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만화책을 잘 보지 않는다. 아니 잘 읽지 못한다. 글과 그림을 동시에 보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글을 읽자니 그림에 집중이 안 되고, 그림을 보자니 글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어렸을 때부터 그랬다.
이 책은 글보다 그림에 더 치중한 책으로 보인다. 그림에 공을 많이 들이고 글은 요점만 드러냈다. 글이 그림을 앞서지 않는다. 그래서 쉽게 읽힌다. 좋다.
글렌 굴드...새벽녘 라디오에서 간혹 듣는 이름이지만 잘은 모른다. 극소수의 친구를 사귀었고, 미혼이었으며, 한여자만을 지극히 사랑하였으며, 50세의 비교적 이른 나이에 죽었으며, 피아노를 연주할 때는 흥얼흥얼거리는 습관이 있었으며, 관중이 있는 연주회보다 스튜디오의 녹음을 더 좋아했던 피아니스트.
유튜브에서 찾아보니, 흠, 흥미로운 사람이었다. 피아노와 한 몸이 된 모습을 보자니 오늘 하루를 즐겁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