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전쟁 그리폰 북스 9
조 홀드먼 지음, 강수백 옮김 / 시공사 / 199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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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그랬던가 인간은 전쟁을 즐기는 동물이라고... 인간만이 생존을 위해서가 아닌 유희적으로 전쟁을 한다고. 이 작품을 보면 그 말이 맞는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우리는 전쟁을 왜 하는 걸까? 그것은 몰이해 때문은 아닐까??? 커뮤니케이션이 안 통하는 두 집단의 충돌... 해명도 들을 수 없고 이유도 알지 못하기 때문에 더 두려움을 품고 공격적이 되는 것이 전쟁 아닐까... 하지만 전쟁이 끝난 뒤 그것이 단순한 사고였다는 것, 사소한 잘못으로 비롯된 것이라는 걸 알게 되지만 때는 이미 늦어 사람들은 죽어 없어지고 세월은 너무 흘러 전쟁의 피해자들은 어떤 하소연도 할 수 없게 된다. 그리고 다시 남은 사람들은 그 나름대로의 삶을 살게 된다.

지금도 곳곳에서 전쟁이 일어나고 사람들은 서로를 죽이고 있다. 그들 중 왜? 라고 물었을 때 답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이 몇 명이나 될까... 그리고 전쟁이 끝난 뒤 그 전쟁이 정당한 것이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하지만 우리는 새 천년에도 전쟁을 일으키고 말았다. 인간이란 진정 나아질 수 없는 존재인가 하는 환멸이 든다.

이런 책이 아무리 많이 쏟아진다고 한들 읽고 배우고 깨닫고 행하는 사람이 없다면, 느끼는 사람이 없다면 우리가 이런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분명 인간은 전쟁으로 망하고 말 것이다. 아주 지겨운 존재들이다. 인간이란 종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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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이즌
에드 멕베인 / 화평사 / 199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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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미. 캐나다 미스테리 걸작선>에 에드 맥베인의 <정직>이라는 단편이 이 작품의 앞부분과 같다. 아마도 작가가 <정직>이라는 단편을 장편으로 만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전직 창녀인 여자의 남자 친구들이 하나 둘 살해당한다. 경찰은 당연히 그 여자가 범인이 아니면 치정에 얽힌 사건이라고 보고 여자를 감시한다. 그때 경찰 한 명이 그녀와 사랑에 빠진다. 그는 여자가 결백하다고 믿지만 자꾸만 여자에게 불리한 증거가 발견되고 그럴 때마다 여자가 들려주는 과거의 이야기는 남자를 망설이게 만든다. 여자는 항상 사람들에게 정직할 것을 요구한다. 그녀는 사람들에게 전혀 정직하지 않으면서...불행한 과거를 가진 여자의 슬픈 사랑 이야기다. 작품을 다 읽은 후 그 여자가 사랑하는 경찰이 그녀를 버리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지만 그것은 내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일이 될 뿐 누구도 알지 못하는 일이 되어 버렸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그 동안 주인공이던 카렐라에서 윌리스로 바뀌었다. 형사와 창녀의 사랑이라... 아마도 많이 접촉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들의 사랑이 자주 등장하는 것 같다. 아무리 미국이라도 창녀를 사랑하기란 쉽지 않은 모양이다. 그것도 살인한 경험이 있고, 도둑질까지 한 창녀라면... 누구도 한번 어긋난 운명에서 다시 정상 궤도로 올라서기는 힘든 것이다. 한번 늪에 빠지면 아무리 몸부림쳐도 더 깊숙이 빠질 뿐이고 절대 빠져 나올 수 없는 것처럼 인생에서도 한번 발을 헛디디면 그 잘못된 길을 짊어지고 가야만 하는 것이다. 그것이 운명인 것이다. 마치 독약 같은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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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들어선 길에서 (구) 문지 스펙트럼 17
귄터 쿠네르트 지음, 권세훈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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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엉뚱한 책을 살 때가 있다. 그런 뜻밖의 책이 보물로 변할 때도 있다. 이 작품, 내가 처음 접하는 동독 출신의 작가 귄터 쿠네르트의 단편집이 그런 책이다. 엉뚱하게도 이 책을 추리 소설인 줄 알고 샀다. 다분히 환상적이고 추리적이고 사색적인 작품들이다. 읽으면서 그의 작품은 미스테리적 요소도 포함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SF적이고 그것을 통해 사회주의를 비판하고 인간의 모순을 피력한 것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작가의 대단한 필력을 느낄 수 있고 그만의 독특한 세계를 만날 수 있는 좋은 작품이다. 

가장 충격적인 작품인 <가정 배달>은 살인자에게 살해된 자의 묘지를 배달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살인이란 어떤 것인가 하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작품이다. 단순히 총이나 칼로 사람을 죽이는 것만이 살인인가. 어떤 사람은 사고로 죽인 사람의 시체를 받기도 하고 주인공은 어린아이를 죽인 경험이 있는 애인을 비난했다가 자살한 애인의 시체를 받는다. <가정 배달>은 최근에 읽은 단편 중에 최고로 꼽고 싶은 작품이었다. 나는 무의식중에 누군가를 죽음으로 몰고 가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그것은 살인이 아닐까 하는 물음으로 반성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장례식은 조용히 치러진다>는 아내를 살해한 남자의 이야기다. 사고를 가장한 의도적인 살인, 교묘하고 계획적이지만 아무도 알지 못하는.

<아담과 이브>와 <바라던 아이>는 인간의 비관적 미래, 멸종의 미래를 보여주기도 하고 장애를 가진 아이를 바라보던 아버지의 인식 전환을 통해 현실 사회의 인간 사이의 잘못된 시각을 지적하고 있다. 그의 작품들은 날카롭다. 표제이기도 한 <잘못 들어선 길에서>는 인간은 발전하는 것 같지만 실상은 언제나 같은 자리를 맴돌고 같은 행동을 하는 존재라고 말하는 듯 하다. <동화적인 독백>은 강력한 힘으로 세계를 지배하려는 당시 동독을 위시한 동유럽의 생각을 나타낸다. 그것은 18세기 프리드리히 빌헬름 1세에서부터 비롯된 망상이라고 작가는 이 작품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때아닌 안드로메다 성좌>는 그런 사회주의 국가가 국민을 어떻게 지배하고 그들을 눈멀게 하는가를 이야기하고 있다. 텔레비전 속의 황당한 지속적인 보도의 오류를 통해서. 

이 작가를 알 수 있어서 더없이 좋았다. 그의 작품을 한마디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인간과 인간의 사상과 미래를 암울하고 부정적으로 표현하는 작가임에는 틀림없을 것이다. 그의 작품 전반에는 사회주의 제도에 대한 비판과 인간의 물질화로 인한 비인간화가 깔려 있음을 알 수 있다. <병통신>에서는 미래의 이야기를 병 통신을 통해 현재 알게 된다는 피드백 현상을 접목시켜 그들의 체제가 미래의 잘못된 점을 시정하려 하지 않고 단지 그것을 없애고 차단하여 지배만을 목적에 두고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회주의 미래에서의 인간의 식량화라는 끔찍한 사태를 보여줌으로써 인간의 지금이 과연 제대로 들어선 길을 가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우리는 잘못 들어선 길에서 잘못된 곳을 향해 가고 있는가 하는 진지한 성찰을 요구하는 듯 하다.

작품이 읽기 쉬우면서도 깊은 생각을 요구하고 많은 여운을 준다. 이 작품을 읽으면 동독이라는 나라에 살면서 그 사회주의 체제에 작가가 얼마나 암담한 심정이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사회주의가 무너진 지금, 자유주의라는 허명 아래 생활하는 우리들의 미래는 이 작품 속의 이야기보다 더 낫다고 말할 수 있을까? 조지 오웰의 <1984년>에서의 빅 브라더가 지금 현실이듯이 이 작품의 이야기도 언젠가는 단지 사회주의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미래의 문제로 대두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 본다. 작가의 작품 제목이기도 한 <잘못 들어선 길에서>처럼 지금 우리가 잘못 들어선 길에 서 있다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역시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절대 변하지 않는 인간이 가장 무서운 존재 같다. 우리는 어디서부터 잘못된 길에 들어선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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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 해문 세계추리걸작선 3
로버트 블록 지음, 최운권 옮김 / 해문출판사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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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원작인 로버의 추리 소설보다 알프레드 히치콕의 서스펜스 영화로 더 유명한 작품이다. 언제나 영화 기법의 소개에 단골로 등장하는 샤워하는 커튼이 열리고 칼을 든 남자의 손이 치켜 올라가고 샤워하다가 그것을 본 여자가 크게 비명을 지르는 그 장면 하면 모두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이 바로 그 영화 작품의 원 작품이다. 

처음 책을 읽기를 망설였다. 이유는 이 작품은 영화로 너무 잘 알려진 작품이라 다시 책으로 읽을 필요가 없을 거라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읽고 나서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책은 영화와는 다른 재미를 준다. 영화는 히치콕 특유의 공포스런 분위기에 치중해 주인공의 심리나 사건 전반을 차분히 감상할 기회를 뺏는 것 같다.  

한 시대를 풍미한 많은 작품들이 있다. 그 작품이 시대를 개척한 작품도 있고 장르를 만든 작품도 있다. 이 작품은 히치콕의 영화인 공포 영화의 획기적 서막을 알린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추리 소설로서 인정받은 것이 아니라 히치콕의 영화로 인정받은 것이 좀 안타깝지만 그것도 작품이 좋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로버트 블록. 이 작가는 주로 단편을 쓰는 작가다. 장편은 유명한 작품이 없고 단편은 에드거상도 수상하고 EQMM(Ellery Queen's Mystery Magazine)에도 자주 등장한다. 하지만 이 작가는 단 한편의 장편으로 자신의 이름을 날렸다. 그 이름은 PSYCHO!!! 물론 이 작품도 처음에는 주목을 받지 못했다가 히치콕이 영화로 만들자 유명해진 작품이다. 그래서 소설보다는 영화로 많이 알려졌는데 소설로 읽는 재미도 만만치 않다.  

작은 마을의 외딴 모텔의 혼자 사는 중년의 남자가 한 여자를 손님으로 맞으면서 그의 본성은 서서히 사람들에게 드러난다. 그리고 20년 전의 사건까지 내막이 드러난다. 살해당한 한 여자, 그리고 그를 찾아 온 탐정. 이들 두 사람을 죽인 것은 과연 누구일까? 그 남자일까? 아니면 그 남자의 어머니일까???

외딴 작은 마을의 한적한 여관, 어머니와 단 둘이 사는 아들, 그곳을 비오는 날 찾아온 젊은 여자, 살인, 탐정의 등장, 뜻밖의 결말까지 한 순간도 책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작품이다. 마지막 결말에서는 처음 읽는 독자라면 놀랄 만 한 일이 벌어진다. 영화 때문에 오히려 소설로는 인지도가 낮지만 절대 영화보다 못한 작품이 아니다. 책은 책으로서의 매력이 있고 독자를 빨아들이는 또 다른 힘을 느끼게 한다. 로버트 블록의 단 한편의 장편이기 때문에 더 가치가 있는 작품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 작품은 왜 알프레드 히치콕이 영화로 만들수밖에 없었는지를 이해하게 한다. 여기에는 사이코스러운 모든 것을 차분히 감상하게 해주는 것들이 다 갖춰져 있다. 물론 그 시대가 요구하는 것이지만 지금 읽어도 손색없는 작품이다. 잔혹하고 엽기적인 면이 덜하다고 바탕의 표현하고자한 심리 스릴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니까. 스릴러의 고전의 풍미가 전해지는 작품이다.  

비가 오는 밤, 길을 잃고 헤매다 시골의 작은, 인적 없는 모텔에 들게 될 때는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아니 죄를 짓지 말기를. 죄를 짓고 도망가는 서투른 범죄자는 아예 그런 짓을 하지 말아야 한다. 죄를 짓지 않았다면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이코에게 걸려들지 않았을 테니까. 마지막 장면이 더욱 공포를 자아내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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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탐정 워쇼스키 1
사라파레츠키 / 문학관 / 199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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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워쇼스키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영. 미. 캐나다 미스테리 걸작선>이라는 단편집에 실린 사라 파레츠키의 <옛날에 수영한 장소에서>라는 단편을 통해서였다. 수 그라프튼의 킨시 밀흔이나 패트리샤 콘웰의 스카페타 검시관처럼 여성 탐정을 찾던 내게 반가운 작품이 아닐 수 없었다. 이 작품은 우리 나라의 같은 출판사에서 3권, 다른 출판사에서 1권이 연이어 출판되었다.

그리고 이 작품이 사라 파레츠키의 첫 작품이면서 우리 나라에 번역된 첫 작품이다. 내용은 ;lt&Indemnity Only>를 번역한 다른 작품들과 같다. <살인을 사랑하다>, <제트파일>, <섬머타임블루스>도 모두 같은 작품들이다. 그리고 같은 제목의 비디오도 있다고 한다. 내용은 하드보일드한 면을 보여주고 있는데 레이몬드 챈들러같은 대가의 작품보다는 떨어지지만 같은 시대 작가의 작품들에 비해 그렇게 떨어지는 작품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하드보일드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읽어볼 만 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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