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전에 씨앗을 뿌린 채송화가 드디어 꽃을 피웠다. 난생 처음 내 손으로 씨앗을 뿌렸는데, 그 전에 자투리 땅을 갈고 퇴비를 듬뿍 주어 밭으로 만드는 사전 작업은 남편이 했으므로 사실 내가 해냈다고 자랑할 일은 못된다. 나는 다만 줄맞춰 씨만 뿌렸으므로. 공동 작업이라고 하기에는 내 역할은 아주 미미하다. 그건 그렇고.


자세히 살펴보면, 빨간 채송화는 줄기도 빨강색에 가깝고, 하얀 채송화는 줄기도 옅은 연두색인 걸 알 수 있다. 줄기를 보면 꽃 색깔을 알 수 있는 것이다(사진으로는 구분하기가 쉽지 않지만). 예전에는 미처 몰랐던 사실을 발견하고는 작은 탄성을 질렀다. 텃밭에 심은 감자는 하얀 꽃을 피웠는데 감자 역시 그럴 것이다. 보라색 꽃엔 보라색 감자가 자란다고 한다.


나이를 먹었다고 모든 걸 저절로 알게 되는 건 아니니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한다. 그리고 겸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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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3-06-15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채송화 이름만 들어서 꽃은 잘 몰랐는데 사진 보니까 근처 화단에서 가끔 봤던 것 같아요. 보라감자를 먹어본 적이 있는데 보라색 꽃이 핀다니 신기해요.
nama님 더운 날씨 조심하시고 좋은 하루 되세요.^^

nama 2023-06-15 21:47   좋아요 1 | URL
제가 어렸을 때는 거의 집집마다 화단에 있었던 흔하디 흔한 꽃이었어요. 지금은 귀한 꽃이 되었네요.^^

은하수 2023-06-15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씨를 뿌리고 싹이 나고 마침내 꽃이 피고 열매를 맺을때의 그 뿌듯함이라니.. 넘 멋진 일이랍니다
저도 산책하며 첨 봤는데 우리 동네에 연보랏빛 감자꽃이 피었더라구요~~ 깜짝 놀랐죠
자주꽃 핀건 자주감자 파보나마나 자주감자... 이런 시가 있잖아요
근데 자주 아니고 연보라더라구요
그래도 너무 예뻤어요^^

nama 2023-06-16 09:52   좋아요 1 | URL
우리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이런 경험을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특수한 상황(?)에서 접하는 이런 것 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