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종의 스토이씨즘의 작가 헤밍웨이는 결국 권총 자살을 한다. 그의 최후를 예시하기나 하는 듯한「킬리만자로의 눈」회저(壞疽), 보기 흉한 독수리, 산꼭대기의 흰 눈 등의 탁월한 상징 속에서의 작가의 자의식의 묘사. 폭력에 대한 묵묵한, 그리고 강인한 저항을 묘사한「살인자들」. 우리는 헤밍웨이의 주옥같은 단편들을 읽으면서 그에게 반해버리지 않을 수 없다.

 

  {1980년 5월에, 피델 카스트로(Fidel Castro)는 쿠바의 마리엘 항(Mariel)을 개방했다. 표면상으로는 미국에 거주하는 쿠바 사람들의 가족상봉 허가였다. 72시간 이내에, 3,000척의 미국 선박들이 쿠바로 향했다. 카스트로는 선주들에게 그들의 가족 뿐만 아니라 감옥의 인간 쓰레기들도 함께 싣고 갈 것을 강요했다. 플로리다에 상륙한 12만 5천명의 난민 중 대략 2만 5천명이 전과자였다.}
 1980년 5월 쿠바가 마리엘 항을 개항하여 반카스트로 지지자들이 미국 플로리다에 입항한다. 토니 몬타나와 마니리베라도 그런 망명자 중에 끼어있다. 꿈의 실현을 위해 미국에 온 그들이지만 입국 검사 결과 이민 수용소로 보내진다. 3개월 후 마니가 수용소에 있는 레벤가라는 자를 살해해 주면 신분증을 입수해 주겠다는 일을 받아 수용소에 폭동을 일으켜 레벤가를 암살한다.
 접시닦이로 근근히 살아가던 토니는, 다시 레벤가 처치를 의뢰한 프랭크의 부하로부터 콜롬비아 마약상과의 거래일을 맡았다가 위험천만한 위기를 넘긴다. 그 사건을 계기로, 토니는 프랭크의 신임을 얻고 그의 부하가 되지만, 수 개월 후 결국 자신을 없애려는 프랭크를 죽이고 조직을 장악, 보스 자리에 오른다. 마침내 토니는 콜롬비아의 마약왕 소니와 손잡고, 마약 공급을 대대적으로 펼쳐 큰 부자가 된다. 그러나 화려한 그의 생활은 정신적으로 점차 고립되어 가고, 성격도 포악해져가는데.

 시대와의 불협화음을 통한 삶의 복원
책세상 니체전집 2권《비극의 탄생 · 반시대적 고찰》이 출간되었다. 니체의 대표적인 초기 저작이자 그에게 명성을 안겨다준 〈비극의 탄생〉(1872)과 〈반시대적 고찰〉(1873~1874)을 엮은 이 책은 니체가 평생 동안 추구한 사유의 내용과 방법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중요하다.
두 글은 각각 고대 그리스와 현대 독일의 학문과 예술을 탐구 대상으로 삼고 있지만, 니체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당대의 학문과 시대에 대한 비판이다. 니체에게 근대는 속물 교양인, 천박한 욕망, 이기주의 등으로 가득 찬 타락의 온상이다. 니체는 여기서 자신을 시대의 일탈자로 규정하며 이러한 감정을 반시대성이라고 명명한다. 그에게 〈비극의 탄생〉이내용상 반시대적이라면, 〈반시대적 고찰〉은 시대와의 불화를 반영하며, 이 두 글에서 공통된 주제는 다름 아닌 ‘삶’이다. 그는 근대적 삶에서 상실된 삶과의 역동적, 생산적 관계를 복원하기 위해 그리스 예술 정신을 끌어들이며, 삶을 왜곡하고 경직시키는 현대적 문화를 비판하기 위해 시대의 조류를 거스르는 반시대성을 선택한 것이다. 이러한 반시대성에서 출발하는 현실 인식은 우리에게도 우리의 시대를 제대로 진단하고 미래를 전망할 수 있는 힘을 줄 것이다.
그리스 대 현대, 예술 대 학문, 과거의 힘으로부터 현재를 바라보다
〈비극의 탄생〉은 근대인이 삶의 전형으로 여기는 그리스인에게 비극이 왜 필요했던가 하는 의문에서 출발한다. 니체에게 이 질문은 실존적 가치에 대한 의문이다. 이 책에서 니체는 그리스 비극에 대한 문헌학적, 역사적 해석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비극적 구조의 두 원리인 아폴론적인 꿈과 디오니소스적인 도취가 삶과 실존의 두 원리이기도 하다는 결론을 내린다. 이처럼 실존의 문제를 가지고 고대 그리스로 돌아가는 것은 현재에 대한 관심 때문이다. 니체는 현재의 문화를 퇴폐로 이끈 원인을 이성 중심적, 형이상학적 학문의 문제로 규정하고 이를 고대의 예술과 대립시킨다.
〈반시대적 고찰〉은 제목이 암시하듯이 시대의 유행을 거슬러서 당대에 함축된 미래의 가능성을 미리 파악하고자 하는 니체의 노력이다. 세 편의 반시대적 고찰은 1871년 프랑스-프로이센 전쟁 승전 후 나타난 독일 문화와 문명에 대한 비판이다. 니체가 자신의 당대에서 발견한 시대적 특징은 대중문화의 평범함과 교양 속물적 학문이다. 니체는 이러한 시대적 경향과 불화하고 이를 상대로 투쟁을 벌임으로써 자유로워지고 온전히 자기 자신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우리 시대를 위한 예술을 찾아서
근대와 근대적 학문에 대한 니체의 비판적 인식은 이미 포스트모더니즘 철학과 미학을 선취하고 있다. 그러나 니체의 철학이 진정으로 의미 있는 것은 그의 철학이 단지 예언과 선취로서의 철학이기 때문만이 아니라 실존의 조건을 비판적으로 인식하고 현재적 삶의 극복과 정당화를 위해 고민했기 때문이다. 니체는 우리의 삶과 세계가 예술적으로만 정당화될 수 있다고 대답한다.
우리는 우리의 시대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우리의 실존적 조건은 니체의 진단처럼 실상 우리의 삶을 황폐화시키는 것이 아닌가? 니체는 우리에게 시대와의 불화를 통해 우리 시대를 살기 위한 예술이 무엇인지를 스스로 찾아볼 것을 권한다. 예술이 더 이상 아름답지도 않고 더 이상 예술일 필요도 없는 우리 시대에 니체 철학은 이런 의미에서 현재성을 지니는 것이 아닐까.

 사운드 엔지니어 상우(유지태 분)는 치매에 걸린 할머니(백성희 분)와 젊은 시절 상처한 한 아버지(박인환 분), 고모(신신애 분)와 함께 살고 있다. 어느 겨울 그는 지방 방송국 라디오 PD 은수(이영애 분)를 만난다. 자연의 소리를 채집해 틀어주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은수는 상우와 녹음 여행을 떠난다. 자연스레 가까워지는 두 사람은 어느 날, 은수의 아파트에서 밤을 보낸다. 너무 쉽게 사랑에 빠진 두 사람... 상우는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그녀에게 빨려든다.
 그러나 겨울에 만난 두 사람의 관계는 봄을 지나 여름을 맞이하면서 삐걱거린다. 이혼 경험이 있는 은수는 상우에게 결혼할 생각이 없다며 부담스러운 표정을 내비친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라고 묻는 상우에게 은수는 그저 "헤어져" 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영원히 변할 것 같지 않던 사랑이 변하고,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우는 어찌 할 바를 모른다. 은수를 잊지 못하는 상우는 미련과 집착의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서울과 강릉을 오간다.

 암흑가에서 성장한 송자호(적룡 분)는 경찰의 길을 걷는 동생 아걸(장국영 분) 때문에 손을 씻으려 한다. 그러나 음모에 말려 체포, 감옥에 들어가고, 친구 소마(주윤발 분)는 그의 복수를 하다가, 총에 맞아 한 쪽 다리를 저는 불구가 된다.
 3년의 세월이 흘러 대만에서 출옥해 홍콩으로 와 새 생활을 시작한 자호는, 옛 부하인 아성(이자웅 분) 밑에서 자동차 세차나 하고 푼돈을 받고 있는 소마를 발견하게 된다. 지하 주차장에서 찬 도시락을 먹는 소마와 눈물 겨운 재회를 하는 자호. 소마는 의리를 저버리고 지금의 암흑가 보스가 된 아성으로부터 과거의 영광을 되찾자고 제안한다. 하지만 송자호는 자신들의 시대가 끝났음을 선언하고 갱생의 길을 걷는다. 암흑가의 새 보스 아성은 송자호의 출현에 긴장을 한다. 처음에는 그를 회유하나 이에 아랑곳하지 않자, 킬러를 보내 아걸의 집에 침입, 아버지를 죽이게 한다. 이 일로 아걸과 자호의 사이는 더욱 벌어지고 이에 아성은 소마를 기습하여 집단 린치를 가한다.
 간신히 아호를 구출해 낸 소마가 산 위에서 반짝거리는 홍콩 시가를 보면서 절규한다. "네 모습을 봐. 나쁜 짓을 할 때는 남한테 욕을 먹고, 좋을 일을 하려고 해도 쫓겨다니잖아." 비장한 침묵 뒤 시가를 바라보며 "홍콩의 밤은 버리기에 아깝다"고 말하면서 두사람은 최후의 일전에 나설 각오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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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6-04-18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인하고 진탕 싸우고나서 술을 퍼마시고 쓴 <노인과 바다>도 매혹적이지..
오늘 왼종일 일 하느라고 그대 벤또에 참석 못혀서 미안허이.
흙바람이 어찌나 심술궂은지 지금도 목이 켁켁 막혀.
하지만 밴또 잘 치루시길 빌며
오늘은 굿 나잇 인사 내가 먼저 하네..
아웅, 졸려~!

물만두 2006-04-18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인과 바다는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도 생각안나요. 벤또는 진행중입니다~ 안녕히 주무세용^^

물만두 2006-04-19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마요? 흠... 이 단편은 읽어볼려구요~ 뭐, 작가가 독자를 떠나는 건 당연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