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583927.html에서 읽은 글이다.

 

학부모 십계명

1. 부모로서의 내 나이가 아이와 동갑이라 생각하게 해 주소서. 그리하여 아이와 함께할 때는 나를 잊게 하소서.

2. 자식을 자랑거리로 만들려 하지 말고 자신이 자랑거리가 되는 부모가 되게 하소서.

3. 처음 아이를 가졌을 때, 처음 아이를 안았을 때의 감격을 떠올리게 하소서.

4. 아이도 자기만의 생각과 감정을 가진 인격체임을 인정할 수 있게 하소서.

5. 모든 사람이 가는 길이 다르고, 우리 아이에겐 우리 아이만의 길이 있음을 믿게 하소서.

6. 많은 사람들이 가는 길이 진리가 아닐 수 있음을 생각하게 하소서.

7. 실수와 실패, 좌절과 고독이 우리를 성숙하게 했듯이 우리 아이에게도 귀한 경험이 될 것을 믿게 하소서.

8. 진정한 성공, 진정한 행복이 돈과 지위에 있지 않음을 믿고 가르치게 하시며, 여전히 돈과 지위가 행복이라 말하는 소리들을 비판할 줄 아는 아이로 키우게 하소서.

9. 아이에게도 스스로를 성숙하게 하고 스스로를 자라게 하는 내면의 힘이 있음을 믿게 하시고 모든 것을 해 주어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을 버리게 하소서.

10.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원 없이 할 수 있게 지나친 간섭은 하지 않게 하소서.

11. 아이가 말 안 듣는다고 속상해하지 말기를… 내 말대로 살면 잘돼야 나 같은 인간밖에 아니 된다는 것을 간과하지 않게 하소서.

12. 영원한 것은 없으니 아이가 내 자식으로 내 곁에 머물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갈 것임을 잊지 않게 하소서.

-박재원의 ‘행복한 공부 부모학교’ 수강생의 글 중에서

 

글 중에 다음 구절이 강한 인상을 남긴다.

 

'불안하기 때문에 아이를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느낀다면 당신은 지금 위기상황이다. 바로 부모의 불안감을 먹고 사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아진 세상에서 아이의 미래가 위태롭기 때문이다. 당신의 마음은 분명 부모로서의 사랑과 헌신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지만 현실은 그런 부모의 숭고한 사랑마저 교묘하게 불안감으로 변색시켜 지갑을 열겠다는 목적을 달성하고 말기 때문이다'

 

(감히)사교육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는 야무진 꿈을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길 바라는 마음인데, 나는 꼭 이런 대목에서 비장해진다. 자식 키우는 게 정말로 벅찬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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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a 2020-04-23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천하지 않는 앎은 헛 것. 아는대로 살려면 아주 조금만 알 것. 나머지는 허세.
 
안나여 저게 코츠뷰의 불빛이다
우에무라 나오미 지음, 김윤희 옮김 / 한빛비즈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우에무라 나오미는 누구인가?

 

1941년생. 유럽의 최고봉 몽블랑(4,807m) 단독 등정. 마터호른 단독 등정, 킬리만자로 단독 등정. 아마존강 약 6,000Km 뗏목 여행, 에베레스트 등정,......북극권 12,000Km 단독 개썰매 여행. 세계 최초로 북극점 단독 개썰매 여행......매킨리 동계 단독 등정..... 1984년 2월 16일 매킨리 동계 단독 등정에 성공하였으나 하산 도중 실종.

 

감히 넘볼 수 없는 살아있는 전설 같은 인물이다.

 

이 책은 그러니까 그 수많은 기록중에서 '북극권 12,000Km 단독 개썰매 여행'을 하며 틈틈이 기록한 일기을 엮은 책이다. 군더더기 없는 투박함이 이 책의 매력이다. 하기야 순간순간이 목숨이 달린 고난의 연속인 상황에서 가벼운 감상에 젖는 따위는 위험천만일 수도 있겠다 싶다.

 

p.214. "오늘은 한 잔 해야지." 모두가 술잔을 권했지만 사양했다. 나는 이번 여행에서 절대 술을 입에 대지 않으리라 스스로 맹세했다. 베링 해협까지 앞으로 절반이 남아 있다. 전반부보다 더 신중하고 조심해야 해, 자신에게 타일렀다. 만약 개썰매 여행을 무사히 마친다면 취해서 쓰러질 때까지 맥주를 마시고 싶다.

 

역시 의지가 남다른 사람이다. 그러니까 이름을 남길 수 있었고 전설이 될 수 있는 것.

 

이 책은 책에 대한 설명보다도 책을 직접 읽어야만 한 위대한 모험가의 진솔한 모습을 알 수 있을 터, 한부분만 소개해보면,

 

p.212...곧 1976년이 시작된다. 개썰매 여행을 시작한 지 1년, 얼음 위에서 아침을 맞고 썰매에서 새해를 맞았다. 지난 1년 동안 나는 무아지경으로 개들과 함께 해왔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산을 넘고, 오로라 밑에서 낚시를 하고, 개들이 도망을 가고, 멜빌 만 신빙에 빠지기도 하고, 식량이 모자라서 걱정을 하고, 눈보라 속에서 1,000m가 넘는 빙모도 넘어보고, 형편없는 사격 솜씨 탓에 번번이 사냥에 고배를 마시기도 하고, 봄철 크랙에 빠져보고, 개들이 잇따라 다치는 등 생사의 갈림길에서 울고 웃어야 했다. 지금 이곳에 무탈하게 서 있는 내가 신기할 정도다.....

 

알래스카하면 호시노 미치오만 있는 줄 알았더니,  우에무라 나오미라는 걸출한 모험가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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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아라, 내일은 없는 것처럼 소희와 JB, 사람을 만나다 남미편 1
오소희 지음 / 북하우스 / 2013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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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가 쓴 다른 책들을 일찍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읽어보지는 않았다. 뭐랄까. 질투심 같은 것? 읽게된다면 분명 부러워서 밤잠 설치고 말리라는 직감 내지는 두려움 같은 게 있었다.

 

역시 내 짐작이 틀리지 않았다. 이 책...참 잘 썼다. 여행기에서 내가 바라는 모든 것이 이 책 한권에 들어 있다. 생생한 현장감, 적절한 역사지식, 순간순간 삶에 대한 깨달음, 잔잔한 유머 감각 등.

 

고작 열흘 혹은 보름 정도 여행을 다녀온 사람이 쓴 어설프고도 설익은 여행기에 질려있었던지라 이 책은 가뭄에 단비처럼 아껴가며 읽었다. 이런 책이라면 지구상에 있는 나무를 베어내 책을 만들 가치가 있다, 생각하면서.

 

2권은 구입해서 읽어야겠다. 여행다운 여행을 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어야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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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에게

 

3월. 갓 입학한 너를 상담실 선생님께 의뢰해서 상담실로 보낸 거, 우선 미안하다. 기대와 걱정,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조잘대는 다른 친구들과는 달리 너의 얼굴빛은 마치 지옥에 들어온 듯한 처절한 표정이었거든. 금방이라도 뭔가를 저지를 것 같은 우울하고도 무서운, 그러면서도 고독한 표정이었지. 한마디로 중1짜리 얼굴이 아니었거든.

 

내가 몇마디 말을 붙여보았지만 돌아온 반응은 '관심없음. 귀찮음.'이어서 20년 경력이 넘는 내가 잠시 무안해져버렸지. 그래서 벼르다가 어머니께 전화드렸더니 그렇잖아도 담임인 내게 부탁하시려고 했다는 말씀이야. 상담실에 의뢰하는 거에 대해 흔쾌히 동의하셔서 너를 상담선생님께 보내게 되었던거야.

 

그런데  조금씩 시간이 흐르면서 너의 표정이 많이 부드러워지고 조용히 웃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처음에는 옛친구를 찾아 쉬는 시간마다 다른 반으로 가더니 언제부터는 우리반 친구들과도 티격태격 장난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었어. 조종례 시간이나 수업 시간에 집중도 잘하고 말야.

 

너희들은 알까? 너희들이 눈을 반짝이며 내가 하는 말에 집중하면서 다음 말이 무엇일까, 하는 그런 기대에 찬 눈빛을 보내면 내 마음이 살짝살짝 흔들리면서 행복감이 마구마구 밀려든다는 것을. 연애감정 비슷한 그 기분을. 아니, 아직 너희들은 모르겠다. 부모가 되어서 자식을 낳아봐야 알 수 있는 거거든.

 

너희들은 존재자체가 참 사랑스럽고 기특해. 물론 성적에 관계없이 말야. 그리고 나는 특히 표정이 맑은 친구들을 더욱 더 좋아해. 물론 더 좋아한다는 표시는 안 내려고 노력하지. 그것도 일종의 편애잖아. 누구나 편애는 싫어하잖아.

 

그래서하는 얘긴데...네 표정이 그리 나쁘지 않아. 너는 표정관리만 잘해도 일단 남들에게 호감을 받을 수 있는 얼굴이야. 거기다가 약간의 자신감만 보태면 나무랄 데가 없어. 아직은 어리지만 너가 지식을 쌓고 지혜로운 사람이 된다면 분명 너는 주위를 밝고 환하게 만들거야. 네 얼굴에서 그런 게 읽혀져. 그래서 참 아까워, 너가 너를 볼 수 없다는 것이. 너의 이런 지적인 외모를 이제부터 키워보지 않을래? 물론 실력으로 말이지.

 

그리고, 시력이 좋지 않다며? 그래서 앞자리에 앉고 싶은데 감히(?) 말하지 않는다는 거, 오늘 알았단다. 사실 눈이 나쁘다고 해서 자리를 앞자리로 바꿔주기는 쉽지 않아. 많은 아이들이 앞자리를 선호하다보니 특별히 봐줄 수도 없구말야. 너도 이런 사정을 알고 있기에 말을 하지 않는 것이겠지. 신중하고 남을 생각할 줄 아는구나.

 

아니면 말을 해봐야 거절당하고 무시당할 것 같아 아예 생각지도 않는 건.....아니겠지? 담임인 내가 네게 그렇게 보였다면 몹~시 서운한 걸.

 

이런 편지, 참 낯설고 간지럽다. 너희들처럼 선생님들도 이따금 숙제를 해야하거든. 사실 이 편지 숙제야. 그런데 반가운 숙제였어. 너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싶은데 너는 지레 겁을 먹고 나를 피하는 눈치였거든. 이럴 때 마침 너에게 편지를 쓸 기회가 온 거야.

 

답장을 바라면 안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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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트 3국 그리고 벨라루스에 물들다
이한신 지음 / 이지출판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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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트3국이 낯설어서 새롭긴한데...너무나 담백해서 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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