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 이상엽의 책.
이런저런 단상은 여러 생각거리를 준다. 그러나 카메라 얘기가 나오면,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은 거의 없다. 세상에는 다양한 카메라가 존재하며 다양한 사진가들이 있다는 정도만 알 수 있을 뿐.
느긋하게 읽으며 주말을 만끽하리라 생각하며 도서관에서 빌려왔지만 책이라고 모두 이해 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것만 확인할 뿐이다. 머리를 쥐어 뜯는다.
그러나 마지막 페이지의 몇 문장 덕에 그래도 끝까지 읽은 보람이 있었다.
내게 가장 좋은 카메라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다. 손에 잡았을 때 그것이 손의 연장으로 느껴지며 파인더를 눈에 대는 순간 그것이 내 눈이라고 생각되는 카메라다. 그런 카메라가 무엇이냐고? 어떤 카메라든 꾸준히 3년만 사용하면 그렇게 된다.
또 하나 기억해야 할 니콘에 대한 얘기를 읽으면서 뜨끔했다. 지금까지 내가 사용한 세 개의 카메라가 모두 니콘이었다.ㅠㅠ
니콘은 전범기업이다. 모회사가 바로 제2차세계대전 당시 제로기를 만들던 대표적인 군산복합체 미쓰비시인 것이다. 미쓰비시는 군부를 등에 업고 군수장비를 만들면서 식민지에서 노동자를 강제 동원했다. 우리나라에서도 강제징용 당해 그곳에서 일한 사람들이 많다. 임금체불과 폭력적인 노동착취로 지금도 법정 소송 중이다. 이들은 우익정치를 후원하고, 극우 매체인 <산케이신문>을 지원하며, 역사왜곡을 일삼는 극우 집단인 '새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을 후원하고 있다. 결국 자회사 니콘은 이사회를 통해 안세홍 사진전(위안부할머니 사진 전시회)을 불허했고 우익들은 여러 방법을 동원해 전시회가 열리지 않도록 압력을 행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