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서 읽기는 집중도를 높인다. 시간이 잘 흐른다. 단, 적당히 읽을 만한 것을 읽을 때.

 

 

 

 

 

 

 

 

 

 

 

도서관에 신간도서로 비치했는데 아무도 손을 대지 않는다. 몇자라도 적어서 학교 홈피에 올려야되겠기에 읽기 시작했는데...재밌다.

 

엄마 없이 사는 시골농장의 세 식구. 어느 날 아빠가 아내이자 아이들의 엄마를 구한다는 광고를 내서 Sarah 라는 평범하고 키가 큰(plain and tall) 여자가 들어오는데, 조건이 있다. 일단 한 달 살아보고 결혼여부를 결정짓겠다는 것이다. 어린 남매는 혹여 이 여자가 아빠와 결혼하지 않고 멀리 가버릴까 불안해하는데 말 한마디 한마디에 희망과 절망이 오간다. 새엄마를 향한 아이들의 마음 움직임이 눈물겹다. 담담한 수채화 같은 아름다운 내용이다.

 

아이들 책이지만 읽고나면 맑고 개운한 느낌이 난다. 좋은 책이다. 특히 거의 마지막 장면에선 눈물이 핑 돈다. Sarah가 마차를 타고 시내에 나갔다가 돌아오는 장면이다. 세 식구는 Sarah가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불안해하고 있었다.

 

 

Papa took the reins and Sarah climbed down from the wagon.

Caleb burst into tears.

"Seal was very worried!" he cried.

Sarah put her arms around him, and he wailed into her dress. "And the house is too small, we thought! And I am loud and pesky!"

Sarah looked at Papa and me over Caleb's head.

"We thought you might be thinking of leaving us," I told her. "Because you miss the sea."

Caleb은 어린 남동생, Seal은 Sarah의 고양이. "Seal was very worried!"라며 눈물을 터뜨리면서 새엄마의 치마폭으로 뛰어드는 어린 남자아이의 외로움과 사람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한 폭의 그림같다. 아이들에게 읽힐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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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6년 전 이야기가 된다. 주문진 곰치국에 대해 한두 문장 쓴 적이 있다.

 

http://blog.aladin.co.kr/nama/3144110

(내 글을 내가 인용하자니 좀 멋적다.)

 

그때는 죽음을 앞둔 지인의 장례 등을 논의하는 상황이라 이 곰치국을 입으로 넣으면서도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었다. 생을 마감하는 분을 옆에 두고 무언가를 맛있게 먹는다는 행위가 미안하고 참 마뜩치 않았다. 평소 친하다는 친구분들의 식탐이 가증스럽기까지 했다. 이런 상황에서 별미를 찾다니...라고.

 

작년에는 남편의 산림기사 자격증 취득을 위한 실기시험을 위해 주문진에 두 번 왔었다. 여름에 치른 시험에서 탈락하여 가을에 다시 오게 되었는데 두 번 모두 주문진항 근처 모텔에서 묵었다. 아침식사가 되는 식당이 있을까 싶어 알아보지도 않고 미리 준비한 퍽퍽한 빵과 달착지근한 우유로 아침밥을 대신 했다. 잘 넘어가지 않았다. 이렇게라도 아침밥을 먹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을 애써 참아가며 먹었다.

 

그리고 얼마 후 남편이 친구분들과 짧은 여행을 하던 중 아침밥으로 주문진 곰치국을 먹게 되었단다. 알고보니 우리가 두 번씩이나 묵었던 주문진항 모텔 바로 앞집에서였다고 한다. 친구분들과 곰치국을 맛있게 먹고 있자니 얼마 전 빵으로 때웠던 게 떠올랐다며 남편은 나에게 미안하다며 다음에는 꼭 곰치국을 먹게 해주겠다고 약속했었다. 그러니까 일 년을 벼르던 일이다.

 

드디어 이번에 법수치에 가면서 남편의 약속대로 아침밥으로 곰치국을 먹게 되었다. 6년 전 속으로 욕하며 먹던 곰치국, 남편이 미안해하며 사주는 곰치국이었다. 새벽 4시 반에 집에서 나와 8시 쯤에 먹으니 배는 이미 고플대로 고파 있었다. 우리는 평소 아침밥을 6시 전에 먹기에 더욱 시장기가 심했다고도 할 수 있었다.

 

곰치국. 드디어 맛을 알게 되었다. 곰치에서는 살짝 홍어 삭힌 맛이 났고 함께 끓인 김치에선 구수하고 시원한 맛이 났다. 점점이 뿌려진 곰치알을 건쳐 먹는 맛도 일품이었다. 밑반찬으로는 청어알젓과 가리비알젓 등이 나왔는데 김에 싸서 먹는 청어알젓 맛 또한 별미였다. 오징어젓이나 명란젓과는 다른 청아한 맛이 난다고 할까. 느끼함이 없었다.

 

곰치국을 맛나고 흡족하게 먹으며 나는 6년 전 속으로 욕했던 분들에게 사과하는 심정이 되었다. '그땐 제가 좀 어렸었나봐요.'하고 말하고 싶었다. 가는 사람은 가는 사람이고 남은 사람은 계속 살아야 할 터. 무언가를 맛있게 먹는 행위는 내가 아무 탈 없이 잘 살고 있으며 죽음이 아직 나에게 와서는 안 된다는 강한 주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적어도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잠시나마 인간의 유한성을 잊을 수 있다. 더불어 삶의 괴로움과 피곤함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다. 그래서 요즘같이 미래에 대한 불안이 팽배한 시절에는 온갖 매체마다 먹방이 사방으로 활개치며 사람들의 시름을 잠시 잊게 해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단, 주문진 하면 곰치국이네, 라고 하기에는 가격이 저렴하지 않다. 메뉴판에는 아예 가격란에 '싯가'라고 쓰여 있다. 시세 따라 변동이 심한가 보다. 그제는 2인분에 3만 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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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진 아들바위 옆

 

 

법수치계곡

 

 

궁궁이?

 

 

민들레

 

 

인간의 욕망이란...10년 전 80만원에 구입했다고.. 꽃잎마다 후회가 수북이...

 

 

오리방풀

 

 

 

 

 

인도 맥주의 맛...인생은 달콤하지 않다.

 

 

자작나무 앞에선 외롭지 않다. 잎사귀가 속삭인다, 내가 친구해줄게.

 

 

 

 

 

취꽃쯤...

 

 

수박...꽃은 피었건만.....

 

 

개머루

 

 

코스모스 짙게 피고

 

 

신갈나무 총포

 

 

소원 따위...

 

 

달에 빠지다.

 

 

달이 취할까, 술이 취할까.

 

 

구절초

 

 

천남성열매

 

 

두릅열매

 

 

구절초

 

 

미역취

 

 

 

 

 

 

 

어제 찍은 슈퍼문. 산속의 달빛은 교교하고 너무나 밝아서 책을 읽을 수 있을 정도였다. 달을 카메라에 담기가 쉽지 않았다. 별짓을 다해 보았으나 모두 역부족이었다. 그 적막하고 교교한 분위기는 말할 것도 없고. 슈퍼문은 지구와 달 사이의 평균 거리인 38만 4000km 정도보다 가까운 35만 7000km로 가까워지면 나타난다고 한다.

 

산이 깊을수록 지식이 희박해진다.


 

* 식물에 해박한 지식이 있는 동료 덕택에 이름을 알아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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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노력이 들어간 메모꽂이. 누군가에게 나눠주면 사진만 남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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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과 아이 - 문성식 드로잉 에세이 페이퍼 패션 Paper Passion 시리즈 2
문성식 글.그림 / 스윙밴드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연휴가 되어서야 겨우 한가해진 기분이 되는 것 같다. 도서관 신간코너 한 구석에 있는 이 책을 집어들기에는 시간보다 넉넉해진 기분이 필요했다.

 

우선 <굴과 아이>라는 제목 속의 '굴'에 대한 착각을 생각하면 웃음부터 나온다. '굴'이라는 단어를 처음에는 먹는 굴로 짐작했는데 알고보니 '터널(기차)'이었다. 어쩐지 먹는 굴과 아이는 영 어울리는 조합이 아니잖은가. 내가 먹는 굴을 좋아하다보니....

 

문성식, 1980년 생. 경력과 이력이 화려하다면 화려한데 내 눈에는 그게 별로 와닿지 않는다. 뭐 그림만 좋으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품고 있을 터.

 

드로잉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과 글쟁이가 글로써 모든 걸 표현하듯 그림쟁이는 그림으로 모든 걸 표현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라면발 넘기듯 후루룩 읽어버려야지 했는데 어느새 눈 보다 마음으로 읽게 되다보니 책장이 잘 넘어가지 않는다. 그림 보면서 웃다가 울다가 눈이 휘둥그래지기도 한다.

 

특히 <노인과 파리>, <노인>. 임종을 앞둔 노인을 둘러싼 가족을 그린 <작별>을 보고있자니 눈물이 고이는 것 같다. 코 끝이 찡해진다. 이 그림들을 사진을 찍어 올리면 이해가 빠르겠지만 사진은 작가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 지금 카메라도 없지만.

 

부모님을 여읜 분들이 보면 눈물이 나리라. 백이면 백.

 

마음으로 그린 그림 에세이집이라 말하면 이 책에 대한 총평이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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