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8월6일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 진상을 한 평범한 남자 체험기로 다룬 소설. 섬유회사 직원 시즈마 시게마쓰의 진솔한 눈과 입을 빌려 전하는 ‘피폭일기’는 45년 8월6일 원폭 투하 언저리부터 8월15일 천황 항복 방송까지 10일에 걸친 끔찍한 체험을 건조하면서도 치열하게 다루고 있다.

어느 날 문득 번쩍이는 불빛, 굉음과 함께 정체도 모를 '검은 비'가 내리더니, 경치좋기로 이름난 히로시마는 일순간에 불타 '잿더미 거리, 죽음의 거리, 멸망의 거리, 무언의비전론의 거리'가 되고 말았다. 이 히로시마현 후쿠야마가 고향인, 이부세 마스지는 원폭 피해자의 체험담을 주제로, 가공할 원폭의 실상을 다룬 세계 최초의 작품을 썼다. 이 작품은, 그 자신 원폭 희생자인 주인공 시게마쓰가 원폭의 현장에 있었다는 이유로 번번이 혼사가 무산되는 조카딸 야스코를 시집 보내기 위해, 자신과 그녀의 일기를 정리해 가는 것으로 시작된다. 참혹한 체험의 현장을 사실적이며 담담한 필체로 엮어간 「검은 비」는 소설의 재미와 함께, 그 어떤 원폭 반대의 문건보다도 강한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

히로시마 원폭 피해자의 체험담을 주제로 가공할 원폭의 실상을 다룬 작품. 이 소설의 원제는 <조카 딸의 결혼>으로 중도에 <검은 비>로 제목을 바꾸어 제19회 노마 문예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 소설은 제2차 세계대전의 참혹상을 통해 전쟁을 통렬히 저주하는 작품이다. 전쟁에 대한 저주와 심리적 갈등은 이것을 정면에 대고 반전(反戰)을 외치는 것이 아니라 묵묵히, 마지못해 협력하면서 희생된 민중에 대한 말없는 위로와 동정을 통해 나타나고 있다.

* 작가의 <도룡뇽>이라는 작품을 찾다가 번역된 작품이 이 작품 한편 뿐이라서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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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복의랑데뷰 2006-06-16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본 사람들이 자신도 피해자라고 말할땐 무언가 애매한 기분입니다.

물만두 2006-06-16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래 전쟁이라는 것이 위에서 지시해서 아래 사람들은 따르는 점도 있으니까요. 일본인들이라고, 또는 독인인들이라고, 지금의 미국인들이라고 모두 나쁘고 전쟁광에 제국주의자들은 아니었겠죠. 저도 이런 책 보면 좀 찜찜한데 이런 사람들도 있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 물론 이런 점을 이용해서 자신들은 피해자이고 책임없다는 식으로 나오는 건 파렴치한 자들이라고 생각하지만요.

상복의랑데뷰 2006-06-17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만, 어떨 때보면 상황론적인 변명 같기도 합니다. 만약 제가 가해자의 입장이었다면 저도 그랬을것 같지만...특히 반딧불의 묘는 감독 자신의 구구절절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슬픔과 분노를 동시에 일으키더군요.

물만두 2006-06-17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너무 과하게 마치 자신들을 유대인처럼 생각하는 것 같이 보이죠. 그런 점때문에 다른 나라 사람들이 그들을 독일처럼 생각하지 않고 원폭피해국이라고만 생각하는 듯한 느낌도 들때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