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7일 부터 "산책로 사수"에 나선 과정 및 결과다. 

먼저, 남동구청 온라인 민원신청에 올린 글이다. 

첫번째.....(2010.3.17)평소에 생태공원을 내 집의 정원처럼 매일 드나드는 사람으로 생태공원을 관리하는 사람들에게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새로 단장한 주 산책로는 비가 와도 배수가 잘되어 걷는 데는 더 이상의 바램이 없습니다. 그러나 최근 서창 2지구 공사로 인하여 일부 구간이 진흙 투성이가 되어 그 구간을 통과하는 데 여간 힘들고 어려운 게 아닙니다. 정확한 위치는 서창2지구와 고가도로 구간 밑으로 끊임없이 작업 차량들이 지나다니는 곳으로 비나 눈이 오면 말 그대로 팥죽 상태로 변해버립니다. 물이 그대로 고여있을 때는 다른 길도 없어 신발이 그대로 흙탕물에 잠겨 버리기도 합니다. 하루이틀도 아니고, 공사가 언제 끝날 지도 모르는데 그 쪽을 늘 통과해서 지나다니는 사람으로 비나 눈만 원망할 수도 없지 않겠습니까? 다니는 사람이 적을지라도 길은 길인데 최소한 사람이 제대로 다닐 수 있게 어떻게 방법 좀 취해주십시오.  

 다음은 위 민원에 대한 남동구청의 답변이다.  

1. 우리구 생활환경개선을 위한 귀하의 관심과 참여에 깊은 감사드립니다.
2. 귀하께서 제기하신 만수하수처리장 인근 서창택지개발사업지구 진입로 비산먼지민원에 관련하여 2010년 3월 19일 현장확인 하였으나 현장확인시 공사차량의 출입 등 특이사항은 발견치 못하였습니다. 하지만 민원인의 불편을 감안하여 공사관계자에게 민원사항을 설명하고 공사차량의 출입통제 및 도로 물청소 등 비산먼지저감대책을 강구토록 지도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3. 아울러, 동 민원처리결과에 대한 자세한 문의사항이나 기타불편사항이 발생시 우리구 환경과 생활환경팀(032-453-2653)으로 연락주시면 불편사항이 조속히 해결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두번째.....다시 다른 코너에 위의 사진과 함께 글을 올렸다. 

(2010.3.23)도림동 오봉산 낚시터에서 다리를 건너와서 생태공원으로 이어진 길은 산책로로 매우 아름답고 한적한 곳입니다. 널리 이용되는 길은 아니지만 알만한 사람들은 자주 이용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저도 만 4년 넘게 그 길로 다니고 있으며 한 달에 한 번, 학생들을 이끌고 야외활동을 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서창2지구 보금자리주택 공사로 늘 다니는 길이 진흙 투성이로 변해버려 도저히 제대로 걸어 다닐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공사로 인해 임시로 만든 곳이라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원래 있던 길을 공사장처럼 이용하면서 보행자나 산책자에 대한 배려없이 그렇게 방치할 수 있는 것인지요.

*사진 속의 날짜는 카메라 오류이며 지난 3월 20일에 찍은 사진입니다.

다음은 위 민원에 대한 남동구청의 답변이다.   


1. 구정발전에 협조하여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2. 귀하께서 우리구 새올전자민원창구에 민원상담하신 생태공원 산책로 이용 불편사항에 대하여는 상기 공사현장은 방산하중간 도로개설공사 하부공간으로써 사업시행자인 경기도 시흥시에 정비요청을 통보하였습니다.
3. 빠른 시일내 불편사항이사항이 없도록 조치하겟으며, 위사항에 대하여 궁금한 사항이 있으시면 남동구 건설과으로 문의하여 주시면 성심성의껏 답변드리겠습니다. 

 위의 두번째 글과 답변을 다시 시흥시청에 올렸다(2010.4.6) 세번째가 되겠다. 

..........그러나 달라진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여전히 진흙탕속을 걸어가야합니다. 최소한 한 사람이라도 통행할 수 있는 발판 같은 거 설치하기가 그렇게 어려운지요. 남동구청에서 시흥시에 정비요청을 통보했다고 하는데 그 결과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다음이 답변이다.


○ 우리시 홈페이지를 방문하여 주신 귀하께 감사의 드리며, 문의하신 사항에 대해 다음과 같이 알려드립니다.
○ 귀하께서 통행불편 해소를 요청하신 대상지는 방산~하중간 도로개설공사 구간 내, 영동고속도로를 고가로 횡단하는 논현교 하부이며, 공사차량의 진,출입로 확보를 위해 인천시와 협의하여 임시공사용 도로로 사용하고 있는 대상지입니다.
○ 잦은 강우로 통행에 불편이 있을 것으로 사료되나, 임시로 사용하는 공사용 도로임을 감안 널리 이해하여 주시기 바라며, 이용자의 통행불편이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답변드린 내용과 관련하여 궁금하신 사항이 있으시면 도로과장 오희중, 도로시설계장 전종삼, 담당자 이진홍(☎310-2427)에게 연락주시면 자세히 답변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솔길로 해서 생태공원까지 이어진 엄연한 도로를 임시 공사용 도로라고 한다. 오솔길을 넓혀서 임시도로를 만들었다고 해야 옳다.(고가도로 공사 훨씬 이전부터 통행로로 이용되고 있어서 6~7년 전에도 학생들을 이끌고 봉사활동을 온 적이 있다.) 그리고 차라리 애초부터 솔직하게 밝혀야 했다, 그러기가 쉽지 않았겠지만. "그래봤자 달라질 게 없다. 그냥 참고 다녀라."라고. 여기저기에 알아봐주는 척하는 제스처는 뭔가. 제 풀에 지치기를 기다렸겠지. 흠, 그럴 줄 알았다. 나도 기대하지 않고 시작한 일이었다.  

원시 그대로의, 생긴 것 그대로의 생태공원을 새롭게 단장하고 정비한다고 수십 억 내지는 수백 억 들어갔다는 것을 텔레비전을 통해 본 적이 있다. 기껏해야 푼돈 밖에 들어가지 않을 진흙길을 방치한 채 '예의 바르고 점잖은 체' 말을 돌려대며 제 풀에 지쳐 조용해지기를 기다리는 안이한 태도와 대응 방식이 그저 씁쓸할 뿐이다.

50m 밖에 안 되는 통행로를 좀 편히 걸어볼까 했더니, 아니 정상대로 걸어볼까 했더니 '예의 바르게'무시만 당했다. 고가도로가 완공되고 아파트 단지가 완공될 때까지 이렇게 지내야 한단다.  

얼마 전엔 이곳 진흙길에 빠져서 냄새가 밴 트레킹화를 끝내 버려야만 했다. 하루의 깨어있는 시간 중 한 시간을 보내는 나의 길, 생태공원 산책로. 길 위에서 길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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