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쓰카 에이지의 하루키 소설에 대한 한줄 요약은 '구조밖에 없는 뼈대에 DB화한 각종 이야기의 요소들을 샘플링한 것'으로 정리할 수 있겠다. 오쓰카의 글을 다 읽지는 않았지만 저 한줄을 풀어쓴 걸로 보면 되겠다.
그래서 그렇게 쓰여진 소설은 결국 어떻게 귀결되는가. 무엇을 남기는가. 이것까지 확인하면 이책을 잘 읽게 되는 셈이다.
'갔다가 돌아오는 이야기'. 하루키 소설의 구조들을 분석할 때 꼭 나오는 이야기인데, 새삼 프로이트 정신분석학의 '포르트(fort) - 다(da) 놀이 혹은 이론'과 어떤 연관이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프로이트의 [쾌락원칙을 넘어서]에서 논했던 건지, 찾아봐야 할 것 같다.
어제 우연히 TVN의 <알쓸신잡>을 보다가 유시민이 던진 '사람들은 왜 독서량에 집착할까'라는 질문을 듣고 뜨끔했다. 요즘 읽지도 못하는 책들을 계속해서 사들이고 있는 나로서는 이건 김영하 작가가 말하는것처럼, '지식에 대한 초조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아침 새로나온 책들을 점검하고, 서재인들이 읽고 있거나 읽은 책들에 대한 포스팅들을 보고 나도 읽고 싶다와 읽어야 할 것 같다라는 심리를 자극받아 열심히 사들이고 있는 내 모습은 아직 읽지 못한 정보, 지식에 대한 초조감, 안달함에 다름이 아니다.
오늘 장바구니를 과감히 정리했다.
보관함으로 옮겼고 삭제할 건 삭제했다. 읽고 싶은 몇권만 추가로 구입하고 당분간은 일절 책을 사지 않기로 다짐한다. 당분간이란 게 ... 지금 목표로 하고 있는 책을 다 읽는 동안. 딴 책에 눈돌리지 않을 생각이다. .....(이 말줄임은 뭐지?)
초조한 마음은 뭐에든 집중하지 못하게 한다.
좀더 여유를 갖자. 어차피 엎어진 참이다. 엎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회한을 갖지는 말자.
바보같은 결심인것도 같은데 당분간은 가지고 있는 책, 목표하고 있는 책에만 집중하자.
잔뜩 흐린 삼복더위에 다짐하는 포스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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