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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들 ㅣ 마카롱 에디션
조르주 페렉 지음, 김명숙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1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프랑스 소설...
20세기 후반 프랑스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조르주 페렉의 <사물들> .....
어쩌면 대화체 하나 없이도 소설이 완성될 수 있는지...
읽는 내내 의아해 하면서도 이상하게 책을 던져버릴 수 없었다.
뭔가 ... 나의 이야기같기도 한,
아니 물질만능주의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임이 분명한데
왠지 주인공 실비와 제롬을 비난을 하게된다.
그러면서도 한편 서글픈 애정이 가는 건 분명 작가의 치밀한 계산에 말려든 때문일까....
조르주 페렉이 롤랑 바르트의 수사학 강의를 들었고,
그에게 이 소설의 원고를 보여주고 하루빨리 출판하라는 말까지 들었다 하니
언어와 문장을 다루는 솜씨가 보통은 아님은 분명하다.
스무살 초반의 대학생 실비와 제롬은 휴학을 하고 사회생활을 하며 물질에 대한 갈망과 부에 대한 욕망을 겪게 된다. 그러나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도 좋은 집과 좋은 가구, 좋은 옷은 자신들의 차지가 되지 않는다. 그 상태대로 이어진다면 세월이 흘러도 자신들의 처지가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자괴감과 좌절까지 따른다. 그러나 그 욕구와 희망을 버릴 수가 없다. 아직은 젊은 그들이기에....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오늘날 물질과 행복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습니다.
실비와 제롬이 (물질을 통해) 행복하고자 하는 순간, 자신들도 모르게 벗어날 수 없는 사슬에 걸려든 겁니다. 행복은 계속해서 쌓아올려야 할 무엇이 되고 만 것이지요. 우리는 중간에 행복하기를 멈출 수 없게 되고 말았습니다."
이 소설을 물질을 통한 행복을 추구하는 이들 즉 자본주의자들을 비난하는 소설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작가는 그게 아니라고 한다.
"우리는 행복하기를 멈출 수 없다" 라고...
실비와 제롬은 대부분의 우리 자화상인 것이다.
'옮긴이의 말'에서 알게 된 작가의 또다른 작품, <어느 미술 애호가의 전시실>도 읽어보고 싶다.
예전에 그들은 적어도 무언가를 소유하고 싶은 광기에 휩싸인 적이 있었다. 이런 강렬한 욕구가 그들의 삶을 지탱해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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