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만 있다 보니 요일의 구분이 없어진 지 오래지만 오늘은 월요일, 오랜만에 집안의 남자들이 모두 나가고 없는 오전이다. 검은물 한 잔 옆에 두고 이틀 동안 안 읽은 책을 펼친다. 이렇게 가끔 찾아오는 혼자만의 시간에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은 어려운 책을 집중해서 보는 일이다. 생각보다 진도가 나가지 않는 책, 읽으면 읽을수록 무슨 말인고 싶은 문장들, 허허 나의 모자란 능력 탓이오. (육식의 성정치를 읽고 있습니다. 읽고 있어요,로 같은 책을 다시 올릴 수는 없는 거군요.)
폰 카메라가 촛점을 잃은 지 어언 일 년??? 기억도 나지 않는다. 내 눈을 보는 느낌이 든다. 하루가 다르게 나빠지는 시력을 붙들고 놓아주고 싶지 않다. 책과 5-60cm만 떨어지면 정확히 사진과 같은 촛점을 보여주는 내 불쌍한 눈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