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일대를 한 바퀴 돌고 왔더니 목포 때문에 난리가 나기 시작했다. 때마침 논란의 중심이 된 목포의 구도심도 다녀온지라 사진이라도 몇 장 올리고 싶어졌다.

 

목포. 심적으로는 인도라는 나라보다 더 멀리 떨어진 곳이다. 인도는 수차례 다녀왔지만 목포는 목포만을 목표로 다녀온 적이 없으니, ‘라는 인간은 대한민국 국민이 맞나 싶을 정도이다. 어디 목포뿐이랴. 우리나라 구석구석 가지 않은 곳, 눈길 한번 주지 않은 곳이 너무나 많다. 그래서 찾아간 곳이 여수 향일암, 영암 구림마을, 순천만습지와 국가정원, 목포 구도심 일대, 광주 518 민주묘지 등이다. 순천 선암사 템플 스테이도 다녀왔다. 작년 10월에는 친구들과 갔었고 이번엔 남편과 둘이 갔다. 향일암이야 워낙 유명한 곳이니까 설명이 필요 없는 곳이고, 영암 구림마을은 안내책자를 보고 얼떨결에 찾아간 곳인데 큰 감동을 받고 왔다. 호남의 3대 명촌 중의 하나라고 하는데, 주변 산세하며 반듯하고 점잖은 마을 품새하며, 게다가 작은 마을에 미술관과 도기박물관까지 갖추었는데 상상 이상으로 품격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아파트촌에서 태어나 아파트가 전부인 아이들이 얼마나 불쌍한지 이 마을에 한발이라도 들여놓는 순간 가슴으로 깨닫게 된다. 구림마을. 이 이름만이라도 일단 잊지 않도록 자꾸 입속으로 되뇌어 본다.

 

 

 

 

 

 

 

 

 

 

 

 

 

 

 

동네 서점에서 구입. 저자의 주관적인 색채가 짙은 책이라서 여느 관광안내서와는 다른 편이다. 널리 알려진 곳은 별로 나와있지 않아서 '굳이 이런 곳에' 가야하나 싶었는데 실제로 이 책대로 따라가보면 생각지도 못한 놀라움과 즐거움을 발견하게 된다. 구림마을이 그랬듯.

 

 

 

 

 

 

 

 

위 사진은 '유달산 아래 달동네 다순구미마을' 전경이다. 목포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는 마을로 예전 '다순'은 '따뜻하다'는 뜻이고, '구미'는 '바닷가의 후미지고 깊은 곳'을 뜻한다고 한다. 목포의 그 많은 명소 중에 굳이 이런 데를 가야하나 싶었으나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달리 소개된 곳이 없었다. 50여 년을 한 집에서 사셨던 어머니를 뵌 듯한 기분에 젖어 이 마을을 지그시 눈에 담아보았다. 외부인에게는 감상에 젖어들기에 좋은 동네지만 실제 저 마을에 사는 분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 깊은 속내를 가늠하기 전에 우선 이 정감있는 마을이 오래 보존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앞섰다.

 

 

 

 

마을 전경을 내려다보기에 좋은 언덕. 저 길을 끝까지 올라가보면 초등학교가 나온다. 학교 정문인 셈이다. 문득문득 길을 걷다가 저런 언덕길을 만나면 나는 순간 숨이 멎는다. 길이 끝나지 않아서 다행인 것이다. 사진에 담고 학교 이름을 읽어보았다. '서산초등학교' 서산이라....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손헤원의원의 목포스토리에 서산지구가 나와서 저곳이 그곳이구나 싶었다.

 

 

 

 

 게스트하우스 주인의 소개로 찾아간 빵집. 줄을 서는 곳답게 빵맛이 일품이다.

 

 

 

 

게스트하우스 주인의 소개로 찾아간 동네백반집. 김낙연국무총리가 예전부터 다니던 곳이었는지 그의 사진이 많이 걸렸다. 만 원짜리 밥상으로는 가성비 최고다. 사진상에 보이는 약간 빈약한 반찬 접시는 생선구이가 나중에 나오는 바람에 미리 한두 점 먹어치워서 그렇다.

 

 

 

동네 치장에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하나 밤거리는 한산하기만 하다. 그래서 손의원이 그렇게 분기탱천했나 싶지만...

 

 

글로 더 이상 옮기지는 않으나 진짜 재미있었던 부분은 게스트하우스 주인과의 대화였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해볼까 한다. 오늘은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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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en 2019-01-21 12: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순전히 <목포 문화 탐방>을 목적으로 친구들과 여행 갔을 때 구림마을 한옥에서 1박 했던 게 벌써 10년쯤은 된 듯하네요. 그때 문화해설사를 대동하고 목포 시내 구도심에도 가 보고, 가수 남진 씨 생가도 구경했던 기억이 나네요.^^

목포에서 맛 볼 수 있는 음식점 가운데는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 소개된 백반집도 괜찮고, 여기저기 가볼 만한 음식점이 많았던 것 같은데, 시내에 있는 그 유명한 <독천낙지>도 빼놓을 순 없겠지요. 민어회로 유명한 <영란식당>도 가 볼 만하고요.

목포는 꽤나 먼 곳이지만 그래도 드문드문 들르게 되더군요. 영암의 월출산, 강진의 다산초당, 해남의 대흥사,미황사,보길도, 흑산도와 홍도 등지를 찾아갈 때도 웬만하면 거길 거쳐야 하니까요.

nama 2019-01-21 12:29   좋아요 0 | URL
월출산, 다산초당...이런 곳에 갈 때도 목포에 들른 기억이 없는데..어떻게 갔었을까요?
구림마을이 예전부터 유명했었군요. 저는 처음 알았어요. 제가 좀 그래요.

목포의 매력을 조금이라도 알게 되었던 여행이었어요.

jeje 2019-01-21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게하 주인과의 대화. 궁금하고 기대됩니다. 꼭 들려주세요 ㅎㅎ

nama 2019-01-22 08:15   좋아요 0 | URL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답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