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의 사회 행복한책읽기 SF 총서 3
로저 젤라즈니 지음, 김상훈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이 작품에 대한 감상은 일단 뭐라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작가가 작품 구성의 주요 요소로 사용한 힌두 신화에 대해 내가 아무 것도 알지 못한다는 것이 문제였고 기독교도인 작가가 표현한 인간적이고 반 불교적 성향을 내포한 불타에 대한 느낌이 불교도로 자란 내게 반감을 갖게 한 점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책을 읽는 중간 이런 생각을 해봤다. 주인공 샘이 불타가 아닌 예수였다면 어떤 느낌이 들었을까... 물론 작가가 그런 종교적 문제를 다루려는 작품이 아니라는 것은 안다. 이것은 종교나 신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과 인류에 대한 문제를 표현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마지막 장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기독교도로 대변되는 니르리티에게 샘, 즉 불타는 이런 말을 한다. "바람은 남으로 불다가 북으로 돌이키며 이리 돌며 저리 돌아 불던 곳으로 돌아가고, 모든 강물은 다 바다로 흐르되 바다를 채우지 못하며, 어느 곳으로 흐르든지 그리고 연하여 흐르느니라. 이미 있던 것이 후에 다시 있겠고, 이미 한 일을 후에 다시 할지라. 이전 세대를 기억함이 없으니 장래 세대도 그 후 세대가 기억함이 없으리라..." 이것이 작가가 이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한 것이 아니었나 싶다. 이 작품은 기득권자에 대한 피기득권자의 쿠테타를 다룬 작품이다. 또는 강자에 대한 약자의 승리로 마감된 테러를 다룬 작품이라고 할 수도 있다.

물론 강자는 미국이 이라크를 침략할 때처럼 이유 있는 전쟁이라고 말하고, 약자는 그것이 강자에게는 테러로 약자에게는 항거라고 말하게 된다. 만약 미국이 이라크에 패했다면 그것의 정당성은 어떻게 해석될지... 하지만 강자에게 약자는 어쩔 수 없는 두 가지 행동을 하게 된다. 그 편이 되든지, 아니면 반대편이 되든지... 그것은 정의나 옳음에 대한 문제는 결코 아니고 오늘을 사는 우리는 그것을 절감한다. 아마도 이 작품을 쓴 시대적 배경이 베트남전에 대한 반전 시위가 있던 1967년이었던 관계로 작가가 그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말하기는 어렵지 않나 생각된다. 그리고 36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이 작품이 인기 있는 만큼 세상은 변하지 않았고 그런 대립은 영원불멸하리라는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이 작품을 읽으려는 독자들에게 인도 신화를 읽고 이 작품을 접하라고 말하고 싶다. 불교에 대해 알고 접하면 더욱 좋고... 하지만 아무 생각 없이 접해도 좋다. SF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읽기 조금 버거운 만큼 얻는 것이 많은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다. 읽고 경험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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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onara 2005-05-08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리뷰를 보면 만두님의 취향이 점점...
더 이상 추리만두가 아닌 인문학만두가 되시려나... -_-+

물만두 2005-05-08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다른 곳에 썼던 거 올린 겁니다^^ 제가 SF도 읽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