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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탐정 쇼타로의 모험 3 - 고양이는 고타쓰에서 웅크린다 ㅣ 고양이 탐정 쇼타로의 모험 3
시바타 요시키 지음, 권일영 옮김 / 시작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고양이 탐정 쇼타로에게 쇼타로와 비교되는 고양이 탐정이 등장한다. 편집자 마사미와 동거하는 거세된 고양이 곤타다. 곤타의 등장으로 작품들의 내용은 교토의 쇼타로와 도쿄의 곤타로 나뉘게 된다. 여기에 곤타는 쇼타로의 첫사랑 토마시나와 함께 살고 있다. 이 고양이들의 미묘한 관계는 인간들의 미묘한 관계만큼이나 궁금증을 유발한다.
이 시리즈의 특성을 이 세번째 단편이 가장 잘 표현하고 있다. 작가는 고양이와 인간, 고양이와 개, 고양이와 고양이, 그리고 인간과 인간의 관계 그 미스터리한 면을 부각시키고 있다. 모든 사건은 관계에서 비롯되고 살아있는 모든 것들이 꿈꾸는 이상적인 관계는 그저 함께 있기만해도 좋은 플라토닉한 관계이지만 그런 관계에는 인간이든 동물이든 댓가가 따른다고 작품들에서 고양이의 행동으로, 인간의 몸부림으로 나타내고 있다.
<쇼타로와 버섯 숲의 모험>에서는 또 다시 뭉친 쇼타로와 사스케 콤비가 펼치는 독버섯과 의심스러운 남자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토마시나와 푸른 달>은 쇼타로의 첫사랑인 토마시나가 등장해서 동거인 마사미가 가벼운 미스터리를 푸는 과정을 보여준다. 물론 이 미스터리는 곤타가 푸는 거지만. 이 곤타는 캐릭터가 쇼타로와는 반대로 보이지만 그런데로 탐정에 어울리는 면을 보여준다. 쇼타로가 셜록 홈즈같은 탐정이라면 곤타는 네로 울프같은 탐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쇼타로와 비밀의 화원 살인>은 처음 작품인 버섯 숲 모험과 비슷하게 전개되지만 살인 사건과 다잉 메시지가 등장한다는 점이 다르다. 진지하게 범죄를 다루는 보기 드문 작품이다. <폴로 미>는 마사미가 겪는 갑작스런 실연과 이상한 메일, 그리고 스토커에 대한 이야기가 순식간에 펼쳐지는 이야기다. <쇼타로와 늦여름의 스파이 대작전>은 쇼타로의 아파트에 사는 등교거부 초등학생의 뱃지가 길에서 발견되면서 의문을 풀어가는 쇼타로와 사쿠라가와의 오지랖이 더 큰 사건을 풀게 된다는 이야기다.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핑크>는 한 여자가 결혼 사기를 당한 뒤 남자를 살해하고 자살했다는 이야기를 르포로 쓸 남자가 그 여자의 자살을 의심하면서 한 장의 사진을 통해 어떤 점을 간과했는지를 알아보는 이야기다. 역시 마사미가 등장하고 다시 그와 사귀는 여자가 돌아오고 사건은 곤타가 풀어 해피엔딩이 된다. <고양이는 고타쓰에서 웅크린다>는 다음 작품을 예고하는 것 같은 이야기다. 결국 쇼타로는 첫사랑 토마시나가 있는 도쿄로 이사를 갈 모양이다. 그렇다면 마사미와 사쿠라가와, 쇼타로와 곤타가 더 많이 등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들의 첫만남이 어떻게 될지 자뭇 기대된다. 설마 삼각관계는 아니겠지만 난 왜 서부의 총잡이가 생각나는 건지^^;;;
쇼타로라는 제목이 붙은 작품은 쇼타로가 나오고 그렇지 않은 작품은 곤타가 나온다. 아니면 마사미가 나온다. 고양이가 위주라 고양이 먼저 생각했다. 그럼 이제 비와호라는 풍경과는 이별인가? 사쿠라가와는 결혼을 하는 건가? 쇼타로는 토마시나를 만나면 좋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는 정말 다음 작품이 궁금해지는 3편이었다. 새로운 인물의 등장은 인간 위주의 작품과 인간이 해결하는 사건에 신선함을 불어넣어주고 그들이 서로 고양이로 연결된다는 점은 고양이에 대한 이 작품 본연의 끈을 놓지 않게 만들고 있다. 2편보다는 좀 더 본격 미스터리에 가까웠고 유머러스해서 좋았다.