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책이 나온다는 건 진즉에 알았지만 책에 대한 신뢰가 안가서 망설이고 있었는데 읽어볼 필요가 있을 듯 싶다. 

오늘 프레시안에 관련 기사가 있어 읽어봤는데, 기자(이대희)는 이책을 '악의 연대기'라고 규정했다.


<또 하나의 가족-최태민, 임선이, 그리고 박근혜>(조용래 지음, 모던아카이브 펴냄)는 한국 현대사 무대를 되돌릴 수 없는 어딘가로 옮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의 핵심인 최순실의 의붓조카 조용래(최순실의 의붓오빠 조순제의 아들)가 쓴 악의 연대기다. 


이 악의 연대기에 연루된 사람들의 얘기가 아마도 대하드라마로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다양하고도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을만한 캐릭터들의 향연일 것 같고 등장하는 사건들도 멜로, 심리스릴러, 코미디, 법정, 수사극... 뭐 복합장르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 


([또 하나의 가족] 박근혜, 최태민의 또 하나의 가족)


박근혜는 분석해보고 싶은 인간이다. 

그녀의 인생사도 그렇지만 그녀의 정신, 심리, 행동역학같은 게 너무 궁금하다. 

앞으로 읽을만한 박근혜 분석서나 평전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궁금한 인물로는 갑이다. 


최태민이라는 인물 역시 못지않게 드라마틱한 인물이다.

그닥 멀지 않은 과거에는 동네에서 흔치않게 볼 수 있었던 남자였을 거다. 

집구석은 가끔 들어오고 어디를 싸돌아다니며 뭔짓을 하고 다니는지 도통 파악이 안되는 남자들. 

그들의 바람기는 뜬금없이 배부른 여자를 데리고 들어오거나 아니면 아예 애와 함께 낯선 여자를 데리고 들어오거나 근본을 모르는 아이를 데리고 들어오든지 여튼, 부인으로선 감당하기 힘든 짐을 떠넘기고 자신은 행방조차 모르게 떠나는.. 그렇고 그런 서사들. 


임선이는 최태민의이 다섯번째 부인으로 알려져 있다.  

임선이는 최태민의 빈자리를 지키는 억척스런 여자였던 것 같다. 

원래 탐욕스러운 성정을 가졌든지, 놓인 처지에 따른 강한 의지의 산물이었든지 물불 안가리고 돈을 긁어모았던 것 같다. 

그렇게 건사하던 집안에 최태민은 박근혜를 데리고 들어온다. 

















가계도에 따르면 저자 조용래는 임선이의 첫번째 남편 조동진과 사이에서 낳은 조순제의 아들이다. 

아버지의 잘못과 죄를 알지만 부정당한 아버지가 불쌍해서 이책을 쓰게 됐다는 걸 감안하고 읽으면 될듯하다. 

그리고 직접 보고 들은 게 많지 않고 대개는 전해 듣거나 2,3차 자료를 통해 서술된 듯하니 그점도 고려하면 좋을듯하다.







임선이는 박근혜를 전폭적으로 지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선이는 무슨 생각을 한 것일까. 

주변의 알만한 이들은 최태민과 박근혜 사이를 남녀관계로 알고 있었다. 임선이는 최태민의 부인이다. 

과거엔 흔한 일이었을까. 남편의 애인이 막강한 독재자의 딸이라면 달리 생각할 수도 있는 것인가. 

그 독재자가 어느날 갑자기 총에 맞아 죽고 딸은 부모없이 혼자되어 돌아왔는데 그녀를 대상으로 임선이는 무슨 꿈을 꾸었던 것일까. 남편의 연인과 그녀의 비지니스. 

박근혜의 권력욕을 그녀가 정치계에 들어올 때 너무 소홀히 봤었던 건 아니었던가. 

그저 아버지의 제사를 지내기 위해서 대통령이 되고자 했던거라고 생각했던 건 아닌가. 

한나라당 대표가 됐을때도 잘 몰랐다. 야당의 무기력이 그녀를 돋보이게 하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대통령 후보가 되었을 때도 야당이 너무 못하는 틈을 그녀가 잘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문득문득 한편으론 그녀의 정치력을 과연 야당 어느 누가 따라갈 수 있는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권력욕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녀가 대통령이 되고서야 그녀는 보통 사람이 생각할 수 있는 수준을 상회하는 것인지 한없이 낮게 눈을 떨어뜨려야 보이는 것인지 가늠이 잘 안될만큼 보통 사람의 상식을 넘어서 있음을 알게 됐다. 

탄핵 이후 행동은 더더욱 이해부득이다. 

과연 검찰에 가서 그녀는 어떻게 조사를 받을 것인지 .. 궁금해 죽을 지경이다. 

그녀는 자신을 궁지에 몰아넣는 추궁을 당해본 적이 있었을까. 대선 경선과 TV토론? 검찰 수사가 그 수준은 아닐 것이다.

질문에 질문에 꼬리를 무는 질문 공세를 그녀는 어떤 식으로 헤쳐갈 수 있을까. 

헌재에서 자신의 운명을 건 재판이 벌어지고 있는데 자신의 대리인단조차 제대로 만나지 않는 그녀는 정말... 


여튼 읽을만한 관련 도서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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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7-03-15 2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임선이에게 박근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겠죠..

포스트잇 2017-03-15 20:10   좋아요 0 | URL
네, 임선이의 비즈니스죠. 임선이도 참 독특한 인물이에요..드라마틱해요

레삭매냐 2017-03-16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길라임을 지원한 임선이의 모습에서
전국시대 조나라의 포로로 잡혀 있던 진나라
자초를 지원한 거상 여불위가 떠올랐습니다.

역시 예나 지금이나 권력을 추구하는 금권의
정경유착은 사라지지 않을 것 같아 보이네요.

포스트잇 2017-03-16 15:25   좋아요 0 | URL
여불위..그렇군요.
여불위에 비하면 임선이가 더 흥미로워요. ㅎㅎ
길라임은 임선이에겐 남편이 데리고 온 여자였을 거니까요.
최태민과 임선이는 길라임을 두고 어떤 계산과 계획을 했던걸까요. 둘은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생각을 가졌을까...케이퍼 장르일수도 있고 파볼만한 얘기에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