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안텀 블루
오사키 요시오 지음, 김해용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6년 9월
평점 :
절판


전작 <파일럿 피쉬>에서 작가는 살아감에 대한 사랑을 이야기했다. 이제 작가는 사별에 대한 사랑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사랑하는 사람들은 모두 언젠가 한번은 이별을 하게 되어 있다. 그 헤어짐의 방법은 가지각색 다르지만 이별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좋게 헤어지기도 하고 나쁘게 헤어지기도 하고 쿨 하게 헤어지기도 하고 가슴 아프게 헤어지기도 하고...


야마자키는 사랑하는 연인과 사별했다. 그리고 3개월 동안 멍한 마음을 추스르지 못하고 있다. 그는 회사에 나가지도 않고 백화점 옥상에 앉아 멍하니 사람들을 쳐다보며 과거를 회상한다. 그의 과거는 중학교 때까지 거슬러 내려가고 그는 그런 회상으로 자신의 기억 어딘가에 자신의 연인이 들어가 숨 쉴 자리를 마련하고자 한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이 젊은 나이에 죽는 건 언제나 슬프다. 하지만 이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것이 아니다. 그런 당연함을 어떻게 극복하고 잘 이겨 나가는 가를 이야기하고 있다. 사랑의 기억을 다치지 않게 마음 속 물웅덩이에 침전시키는 법과 그것을 통해 살아가는 동안 더 괜찮은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는 마음가짐을 야마자키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그는 수족관을 설치하고 십년 뒤 다른 사랑을 하게 되고 여전히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게 되었던 것이다.


요코는 아디안텀이었고 아디안텀 블루를 극복하지 못하고 오그라들었다. 하지만 오그라드는 동안에도 요코라는 아디안텀은 보석처럼 빛났고 야마자키가 뿌려주는 물을 받아들이며 행복하게 죽었다.


그 뒤 요코는 야마자키의 파일럿 피쉬가 되었다. 많은 파일럿 피쉬 중 요코는 하나로 야마자키에게 영향을 주었고 야마자키는 요코의 마지막 파일럿 피쉬로 남았다.


그러므로 아디안텀 블루는 극복해도 좋고 극복 못해도 좋다. 내 것이어도 좋고 내 것이 아니어도 좋다. 중요한 것은 물웅덩이에 비친 모습처럼 아름답고 따뜻한 기억을 많이많이 만들어가는 것이므로...


이 가을, 사랑을 위해 읽기 좋은 작품이다. 적당히 촉촉하고 적당히 거리감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가 바라보는 물웅덩이는 어떤 모양이고 내 안의 물웅덩이는 어떻게 자리 잡고 있는지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늘바람 2006-09-20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아름다운 이야기일 것같네요^^
가을이라 ~

물만두 2006-09-20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읽어보세요~

2006-09-20 13: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만두 2006-09-20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뭘 속삭이시나요~ 도망은 왜 가세요=3=3=3

2006-09-24 00: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만두 2006-09-24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부담이라기보다는... 그럼 감사하게 잘 읽겠습니다. 다음에 꼭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