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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죽음
기욤 뮈소 지음, 이승재 옮김 / 열린책들 / 200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작품을 추리 소설로 봐야 할지는 참 애매하다. 미스터리한 면을 찾아가는 남자의 행보를 보자면 추리라고 할만도 할 것 같지만 정작 이 작품은 기존의 추리 소설, 스릴러 소설, 범죄 소설 등등 그 어떤 장르 소설에도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딱 꼬집어 말하라고 한다면 사실적 환상 소설이라고나 할까. 그렇다고 보르헤스의 작품과 같은 종류는 또 아니다.
어느 날 내 앞에 낯선 사람이 찾아와 애매모호한 말을 한다면... 죽음이라던가, 자신은 누군가의 죽음을 알 수는 있지만 막을 수는 없다고 한다면 나는 어떤 느낌이 들까...
나는 아직도 예전에 읽었던 제목도 기억하지 못하는 한편의 만화를 기억하고 있다.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고 병원에 있는 남자가 차라리 죽는다는 걸 모른 채 죽는다면 더 좋겠다고 말을 할 때 한 여자가 준비하지 못하고 당하는 죽음이 얼마나 비참한지에 대해 얘기한다. 죽을 날을 아는 사람은 삶에 대해 마지막 정리라도 할 수 있지만 그냥 아무런 준비 없이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사람은 너무 허무한 거라고... 그러고 그 여자는 병원을 나가 건널목을 건너다 사고를 당해 죽는다.
그때부터였다. 내가 어떤 죽음이 더 나은가를 생각한 것은... 하지만 반면 누군가 죽는 순간 꼭 이렇게 물어보는 경우도 있다. ‘고통은 없었겠지요...’ 죽음을 안다는 것과 고통 없는 죽음의 차이란 무엇일까. 사람이 죽는다는 것, 죽음을 받아들인다는 건 산자든 죽은 자든 마찬가지 일 텐데 말이다.
세상에 완전한 죽음은 없다. 불완전한 가운데 다만 좀 더 만족스런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느냐, 아니냐가 있을 뿐이다. 사람은 모두 죽는다. 우린 모두 사랑하는 사람을 언젠가는 잃게 된다. 그때 좀 더 덜 고통스러워하기 위해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얘기를 하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조금 더 아름답게 죽음을 만들어가자고... 죽는다는 건 삶의 마지막 마침표, 완성이기 때문이다.
P.S : 두께에 비해 읽기 수월한 작품이었고 재미있었다. 장르를 떠나 삶과 죽음에 대해 무겁지 않게 접근하고 싶은 분들께 읽어보시길 권하고 싶다. 추리 소설로 읽으심 어떨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