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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생태적으로 사는 법
박경화 지음 / 명진출판사 / 2004년 5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내가 얼마나 생각이 모자랐던가 스스로 한탄과 꾸지람을 해야했다. 그래도 나름대로 환경을 생각한다고 노력하는 편이라 자부했는데, 이 책을 읽어보니 친환경적 생활에 부족한 점이 너무 많았다.
산에 가서 "야호!" 소리 치는 것이 얼마나 낭만적이고 스트레스 풀기에 좋으냐며 참 열심히도 소리질러댔는데, 그게 너무 이기적 행동이었음을 이 책을 읽고 알았다. 나야 좋지만, 그 소리 듣는 동물들은 반대로 엄청 스트레스라는 것이다. 자연은, 이 지구는 인간들만의 것이 아니다. 동물, 식물, 미생물 그 모두의 것인데 인간들은 모두 인간 중심으로 생각하는 큰 오류를 범하고 있다.
또, 겨울이면 어느 집에나 켜 놓는 가습기... 나도 가습기 매니아였다. 근데 그 가습기가 휴대폰보다 더 심각한 전자파를 발생시킨다는 내용을 읽고 기함을 했다. 그래서 가습기는 재활용 버리는 날 버려버렸고, 이제는 어항과 식물 화분을 놓고 집안 습도를 조절한다. 정말 생태적인 모습 아닌가 스스로 만족한다. ㅎㅎ
1회용 생리대는 300년이 지나야 썩는다는 사실도 정말 놀라 자빠질 충격적 사실이다. 난 그래도 한 50년 뒤면 썩으리라 생각했는데... 예전에 중학생 때는 엄마가 직접 면으로 만들어 주신 걸 썼는데, 독립 생활을 하면서부터는 결혼한 지금까지 계속해서 1회용을 사용하고 있다. 엄만 면 생리대를 일일이 삶아 빨아서 햇볕에 말려 주셨는데 난 아직 이것만은 못하고 있다. 지금은 생협 같은 곳에서 면개지미라 해서 빨아서 쓸 수 있는 면 생리대를 팔고 있는데, 이제부터라도 바꾸도록 노력하려 한다. 면 생리대 삶을 때는 달걀 껍질이나 말린 귤 껍질, 레몬 등을 넣으면 뽀얗게 된다고 한다.
책 사이사이에 더 많은 친환경적 삶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와 여러 단체의 전화번호가 수록되어 있어 그것도 유용하다.
그런데 이 책은 주로 '~하지 마라' 하는 논조로 가고 있어 좀 아쉬움이 남는다. 제목상으로는 '생태적으로 살기 위해서는 ~를 해라' 하는 내용일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나는 "비 오는 날 나무 밑에 서서 아이들과 나뭇잎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를 듣자"라든가, "학교 운동장이나 동네 놀이터에서 맨발로 모래를 밟고 진흙탕에서 흙놀이를 하게 하자" "우리 동네에는 어떤 곤충들이 살고 있나 찾아보자"뭐 이런 식의 내용들을 기대했던 것이다.
그래도 이 책을 읽은 사람은 도시에서 한층 더 생태적으로 사는 법을 분명히 터득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