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두세 시간 동안 동네 도서관에 다녀왔더니 보일러에 문제가 생겼다. '점검'하라는 글자가 무정하게도 계속 깜박거린다. 한 시간 반 가까이 전자레인지에 행주를 데우는 둥 뜨거운 물 끓이는 둥 드라이어로 보일러 곳곳에 온풍을 불어넣어주는 둥 온갖 정성들였건만 요지부동이다. 이게 마지막이다 싶어 전기코드를 뽑았다 다시 꽂았더니 '팡'하고 보일러가 작동하기 시작했다.
오늘은 외출을 자제하고 온종일 보일러를 위로했다. 혼자뒀다고 또 얼어버릴까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