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문명을 이끈 책과 독서에 관한 방대한 기록을 담고 있다!
저자는 독서란 세상의 모든 현상을 읽고 이해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세계의 한 일원으로 들어가는 통과의례라고 정의한다.
정치적 탄압의 이유가 된 책읽기, 소리내어 읽는 독서에서 눈으로 읽는 독서로의 변화, 글을 읽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책읽기 등 역사 속에서 살펴본 독서의 얘기가 흥미롭다.
우리 인류는 기원전 4000년경부터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기호로 나타내기 시작했다. 무언가를 표현하려는 욕구는 인간의 고차원적 본능으로, 이로 인해 문자가 발명되고 책이 탄생되었다. 한 개인이 발견한 사상이나 기술을 문자로 기록하고 책으로 만든다면 그 지식은 그 사람에게만 국한되는 게 아니라 널리 보급되고 후세에도 오래도록 전해진다. 앞서의 지식은 책과 독서라는 매개체를 통해 좀더 풍부해지고 발전한다. 그리하여 문자를 읽고 의미를 파악하는 독서의 기술은 인류가 문화를 이룩하고 성장시키는데 기여한 인간 고유의 기능으로 자리잡았다. 이제는 우리 인간과 밀접한 새오할이 되어버린 독서, 이 책은 우리가 독서를 하면서 우연히 품게 되는 의문과 호기심, 그리고 독서 행위와 관련된 여러 문제들을 다각도로 짚어주고 있다.
이 책은 알베르토 망구엘의 개인적인 독서 편력만을 담고 있지 않다. 수십 세기의 인류 역사를 거쳐오면서 책 읽기를 사랑했고 이를 삶의 도구로 활용했던 모든 이들의 공동의 경험이 묻어난다. 인류 최초로 문자를 남겼던 수메르인 농부에서부터, 오늘날 CD 와 키보드로 방대한 도서 자료를 읽는 컴퓨터 앞의 현대인까지 독서가들은 서로 눈에 보이지 않는 유대의 끈으로 매어있다. 저자 망구엘은 자신이 처음으로 글자를 읽을 수 있게 된 일을 독서가들의 첫발을 내딛는 커다란 사건이라고 회고한다.
하지만 독서란 단지 책이라는 형태를 통해 문자로 기술된 메세지를 읽는 것만은 아니다. 세상의 모든 현상을 읽고 이해하는 행위, 이것 모두를 독서의 영역에 포함시켜야 한다. 그러므로 독서란 세상을 이해하는 수단이며, 첫 글자를 읽게 되는 엄숙한 경험은 세계의 한 일원으로 들어가는 통과 의례이다. 실제로 글자를 통해 세상이 이루어졌다고 본 생각들이 있었다. 유대의 전통적인 텍스트인 `창조의 서`는 이 세상이 10개의 숫자와 스물두 개의 글자로 이루어졌고, 이 숫자와 문자를 정확히 이해하고 그 결합을 완전히 정복하기만 한다면 이 우주를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책 한권을 소유한 사람은 나름대로 이 세계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망구엘에게는 이런 책 한권이 매우 소중한 물건이 될 수밖에 없다. 토마스 아 켐피스의 말처럼 `그대들이 책 을 손에 쥘 때는 시므온이 아기 예수를 품에 안고 입을 맞추려 할 때처럼 행동해야 한다`고 보았던 것이다.

 인류의 고전’으로 불리는 『돈 끼호떼』 전2권의 스페인어판 완역본. 원서 출간 400주년을 기념해 원문의 체제와 작가 특유의 문체적 특성을 충실히 살린 민용태 교수의 이번 완역본은 그간의 공역, 중역본들에서 맛볼 수 없는 고전의 향기를 전해준다. 인간의 모든 욕망을 한몸에 구현한 돈 끼호떼와 변화하는 인간형 산초 빤사의 기상천외한 모험과 여정이 오늘의 독자들에게 남다른 재미를 선사한다.‘인류의 책’(A. 티보데)이라 불리는 고전 『돈 끼호떼』의 스페인어판 완역본 1,2권이 출간되었다. 미겔 데 세르반떼스가 1605년 “기발한 시골 양반 라 만차의 돈 끼호떼”(El ingenioso hidalgo Don Quixote de la Mancha)라는 제목으로 1권을 펴낸 지 400년 만이다.
출간 400주년을 전후해 돈 끼호떼의 고향 까스띨야의 라 만차를 비롯해 전세계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렸지만, 우리나라에서 스페인어판 전권 완역본이 나온 것은 무엇보다 의미 깊은 일이다. 세르반떼스의 문체적 특성이나 유음이의어(類音異義語)를 이용한 말놀이 등 풍부한 수사법을 살린 번역본은 사실상 아직까지 없었기 때문이다. ‘근대 유럽어로 씌어진 최초의 소설 가운데 하나’ ‘에스빠냐어로 씌어진 최고의 소설’이라는 평을 받으며 출간 이래 셰익스피어를 비롯한 전유럽어권 문호들에게 깊은 영향을 미쳐온 이 고전의 믿을 만한 우리말 번역본을 이제 갖게 된 것이다.
두 권으로 구성된 『돈 끼호떼』의 1권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중세 기사소설에 심취한 라 만차의 시골 양반 알론소 끼하노(Alonso Quijano)가 세상의 약자를 구원하고 정의를 드높이고자 하인 산초 빤사와 함께 출정하여 겪는 모험담이다. 돈 끼호떼는 자신의 말 로신안떼(‘농사용 말’이란 뜻)를 타고 스페인 전역을 유랑하며 모험을 벌인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미친 사람으로 비친다. 그는 여인숙을 성으로 오해하고 그곳의 농사꾼 처녀들을 아름다운 공주로 착각한다. 풍차를 악의 화신인 거인으로 생각해 결투를 벌이는 유명한 장면이 등장하는 것도 이 대목이다. 그는 특히 농사꾼 처녀를 자신의 사랑과 충성을 바칠 이상형 여인 ‘또보소의 둘시네아’로 명명하고 그녀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세상의 불의와 싸운다. 둘시네아는 그녀의 미모와 덕성으로 작품 속에서 계속해서 돈 끼호떼에게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존재이지만, 실제로 그녀가 등장하는 장면은 한 군데도 없다는 것도 역설적인 대목이다. 돈 끼호떼와 산초 빤사는 가지각색의 천신만고 끝에 마침내 고향으로 돌아온다. 이것이 첫째 권 이야기의 끝이다.
둘째 권에서 두 사람은 다시 출정해 모험을 벌이는데,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의 성격은 변모하기 시작한다. 단순하고 어리석은 산초 빤사는 애초에 자신의 주인이 제정신이 아니란 것을 알면서도, 그리고 ‘진짜 둘시네아’는 세상 어디에도 없음을 알면서도 세상의 부를 거머쥐기 위해 모험을 계속하는 인물이다. 두 사람은 그들의 고상한 의도와 달리 세상에 다소의 폐해를 끼치며 복잡하게 변화한다. 산초는 점점 더 뚜렷한 주관과 현실적 판단력을 보여주는 인물이 되는 반면, 긴 모험 끝에 귀향해 죽어가는 마지막 침상에서 돈 끼호떼는 그동안 자신의 행적이 미친 짓이었음을 고백한다. 초라한 영웅 돈 끼호떼의 죽음으로 대단원은 완성된다. 17세기를 주름잡던 기사소설의 권위를 무너뜨리기 위해 쓰기 시작했다는 이 대작은 인간이 지닌 온갖 역설을 한몸에 구현한 주인공을 창조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한 시대를 넘어선 불후의 고전으로 남았다. 또한 저자 스스로 자신이 쓴 것이 아니라 아랍 작가 시데 아메떼 베넹헬리(Cide Hamete Benengeli)의 작품을 번역한 것이라는 진술을 작품 곳곳에 남김으로써 다성적 목소리를 지닌 서사라는 측면에서 많은 연구과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40여년 전 스페인 유학시절 박사논문 주제로 인연을 맺고 번역을 마음먹은 지 10년 만에 1, 2권 완역본을 펴낸 민용태 교수(고려대 서문과)는 무엇보다 ‘원문의 맛을 살리는 번역’에 초점을 맞추었다. 1. 특정판본을 번역 저본으로 하지 않고 정확한 주석으로 정평있는 마르띤 데 리께르(Mart?n de Riquer) 역주 Miguel de Cervantes Saavedra: Don Quijote de la Mancha (Editorial Juventud, Barcelona: 1968)를 중심으로 비센떼 가오스(Vicente Gaos) 존 제이 앨런(John Jay Allen) 아메리꼬 까스뜨로(Americo Castro) 등 여러 연구서를 종합해 저자의 의도에 가장 근접한 해석이 되도록 하였다. 2. 중세 소설의 특징인 긴 장제목과 원서 체제를 그대로 따르고, 원문의 오자와 원저자의 실수까지 그대로 옮긴 뒤 옮긴이 주를 달아 원서의 참맛을 느끼도록 했다. 3. 유음이의어를 비롯한 언어 유희가 많은 저자의 문체 특성과 수사법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우리말에서 유사한 말들을 찾아넣고 맥락에 맞는 문장으로 옮겼다. 4. 중세 기사소설과 유럽 고전의 인용 등을 모두 찾아넣고 상세한 옮긴이주를 달았다. 5. 2권 끝에 인명·지명 해설을 따로 붙여 전체적인 이해를 도왔다.
『돈 끼호떼』는 시대에 따라 달리 읽혀왔다. 출간 당시 이 소설은 당대를 풍자하는 코믹소설이었지만 1789년 프랑스혁명 무렵에는 상당한 사회적 메시지-사회구조는 부당해도 개인은 정당할 수 있다-를 지닌 소설로 인기를 누렸다. 20세기에는 단지 독창적이고 위대한 메시지를 지닌 작품 정도가 아니라 “체계적이고 구조적인 걸작”으로 읽힌다. 오늘 우리 독자들은 무엇을 읽을 것인가. 결국 현실을 깨닫는 이상주의자 돈 끼호떼의 최후만이 아니라 현실 속에서 이상의 그림자를 발견하기 시작하는 산초 빤사의 모습에서 현실과 이상이 공존할 수 있는 영역을 발견하는 것은 기나긴 여정을 끝내고 마지막 장을 덮는 지혜로운 독자들만이 누리는 행복일 것이다.

 베슬러의 무도회에서 운명과도 같은 여인 로테를 만난 베르테르. 그러나 그녀에겐 약혼자 알베르트가 있었다. 큰 실의에 빠져 로테를 떠나는 베르테르. 고향을 떠나 공직 사회에 몸담은 베르테르는 그 곳의 부정과 부패에 염증을 느끼고, 귀향한다. 그리고 그 곳에서 다시 옛 사랑 로테를 만나게 되는데... 이 작품은 1774년 출간되자마자, 젊은 독자층을 감동의 소용돌이 속에 몰아넣었다. 실연당한 남자들이 베르테르처럼 자살하는 일도 있었고, 젊은 남자들은 노랑 조끼에 파랑색 상의를 입었으며, 여자들은 로테처럼 사랑받기를 원했다. 문학 천재 괴테의 초기 대표작으로, 마신에 홀린 것 같은 상태에서 그가 불과 14주 만에 완성한 작품.

 

* 이 두 작품은 그 시대 독서의 폐단을 끼치며 오늘날 컴퓨터 게임처럼 유해성 문제를 일으켰던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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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2-18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도착했군요^^ 리뷰 잘 써주세요~

모1 2006-02-18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금서였었나요? 그럼?

물만두 2006-02-18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시대 금서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가 아는 작품중에 금서들이 꽤 있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