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84 1 - 4月-6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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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와 다른 세계를 살고 있는 이들이 존재한다?




하루키라...

참 오랜만에 하루키의 신작을 읽었다. 2005년 [해변의 카프카] 이후 소설로는 처음 만나는 것 같다. 단편집들이나 에세이집 빼고…….

1987년, [상실의 시대]로 처음 만난 하루키는 내 삶을 새롭게 펼쳐주기 위해 나타난 왕자님이었다. 그때 난 대학 신입생이었다.  한껏 들뜬 가슴에 새로 불어 온 하루키 바람은 내 정신을 송두리째 휘저었고, 난 그 바람에 미친 듯이 몸을 실었다. 상실의 시대 한 권을 끌어안고  버스 안에서건 전철 안에서건 고귀한 몸이라도 되는 양, 목을 빳빳이 세우고 다녔다.

[해변의 카프카]로 두 번째 만난 하루키는 “짠~!” 하고 나타난 왕자님이 아니라 이젠 근사한 젠틀맨으로 다가왔다. 그 만남도 남편 몰래 비밀 애인을 가진 기분이라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이번에 크게 세 번째 만남인 [1Q84]의 하루키는 이웃집에 이사 온 신문 기자 같은 느낌이다.  작품 속에 나오는 인물들에 금방 몰입되게 하는 하루키 특유의 흡입력은 여전하나, 독특한 유러피안 스타일의 커피 향을 풍기던 재즈 풍 필체나 분위기는 많이 퇴색한 느낌이었다. 그에게서도 이제는 동양의 아시안 중년 남자의 분위기가 나기 시작했다 할까……? 일본에서 실제 있었던 옴 진리교의 전철 역 테러사건을 바탕으로 해서 쓴 소설이어서인지 그의 예전 작품에서는 그다지 두드러지지 않던 일본 적인 냄새도 많이 나타난다.

그러나 역시 하루키는 하루키다.

주요 등장인물이 많지 않아 내용이 깔끔하고 읽어 가는데 속도감이 나는 것이 마치 산 속의 고속도로를 달리는 느낌이다.  아오마메, 덴고, 후카에리. 1권에서는 단지 이 세 명이 655쪽에 달하는 이야기를 이끌어 가고 있다. 그런데도 전혀 지겹지가 않다. 참 놀랍다. 그리고 사이사이 아름다운 비유, 재미난 비유 등이 적절히 섞인 문장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슬몃슬몃 웃음이 나온다. 책장이 뒤로 넘어갈수록 감춰진 퍼즐 조각이 하나씩 드러나 뭔가 커다란 그림이 완성되어가는 것이 보일 무렵, 아직 실체는 드러나지 않고 희미한 상상 속에 1권이 끝난다.

홍길동처럼 의로운 여자 킬러 아오마메, 수학 강사 겸 소설가 지망생 덴고 그리고 정체불명의 종교단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부모를 몇 년째 만나지 못하고 아빠의 친구 집에서 살며 난독증을 갖고 있는 후카에리.  이들의 공통점은 어린 시절이 불행했다는 점이다. 그 원인 역시 본인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모두 그 부모들의 의지에 따라 사느라 그러했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유년기를 벗어나면서 모두 부모와 헤어졌다. 아오마메와 덴고는 본인들의 의지로, 후카에리는 아직 이유를 알 수 없는 사정으로…….

책 앞 부분에, 아오마메가 집에서는 살인자에 가까울 정도로 끔찍한 가정폭력범이면서도 사회적으로나 법률적으로는 아무 제재나 처벌을 받지 않고 당당히 살고 있는 한 남자를 죽이기 위해 그가 묵고 있는 호텔로 찾아간 장면이 있다. 거기서 그녀는 자신이 호텔 매니저라 속이고 그 방에 들어가는데, 급소를 찔러 죽일 수 있는 아이스픽을 넣은 숄더백을 메고 들어간다. 그런데 호텔 매니저가 에어컨 설비를 점검하러 들어가는 것도 이상하고(설비 기사를 대동하고 가야하는 거 아닌가?) 근무 중에 가방을 메고 호텔 내부를 돌아다니며 점검하는 것도 이상하다.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으로 보인다. 완벽한 하루키가 왜 이런 허점을 보이는지…….

책의 제목이 왜 [1Q84]일까 궁금했는데, 책 속에 그 이유가 나와 있었다. 여자 주인공인 아오마메의 눈에는 달이 두 개로 보일 때가 있다.  옆에 있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다른 사람들 눈에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자기가 살고 있는 1984년에 또 다른 세계가 동시에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세계를 1Q84년으로 부르기로 한다. Q는 question mark의 Q이다. 의문을 안고 있는 것.

책 뒷부분으로 가면 덴고가 소설을 쓰기 시작하는데 그 작품 속에 달이 두 개인 상황을 설정하고 있다. 이 부분은 해변의 카프카에서도 느꼈던 하루키 특유의 형이상학적 내용 설정 방식이다.  하여간 2권이 무척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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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실 언니 - 반양장 창비아동문고 14
권정생 / 창비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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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많이 울었어요. 초6남자아이인데... 한국전쟁후의 힘든시대상이그대로느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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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슨이 들려주는 DNA 이야기 - 과학자들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09 과학자가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131
이흥우 지음 / 자음과모음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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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이야기를 쉽고 간결하게 정리한 책. GMO 언급한 부분은 부족한 감이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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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시시각각 앗, 이렇게 새로운 과학이! 31
존 그리빈, 메리 그리빈 지음 | 정영문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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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책 좋아하는 아이라면 기본으로 갖고 있어야할 것 같아요. 참 재미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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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가 물렁물렁 앗, 이렇게 재미있는 과학이 2
닉 아놀드 지음, 토니 드 솔스 그림 / 주니어김영사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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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 관심 있는 아이라면 초등부터 중학생까지 모두 좋아할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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