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찾기 놀이, 마카오

▸여행기간: 2007년 1월 16일-19일(3박 4일)
▸항공사: 마카오항공
▸환율: 1달러 당 약 8 Pataca

2007년 1월 19일. 여행을 마감하는 인천공항. 집으로 향하는 길. 다녀온 나라에 따라 이 인천공항을 빠져나오는 감회가 다르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데......
“여행”이라는 단어보다 “출장”이 더 어울릴 것 같은 마카오에서 돌아오는 날, 리무진 버스를 타고 인천으로 돌아오는 기분이 그랬다. 그것은 한편으로 짧은 3박 4일의 마카오 여행이 그래도 출장이 아닌 여행이었다는 것을 환기시키는 것이기도 해서 내심 몸과 마음이 느긋하게 풀어지면서 바로 몇 시간 전의 마카오로 다시 돌아가서 길을 헤매고 골목길을 빙빙 돌아가는 버스를 타고 있다는 착각을 일으키는 것이다.

여행을 떠나기에는 여러 가지로 상황이 좋지 않았다. 하루 이틀 고민으로 해결될 일이 아닌 상황이 여럿 발생했다. 그러나 다른 것은 중도 포기해도 여행만은 중도 포기하지 못하는 나의 이기심이 이번에도 승리를 거두었다. 고민하고 걱정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면 그건 불가항력이다. 집안이 두루 화평하고 평안하고 하는 일이 승승장구하는 태평세월을 기다리다간 평생 한 번도 집을 떠나보지 못하리. 문제는 언제나 있는 법. 내버려두는 수밖에. 이게 나의 이기심이다. 그래서 몇날 며칠 만의 고민과 타협 끝에 어렵게 얻어낸 마카오행이다. 그래봐야 고작 3박 4일이지만.

요즘 여행은 인터넷으로 시작해서 인터넷으로 끝난다. 손목만 좀 고생시키면 온갖 정보들이 넘쳐나지만, 마카오에 대한 정보나 기행문, 가이드북은 그리 많지 않다. 간혹 있다 해도 홍콩 가는 길에 잠시 다녀오는 정도가 대부분이서 가이드북에서도 마카오에 대한 것은 몹시 빈약하고 인색하다. 차라리 잘 되었다 싶다. 두세 권 챙겨 다니느라 적잖이 피곤한데 이번 기회에 내가 한 번 가이드북을 써보는 거다. 질펀하게 길 찾기 놀이나 한바탕 해보자. 그러나 <마카오 정부 관광청>에 전화로 요청(두 번 걸었다)해서 얻은 여러 지도와 안내 책자가 여느 가이드북보다 훌륭했다는 사실은 밝혀두자.

새벽 4시 40분 인천공항행 리무진 버스. 출국 수속. 수화물로 보낼 가방 한 개 11kg(세 식구의 가방). 3시간 40여분의 비행시간. 입국 수속. 환전. 버스 타고 물어물어 호텔 찾아가기.(처음에 시내에 들어설 때 택시를 타면 바가지 쓸 확률이 높기도 하지만 이렇게 하는 것이 현지 적응도 빠르다는 생각이다) 호텔 체크인. 그러나 이런 일정 열거에 무슨 의미가 있으리.

풍경 하나- 모든 길은 관문으로 통한다.
우리는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보통 현지 버스를 이용했다. 버스 요금이 매우 저렴하다. 기본이 2.5원. (화폐 단위를 부르는 명칭이 제멋대로다. 마카오 화폐 “파타카”, 홍콩 화폐 “달러”, 중국본토의 “원”으로 부르는 데 다 단위가 같다.) 셋이 타도 7.5원. 우리 돈으로 치면 약 900원 정도여서 신나게 버스에 오르는데 때로 이 싼 값이 문제였다. 어림짐작으로 대강 방향을 잡은 뒤 해당 버스에 오르고 보면 어느 새 중국 본토의 주해시로 넘어가는 국경 관문에 도착한 것이다. 처음에는 일부러 목적지로 , 두 번째는 방향을 잘못 잡아서, 세 번째는 똑같은 실수도 모르는 체 셋이 모두 잠이 든 바람에 하루에 세 번 씩이나 관문에 이르게 된 것이다. 사람들이 많이 내려서 버스에 승객이 우리만 남을 즈음 어김없이 도착하는 관문. “그래도 괜찮아, 거리도 짧고 버스요금도 싼데 뭐. 다시 시작하지 뭐.” 참 너그러워지는 남편과 나. 기왕 왔으니 한번쯤 관문을 넘어 주해시로 넘어가보면 좋겠지만 비자가 필요하다. 일방통행으로 되어있는 입구와 출구에서 쏟아져 들어가고 나오는 많은 현지인들 틈에서 우리는 이렇게 스스로를 위안하는 수밖에. 헌데 주해에는 뭐가 있을까?
그런데 이렇게 헤매는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는 법. 마카오의 크기에 대해서 어떤 이는 서울의 종로구만하다, 어떤 이는 영종도의 2분의 1이다, 혹은 동서로 2km, 남북으로 4km 정도라고 하지만 그건 수치상의 개념일 뿐이라는 것을 마카오에서 버스를 타보면 깨닫게 된다. 말 그대로 실핏줄 같은 도로에 일방통행이기 일쑤며 차도와 인도가 밀착된 오밀조밀한 골목을 누비는 폼이 우리의 마을버스보다 훨씬 더하고 도로의 변화무쌍함이 성남시의 어느 경사진 골목길을 연상시킨다. 경사가 그리 급한 건 아니지만 이리저리 빙글빙글 돌다보니 롤러코스터에도 끄떡없는 나도 때로는 속이 울렁거리는 멀미가 느껴지는 것이다. 그렇다고 관광청에서 준<마카오 도보여행>을 따라서 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안내서에는 도보 코스가 깔끔하게 나와 있지만 엉뚱한 방향을 잡기 십상이다. 초행자에게는 좀 무리다 싶다.
450년간 포르투갈의 지배를 받았다는 마카오. 모든 길은 관문으로 통하고 있었고 포르투갈의 욕망도 중국 본토로 항상 열려있었을 터이다. 갑자기 포르투갈에 대해서 궁금해진다. 한때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문어발처럼 뻗어갔던 포르투갈. 지금의 포르투갈은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풍경 둘-내 머리를 맡기련다.
남편은 여행지에서 머리 손질하는 것을 좋아한다, 보다는 여행 무렵에는 머리를 손질할 때가 되어서 하다보니 여행지에서 이발소에 종종 가게 된다. 여행지에서의 이발은 맛있는 음식이나 멋진 구경거리 못지않게 추억을 불러일으키나보다. 해서 여행 전 이발을 미루고 은근한 기대로 마카오의 이발소를 기웃거리게 되었다는 말씀. 그런데 몇 집 걸러 하나씩 있는 우리와는 달리 이발소가 눈에 띄지 않는다. 관문까지 가서 아래로 내려오면서 재래시장을 기웃거리다가 길가에 있는 작은 이발소 하나 발견. 중학생만한 여자 아이 하나가 가게를 지키고 있다가 우리를 보고 누군가에게 전화를 건다. 전화를 끊고 나서 아버지냐고 물어보니 그렇다고 하면서 "No time"이라한다. 간단한 영어나마 통하니 좀 낫다. 그냥 하릴없이 나온다. 여기서 포기하기엔 이르다싶어 다시 골목을 누비는데...... 마트에 가면 딸아이는 제가 사고 싶어 하는 것을 어찌 그리도 용케 찾아내는 지 감탄하게 하는 데 이번엔 남편이 나를 감탄케 한다. 골목 깊숙이 있는 작은 이발소를 드디어 찾아내는데 어느 유적지가 이렇게 반가울까 싶다.(渡船街에 있음)
드라마<전원일기>의 응삼이 박윤배를 닮은 이발사다. 서로 말은 통할 리 없는데 친절하기 이를 데 없는 이발사는 연신 뭐라고 의향을 물어온다. “머리를 어떻게 해 드릴까요?”의 뜻이겠지 아마. 내게도 묻는데 나라고 알아들을 리 있나. 이럴 땐 그냥 우리말로 대답한다. “알아서 해 주세요.” 한 시간 가까이 자르고 다듬고 면도에 머리 감겨주기까지 그 정성이 가히 눈물겨울 정도다. 헌신적이라는 표현은 이럴 때 써야하리. 자르기 전과 자른 후를 비교하기위해, 그냥 앉아있기 무료하여 카메라에 모습을 담는데 처음에는 한사코 사진 찍히기를 거부하던 이발사가 이발이 끝나자 함께 포즈를 잡는다. 뿌듯한 표정이 역력하다. 이번 여행의 사진을 한 장 꼽으라면 나는 이 사진을 꼽고 싶다.
사실 여행지에서 짧은 기간동안 현지인과 어울릴 기회는 거의 없다. 말이 통하지 않아서라기보다는 서로에게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들끓는 관광지라면 더욱 그렇다. 이럴 때 골목의 허름한 작은 이발소 같은 곳은 여행의 색다른 묘미라고 할 수 있다. 이름 없는 잡초들의 향연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그 이발사는 마카오를 대표하는 이발사요, 우리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손님이 되는 것이다.
여기서 잠깐, 그간의 이발 요금을 공개한다. 2003년 호치민에서는 1달러. 2006년 중국의 운남성 따리에서는 10원이니까 1달러가 조금 넘는 셈. 그러면 마카오는? 면도와 머리감기 포함해서 50원. 이발소 순례는 앞으로도 계속 된다!

풍경 셋-길을 찾는 사나이, 프란시스 자비에르
프란시스 자비에르. 16세기 초 스페인 태생의 Jesuit 파 수행자. 아시아 지역 포교활동을 위해 1542년 인도의 고아에 도착. 10여 년 간 중국과 일본 등지에서 포교활동을 하다 1552년 중국의 Sancian에서 사망. 그의 유골이 고아로 옮겨질 것에 대비하여 살을 빨리 썩게 하기위해 석회를 4포대나 뿌렸는데도 살이 썩지 않았다는 것. 2개월 후에 말라카에서도 그대로였고 1554년 고아로 이전되기 위해 무덤에서 나왔을 때도 전혀 썩지 않았다는 것. 1614년 선교의 목적으로 오른팔을 잘라 일본과 로마로 분배되었고 1636년에는 내장의 기관이 동남아시아의 여러 나라에 나누어졌단다. 이런 연유로 생전 보다 생후에 더 주목 받게 된 자비에르. 지금은 유리관에 시신을 보관하여 고아의 한 성당에 안치되어있다. 나는 바로 그 유리관에 안치된 시신을 보았었다. 2005년 1월이었다.
마카오의 남단에 있는 콜로안 섬의 콜로안 마을에서 한가로이 동네를 둘러보다 마주친 예쁜 예배당이 있었다. 이 성당은 너무나 예뻐서 눈을 뗄 수 없을 정도였고 그곳을 벗어나기도 못내 아쉬웠다. 이 마을은 드라마 <궁>의 촬영지로 알려진 곳이지만 정작 나는 이 드라마를 본 적이 거의 없다. 그래서 이 예쁜 성당이 그 드라마에 나온 지도 몰랐고 알았다 해도 별 관심이 없었을 것이다. 여행 3일째라 긴장이 풀렸던지 그동안 분신처럼 들고 다니던 자료들을 호텔에 두고나와 지도 한 장만 달랑 들고 나오는 바람에 그 이름을 보고도 그런가보다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성당이 바로 <프란시스 자비에르 예배당>이라는 것이다.
나의 아둔함이란. 처음엔 동명이인쯤으로 여겼다. 고아의 자비에르가 이곳에서도 이렇게 되살아나고 있음을 한참 추리 끝에 파악하였다. 1928년에 자비에르의 유골을 모시기 위해 지어진 이 예배당은 특히 일본의 순례자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하는데 자비에르가 일본에 처음으로 카톨릭을 전파해서일까.
보물찾기 같았던 프란시스 자비에르. 400여 년 전 태어나서 새 길을 개척하고자했던 사나이. 썩지 않는 시체 덕에 지금도 기억되고 추앙 받고 있는 사나이. 포르투갈의 마카오 지배와 세월을 함께 달린 자비에르는 지금도 길을 개척하고 있는지, 죽어서도 잠들지 못한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이런 엽기적이기까지 한 일들에 열광적일까?

풍경 넷-내가 원조야, 세나도 광장
마카오를 상징하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세나도 광장이다. 흰색과 검은 색의 조약돌로 만든 물결무늬의 광장은 사진으로 보나 실제로 보나 참 예쁘고 편안하다. 거의 모든 버스의 종점이 관문이라면 마카오를 찾는 거의 모든 사람들은 이 세나도 광장으로 모여든다. 그래서인지 버스에서 졸다보면 또 오게 되는 곳도 이곳이다. 물결무늬의 조약돌 광장, 크림색의 예쁜 성당 등 포르투갈 시대의 건물들.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풍광이다. 그렇다. 일 년 전에 갔었던 리장의 거리들. 닳고 닳은 까만 조약돌로 이루어진 길들이 무척 인상적이었는데 바로 그 모습이 스친다. 거기에 인도 고아에서 수없이 보았던 성당들. 그 두 곳을 합한 모습이라고나 할까. 중국 색채와 포르투갈 색채가 절묘하게 결합된 곳이다. 거기다 골목으로 들어서면 육포나 생과자를 전문으로 파는 가게들이 도열되어 있는데 이곳은 대만의 주펀을 연상시킨다. 주펀은 <비정성시>라는 영화(아직까지 보지 못했음)를 찍었던 곳으로 알려진 동네다. 물론 주펀이 훨씬 더 원조 같긴 하지만.
이곳에 유명한 포르투갈 레스토랑이 있다는 데 한 번쯤은 들러주는 센스.
비는 추적추적 내리고 배는 고픈데 Plato라는 식당 찾느라 고생이 말이 아니다. 분명 가까운 골목 어딘가에 있는데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깃발 부대를 따라다니는 사람들이 조금쯤 부러워질 때가 바로 이때다. 언제 우리가 맛있는 음식을 탐했더냐, 하며 포기할 즈음 짜~안 나타나는 Plato. 연어와 해물요리를 주문. 아, 이런 것이 바로 “요리”라는 거구나. 곁들인 포르투갈 맥주도 맛있다. 용인 에버랜드에서 마셨던 밀 맥주 보다 약간 세련된 맛이다. 하여튼 이곳에서 먹은 요리는 우리가 마카오에서 먹은 음식 중 단연 최고였다. 백화점 푸드코트 같은 데서 세 끼를 해결하고 현지 서민 식당에서 한두 끼 해결하면서 먹는 것이 마땅치 않았었다. 중국에서는 여~엉 음식에 적응이 안된다.

풍경 다섯-마카오는 □□□□□(이)다.
1.마카오는 <콩나물시루>다
세나도 광장이 아무리 이국적이고 마카오를 대표한다고 해도 진짜 명물은 따로 있다. 마카오에서 버스를 타보지 않은 자, 길을 잃어보지 않은 자들은 알 수 없는 명물이 있다. 바로 서민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이다. 개그맨 전유성이 <남의문화유산답사기>에서 유럽의 하수구를 집중적으로 사진에 담은 것이 인상적이었는데 나도 그처럼 이곳에서 한 가지 주제로 사진을 찍는다면 바로 아파트의 발코니를 택하고 싶을 정도이다. 진득하게 일상의 삶이 배어있어 내 이웃을 보는 듯 나를 보는 듯 가슴의 어떤 부분이 지르르 아파오기도 한다.
새로 지은 아파트에는 번듯한 발코니가 더러 있기도 하지만 대부분 낡은 아파트에는 우리 식의 발코니가 없다. 대신 창문에 창살을 덧대어 발코니처럼 사용하는 데 그 크기가 제각각이라 같은 아파트에 같은 모양, 같은 크기의 창살 발코니를 찾아보기 힘들다. 방범용 창살이라 하기에는 좀 큼직하여 사람이 드나들 수 있을 것 같은데 실제 사람이 다닐까? 또 왜 하나같이 우중충하기 만할까? 사람이 서 있기에는 아슬아슬 위험해 보이는 데 단순 방범용이라면 저렇게 크게 할 필요가 있을까? 녹슬고 낡고 가는 창살들 틈으로 보이는 속옷 나부랭이 빨래들. 말라 비틀어져가는 화분들. 칙칙한 사람들. 보지 말아야 하는 치부처럼 자꾸 아파트 창문들이 눈에 들어왔다. 게다가 이곳 사람들은 일조권 행사를 어떻게 하고 있을까? 동서남북 틈도 없이 빽빽이 들어찬 아파트들은 일조권은커녕 사생활 보호나 제대로 될는지 모르겠다. 당연히 학교에도 우리식의 운동장이 눈에 띄지 않는다. 일반 시민들은 조깅이나 산책 같은 것을 어디에서 할까나? 실내체육관이 그 모두를 수용할 수 있을까? 관광 유적지로 이름을 올린 몇 개의 정원이나 공원 등은 대외 전시용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인구 비례 그 숫자가 미미하다.
마카오는 이렇게 그 모양새가 꼭 콩나물시루 같이 빽빽이 들어차 있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숨이 턱턱 막히게 하는 것이다. 물론 공간이 넓은 곳에는 카지노와 테마파크, 각종 경기장(심지어 개 경주장까지)들이 진을 치고 있다.

2.그래도 마카오는 <역사의 중심>이다
세계문화유산 등록명이 “동서양 역사의 중심 마카오”라 한다. 그래서인지 유럽처럼 성당도 많고 갖가지 유적지도 많은데 여기에 한 단어를 삽입하면 더 적확한 설명이 되지 않을까싶은데. 마카오는 과거의 <역사의 중심>이었다, 라고. 하기야 세계문화유산이라 이름 붙여진 것이 모두 과거의 찬란한 흔적을 보전하기위해 제정된 것이지만. 동서양이 아직도 살아있는 터키와 비교하며 생각해 보면 재밌겠다 싶다.

풍경 여섯- 사랑스런 마카오
마카오는 확실히 독특한 곳이다. 대만이나 작년에 갔었던 운남성과는 확실히 다른 곳이다. 사람들이 우선 친절하다. 동서양이 만나는 곳이라 그런가, 터키처럼. 첫날 호텔을 찾아 어리바리한 얼굴로 버스를 탈 때 버스 안내는 물론 잔돈까지 뒷사람에게서 받아주었던 아주머니는 우리를 호텔 앞까지 데려다주는 바람에 잠시 의심까지 했었다. 그리고 여러 곳에서 만난 사람들도 대체로 친절하고 여유로워 보였다.
그리고 택시기사. 아무리 조심해도 택시 기사의 횡포에 막무가내 당하길 몇 번, 택시를 탈 때는 자동적으로 긴장을 하는데 여기 마카오에서는 좋은 기억만 남는다.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어서 좀 엉뚱한 곳에서 내리기도 했지만 대체로 기사들이 정직하고 친절하다. 참고로 하나 더. 페리 터미널 근처에 있는 호텔에서 타이파섬의 공항까지 택시로 가는 데 우정대교(Friendship Bridge)로 곧바로 가면 요금이 46원정도 나온다. 다음에 다시 마카오에 오게 되면 그땐 택시를 타고 시내에 진입해야겠다. 우정대교로 가달라고 해야지.
작년 운남성에서 사람을 질리게 하던 터무니없는 각종 입장료를 떠올리면 이곳 마카오의 입장료는 요즘 표현대로 “착하다.” 정말 합리적으로 착하다. 그래서 사랑스럽다.

풍경 일곱- 질문 있습니까?
그렇지요. 마카오는 카지노로 유명하지요. 우리가 묵은 호텔도 카지노 호텔이어서 무척이나 좋았답니다. 처음 호텔을 찾아갔을 때 얼마나 화려하고 으리으리하던지 “내가 여행사 하나는 잘 골랐어” 라고 좋아했는데 알고 보니 카지노 입구더군요. 호텔은 입구가 다른 쪽에 있었지요. 하여튼 카지노 호텔에서 사흘이나 잤는데 카지노는 구경도 안했지요. 사실은 고스톱도 못하거든요.
여행 경비를 말씀드리지요. 3박 4일 마카오 여행상품 가격은 499,000원. 여기에 각종 Tax 가 78,000원. 여기에 인원수 곱하시면 되고요. 그 외의 비용은 쓰기 나름인데 돈 쓸 일이 많지 않더군요. 우리가 너무 얌전하게 다녔나 봐요. ㅋㅋㅋ language=javascri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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