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엔탱고 2집 - Pasion [재발매]
오리엔탱고 (Orientango) 노래 / 헉스뮤직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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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온다. 며칠째 장마 비가 내리고 있다.리가 들린다. 비 소리와 함께 탱고 음악을 듣는다. 바이올린과 피아노만으로 이루어진 애잔하며 쓸쓸한 오리엔 탱고의 연주를... 그리고 그들이 연주한 동요를 듣는다.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게 새 집다오..."하며 부르던 노래와 "또옥똑 누구십니까..."하며 어린 시절 동네 친구들과 손잡고 놀이하며 부르던 노래를... 그리고 "아빠하고 나하고 만든 꽃밭에..."로 시작되는 <꽃밭에서>를 들으며 비처럼 울기도 했다. 울다가 신나는 바이올린이 연주하는 <밀양 아리랑>을 들으며 어깨를 들썩였다. 탱고... 참 우리와 정서가 닮은 음악이다. 그걸 왜 그 동안은 몰랐을까... 어쩌면 연주자가 한국계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작고하신 윤이상 선생님이 생전에 이런 말을 하셨다고 한다. 자신이 작곡한 노래는 아무리 잘 부르는 서양 성악가라 할지라도 자신 마음에 들게 부르지 못한다고. 그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한국적 꺾임의 리듬을 타지 못한다고... 남의 나라 음악이라 할지라도 정서가 비슷한 면과 다른 면이 있는 법이다. 나는 오리엔 탱고가 연주하는 탱고 리듬에서 한국적 정서를 발견한다. 그것은 아르헨티나 사람들에게는 어쩌면 생소한 것일지 모른다. 그들에게 어쩌면 이것은 탱고가 아니라 생각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들 어떻고 저런들 어떠랴. 들어서 좋으면 그만이지...

비에 젖어, 탱고의 음악에 젖어 <음울한 짐승>에 파묻혀 장마를 보내고 있다. 아니 견디고 있다. 삶이 별거라더냐, 내 좋은 일을 하며, 내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잠깐의 여유에 만족할 수 있으면 족한 것이지... 비록 내일 어떤 일이 닥칠 지 모르지만 스피노자처럼 말도 안되게 사과나무를 심을 생각은 없다.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을 수 있기만을 바랄 뿐이다.

또한 이번 2집에는 덤이 있어 좋았다. 아직 보지는 못했다. 나는 실황 음반인 줄 알고 시디 플레이어에 넣고 돌렸는데 잡음만 들려 잘못 된 것인 줄 알고 놀았다. 알고 보니 연주 실황이 담긴 DVD였다.

듀오 오리엔 탱고... 계속 발전하기를... 그리고 우리 음악의 재창조에 힘써 주시길... 애국이 별거인가... 당신들이 누구보다 애국자라 생각하는 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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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eetmagic 2004-07-19 1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저 이음반 좋아해요 ~~!!

물만두 2004-07-19 1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이 음반 아시는 분 만나 반갑습니다. 스위트매직님 좋아요. 점점 마음에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