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 지글러 지음, 유영미 옮김, 우석훈 해제, 주경복 부록 / 갈라파고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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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원시 시대 인간들은 굶는 날이 많았다. 중세와 근대에도 '굶기를 밥먹듯한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굶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았다. 그러면 생명공학과 유전자 공학의 발달로 인류의 수명이 늘어나고 먹을거리가 남아도는 오늘날에는 어떤가?  이 풍요의 시대에 적어도  기아 문제만큼은 70 ~ 80%는 해결되고 있으리라 생각했었다.  

 그러니, 지구에 살고 있는 인류의 절반이 굶고 있다는 이 책의 제목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유엔식량특별조사관이 쓴 책이니만큼 거의 100% 사실에 가까운 내용들이 담겨 있음이 분명할 터인데, 왜 이렇게 끔찍하고 비참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책을 읽어나가면서 그 의문은 해소할 수 있었지만  분노와 답답함이 대신 그 자리를 차고들어왔다.  

 나는 그동안 기아는 나라가 가난해서 또는 환경적으로 열악해서만 발생하는 것으로 알았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인 장 지글러 유엔 식량특별조사 관이 들려준 바에 의하면, 

  첫째, 자연 재해로 인한 식량 부족(아프리카의 여러나라들)

  둘째, 권력 다툼 등 정치의  부패로 외국 원조마저 차단하는 나라들(소말리아

  셋째, 세계  메이저 곡물회사들의 시장가격 조작(미국의 컨티넨털 그레인과 카길 인터내셔널, 스위스의 앙드레 S.A. 그리고 프랑스의 루이 드레퓌스 등)

   넷째, 전쟁으로 인한 기아 (아프리카의 앙골라 내전과 시에라리온 전쟁  그리고 중동의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 등이 있다.  

   특히, 세계 옥수수 생산량의 1/4을 잘 사는 나라의 소들이 먹어치운다는 것과 (물론 그 소들은 잘 사는 나라의 인간들에게 자신의 고기를 내어주기 위해 이용되지만), 미국의 경제봉쇄로 인해 5세 미만의 아이들이 매일 200여명(매달 5,000 ~ 6,000명)이 영양실조로 생명을 잃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충격적이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북한의 기아문제도 언급되고 있으며 왜 유엔의 힘만으로 기아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는지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기아 문제에 대해 그동안  무관심했던 것은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제 기아문제를 알게 되었으니 뭔가 행동으로 옮겨야 할 때이다. 이 책의 저자인 유엔 조사관도, 아니 유엔 사무총장도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하물며 일개 가정주부인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겠는가?  

  그러나 예전에  중지한 유니세프 후원금을 다시 내는 것으로 미약하나마 힘을 보태고자 한다. 월드비젼이나 지구촌공생회 같은 단체에 후원금을 내는 것도 시작해 보려 한다. 또 주변 사람들에게도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하고 이런 이야기를 전해주며 후원을 권하려 한다.  그런 날이 하루하루 지나다보면,  기아로 죽어가는 생명 또한 하루 하루  그 수가 줄어들게 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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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의 세계사
가와기타 미노루 지음, 장미화 옮김 / 좋은책만들기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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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무심코 먹는 설탕... 아이들이나 어른들이나 설탕이 들어간 먹을거리(아이스크림, 과자, 케  잌, 커피, 사탕...)를  싫어하는 사람은 몇 % 되지 않을 것이다. 그 달콤한 설탕이 들어간 음식을 먹을 때 우리는 달콤함과 더불어 행복감을 느낀다. 그래서인지 설탕이란 단어의 느낌은 더없이 사람을 행복하게 해 주는 평화의 매개체로서 다가온다.  

  그러나 이 책을 읽게 되면 설탕의 겉으로 드러난  달콤함 속에 숨겨진 피비린내와 땀 냄새를 맡게 된다.  지은이는  이 책에서 설탕의 시작으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모든 역사를 낱낱이 알려 주고 있는데,  그 속에는 십자군 전쟁과 노예의 역사 등에 이르는 세계 역사와 아시아 이주 노동자들의 역사까지 들어 있기 때문이다.  

  설탕이 등장하기 전에 인류는 벌꿀이나 당단풍나무 수액(메이플 시럽)으로 단맛을 즐겼었다. 그러니 거기서 나오는 당분은 한정적이었고 충분치 못했다. 기원전 4세기 알렉산더 대왕의 동방 원정대가 인도 북부지방에 이르렀을 때 사탕수수 나무에서 추출하는 설탕의 존재를 발견하면서부터(그 북부 인도인들은 언제부터 사탕수수에서 설탕을 추출해서 이용했는지는 나와있지 않다) 설탕의 역사가 시작된다고 보면 된다.  

  본격적으로 설탕의 재배, 제조법과 서민들에게까지 설탕이 전달되게 되는 계기가 된 것은 11세기의 십자군 전쟁때부터이다. 설탕의 원료인 사탕수수는 열대나 아열대 기후에서만 재배가 되므로 프랑스나 영국, 네덜란드, 포르투갈 등 유럽인들은  플랜테이션이라 부르는 사탕수수 농장을  만들기 위해 카리브해를 중심으로 한 중남미와 동남아시아 등지로 식민지를 확대해나가기에 이르게 된다. 그 과정에서 식민지 건설, 노예의 거래 등 여러 가지 비문명권 인류들의 많은 희생이 따르게 되었다.  

  이렇듯 많은 대가를 치르고 각광받아온 설탕이지만, 오늘날에는 다시 그 인기가 주춤해지고 있다. 설탕을 지나치게 많이 먹는 것이 건강에 해롭다는 의학적 보고가 발표되면서부터 당분은 빼고 단맛만 나게 하는 아스파탐이나 올리고당 등의 인공 감미료가 더 호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러나, 그 와중에도 동양권에서 전달된 차에 설탕을 넣어 먹는 영국 홍차에 대해서도 부유층의 행태를 유행이라고 무조건 따라하는데서 기인한 우스꽝스러운 식습관임도 덤으로 알게 되었다.  

  세계사를 조금만이라도 알고 있는 이라면 무난히 읽을 수 있는 책이기에 청소년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그리 큰 깊이가 있는 책이 아니기에 가볍게 읽으며 설탕에 대한 배경지식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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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으로, 더 왼쪽으로 - 당신들의 대한민국 세 번째 이야기
박노자 지음 / 한겨레출판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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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할 때 난 보수 성향이다. 큰 변화나 잡음 없이 조용히 살아가기를 원하며, 서로 좋은 쪽으로 생각하며 긍정적이고 발전적으로 살아가고자 한다. 그렇다고 불의를 보고도 그냥 넘어가는 것은 싫어한다. 그래서 조금 부딪히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할 때가 있다. 그럼에도 난 진보나 개혁쪽이 아닌 보수의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많이 오른쪽으로 걷고 있어 우매의 늪에 빠질 수 있기에 왼쪽에서 끌어주는 손을 잡아 중심을 잡아야겠기에... 궁극적으로 나는 오른편도 왼편도 아닌 중도를 걸으며 가고 싶은 것이다.

이 책은 내가 읽는 박노자 교수의 세번째 책이다. 앞서 읽은 <당신들의 대한민국>1, 2가 100% 나에게 고개를 끄덕이게 한 것은 아니지만, 진정으로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길을 생각하며 쓴 좋은 책이라 생각했기에 이번 책을 사 들었다. 역시 내가 바라보던 오른편으로 치우친 시각들을 많이 왼편으로 틀어지게 하는 올곧은 내용들이 많이 들어 있었다.  

불법이주 노동자에 대한 인권 문제와 군대와 전쟁 문제에 대한 종교인들의  의식 문제 그리고 일본을 대하는 자세와 우리 나라 정치권 특히 진보신당에 대한 아쉬움을 피력한 내용들이 가슴에 와 닿고 내가 가졌던, 또는 미처 가지지 못했던 부분들을 바로 세우거나 채우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며(아니 읽기 전에도 생활 속에서도) 우리나라의 진정한 민주사회는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정치권을 보나 일반 민중들의 의식을 보나...  그러나 점진적으로 민주 사회로 나아가고 있으며 언젠가는 선진 민주사회가 되리라고 생각한다. 오늘날이 있기까지 희생된 많은  이들에게도 감사의 염(念)을 가진다.  

우리나라에 불법이주한 중국, 동남아 등의 외국인 노동자들을 차별하고 비인권적으로 대하면서 외국(미국, 호주, 일본 등)에 나간 우리나라 불법 이민자들을 생각하지 않는 모순, 진보를 추구하는 사회당인 진보신당에서조차 기득권을 지키느라 젊은 정치인들의 등용률이 현저히 낮은 점, 대체병역제도가 취소된 점 등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함을 깨닫게 되었고 공감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양반, 자본가들의 자본 독점을  지극히 싫어하며 무상 교육 육아지원을 강조하는 그가 노동자 계급이 아닌 옛 문인들의 글을 음미하며 살아가는 것을 좋게 여기는 부분은 조금 모순되게 다가왔다. 또, <주몽>이나 <대조영> 등의 역사 드라마를 일본의 우파적 전쟁 긍정론과 군사주의 관점으로 접근하는 점은 둥국의 동북공정에 대응해 우리의 역사인식 재고에 도움되는 부분은 놓치고 있는 게 아니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박노자 교수는  굳이 의식의 계파를 따지자면 유럽의 사회주의 성향 쪽인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는 진보신당의 노선을 그래도 가장  밀어주고 있다. 박 교수의 대한민국에 대한 충정과 사랑에 감탄하며 그의 글들에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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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있는 우리 아이를 위한 세계역사 이야기 1 - 고대편 교양 있는 우리 아이를 위한 세계역사 이야기 1 1
수잔 와이즈 바우어 지음, 정병수 그림, 이계정 옮김 / 꼬마이실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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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옛날 이야기책도 과거의 일들을 말하는 것이니 역사책과 공통점이 있긴 하다. 그러나 옛날이야기라 하면 쉽게 다가오는데 역사라 하면 딱딱하고 어렵게 다가선다. 그런데, 수잔 와이즈 바우먼의 이 책은 정말 옛날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쉽고 거부감이 없이 술술 읽혀진다. 작가가 자신의 아이들을 홈스쿨링하면서 쓴 책이라 더 그렇게 느껴지는건지도 모르겠다. 

1권과 2권에는 고대 신화가 많이 나와서 더욱 재미있게 읽혀진다. 다른 신화를 다룬 책에서 읽었던 이야기들을 역사책에서 그 시대와 맞물려 같이 읽으니 더욱 이해도가 높아진다.  역사 관련 책은 시대순으로 된 것, 인물 중심으로 된 것, 사건 위주로 쓰여진 것, 옛이야기 식으로 쓰여진 것 등을 다양하게 읽어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러다 보면 나중에는 그것들이 벽돌 하나하나가 짜맞추어져 견고한 탑이 되듯이 역사라는 긴 이야기가  머리속에 구체적으로 단단하게 각인될 테니까...... 

3권은 중세를 다루었는데, 중 고등학교 시절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엉켰던 실타래가 풀리듯 중세의 세계사가 일목요연하게 머리속에 자리잡게 되었다. 중세를 알게 되니 근 현대 세계사의 분란의 원인까지 짐작하게 되는데... 이런 과정을 작가가 군데 군데서 짚어주기 때문에 복습까지 된다.  

 아쉬운 점은, 그림이 모두 흑백이고 크기가 작아 한눈에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인데 차라리 글자 크기를 조금 더 줄이고 그림을 크게 했더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제목이 너무 긴 데다 '교양 있는 우리 아이를 위한'이라는 수식어가 좀 마음에 안 든다. 원제목은 그냥 'History of the World'로 단순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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