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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탄 기차가 목적지에 데려다주기도 한다.'.....이 영화의 주제가가 있다면 이 제목이 어울릴 터, 이 영화를 본 사람에게는 금방 가슴에 와 닿는 명대사. 이 영화를 보지 못한 사람에게는 상상을 불러 일으킬지 어떨지 모르겠다.
보통 인도 영화의 특징중의 하나는 '베끼기'인데 이 영화 역시 상투적인 방식으로 너무나 흔한 이야기를 베끼고 있다. 이를테면 다음 장면들이다.
1.부탄은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이며, 인도1루피가 부탄에서는 5루피의 가치가 있어 삶의 여유를 느낄 수 있기에, 두 주인공이 부탄으로의 일탈을 꿈꾼다. 많은 여행자들이 인도의 값싼 물가가 주는 매력으로 인도에서 장기간에 걸쳐 여행을 즐기는데, 정작 꿈의 여행지에서 살아가는 인도인에게는 그런 여행의 로망이 부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여주인공이 남편의 외도를 발견하게 되는 건 남편이 벗어놓은 와이셔츠에서 나는 낯선 냄새 때문이다. 베끼기라고 할 것도 없는 단순한 장면.
3.남자 주인공이 나이를 의식하고 이제는 늙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몸에서 할아버지의 냄새가 나고 전철에서 젊은 사람에게서 자리양보를 받게 될 때. 너무나 이해하기 쉬운 설정이다.
이런 흔하디 흔한 설정이 진부하지만 인도영화에서는 좀 낯설게 다가온다. 그간 내가 보아온 인도영화와도 많이 다르다. 그러나 일 년에 800편 이상의 영화를 만든다는 인도영화의 세계를 내가 어찌 다 알랴. 맛살라무비를 즐기는 내 취향의 한계일 터.
이런 단순하고 뻔한 장면에 이야기의 결말도 모호하지만, 나름 이 영화의 매력을 꼽아보면-(아마도)최소의 등장인물과 최소의 비용으로 제작되었으며, 아나로그적인 묘한 그리움과 향수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이다. 더 이상 손글씨로 쓰는 편지를 쓸 수 없는 시대에 '도시락과 편지'라는 구식 소재가 정겹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