면, 그러면 되는 건가요? 먹고 살아야 하는데요? 파도에 이기고 지다가 그만 휩쓸려 죽는 뱃사람도 있지 않을까요? 뭐 이런 식...ㅠㅠ 




"남편의 배려를 얻어 한동안 연달아 야근을 했다. " (31% 지점)


이런 구절이 걸리적거린다고 끌어오다가, 내 아이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모습이 떠오른다. 엄마, 쫌! ㅠㅠ 




"그러나 그 숭고한 '연쇄 선물마'를 따라 하기에는 나의 인간관계가 턱없이 빈약했다." 57% 


보자마자 거부감이 생기는 저 단어, 다른 사람들은 괜찮은지 모르곘다. 꼭 이렇게 표현해야 하나 싶다. 오해는 마시길. 좋은 구절 많으니까. 



외계인 이야기를 읽으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광활한 우주에 지구에만 인간과 같은 생명체가 사는 것은 아닐 거라는 궁금함과 호기심이 과학자들에게 우주로 신호를 쏘아보내는 일을 하게 만들었다면, 있을 지 없을 지 모르는 그 외계인들이 지구를 찾아 연락을 하거나 방문(?)하게 된다면 그것은 지구 인간들에게 좋은 일일까. SF 영화를 보면서 식구들과 가끔 하는 이야기다. 외계인은 정말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인간보다 월등한 능력을 갖고 있을까? 왜 영화 속에서 지구는 항상 외계인의 침략을 받고 파괴당할까? 반대일 수도 있지 않나? 아, 반대의 경우라면 외계인이 지구를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지구인이 외계인을 찾아내고 침략하는 시나리오가 만들어지는 건가. 아아, 그래서 영화가 그렇게 만들어지는 것이로군. 쩝. 외계인은 있을까? 부터 다시 시작해야 겠는데. 



책을 읽다가 <어린 왕자>를 꺼내러 갔다. 'tirer ta chaise de quelques pas' 표현에 대해 작은넘과 잠깐 이야기를 나눈다. 천문학자의 눈으로 읽는 어린왕자.ㅋㅋㅋ 나도 노을을 좋아한다. 그런데 수성에서는 해 지는 광경을 엄청나게 오래 볼 수 있다고 한다. 오! 했다가, 해가 지는 데 88일이 걸리고 다시 뜨는 데 또 88일이 걸린다는 말에 윽! 했다. "수성은 일몰을 사랑하는 게으름뱅이에게는 최고의 행성일지 모른다"는 말은 틀렸다. 일몰을 사랑하지만 88일 동안 볼 수 없다면 그게 뭐야. 짧아도 매일 보는 게 훨씬 좋아. 그리고 왜때문에 게으름뱅이?????? 



우주선을 쏘아올리겠다는 생각은 진취적인 것일까 허황된 것일까. 달에 우주선이 착륙한 사건이 있은 지 오랜 시간이 지났고 여러 나라가 달에 가려고 이런저런 계획들을 세운다. 우주선 한 대를 쏘아올리는 데 필요한 인력과 기술과 장비와 시간과 물리적/정신적 뒷받침들, 세세하게 생각해 본 적 없던 이런 내용을 읽다 보니 도대체 우리는 왜 우주 탐사를 열망하는 것인가 싶다. 



우주에 조그마한 미생물도 남기지 않으려는 노력은 인간의 행동이 우주에 해를 끼치면 안된다는 윤리의식에서 출발한다. "우리는 관찰자일 뿐, 바깥 전체를 마음대로 주무를 권리는 없다. 생태계를 위해 어떤 잔인한 포식자 종을 절멸시키거나 가여운 피식자를 집중적으로 키워낼 권리가 우리 인류에게는 없는 것처럼." 그러나 지구가 인간들에 의해 파괴되어가고 있는 건 사실 아닌가? 우주에 인간의 영향을 끼치지 않으려는 노력과 자세를 지구에도 적용시키면 좋을 텐데 하는 씁쓸함. 



달에 집을 짓는다면 어디가 좋을까 부분에 이르자 달의 땅을 분할해서 파는 사람, 그것을 사들여 매매계약서를 가지고 있다는 돈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돈을 번 사람은 어떻게 되었을까? 관련 법이 없어서 처벌도 못 한다는데.



중간중간 두서없이 떠오르는 생각들. 본의 아니게 좋은 말보다 안 좋은 말을 더 많이 쓴 것 같다. 그러나 이런 에세이는 응원해야 한다. 더 깊고 더 날카로운 이야기가 쏟아져야 한다. 말하다 보면 바뀔 수 있다고 했다. 불안한 직장, 구조의 모순, 출산과 육아의 함정 들이 뒤집어지는 세상이 되기 위해, 더 많이 써주시길! 무언가를 끝없이 공부하고 탐구하고 노력하는 사람은 왤케 다들 아름다운지! 게다가 천문학이야! 



지금 눈 앞에 보이는 사실이 전부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것, 그것만이 언제나 어디서나 진실이다. (36% 지점) (- 이런 좋은 구절들도 많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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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에 읽겠다고 골라둔 책들을 미처 다 끝내지 못했다. 여행을 다녀왔기 때문이기도 하고 100자평 백일장 대상책을 읽어보겠다고 설친 때문이기도 하다. 짧은 문장으로 책 한 권에 대한 감상과 평을 '알흠답게', 어쩌면 출판사의 의도에 딱딱 맞게, 쓰는 능력이 내게는 없음을 알기에 뻘짓이라는 걸 알면서도 책을 빌려보려고 노력했다. 최근의 책들이라 도서관 대기줄 느무 길어서 7월 말이 가까워올 때에야 한 권씩 대여가 가능했다. 정말, 이벤트가 아니었다면 펼쳐보지 않았을 책들도 있다.ㅎㅎㅎ 
















에디트 에바 에거, <마음 감옥에서 탈출했습니다> 


어제 대출해서 새벽 2시까지 눈물을 흘려가며 읽은 책. 아직 뒷부분이 남았다. 역시 책은 사전정보 없이 읽어야 더 맛이 나는 법. 뒷부분이 얼마만큼 글의 힘을 잡아줄 지 아직은 모르겠다. 

















심채경,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방금 다 읽었다. 간간이 약간의 메모를 하며. 뭐랄까. 완전 좋은 부분과 그렇게 좋지는 않은 부분들이 적절히 섞여 있는 책? 리뷰를 쓴다면 어떻게 써야 할까 조금 고민되는. 
















뉴욕주민, <디 앤서> 


정확히 어떤 성격의 책인지 모르고 읽기 시작했는데 의외로 읽는 재미가 있었다. 물론 곳곳에 등장하는 전문 용어들에 대한 이해는 제쳐두고. 간혹 문법이 안 맞거나 좀 아닌 문장들도 있기는 했다. 조금 더 다듬는 시간을 가졌다면 좋았을 듯. (고치거나 아님 빼야 할 것 같은 예시가 있었다.) 

애초에 주식 투자 등에 관심이 없고 관심을 가져야만 하는 건가 대세에 궁금증을 가지는 정도인 나여서 애널리스트나 헤지펀드 어쩌구 하는 직업에 대한 관심도도 낮다. 지식도 없다. 그래도 책은 읽을 수 있다. 어떻게 투자하느냐에 대한 책이 아니므로. 나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글쓴이에게 응원을 보낸다. 그것이 설령 자본주의 끝판왕인 월스트리트 세상이라 하더라도. 그쪽 세상도 다를 건 없다. 투자도 결국 사람이라는 글쓴이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금융, 헤지펀드 등과 관련된 직업세계에 관심이 있는 사람도, 전혀 문외한인 사람도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이런 삶을 살고 싶은가 아닌가는 별개의 문제. 


덧) 글쓴이가 남성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나 뭐니. 왜 그랬어.ㅠㅠ 더 응원하고 싶게, 글쓴이는 여성이다. 

















시몬 드 보부아르, <아주 편안한 죽음> = <죽음의 춤> 


내가 갖고 있는 책이 마침 <아주 편안한 죽음>과 같은 책이었다. 길지 않아 금세 읽는다. 을유문화사의 번역보다 한빛문화사의 번역이 더 좋았다.
















최은미, <눈으로 만든 사람> 


전자책 구입해서 읽었다. 종이책 살 거다! 다시 읽을 예정이고 아마도 여러 번 읽게 될 것 같다. 



*** 


아직 끝내지 못한 7월의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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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07-30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끝내지 못한 책이 40권입니다요;;ㅋㅋㅋㅋ

난티나무 2021-07-30 21:21   좋아요 1 | URL
악!!! ㅎㅎㅎ 저도 그간 못 끝낸 책들 다 세면 어마어마할 거예요.ㅋㅋㅋㅋ
 
디 앤서 - 어느 월스트리트 트레이더의 다이어리
뉴욕주민 지음 / 푸른숲 / 2021년 2월
평점 :
품절


˝투자도 결국 사람˝. 자본주의 끝판왕 월스트리트의 직업세계에 관심이 있는 사람도, 나처럼 투자에 문외한인 사람도 읽을 수 있는 책. 다음 기회에 좀더 깊은 사람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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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 7월 할인쿠폰 한 장 남기고 다 썼어! ㅠㅠ 


'중고등록알림 신청'은 매우 유익하지만 매우 무익하기도 하다. 꼭 사고 싶은 책을 알림설정해 두는데 짠 하고 중고가 나타나면 질러야 마땅, 그러나 딱 그것만 사면 책에 대한 도리가 아니지 이카면서 주섬주섬... 하아. 


















수전 브라운밀러, <우리의 의지에 반하여> 

뜨면 무조건 산다 목록에 올라있던 책이라 중고 뜨자 놓칠세라. 
















권정민, <엄마 도감> 

배송비 2천원이 택배기사님께 가지 않는다면 무료배송의 조건을 채우는 것이 더 이득 아니겠나. 중고 못 살까 봐 보관함 한번 휘이 보고는 장바구니행. 앞부분밖에 못 봤지만 조금 새롭기도 하고 두루두루 이이 저이 돌려가며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 

















김승희, 윤석남 <김승희 윤석남의 여성이야기> 

김승희 책 없는데 사고 싶어서 검색하다가 눈에 띈 책. 윤석남 그림, 익숙하다 했더니 얼마 전 구입한 책 <싸우는 여자들, 역사가 되다> 그림! (이 책은 선편 소포에 들어있... 하 언제 받아...) 그냥 새책을 살 걸 그랬나 잠시 후회도 했다. 택배 도착한 사진을 받아보니 오래 전 나온 책이라 상태 최상인데도 왠지 너무 낡아 보였... 


















캐럴 길리건, <침묵에서 말하기로> 

함께 살 중고책 검색 중 찾음. 드뎌 구입. 
















샬럿 퍼킨스 길먼, <허랜드> 

일단 궁리의 책을 먼저 구입해 본다. 

















뤼스 이리가레, <하나이지 않은 성> 

11월 여성주의책읽기 선정도서인데 중고등록알림에 떴다. 상태 상이지만 항공으로 받아야 하니 어떻게든 구입비용을 줄여본다. 


















정희진 외, <미투의 정치학> 

교양인의 도란스기획총서를 다 사려고(그래봐야 4권이야) 남은 2권 중 하나를 구입. <한국 남성을 분석한다>가 중고구입이었는데 상태 별로여서 이건 새 책으로. 괜찮아, 선편으로 받으면 돼.ㅠㅠ 

















다니엘 페낙, <학교의 슬픔> 

아니 그러니까 전번 구입 때 산 책인데 물량 없다고 부분취소가... 다시 중고로 구입.^^;;;; 
















김현미, <페미니스트 라이프스타일> 

전자책 쿠폰 쓰려고 보관함 책들 중 가장 먼저 보고 싶은 책으로 골랐다. 



*** 

7월 29일이다. 아직 이틀이나 남았다. 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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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1-07-30 00: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주 우아하고 알차고 아름다운 구입목록입니다. 😍

난티나무 2021-07-30 04:33   좋아요 1 | URL
그쵸그쵸? 우헤헤! 단발머리님 말씀에 위안을~~~~^^;;;;

얄라알라 2021-07-30 02: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미니스트 라이프스타일>보고 급 반가워진!^^
그래도 할인쿠폰 쓰신거니 알뜰하게!^^

난티나무 2021-07-30 04:34   좋아요 1 | URL
네 할인쿠폰 알뜰하게 다다 적용해서 샀습니다. ㅎㅎㅎ
기대되어요, <페미니스트 라이프스타일>!

다락방 2021-07-30 08: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중고등록알림 신청‘은 매우 유익하지만 매우 무익하기도 하다. ← 완전 동의, 적극 동의 입니다. 알람 뜨면 다다닥 부지런히 들어가서 한 권만 살 수 없으니 다시 또 몇 권의 책을 추가해서 사는데.. 과연 저렴하게 사겠다고 중고등록 알림신청해둔 건 어떤 의미가 있나... 지를때마다 반성하고 자책하게 돼요. 그렇지만.. 또 해놓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티나무 2021-07-30 16:57   좋아요 0 | URL
그래도 구하기 힘든 책을 사게 되면 그 뿌듯함이 지름을 정당하게(?) 만들어주잖아요.^^;;;;
파산하는 것만 아니라면 실보다 득이 많은 게 책지름 아니겠습니꽈? ㅋㅋㅋㅋㅋㅋㅋ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