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는 가끔 엉뚱한 이야기를 하십니다.

정말 귀여운 할머니와 할아버지입니다.
제가 나이 들면 이렇게 살고 싶네요.
연관이 없는 이야기들이 계속 이어지는데 할머니의 질문은 너무 귀엽고, 일일이 응대해 주는 할아버지는 너무 자상하네요.
간만에 한 두줄 짜리 그림책을 아이와 함께 봤는데 너무 재미있게 잘 봤답니다.
중간에 둘이 함께 깔깔 거리고 웃었어요.
("깃털이 달린 보아뱀 한 마리 길러봤으면"이라는 할머니의 말에 "임자 제 정신이 아니구먼"하는 할아버지의 말씀에.. ^0^)
나이가 들면 아이가 된다고 하는데 노부부를 바라보고 있자니 철없는 아이가 아니라 꿈을 먹고 사는 소년, 소녀가 떠오릅니다.
극도로 간소화 하면서도 양감이나 원근감을 살짝 살린 깔끔한 일러스트도 마음에 듭니다.




* 프리다-문학동네
다시 찾은 프리다 책입니다. 역시 도서관에서 빌려봤던 책이라 그런지 션은 기억을 못하네요.
그 당시 프리다가 앓았던 병이나 사고에 대해 꽤 많은 질문을 했었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잠자코 읽기만 합니다.
그 사이 프리다의 작품을 좀 봤던 탓에 그림책이 더 친근하게 다가 옵니다.
프리다의 그림에서 자주 등장하는 것들이 그림책에서는 프리다의 친구처럼 주변에 맴도는 것을 보고 (더 귀엽고, 친근한 느낌으로) 프리다가 더 외롭지는 않게ㅔㅆ구나 하는 생각도 드네요.
-2006 리뷰-
션이 요 몇달 하도 그림을 그려서.. 그림 관련 책을 몇권 집었습니다.
까다롭게 고른 것이 아니라.. 눈에 띄는 책 면권을 그냥 집어 들었는 데 그 중 한 권이 프리다입니다.
읽어 주는데.. 내용이 영.. 독특합니다.. 아니, 내용 뿐 아이라 그림도 상당히 특이해요..
왠지 미술관에 온 느낌이었고, 중학교 때 내가 처음 초현실주의 관련 그림을 보러 갔을 때의 신선한 느낌과 비슷합니다.
그 옛날의 느낌이 아직도 남아 있었던 것은.. 기대와는 틀린 걸 보아서 인거 같은데 그래서 인지 아주 인상에 깊게 남았지요..
이 책도 그렇습니다. 상당히 특이하다고 읽어 가는데 마지막 보니 실존 인물을 다룬 책이더라구요..
그래서 다시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이런.. 제 무식이 탄로 나는 순간입니다.
상당히 유명한 거장이었습니다.
그 뿐만이 아니라 살아온 환경과 결혼 생활들이 영화와 같더군요...그리고 프리다의 그림을 좀더 찾아 보았습니다.
멕시코의 그림을 본적도 없고, 이런 풍의 그림을 100% 다 이해 할순 없지만.. 프리다의 살아온 환경을 알고 보니 마음으로 이해가 갑니다.
성현이에게는 이 책의 주인공이 실존 인물이며, 망가져버린 몸이지만 좋아하는 그림을 평생.. 벗삼아 그렸다고 다시 설명해 주었습니다. 페미니즘에 대한 이야기 까지는 좀 어려워 보여 생략하였구요..
디에고와의 사랑도 아름다운 부분만 알려주었구요..
유아들의 책에서 발견하기 힘든 스타일의 책입니다만, 션과 같이 참으로 잘 읽었습니다.
이 책의 그림도 상당히 좋습니다.
프리다의 화풍을 그대로 따라 그렸습니다.
짙은 눈썹, 상징적 인물, 초현실적 느낌이 그대로 잘 살아 있습니다.




* 내게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여동생이 있습니다.
장애를 가진 모든 사람에 대한 편견을 없애 주는 책입니다.
장애를 가져서 가슴 아프고 불편한 사람은 바로 그 당사자 이고, 그 가족들인데 우리는 너무도 쉽게 그들을 외면합니다.
최소한 내 가족이 그러한 장애를 가지고 있다면 내 가족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볼까요?
여동생은 비록 소리를 듣지 못해도 주변의 조금의 배려만 있다면 정상인과 같은 삶은 살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언니의 시각으로 본 소리를 듣지 못하는 여동생은 소리를 듣지 못해서 좋은 점도 있다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에 대해서는 아직도 가야할 길이 먼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책에서만이라도 그들을 이해하도록 도와 주고 싶습니다. 

 


* 엘로이즈 시리즈
- 너무 재미있는 그림책입니다. 50년 이상 미국에서 베스트 셀러라고 하더니 우리 아들도 재미있게 잘 보네요.
뮤지컬 배우이자 작가인 [케이 톰슨]이 약속시간에 늦을 때 마다 핑게거리로 들려준 엘로이즈는 자유분방한 일러스트 덕분에 더 생명력을 가지는 듯 합니다.
뉴욕의 프라자 호텔 꼭대기에 유모와 사는 엘로이즈는 일곱 살입니다.
(언제부터인가 느낀 거지만 그림책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나이에 맞춰 아이들에게 읽어 주면 정말 재미있게 그 나이에 맞는 감성을 느끼는 듯 합니다.
그래서 일찌감치 책을 들이는 건 좀 반대하는 입장.. ^^)
호텔을 내 집 처럼 사용하는 엘로이즈는 어린이의 시각으로 세상(호텔 안 구석구석)을 바라보기 때문에 너무도 재미있고 흥미로운 것들이 많습니다.
그 재미있는 것들을 하나하나 맛봐야 하므로 하루가 너무 바쁘네요.
엘로이즈를 제외한 어른들 (호텔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시종일관 비슷한 표정으로 맡은 바 일을 묵묵히 하지,
엘로이즈를 귀찮아 하지도, 엘로이즈를 귀여워 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엘로이즈의 시선으로 그들이 엘로이즈를 어떻게 대하는 줄 알 수 있지요.
매사에 우와와와와와와와와와와와와와하고 재미있어 하는 엘로이즈를 보고 우리 아들도 아주 귀여워 죽으려고 합니다.
그런데.. 엘로이즈 정체가 뭘까요? 보통 엘로이즈 엄마가 보통 사람은 아닌 듯 한데...




- 엘로이즈, 파리에 가다
이번에는 엘로이즈가 파리에 갔습니다. 왜 갔는지는 모르겠어요. 엄마가 불러서 갔는데 역시나 이번 편도 엄마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엘로이즈가 만나는 사람들이 너무도 유명한 탓에 역시나 상류층 다운 면모가 보이네요.
불어를 조금 배운 탓에 구석구석 그 말을 써먹으려는 엘로이즈를 보니 또 귀엽기만 하네요.
(그런데.. 너무 럭셔리 한거 아녀? 부럽잖아, 이거!)
엘로이즈의 뉴욕편도 그렇지만, 펜으로 간결하게 그린 흑백의 일러스트에서 한 두가지 색에 대해서만 포인트가 되어 있습니다.
이번에도 우와와와와와와와와와와와와와라고 외치는 엘로이즈를 보며 울 아들과 저, 얼굴을 마주보며 풋 하고 웃었답니다. 

 

- 엘로이즈, 모스크바에 가다
- 엘로이즈의 크리스마스 소동
- 엘로이즈의 목욕소동
- 엘로이즈의 사랑해! 사랑해!
- 엘로이즈는 수학을 좋아해!
- 엘로이즈를 누가 말려!
- 엘로이즈는 요리를 좋아해 

 

 

 

 

 

 

 

 

 

 

 

 

 

* 비둘기 시리즈 - 4권

울 아들이 서너살쯤 원서로 이 비둘기 시리즈를 보여줬습니다.
흥분도 잘하고 속이 빤히 보이는 어설픈 능청덩어리 비둘기..
참말 귀여운 이 비둘기 시리즈가 번역본이 나왔습니다.
도서관에 갔더니 4권이 좌라락 있길래 바로 대여. ^^
당연히 우리 아들 무지무지~~ 반가워합니다.
자기 전 함께 읽었는데 워낙 비둘기가 오버쟁이라 바락바락 소리지르며 읽어줘야 제맛이 납니다.

작가 모 윌렘스 다른 작품을 봤더니 역시 단순하면서 깔끔한 그림체입니다.
이 4권 중 [비둘기에게 버스운전은 맡기지 마세요]는 칼데콧 아더상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모 윌렘스가 [세서미 스트리트] 작가인 줄은 몰랐네..
아 그리고 "내 토끼 어딨어?" 의 저자였네요~~
역시나 울 아들 한 서너살 쯤... 읽어준 기억이 나는데..이 책도 다시 찾아봐야겠습니다.

그런데.. 아주 미묘한 차이겠지만.. 영문판이 더 재미있습니다.. ^^;;

- 강아지가 갖고 싶어!
- 비둘기야, 핫도그 맛있니?
- 비둘기에게 버스 운전은 맡기지 마세요
- 비둘기를 늦게 재우지 마세요


 

 

 

 





* 100층짜리 집
무지 귀엽고 아기자기한 책입니다.
이 100층짜리 집은 10마리의 동물들이 삽니다.
각 동물은 10개층에 사는데, 각 동물의 특징에 맞게 그려져 있습니다.
1층부터 100층까지 가는 길이 전혀 지루하지 않고 호기심 때문에 다음 장으로 얼른 넘기고 싶어 집니다.
어린아이들이 1부터 100까지 숫자를 익히기에 좋은 책이라고 하지만
그보다 그림 구석구석 이야기 거리 찾는 것이 더 재미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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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한해.. 울 아들이 본 학습만화들입니다.
이 중 태극천자문과 마법천자문은 따로 글 올려서 생략 합니다.

* Stop <자연>
 

 

 

 

 

 

      
 

 

 

 

 

 

이 책은 나오자 마자 이벤트를 해서 구입한 책인데 울 아들 그닥 찾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최근 다시 다시 보기 시작했는데 재미있다 하네요.
그래도 여전히 Why나 살아남기 등의 학습만화에 비해 덜 열광합니다.
아마도 동식물에 대한 관심이 덜 해서 그럴 수 있을 것 같아요.
Why시리즈 중에서도 자연 쪽 보다는 다른 과학 쪽을 더 좋아 하니까요.
아마 다른 학습만화는 판타지 또는 코믹한 요소가 있는데 이 책은 좀 잔잔해서 그런것 같기도 합니다.
상당히 귀여운 그림으로 그려져 있고 Stop! 하고 지니가 외치면 그 순간 모든 것이 정지 되며 등장 동물들의 5분 토크쇼가 진행됩니다.
그 과정에서 과학적 상식을 얻을 수 있지요.
집에는 3권이 있어서 (그 당시 3권까지 나왔으므로) 나중에 2권을 더 살까, 대여를 해 볼까 생각 중입니다.
매 권 마다 지니 아빠의 편지가 있는데, 5편에는 만나볼 수 있겠지요.

* 한국사 바로보기 <역사>
안 사려고 안 사려고 했는데..T.T
도서관에서 대여해 보다가 가볍게 볼 내용이 아니라서 결국 사버렸습니다.
평소 역사에 대해 상식이 많은 아이라면 가볍게 훑어서 정리를 해도 될지 몰르겠네요.
이현세 만화가 덕분에 엄지, 까치를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과거로 돌아간 까치 친구들은 고조선 시대 부터 여행을 하게 되는데 함께 따라가다 보면 우리나라 주요 역사와 사건을 다 접하게 됩니다.
첨가된 사진과 추가 설명도 꽤 유용하고, 역사를 재 해석한 부분도 있어서 더 마음에 드네요.

* GramGram영문법 12 <영어>
 

 

 

 

 

 

신문에 12편 신간이 나왔다는 걸 보고 아이가 사달랍니다.
그 전편들을 워낙 재미있게 봐서 12편 나오자 마자 사줬습니다.
12편은 수동태에 대한 이야기 네요.
어렵지 않게 기본 문법을 잘 설명해 줍니다. (제가 보기엔.. 그래도 만화지만..^^;;)

<이전 리뷰> GramGram영문법 (74M-090511)
학습만화도 만화인지라 안사주려고 했네요..
친한 언니가.. 재미있다고 그 존재를 알려주지 않았다면 쳐다도 안봤을 텐데..흑흑..
나중에 심심할 때 사주마 하고 있었는데.. 신문을 보다가..
5월을 맞이하여 할인행사를 한다지 뭡니까..
이론.. 10개 다 완간되어서 할인폭이 크네요..
그래서 또 질렀습니다..

퇴근하고 집에 왔더니.. ^^;; 완전 만화삼매경입니다.
앉은 자리에서 10권을 다 보네요..
배송오면 숨겨 놓을랬는데.. 미쵸미쵸...

이전에 중학생이 되기 전~~ 시리즈를 사줬는데, 여기도 영문법 책이 있습니다.
이 것도 학습만화책인데 영문법은 각종 품사 기준으로 간단간단 설명을 해줬어요.
2권밖에 안되니까요.
GramGram영문법은 품사를 각 권으로 나눠 설명합니다.
많은 정보를 준다기 보다 아이들 흥미를 먼저 끌고 있어서 만화적 요소가 더 강해요.
중학생이 되기 전 ~~ 이 책은 설명을 위주로 하고 있구요..

내용을 보니 재미있긴 재미있어요.
아주 깊다고 볼 수는 없지만 주요한 문법은 가볍게 다 다루고 있구요...
다 보고 나더니 저더러 "엄마, 왜 제목이 Gram Gram 영문법인 줄 알아? " 그러네요..
제가 "글쎄.." 이러니까.. "엄마는 Grandmather 약자인 줄 알았지, 근데 Grammer 같애.." 이럽니다..

우리가 중학교 다닐 때 영어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을 이리 쉽게 접하니..좀 부럽기도 하네요.

* 수학대전 <수학>

 

 

 

 

 

 

 

정말 한 때 무지 봤습니다. 도서관만 가면 수학대전만 보고, 또 빌렸지요.
이걸 사줘야 하나, 살짝 고민했다가 필요할 때 마다 빌려 보지 뭐 그리 결론을 내렸죠.
내용은 수학의 원리를 익힌다기 보다 만화적 요소가 강합니다.
지수가 아틀란티스를 구하는 과정에서 X기사가 되어 가는 것이 주요 줄거리 입니다.
일본 만화 [오 나의 여신이시여]와 [강철의 연금술사] 그림풍도 살짝 떠오르네요.
만화 보다 중간 중간에 있는 한 두장의 설명 페이지가 수학의 개념에 대해 제대로 설명을 해 주는데
쉬운 내용이 결코 아닙니다. 뭐 아이들은 그 페이지를 skip하고 만화만 보겠지만이요.
한국초등수학교육연구회 추천도서라고 합니다. 
 

* Why <과학>

5세때 들인 이후 아직도.. 지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시리즈..
그냥 지나가면 허전해서리 꼬리 하나 달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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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드] 패브릭 북커버 - 그래니체크 - 와인(일반 사이즈)
하이디스튜디오
평점 :
절판


 

해햇, 책쟁이들이라면 가지고 싶다던 북커버~~
내가 책쟁이 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너무 예뻐서 사 봤다.
그동안 책을 읽을 때 책갈피를 전혀 사용하지 않아서 책 표지의 속 덮게를 많이 활용했었는데..
이제 책을 훼손(?) 없이 읽을 수 있다.
누구는 내가 어떤 책을 읽고 있는지 남들이 몰라서 좋다고 하나,
나는 내가 읽고 있는 책을 노출하는 건 그닥 껄끄러운 일은 아니라서
그런 장점은 잘 모르겠고,
예쁜 북커버가 생긴 것만으로 너무 행복~~
물론 책 사이즈가 안 맞을 경우 더 불편하겠지만
단돈 만원도 안들여서 나를 위한 예쁜 선물을 했다는 것이 뿌듯~~하다..

그런데 혹시 얼마 못가서 애물단지가 되지는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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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박민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좋아하는 그림인 벨라스케스의 [라스 메니나스]가 이 책의 표지다.
[라스 메니나스]에 등장하는 이 깜찍한 공주는 스페인의 펠리프 4세의 딸인 마르가리타이다.
이 그림 속에는 벨라시케스 본인도 등장하지만 그림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 있는 곳에 펠리프 4세 부부도 함께 있어서 그림 저 뒷편 거울에 그들의 모습이 비춰진다.
왕족의 혈통을 유지하기 위해 근친간 결혼으로 인해 후손이 부족한 탓에 마르가리타 공주는 세상 어디에도 견줄 수 없는 사랑과 관심 속에서 자랐을 것이다.
빛의 중심에 위치하는 마르가리타 공주 주변에는 4명 정도의 시녀가 더 있다.
그 중 그림의 오른쪽에 있는 시녀는 우리가 소위 말하는 "난쟁이"이다.
당시 왕가에서는 신체적 결함이 있는 사람을 이렇게 애완 동물 다루듯 데려다 놓았다.
그림 속 "그녀"도 멋진 드레스에 머리장식을 했지만 당시 사람들이 그러했듯 이런 저런 스트레스에 시달려 오래 살지는 못했을 것이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는 프랑스 작곡가 모리스 라벨이 루브르 미술관에서 본 벨라스케스의 그림, [라스 메니나스]에서 "왕녀 마르가리타"의 영감을 받아 작곡한 피아노 연주곡이라고 한다.
소설 속에서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와 [라스 메니나스]는 스쳐지나가 듯 언급될 뿐이다.
하지만 이 책은 [라스 메니나스]에서의 마르가리타 공주를 주목하지 않는다.
표지처럼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는 건 깜찍한 마르가리타 공주 옆에 서 있는 "못생긴 그녀"다.
마르가리타 공주의 존재를 부각시켜 주는 듯한 "그녀"..
절대 주인공이 될 수 없는 "그녀"를 저자는 소설 속에서 또 다른 "그녀"로 등장시켜 절름발이 청춘들이 서로 상처를 어루 만져주게 한다.
"못생겨서", "학벌이 낮아서", "돈이 없어서" 이 시대의 불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그녀의 마지막 말은 새로운 위로가 된다.
나이가 들어 가니, 예쁜 사람도 나이의 흔적이 묻어난 탓에 자신이 이전만큼 못생기게 느껴지지 않는 다는 말 말이다.
그러다 할머니가 되면 모든 사람이 다 비슷비슷 해질것 같다는 그녀의 말에 나도 왠지 공감이 간다.
하긴 비단, 외모만 그러할 까. 세월의 흔적에 가장 민감한 영향을 끼치는 것이 "외모"이기도 하지만, 현실에 대한 감각도 그렇지 않을 까?
더 이상 미에 대한 추구도, 돈에 대한 욕망, 자식에 대한 욕심도 둔해지는 "감각"말이다.

이 책은 여러가지 이야기가 공존하는 독특한 구성의 책이다.
사실 도입부는 약간 어리둥절했다. 그들이 오랫만에 다시 만난 연인인가? 다시 헤어지는 건가?
중반부는 과거의 회상처럼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그"와 "요한"의 만남, "그"와 "그녀"의 만남..
그리고 "그녀"와의 헤어짐과 그리움이 주된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속삭이는 듯한 그녀의 목소리"처럼 소설 대부분의 이야기들이 속삭이 듯 전개 해 나가서 "그 아이"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때로는 읽는데 인내심도 필요했다.
"그 아이"는 최소한 세 명의 인물과는 달리 현실적이고 공감이 가는 인물이라 그런가 보다.
사실, 이 책의 진가는 후반부에 있다.
내가 지금껏 읽은 내용이 모두 "요한"의 소설이었다는 점.
(현실과 요한의 소설이 이어진다고 볼 수도 있으나 도입부의 "그"와 "그녀"의 만남은 현실이 아니므로 모두 소설이라고 여겨도 좋을 듯 하다.)
그리고 요한의 소설에서는 "그"와 "그녀"는 현실과는 틀리게 두 번의 만남으로 표현하고 있다.
사고가 안 생겼을 때, 그리고 사고가 생긴 후.
다시 현실로 돌아와서 요한과 "그녀"가 "우연히"도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져 키우고 있다는 사실은 놀랍기도 하지만, 또 그럴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도 있었다.
그와 그녀를 아는 요한은 그 둘의 만남에 대해 적어도 헤어지라는 충고는 하지 않았으니까.
요한과 그녀를 이어 주는 존재는 지금껏 아이가 아니라 "그"였나 보다.
그동안 서로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에 대한 기억을 공유하는 것 자체가 그들의 결혼 생활을 지속해 주는 끈이지 않았나 싶다.
그 끈이 요한의 소설로 인해 요한과 그녀의 딸로 슬며시 이동한다.
어린 딸의 웃음 소리를 듣는 사람은 이미 끝나 버린 요한의 소설 속 "그"다.
어디서인가 들려 오는 어린 아이의 웃음소리를 "그"는 아주 행복하게 바라본다.
그리고 소설 속 그들은 그 행복한 웃음 소리를 뒤로 하고 또 다른 그들만의 행복 속으로 사라진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 까지 읽어야 제대로 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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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맘 베타맘 - 엄마들의 교육전쟁
장윤정 지음 / 노마드북스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알파맘에 대한 방송이 나간 적이 있었나 보다.
그러고 보니 누군가가 그 방송을 보고 좀 답답했다고 이야기 한 기억이 난다.
책 속에 등장하는 알파맘들이 방송에 나왔던 분들과 같은 사람들인지는 모르겠으나,
찾아 보니 대부분 파워블러거들이었고 정말 열성적으로 살아 가시는 분들이다.
먹거리 하나만 해도 얼마나 꼼꼼하게 챙기며 거기서 얻은 노하우를 어찌나 아낌없이 공유하던지.
맹모삼천지교의 말이 나올 정도로 현모양처의 으뜸으로 대변되는 맹자의 어머니도 사실상 엄청난 알파맘이다.
그 시절에 교육 때문에 이사를 세번이나 하다니, 우리나라 현시대에 살았다면 교육 때문에 대치동에 진작 입성하지 않았을 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책의 초반부에서는 알파맘에 대한 정의부터 하고 있다.
2005 알파맘 TV를 설립한 알파맘의 대명사 이사벨이 정의한 '알파맘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엄마가 되는 일에 누구보다 열정적이다.
2. 엄마가 되면서 겪은 어려움을 인터넷을 통해 해결한다.
3. 누구보다도 신속하게 정보를 수집한다.
4. 다른 엄마들과 정보를 공유한다.

인터넷이라는 매게체만 제외시키면 알파맘의 특성은 어느 엄마들이나 있는 게 아닌가?
물론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말이다.
그런데, 정의가 어찌되었건 최근의 알파맘은 "극성 엄마"의 또 다른 표현으로도 종종 사용된다.
그래서 다들 스스로를 알파맘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솔직히 책 속에 등장하는 고수엄마들보다 나는 저자의 글이 더 공감이 간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 엄마들은 소신있게 살자!라고 굳게 다짐하면서도
어디서인가 들려오는 "카더라"통신에 쉽게 마음이 흔들리고 있고,
나는 베타맘이라고 굳게 믿고 있지만 실제로는 조금씩 알파맘을 닮아가고 있지 않던가.
알파맘이건 베타맘이건 중요하지는 않다.
그 경계를 칼로 두부 자르듯 자를 수도 없고, 굳이 그런 언어적 표현으로 정의하지 않아도 그들 모두 "엄마"임에는 분이미지넣기명하다.
자신이 어떤 모습의 엄마로 살 든지 다 본인의 선택이고 그 선택에 대한 책임도 본인이 지면 된다.

저자처럼 나도 출산 직전 까지 프로젝트 open때문에 야근을 했었고,
업무 복귀 후 2년간 유축기로 젖을 짜서 모유수유를 악착같이 했다.
물론 내 아이에게 맞는 교육법에 대해서는 "스스로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면서도 좋은 사교육 기관이 있다면 솔깃해 한다.
(아이에게 시키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이며 대부분 엄마들이라면 그런 정보에 대해서는 궁금해 한다.)
뭐가 정답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런 "행위"만 놓고 알파맘과 베타맘을 구분짓는 것은 오판의 소지가 있는 듯 하다.

이제는 엄마표 교육도, 방임주의형 육아도 죄다 비판을 받는 묘한 시대가 되어 가서...자기 스스로를 알파맘이라고 말하는 분들의 용기도 멋있어 보인다.
저자의 말처럼, 워낙 고학력 엄마들이 늘어가고 있어서, 기업을 경영하듯 자녀교육과 가정생활을 효율적으로 이끄는 신현모양처가 앞으로 계속 더 늘어날 것 같다.
그만큼, 현재의 알파걸들이 엄마가 되었을 때 감당해야 할 무게가 더 깊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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