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인간 - 제155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무라타 사야카 지음, 김석희 옮김 / 살림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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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에서 <편의점 인간>을 쓴 무라타 사야카 작가가 일본의 권위 있는 문학상 아쿠타가와상의 155회 수상자로 결정되었다는 기사를 보고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일단 제목부터 흥미가 확 당기는...

우리나라 수도 서울의 길을 걷다보면 눈 돌리는 곳마다 편의점이 나온다. 일본의 수도 도쿄 여행에서 느낀것인데 우리나라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을 정도로 곳곳에 크고 작은 편의점이 있다. 그리고 그 편의점의 역사 또한 우리나라보다 훨씬 앞서있고....


우리의 생활도 - 특히 젊은이들은 편의점 없는 생활을 상상 못할 정도로 편의점과 밀착되어 있다. 작가 역시 편의점 알바 생활을 하면서 글을 쓰고 있다고... 오죽하면 시상식 날에도 알바를 끝낸 뒤 참석했다하니....  


 

누구나 익숙하고 편안한 공간이 되어버린 편의점.  그 안에서 알바를 하며 살아가는 주인공 후루쿠라.

35세의 먹을 대로 먹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편의점 알바로만 생활을 이어가는 여성 후루쿠라는 평범한 집에서 태어났지만 사회생활부적응 및 공감 불능의 정신적 문제를 안고 있다. 어려서부터 그런 지적과 주위의 따가운 시선을 느끼며 자라왔지만 따뜻한 가족의 보호 속에 대학에까지 무난히 진학한다. 대학 1학년때 도쿄 어느 빌딩에 새롭게 오픈하는 편의점에서 알바로 일하기 시작하는데, 대학을 졸업하고도 직장에 들어가지 않고 계속 편의점 알바로만 생활하며 편의점에서 거의 완벽한 업무수행을 해내며 하루하루 자신이 삶에 만족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그녀의 모든 생활은 편의점에서 일하고 있지 않을 때도 편의점에 초점을 맞추고 돌아간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편의점과 일체화되어있다고나할까....

그런 그녀에게 친구들은 결혼이나 직장생활을 하지 않는 데 대해 자꾸만 "이물질" 취급을 한다. 후루쿠라는 동생의 도움을 받아가며 편의점 내에서 이물질 취급을 당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어느날 후루쿠라가 일하는 편의점에 새로 들어온 남자 알바 시라하 씨.  그 남자는 본인이 일해서 살아가고자 노력하기보다 능력있는 여자를 만나 살아가려하는 또 한 사람의 사회부적응자이자 불평주의자이다. 그러나 둘은 서로가 정상인들의 사회에서 이물질임을 알아보고 함께 정상인처럼 보이고자 이상한 동거를 시작한다. 후루쿠라는 시라하의 꼬임에 넘어가 편의점 알바생활을 접고 정규직을 하기 위해 면접을 보게 된다. 그러나 면접 당일 후루쿠라는 면접장 앞 편의점에 잠시 들렀다가 자신은 편의점에 딱 맞춰진 사람임을 깨닫고 다시 편의점 인간으로 돌아가고자 결심한다.




p.188.    "이제 깨달았어요. 나는 인간인 것 이상으로 편의점 점원이에요. 인간으로서는 비뚤어져 있어도 먹고살 수 없어서 결국 길가에 쓰러져 죽어도 거기에서 벗어날 수 없어요 내 모든 세포가 편의점을 위해 존재하고 있다고요."


후루쿠라는 편의점을 위해 존재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고 있는가.....?



편의점 인간 후루쿠라의  일상을 통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무엇일까....


왜 사람들은 남의 인생에 그리도 참견하려 하는 걸까?  그냥 각자의 인생을 있는 그대로 보아주면 안되는 걸까?  그리고 왜 보통의 삶이 아닌 삶을 살아가는 이들을 자기 잣대로 재고 이러니저러니 비판하고 자기 틀에 맞추려 안달하는 걸까...? 조금 모자라는 듯해도 열심히 살아가는 이들이 있음을 후루쿠라를 통해 말하고 싶은 것 같다. 또 한편, 우리들이 고도로 발전된 현대사회를 살아가고 있다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먹고 살기 위해 돈을 벌고(사냥을 하고) 아이를 낳아 종족을 번식하고 하는 면에서 석기시대와 크게 다를 바 없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



p.90.  "정말로 여기는 변함이 없어."

         오늘 여기서 한 사람이 사라졌어요....(후략)


우리는 흔히 이 세상을 보며 변함이 없다고 말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겉보기에는 매일 같은 일상이 반복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그 안에서는 매일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 안에서 우리는 그 변화의 대열에 발맞추어 기계처럼 돌아가는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



   비닐봉지 안에 조심스럽게 달걀을 담는다. 어제 판 것과 같지만 다른 달걀을 담는다.


어제와 같은 오늘로 보이지만 분명히 어제와 다른 오늘인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기계처럼 돌아가는 같은 일상의 반복일지라도 슬퍼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한편, 무수한 편의점 속에서 일하고 있는 이들의 이처럼 기계같은 일처리가 있기에 많은 바쁜 도시인들이 편리를 누릴 수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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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들 마카롱 에디션
조르주 페렉 지음, 김명숙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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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소설...

20세기 후반 프랑스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조르주 페렉의 <사물들> .....


어쩌면 대화체 하나 없이도 소설이 완성될 수 있는지... 

읽는 내내 의아해 하면서도  이상하게 책을 던져버릴 수 없었다.


뭔가 ... 나의 이야기같기도 한,

아니 물질만능주의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임이 분명한데

왠지 주인공 실비와 제롬을 비난을 하게된다.  


그러면서도 한편 서글픈 애정이 가는 건 분명 작가의 치밀한 계산에 말려든 때문일까....


조르주 페렉이 롤랑 바르트의 수사학 강의를 들었고,

그에게 이 소설의 원고를 보여주고 하루빨리 출판하라는 말까지 들었다 하니

언어와 문장을 다루는 솜씨가 보통은 아님은 분명하다.



스무살 초반의 대학생 실비와 제롬은 휴학을 하고 사회생활을 하며  물질에 대한 갈망과 부에 대한 욕망을 겪게 된다. 그러나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도 좋은 집과 좋은 가구, 좋은 옷은 자신들의 차지가 되지 않는다. 그 상태대로 이어진다면 세월이 흘러도 자신들의 처지가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자괴감과 좌절까지 따른다. 그러나 그 욕구와 희망을 버릴 수가 없다. 아직은 젊은 그들이기에....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오늘날 물질과 행복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습니다.

실비와 제롬이 (물질을 통해) 행복하고자 하는 순간, 자신들도 모르게 벗어날 수 없는 사슬에 걸려든 겁니다. 행복은 계속해서 쌓아올려야 할 무엇이 되고 만 것이지요. 우리는 중간에 행복하기를 멈출 수 없게 되고 말았습니다."


이 소설을 물질을 통한 행복을 추구하는 이들 즉 자본주의자들을 비난하는 소설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작가는 그게 아니라고 한다.


"우리는 행복하기를 멈출 수 없다" 라고...


실비와 제롬은 대부분의 우리 자화상인 것이다.  


'옮긴이의 말'에서 알게 된 작가의 또다른 작품,  <어느 미술 애호가의 전시실>도 읽어보고 싶다.





예전에 그들은 적어도 무언가를 소유하고 싶은 광기에 휩싸인 적이 있었다. 이런 강렬한 욕구가 그들의 삶을 지탱해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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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지음, 김욱동 옮김 / 문예출판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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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참 좋은 책이 많다.

매일 매일 새로 출간되는 책들도 많다.

그런 중에서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너무나 큰 기쁨이고 축복이다.

왜, 앵무새를 죽인다는 걸까 하는 궁금증에서 시작된 책읽기,

그저 단순한 아이의 시각으로 바라본 세상 이야기인 줄 알고 읽어나갔지만

마지막 장을 덮을 때​는 큰 감동과 메세지에 사로잡혀버렸다. 

 

작가  '하퍼 리'는  세계 40여 개의 언어로 번역 출판됨에도 서문을 쓰지 않는 이유로  책읽기의 즐거움에 찬물을 끼얹고 호기심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라 했다.

나 역시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작가의 그 말에 200% 공감하며 이 책의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싶어졌다.  다만,​ 출간된지 50년이 훨씬 넘었음에도 미국 사람들뿐 아니라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받고 꾸준히 읽히고 있는 이유를 꼭 알아보라 권하고싶다.

 

"...  래들리 아저씨네 집 현관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어찌보면 지극히 평범하고  단순한 문장이다.

그럼에도 그 감동의 파문은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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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 지음,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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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베스트 셀러" 라는 딱지가 붙은 책을
일부러 멀리했었다.
 
 
출판사의 상술이 눈에 뻔했지만
그런 책을 샀다가 실망한 적이 많아서였다.
 
 
그러나 이제는
베스트 셀러 딱지가 붙은 책 중에서도 베스트한 책을 가려내는
눈이 생겼다. 완벽하지는 않겠지만.....
 
 
이 책은 베스트 셀러가 될만한 이유가 있는 책이다.
 
제목만 읽는다면
이 책은 정의가 무엇인지에 대해 명쾌한 답을 줄 것 같다.
 
그러나
한 두 장 책을 읽어나가면서 머리 속이 복잡해진다.
 
이 책은 정의가 무엇인지에 대한 저자의 판단을 주장하는 내용이 아니라,
정말 우리가 살아감에 있어서
 "정의란 무엇인가"......
 
하는 생각에 더 깊이 잠기게 하는 책이기 때문이다.
 
읽으면 읽을수록
아, 이쪽의 생각은 이것이 정의이구나...
 
아, 저쪽의 생각은 저것이 정의이겠구나.....
하는 생각에
 
참으로 정의롭게 생각하고 행동하기란 얼마나 어려운지를
더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
 
 
그러나...
바쁘다는 핑계로 '정의' 같은 거창한 명사에 대해 생각의 눈길을 주지 않고
그저 눈앞의 현실에만 급급했던 일상을
부끄러워하게 하는 책이다.
 
의식주와  기본적 욕구에 허덕이면서
하루하루 무사무탈한 나날이 이어지는 데 감사하며
내가 아닌 남에 대해서는 짧은 시선마저 주지 않고 살아가는
소시민의 삶....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행복과 공동의 행복 중 무엇을 우선하는 것이 정의인가...
권리와 자유 중 어느 쪽을 우선하는 것이 정의인가......
소수 집단 우대 정책은 과연 공정한 것인가....
 
등등 ...
어떻게 보면 일종의 정치적 내용이 많다고도 할 수 있겠다.
 
당연히...
저자는 미국의 명문, 하버드 대 정치 철학 교수이니까...  
 
마이클 샌델... 그로 인하여
 이 시대, 정신줄 놓고 살아가는 많은 기계인간들이
어느쪽으로 걸어가야 할 지 도움을 줄
한 줄기 빛을 찾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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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살의 책읽기 - 내 삶을 리모델링하는 성찰의 기록
유인창 지음 / 바다출판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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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신문사 기자가 마흔살이 넘어서며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쓴 책이다.
그런데 자기가 읽은 책의 한 대목들을 인용해가며 썼다.
 
제목상으로는 책을 읽고 자신의 삶을 투영한 것 같은데,
그 반대인 것이다.
 
40대를 살고 있는 나 역시
많은 부분 공감하고 위안을 받았다.
 
그러나....
 
기대했던 내용은 아니라 조금 아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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