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우 4집 - 질꼬냉이
김용우 노래 / 유니버설(Universal) / 2003년 6월
평점 :
품절


언젠가 한번은 꼭 김용우의 음반을 사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늘 생각뿐 선 듯 사게 되지 않았다. 그것은 김용우의 목소리만을 듣기 위해 별로 좋아하지 않는 민요를 들어야 할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이번에 큰 맘 먹고 이 음반을 사게 된 것은 <용천검> 한 곡만 들어도 좋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런데 <용천검>도 좋지만 북한 작곡가의 노래라는 <임진강>이 더욱 좋았다. 그 애잔함이 역시 우리는 다르지 않음을 깨닫게 해 주어 무엇보다 기뻤다. 비록 음악 한 곡이지만... 그 곡을 음미해 보자...

임진강 맑은 물은 흘러 흘러내리고
철새들 자유로이 넘나들며 날건만
내 고향 남쪽 땅 가고파도 못 가니
임진강 흐름아 원한 싣고 흐르느냐

강건너 갈밭에선 갈새만 슬피울고
메마른 들판에선 풀뿌리를 캐건만
협동벌 이삭마다 물결우에 춤추니
임진강 흐름을 가르지는 못하리라

협동벌이라는 말이 좀 낯설기는 하지만 그 단어 한 마디에 연연하기보다는 전체적인 애달픔과 우수 어린 곡조가 통일의 염원을 잘 표현한 것 같다.

또 다른 면에서 이 음반에는 중국과 일본의 민요도 수록되어 있는데 동양적인 정서가 김용우의 목소리를 만나 잘 어우러지는 느낌을 주고 있다. 이것은 김용우가 추구하는 세계 음악에 우리의 가락을 녹여내려는 일환의 작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곡에서 퓨전 음악적 분위기가 가득하고 악기, 서양 악기와 국악기의 절묘한 조화가 너무 잘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용천검>은 노래를 빼고 들으면 재즈를 듣는 느낌도 준다. 색다르고 우리 것의 현대적 변화가 무척 신선하고 좋다.

이상하게도 우리 민요 <질꼬쟁이>와 <개고리 타령>이 김용우와 더 안 어울린다는 느낌이 들다니 참 아이러니하다. 중국 민요 <모리화>나 일본 민요 <소란부시>가 마음에 드는 것은 그의 목소리가 이제 우리의 것에만 안주하기에는 크다는 뜻이 아닐까 싶다.

목소리가 이렇게 좋은 소리꾼, 이렇게 마음에 드는 국악인을 만난 것은 처음이다. 장사익의 노래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그와는 전혀 다른 맛이 김용우에게는 있다. 멋이 있고 우리 음악의 세계화를 나는 김용우라는 소리꾼이 잘 만들어 주기를 바랄 뿐이다. 내가 그를 응원할 수 있는 길은 음반을 사서 듣는 것일 뿐... 그의 앞날에, 우리 음악의 세계화에 밝음만이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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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4-10-06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사고 싶은 음반이에요.
용천검 특히 들어보고 싶네요.^^

물만두 2004-10-06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용천검 좋아요^^ 들어보세요^^ 아님 만두의 벤트에 참가를 하시던가요^^

로드무비 2004-10-06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 하실 건데요?(솔깃)

물만두 2004-10-06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생일날요^^ 10월이 생일달입니다^^ 일주일전에 알려드릴겁니다^^

로드무비 2004-10-07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하루(春) 2004-12-25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야 댓글을 달게 됐지만.. 어쨌든 김용우.. 이름을 여지껏 못 외웠었는데.. 이제 입력 완료! TV에 나와서 노래 부르는 걸.. 또.. 다큐 형식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을 봤는데 정말 멋지더군요. 팬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의 노래를 같이 부르는 것도 정말 멋졌구요. 저도.. 사고 싶네요.

임마누엘 2006-12-25 0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제대로된 음반!!!추천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